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를 넘어 동맹국 사이에도 견제하는 방향으로

최현호 군사커뮤니티 밀리돔 운영자/자유기고가

[그림 1] 중국의 적극적인 해외 기업 인수 합병의 이유인 중국제조 2025

세계 산업계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확보와 새로운 사업 진출을 위해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합병한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제조업 강국을 꿈꾸는 중국이 막대한 자본력을 사용하여 무차별적인 인수합병을 벌이면서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국 견제 노력이 벌어지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동맹국간 견제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자국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움직이는 각국의 노력을 소개한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지만, 자체 기술이 부족하여 오랫동안 외국의 하청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고 세계적인 제조 기술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국제조 2025(中國制造2025)’라는 국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제조 2025는 2015년 리커창 총리가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처음 발표했다. 목표는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의 변화다. 중국제조 2025가 나온 배경은 몇 가지가 있다.

  ➊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필요해졌다. ➋그 동안 중국이 누렸던 저임금 등의 비교 우위가 동남아 등으로 급속하게 넘어가고 있다. ➌그 동안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면서 환경오염이 심각해져 녹색 성장 산업이 부각되고 있다. ➍독일, 미국 등 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산업 구조를 만들어내는 등 글로벌 과학기술 혁명과 산업적 변혁에 대응할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중국제조 2025는 장기 프로젝트로 2025년은 1단계로 세계적인 제조강국 대열에 진입하는 시기일 뿐이다. 이후 2단계로 2025~2035년 사이에 세계 제조업 강국 중 중간 수준 진입, 마지막 3단계로 2035~2045년 사이에 세계 제조업 강국의 선두 지휘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10대 중점분야, 5대 중점 프로젝트, 9대 전략임무를 발표했다. 우선적으로 발전시킬 제조업 10대 중점분야는 ➊차세대 정보기술산업(IT), ➋고정밀 수치제어 공작기계와 로봇, ➌항공우주 장비, ➍해양공정 장비 및 첨단기술 선박, ➎선진철도 교통설비, ➏에너지 절약과 신에너지 자동차, ➐전력장비, ➑신재료, ➒바이오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➓농기계 장비다.

[그림 2] 중국제조 2025의 10대 중점 분야

  10대 중점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5대 중점 프로젝트는 ➊국가 제조업 혁신센터 구축, ➋스마트 제조업 육성, ➌공업 기초역량 강화, ➍녹색 제조업 육성, ➎첨단 장비 혁신이 선정되었다.

  9대 전략 임무는 5대 중점 프로젝트를 구체화한 것으로 ➊제조업 혁신능력 제고, ➋제조업 기초역량 강화, ➌제품의 품질 및 브랜드 구축 강화, ➍녹색 제조를 전면적으로 추진, ➎중점분야의 획기적인 발전 추진, ➏제조업의 구조조정과 최적화 추진, ➐서비스형 제조와 생산성 서비스업의 적극 발전, ➑중국 제조업의 국제화 발전수준 제고, ➒정보화와 공업화의 심층적인 결합 추진을 선정했다.

  이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부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도 필요하지만, 외국의 선진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 산하 기관들과 기업들에게 저우추취(走出去)라 불리는 해외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중국 기관들과 업체들은 해외 첨단 기술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림 3] 중국의 해외 M&A 현황

  하지만 M&A를 통해 접한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군사 현대화에도 이용되면서 미국 등 경쟁국들이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첨단 기술계를 선도하는 미국은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세계 선두권이다. 미국 기업들은 디펜스 뉴스의 세계 100대 방산업체 순위에 41개 업체가 올라 있지만, 중국항공산업(AVIC)이 6위, 중국북방공업주식회사(NORINCO)가 8위에 오르는 등 중국기업들이 100대 기업 순위에 7개 업체가 올라오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4] 디펜스 뉴스 세계 100대 방산업체 순위에 속한 중국 업체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빠른 성장에는 미국 기업이나 연구소에 대한 해킹이나 스파이 행위 등 불법적인 방법 등이 동원되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불법적으로 입수한 기술로 J-20 전투기나 J-31 전투기 같은 첨단 무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당국은 중국의 해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체 방위산업 공급사슬에 대한 사이버 보안 강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첨단 기술 절도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9년 2월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중국 해커들이 IAI 등 이스라엘 방산업체를 해킹하여 아이언돔, 애로우 미사일 요격체, 무인항공기 등 정보를 훔쳐 갔다고 보고했다.

  중국의 첨단 기술 입수 시도는 해킹 등 불법적 활동 외에 정부와 긴밀한 관계의 자국 기업들을 내세우거나 다른 대리인을 통한 투자의 형태로도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투자에 대해서 미국 정부는 심사와 규제 강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심사와 승인을 담당하는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를 강화하고 있다. 1975년에 설립된 CFIUS는 재무부 산하기관으로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CFIUS는 국무부, 재무부, 국방부, 법무부, 상무부, 국토보안부, 에너지부 장관, 무역대표부 대표, 그리고 과학기술 정책실 국장으로 구성된 합동 기관으로 재무부 장관이 의장직을 맡고 있다.

  미국의 중국 기업 투자에 대한 견제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미국 정부의 중국 투자 견제는 군사적 이용 등 미국의 국가안보에 미칠 우려가 가장 큰 이유였다.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시도가 처음으로 미국 정부에 의해 저지된 것은 1990년 2월 중국항공기수출입유한책임회사(CATIC)의 항공기 조립업체 MAMCO 인수 시도였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중국이 항공기 기술에 대한 접근과 군사적 이용 가능성을 우려하여 투자 철회 명령을 내렸다.

  이후 2012년 오리건주 풍력발전소 4곳 인수 시도, 2016년 독일 반도체 회사 악시트론(Aixtron SE)의 미국 자회사 인수 시도, 2017년 반도체 회사 라티스(Lattice) 인수 시도, 2018년 퀄컴(Qualcom) 인수 시도를 저지했다.

[그림 5] 2018년 중국 기업의 인수가 저지된 반도체 기업 퀄컴

  중국의 투자는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도 미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정부가 자국 회사들에게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2015년 중국 회사들은 미국 스타트업 기업에 99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2014년에 비해 네 배가 늘어난 규모다. 중국의 미국 기업 M&A가 늘어나면서 CFIUS의 심사 건수도 늘어났는데, 2012~2014년 전체 심사 건수 358건 중 중국과 관련된 것이 68건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을 포함한 외국 투자자들은 투자한 회사의 지적 재산권 및 기술 개발 절차에 접근할 수 있으며, 스타트업들의 시설과 인력에 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 기술 유출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여 미국 정부는 CFIUS의 권한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의 투자 대상으로 손꼽히는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10월, 미 재무부는 27개 중요 기술과 관련된 기업에 대한 외국의 투자를 CFIUS에 보고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그림 6] 2009~2019 CFIUS의 검토를 받은 국가별 투자건수

  미국 정부는 중국의 미국 업체 투자를 견제하는 것과 함께 미국 업체들의 중국군 관련 기업 투자도 금지시켰다. 2020년 11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업체나 자본이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 기업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2021년 1월부터 적용되는 행정명령은 중국군이나 중국의 군산 복합체와 연계된 중국 기업이 발행하는 공개 매매 유가증권을 미국 투자가들이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이 소유한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를 위해 설계된 파생상품 투자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업체나 자본의 M&A 시도 저지는 자국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우크라이나의 엔진 제작업체인 모터 시치(Motor Sich)를 매입하려는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림 7] 중국이 인수를 노리는 우크라이나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 모터 시치

  모터 시치는 1907년 설립된 세계 최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 중 하나로 터보팬, 터보샤프트, 터보프롭 등 다양한 엔진을 생산하고 있어 항공기 엔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기술 공급처다.

  2017년 5월, 중국의 베이징 스카이리존 에비에이션(Beijing Skyrizon Aviation)이라는 회사는 모터 시치와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 중국 회사는 모터 시치 지분 41%를 획득했다. 양측은 항공기 엔진 조립과 정비를 위해 중국 충칭 공장 설립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 중국회사는 2014년 10월 자본금 10만 위안(미화 1억 5,300만 달러)에 설립된 회사로 실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중국 정부가 개입된 것으로 의심받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공장의 해외 설립 등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지분 매각과 공장 설립 등에 제동을 걸었다. 이런 움직임에는 미국 정부의 압력이 작용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정부에도 압력을 넣어 중국과의 안보 협력을 재검토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은 1990년대 중반 중국과 팔콘(Phalcon) 조기경보기 레이다 판매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미국이 대만에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반대하면서 2000년 7월 거래가 중단되었다.

[그림 8] 이스라엘이 중국에 판매하려던 것과 동일한 레이다를 장착한 인도 공군 조기경보기

  2002년 11월에는 이스라엘이 중국에 하피(Harpy) 체공형 자폭기를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으면서 미국 정부의 불만을 샀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중국에 하피 체공형 자폭기를 판매했고, 미국 정부는 합동타격전투기(JSF) 공동개발사업에서 이스라엘을 배제했다. 2005년 5월, 이스라엘은 중국에 판매한 기체에 대한 업그레이드 중단을 결정했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서는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이스라엘 기술에 접근하려 시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가까운 동맹인 이스라엘에 제공된 비밀스러운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2019년부터 외국인 투자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첨단 기술, 에너지, 기간산업 등에서 공격적인 M&A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유럽 각국은 중국의 무차별적 M&A로 인해 자국 경제는 물론이고 안보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개별 국가 또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규제에 나서는 등 대응하기 시작했다.

  2017년 9월, 유럽연합의 장 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외국 자본 유입 심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EU 회원국들은 외국 자본의 유럽 기업 M&A 시도가 우려스러울 경우 EU 집행위에 심사를 요청하게 된다.

  개별 국가 차원의 대책도 마련되고 있다. 독일은 2017년 7월에 외국 무역법을 개정하면서 해외 기업 투자 사전 신고 업종에서 무기 제작에 전용 가능한 장치 생산 업체도 포함시키고, 심사 기간도 늘렸다. 독일 기업 지분을 25% 이상 인수하려 할 때 정부가 공공질서나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승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독일의 조치는 2016년 자국 최대 산업로봇 업체 쿠카(Kuka)가 45억 달러에 중국 가전업체 미데아(Midea)에 인수되면서 경각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의 규제가 강화된 후인 2018년 8월, 중국 업체의 독일 첨단 기술기업 인수가 무산되었다.

[그림 9] 중국 미데아가 인수한 독일 로봇업체 쿠카의 산업용 로봇

  중국의 옌타이 타이하이는 독일 정부가 기계장비 및 부품업체인 라이펠트 메탈 스피닝(Leifeld Metal Spinning) 인수를 승인하지 않기로 정하자 인수를 취소했다. 라이펠트사는 자동차, 항공우주, 원자력 산업에 쓰이는 고강도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기술기업이다.

[그림 10] 독일 라이팔트의 기계부품 제작 장비

  프랑스,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독일과 비슷한 외국인 투자 규제를 시작했다. EU에서 탈퇴한 영국은 2020년 11월 17개 산업 분야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규제 법안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17개 분야에 대한 거래 신고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인공 지능, 로봇, 군사 또는 이중 사용 기술, 위성 및 우주 기술, 국방 관련 기업들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유럽 업체가 파산하기도 했다. 2018년 6월, 스웨덴 최대 군용 드론 생산업체 사이브 에어로(Cyb Aero)는 스톡홀름 증권거래소에 파산을 신청했다. 스웨덴 전략물자 감사국은 이 회사가 중국에 무인 헬리콥터 20대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었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서 드론 시스템을 시험하는 것에 대해서 자국 드론 기술을 도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전의 승인을 취소했고, 회사는 막대한 투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유럽의 해외 투자 견제는 중국에 한정되지 않는다. 나토와 EU에 속하는 동맹끼리도 자국 이익을 위해 견제에 나서고 있다. 유럽 내 견제의 대표적 사례로 BAE 시스템즈와 EADS(현 에어버스 그룹) 합병 무산을 들 수 있다. 두 회사는 2012년 6월, 군사비 감축으로 인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유럽 최대 방위산업체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이들 회사들의 주주인 영국, 독일, 프랑스 정부는 새로 만들어질 법인의 본부 위치, 변화될 지분 비율 등에 대해서 합의하지 못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합병이 성사될 경우 지분이 줄어들어 영향력 행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결국 정부간 이해관계 충돌로 협상은 진행되지 못했고, 2012년 10월 협상은 결렬되었다.

  최근 사례로는 이탈리아 국영 조선업체 핀칸티에리가 프랑스 국영 조선업체 나발그룹(Naval Group)과 함께 설립한 해군판 에어버스로 불리는 나비리스(Naviris)의 탄생 과정을 들 수 있다. 나비리스는 2017년 9월,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상 회담에서 유럽 대륙에서는 유일하게 항공모함을 건조할 수 있는 STX 프랑스 생 나자르 조선소의 지분을 이탈리아가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싹을 틔웠다.

[그림 11] 핀칸티에리와 나발그룹의 조인트벤처 나비리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반대로 STX 프랑스를 일시적 국유화하고 나발 그룹 산하로 두면서 인수 작업을 지연시켰다. 이탈리아는 프랑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프랑스 노조 시위대를 응원하면서 양국 사이의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었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난 후 2019년 11월 나비리스가 탄생했다.

[그림 12] 포토니스의 주력 제품인 영상증폭기

  유럽은 미국도 견제하고 있다. 2020년 4월, 미국의 텔레다인 테크놀로지스는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야시경용 영상증폭기(Image Imtensifier) 등을 생산하는 프랑스 업체 포토니스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지분 매각을 허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인수 협상은 중단되었다. 텔레다인은 2021년 1월 포토니스 인수를 포기하고 대신 미국의 FLIR 시스템을 인수했다. 최근 유럽연합을 떠난 영국도 2020년 11월 마련한 새로운 법안에서 그 대상을 미국 등 모든 국가로 확대했다.

  중국 기업과 자본을 목표로 하는 미국과 유럽의 조치로 인해 2018년 1~3월 중국의 해외 M&A 규모는 257억 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6년 같은 기간의 854억 달러에 비해 70% 가량 감소했다. M&A 건수도 2018년 4~5월에 7건으로, 2016년 4~6월의 21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림 13] 중국의 대미 투자액 변화

  중국 정부도 유럽과 미국의 조치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2020년 12월, 중국 정부는 자국 국방 분야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국방법 개정을 발표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정부의 중국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으로 중국제조 2025로 촉발된 공격적인 해외 M&A에 대한 미국과 유럽 등의 견제를 알아보았다. 이처럼 중국 자본의 기술 확보 또는 탈취를 위한 M&A는 세계 각국에서 경계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중국은 견제를 피하기 위해 투자자를 숨기거나 우회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중국 기업들의 기술 빼내기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도 민군 이중용도 기술을 가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과 스타트업을 보호하고 기술 탈취를 막을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