잔인한 바다 The Cruel Sea

1953년작

원작은 Nicholas Monsarrat의 동명소설로 작가 역시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왕립해군지원예비대Royal Naval Volunteer Reserve (RNVR)에
에 지원하여 이른바 호송선단에 참여하였습니다. 바로 독일 유보트와의 처절한 전투와 바다와의 사투
속에서 프리깃함에 사관으로 참전했습니다. 이후 다른 전투함들에도 근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해양소설시리즈를 발표하는데 잔인한 바다는 그의 1951년 발표작입니다.

 상선 승무원이었던 에릭슨 함장(Jack Hawkins)이 1000톤 내외의 플라워 급 코르벳(초계함) 콤파
스 로즈 호의 함장을 맡게 되면서 바다 경험조차 풋내기인 승무원들을 데리고 처절했던 대서양
전투에서 유보트들과의 사투에 휘말리는 과정을 매우 영화는 매우 차분하지만 그려냅니다
 원작자는 콤파스 로즈호의  Sub-Lieutenant인 록하트 사관을 자신의 분신으로 설정했다고 하는군요.

 이 영화는 적과의 전투뿐만이 아니라 거칠고 사나운 바다와의 사투로 인해 더욱 격한 상황에
놓였음에도 임무를 포기하지 않고 수행한 호송선단의 상선해군merchant navy 들에 대한 일종의 기록
이라고 볼수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과묵한 찬사라고도 할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영국해군은 독일과의 대서양전투에 들어가면서 경험있는 인원 그리고 전투함정, 레이더와 항공
기등 이 모두가 부족한 상황에서 상선해군들의 희생으로 대서양항로를 지켜 나갔습니다.
 화물선을 호위할 전투함이 부족하여 일반 여객선에 대포 몇개 장착하고 독일의 포켓 전함에 대항
하게 하고
상선 호송선 예르비스 베이의 이야기
http://blog.naver.com/bumryul/100065823594
http://blog.naver.com/bumryul/100065823695

전투 경험은 거녕 바다 경험도 전무한 사관들과 일반 승무원들로 유보트와 싸워야 했고 격침당하여
차디찬 바다 한가운데서 작은 보트와 아니 그 보트도 없이 누군가 구해줄때까지 버텨야만 했습니다.

HMS 파테르쿨루스와 HMS 로렌틱호의 격침
http://blog.naver.com/bumryul/100065823543

 그 누구도 잠수함과 싸워보지 못했고 기술적으로는 뒤떨어져서 아스딕이라는 능동소나와 수동
소나로는 잠수함을 탐지하는데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21세기인 지금도 그런 상황인데 1940년은
어떠했겠습니까?
 대부분 거친 바다를 만나 본적이 없어서 간신히 배멀미를 하며 함정을 운항해야 했기 때문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잠시만이라도 땅에 몸을 딛어보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는 파도와의 싸움.
오히려 황천(거친 바다에 대한 해군 용어)이 있으면 유보트가 공격을 할수 없어서 반겨야 하는
아이러니함.  최악의 상황은 무서운 파도가 아니라 어뢰였습니다.

  영화는 고작 배수량 1000톤이 겨우 나가는 작은 코르벳 콤파스 로즈호가 황천에서 격하게 흔
들이는 모습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취사장에서 커다란 국통이 넘어가고 그안으로
바닷물이 넘쳐 들어오는 장면과 함수로 들이치는 파도는 격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호기심을
격어본 사람으로써는 진저리치는 그 느낌을 그대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콤파스 로즈호는 호송임무중에 많은 수송선을 유보트의 어뢰 공격에 잃고 이 수송선의 생존자
들을 구조합니다. 잠수함은 탐지되지 않는 상황에서 하나 둘 폭팔하여 침몰하는 영국의 생명선
들과 기름 범벅의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해본적이 없는 중상자 치료를 직접 격어가면서 체득하는
승무원들.
  어느날 한척의 수송선이 격침당하는데 그때 유보트가 아스딕에 탐지됩니다. 에릭슨 함장은
유보트를 처음 접촉하고 꼭 잡아야 겠다는 일념을 보이는데 하필 탐지된 유보트의 위치가 물에
빠져 구조를 기다리는 생존자들의 바로 밑이었습니다.
 유보트를 공격할것인가? 아니면 생존자들을 구조할것인가?
잘못 판단하면 죽는 상황이다. 유보트가 분명 그곳에 있다면 언제든지 어뢰를 발사할 기회가 있
습니다. 반면 공격을 하면 폭뢰를 써야 하고 물속에 살려달라고 허우적거리는 생존자들은 바로
비참하게 죽을 것입니다.
 때로는 평안과 고요함을 주는 바다이지만 때로는 거칠고 사납으며 인간에게까지 잔인함을 요구하
는 바다...

 에릭슨 함장은 결국 적을 파괴하고 구조해낸 생존자들과 함을 살리기 위해 폭뢰를 사용합니다.
그럼에도 유보트를 파괴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의 비난.... 그러나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모두가 이 전쟁이라는
상황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에릭슨 함장은 눈물을 흘리면서 록하트에게만 조용히 말합니다.
" 그들의 죽음에 책임을 질 사람이 없어"

 어뢰에 대한 공포는 비무장의 수송선뿐만이 아니라 호송함 승무원들에게도 있습니다.
엔진 고장으로 망망대해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수리를 하는 동안 공격받을지 모른다는 그 극한
두려움을 여실히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콤파스 로즈호는 결국 한척의 유보트를 격침합니다.
하지만 어뢰는 콤파스 로즈호를 피해가주지 않습니다.
 85명의 정원 중 생존자는 한줌의 승무원들만 구해집니다.
망망대해에서 부상과 정신이상으로 죽어가는 승무원들.
1953년의 이 영화는 당시 호송선단 전투와 어뢰에 피격되어 바다위에서 단순한 생존이라는 것을
위해 사투를 벌였던 그 사람들이 여전히 살아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들에게 그것은 경험이었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습니다. 옆 동료가 아무도 도와줄 사람 없는 바다위에서 미쳐서 구멍
보트에서 멀어질때에 도와줄수 없는 그 심정을 당시 영화를 관람했을 그 사람들은 여전히 알고 있
었던 것입니다.

 에릭슨함장과 록하트는 살아남아 다시 다른 함정에 배치되면서 호송선단임무에 다시 뛰어듭니다.
그리고 에릭슨 함장은 다시 전쟁과 바다가 주었던 그 잔인함의 조류에 자신을 맡깁니다.
적을 죽이기 위한 그 자신과 승무원들을 강하게 밀어붙입니다.
'나도 전쟁이 끝나면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할것이네, 나에게 그런것은 콤파스 로즈호 침몰로
모두 사라져 버렸어'
  과로로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유보트 추적을 멈추지 않는데 이것은 다른 공격적인 유보트
사냥꾼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최고의 유보트 사냥꾼인 조니 워커 함장도 그런 경우 였습니다.
유보트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대 잠수함 전술 개발로 직접 대서양에서 유보트 사냥을 하던 조니 워커
함장은 전쟁이 끝나기 전에 과로로 사망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전술을 전수받은 많은 함장들은 유보트를 휼륭히 격퇴하였던 것입니다.

조니 워커 함장

 유보트 영화중에 가장 뛰어난 영화로는 '특전 유보트 Das boots'가 있습니다.
유보트와 전투함 간의 전투를 잘 보여준 영화로는 '상과 하The Enemy Below'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보트와 싸운 호송함을 다룬 최고의 영화는 바로 이 영화 '잔인한 바다'라 할수 있습니다.

 해상교통로 보호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영화라 할수있을것입니다. 현재 우리의
상황에 비교해도 말이죠. 왜 제주해군기지가 그토록 강하게 필요한것인지 이 영화가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한다면 억지일까요?
 중국과 일본의 해양진출에 대항하여 우리의 주권과 바다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것을 소홀히 한다면 바다에 빠져 작은 구명보트에 몸을 의지하고 조류에
흘러다니면서 생존에 몸부림치는 선원들이 다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연 1940년대의 그 잔인했던 바다가 그때로 끝났을 까요?

아니면 다시 나타나게 될까요?
이상 빤스지기였습니다.

** 영화에서 콤파스 로즈호로 나온 코르벳함은 영국의 플라워 급입니다.
925톤의 배수량과 85명의 승무원.
전장:62.5미터.  빔(폭):10.1미터 .  드래프트(흘수)3.51미터
최고 시속 16노트(너무 느리다!)
4인치 포 한문에 기관총 몇문 그리고 폭뢰가 전부인 전투함입니다.
연안초계용이지만 전쟁의 격화로 대서양으로 호송전투에 투입됩니다. 전쟁전부터 건조되었는데
건조가 매우 간단하고 엔진도 느려 터졌지만 가격이 저렴하여 영국과 영연반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며
심지어 프랑스해군용 함정을 독일이 인수하여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전쟁 전기간 내내 운용되어 사용기간도 길고 여러 작전에 머슴처럼 끌려다녀서 형편없는 대잠수함 장비로
인해 무려 36척이나 되는 플라워급 코르벳이 전쟁동안 추측국측에 격침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축군측 잠수함 24척을 격침합니다.

** 두번째 전투함인 포트체스터 캐슬호은 영국해군의 캐슬급 코르벳입니다.
배수량:1060톤,  전장 77미터,  폭(빔)11미터, 드래프트(흘수) 3미터
속도:16.5노트
 기본 스펙은 플라워급과 별차이가 없지만 아스딕(소나)가 두개가 달려있어서 유보트 탐지에 더
뛰어난 편입니다. 이는 영화에서도 잘 보여줍니다. 전쟁동안 3척이 격침됩니다.
그리고 주축군측 잠수함 7척을 격침합니다.

대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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