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변화로 본 ‘미래전’ 양상(6)

조동연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사이버, 로봇, 6G 이동통신 등 첨단 기술은 말 그대로 완전히 새로운 기능이나 속성으로 기존 기술 및 시장 진입장벽을 무력화시키는 급진적 혁신의 기술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첨단 기술은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고전적 개념들에 대한 재개념화Reconceptualization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으며 나아가 국방 분야와의 접목으로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이러한 기술은 기존 기술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성능과 수익성이 낮고 시장수요가 적어 불확실성이 크다. 당연히 기존 기술을 포기하고 성장성이 불투명한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기존 기술이 현재라면 첨단 기술은 미래와도 같다. 현재와 미래가 싸우면 항상 현재가 승리하는 법이다. 하지만 첨단 기술은 기존의 기반을 붕괴시키고 시장 판도를 일거에 바꿀 수 있는 잠재력과 함께 전쟁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최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새로운 기술 발굴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기술혁신의 성공 여부는 기술 차원만의 문제이기보다는 좀 더 높은 차원의 정책적, 전략적 수준에서 논의되어야 할 특성을 가진다.

  최근 이러한 기술혁신이 두드러지는 공간은 우주다. 전투 혹은 전쟁의 양상 변화를 극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무기체계의 등장이다. 우주도 예외가 아니다. 새로운 무기체계의 등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무기체계의 등장을 촉진하고, 전쟁의 승패는 첨단 기술의 선제적 개발 및 획득과 무기체계 운용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서 핵심사항은 ‘어떤 첨단 기술과 무기체계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며, 군사력 형태와 새로운 무기 및 과학기술에 대한 논의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우주의 군사적 활용 개념은 아직 공식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체로 우주의 ‘군사화Militarization’와 우주의 ‘무기화Weaponization’라는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주의 군사화가 통신, 조기경보, 감시항법, 기상관측, 정찰 등과 같이 우주에서 수행되는 안정적이고 소극적이며 비강제적인 군사 활동을 의미한다면, 우주의 무기화란 대(對) 위성무기 배치, 우주 기반 탄도미사일 방어 등과 같이 적극적, 강제적, 독립적인 군사 활동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우주의 무기화는 민군겸용기술 발전으로 그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해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건’을 쏘아 올렸다. 이는 미국의 첫 민간 우주선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이를 가능케 한 요인 중 하나는 기술개발을 통한 비용 절감이다. 기존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할 경우 1인당 약 1,0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림 1] 스페이스X 유인캡슐 ‘크루 드래건’

  반면 스페이스X의 경우 1회 700억 원 규모의 제작·발사 비용이 들어가는 로켓을 재활용하는 기술 덕분에 약 50만 달러(한화 5억 5,400만 원) 이하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다.

  한편 최근 중국은 첫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화상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하였다고 발표했다. 또한 양자암호통신을 이용해 고도 4,600km에 걸쳐 유·무선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에서 상하이에 이르는 2,000km 구간에 유선망을 구축해 양자암호통신과 함께 2016년 쏘아 올린 양자통신위성 ‘무쯔(墨子)’를 이용해 싱룽과 난산을 잇는 2,600km 무선 양자암호통신에도 성공한 것이다.

  양자암호통신은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안성이 뛰어난 미래 통신기술로 꼽힌다.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2,000km 구간에 베이징, 지난, 허페이, 상하이 등 백본에 해당하는 거점 도시 32곳을 유선망으로 연결해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베이징, 지난, 허페이, 상하이 등 4개 거점 도시에서 각각 뻗어 나온 도시별 유선망까지 포함하면 총 700개 노드를 연결해 해킹의 위협 없이 통신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림 2] 중국의 양자암호통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화성탐사선 ‘아말’은 최근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함으로써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에 이어 화성 궤도에 진입한 세계 다섯 번째 국가가 됐다. 아말 탐사선은 화성의 대기층을 측정하는 3가지 과학기기를 탑재한 자율 우주선으로 향후 역사상 최초로 화성의 연간 날씨와 기후에 대한 행성 전체의 사진을 확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행성의 적도 부근을 가로지르는 타원형의 궤도는 다른 화성 탐사에서 활용된 적이 없는 구간이다. 바야흐로 우주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그림 3] ‘아말’의 상상도

  전쟁은 태고부터 계속되는 인류사의 큰 전환점이자 가장 원시적이고 폭력적인 분쟁 해결 수단으로 예상하지 못한 시공간이 뛰어난 전략을 만날 때 승리가 쟁취될 수 있었다. 형태를 달리할 수 있지만 전쟁의 본질은 같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전략가들은 시공간이라는 상수와 전략이라는 전쟁의 방정식을 풀고자 노력했다.

  우주 공간에서도 이렇게 상수로 고정했던 시공간의 개념이 적용되는가. 기존에 통용되던 시공간의 의미가 우주에서는 더는 의미가 없다면 우리의 전쟁 방정식은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현대 전략가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렇듯 우주와 첨단 기술이 결합한 미래 전은 기존 전략의 재개념을 불가피하게 할 것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첨단 기술발전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우주의 미래전에 대한 이슈와 쟁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장 영역으로서의 우주는 어떠한 개념이며 이러한 개념은 어떠한 기술과 무기체계로 구체화하고 있는가? 우주에서의 전쟁은 타 전장 영역에서의 전쟁 수행과 어떠한 연속성과 단절성을 갖는가? 첨단과학 기술 발전은 미래 우주에서의 전쟁 기존 전략의 재개념을 불가피하게 할 것인가? 등의 질문들을 통해 현재 정책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미래 우주전에 대한 담론이 보다 전략, 작전 및 전술적 수준으로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과학기술은 역사적으로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군사력과 무기체계 발전의 핵심 동력이자 인류의 성장을 추동해 온 가장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였다. 혁신적인 과학기술의 등장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고 특히 전쟁 수행을 위한 국방과학기술은 최근까지 민간의 영역에까지 그 영향력을 발휘했다. 전투 혹은 전쟁의 양상 변화를 극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이러한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무기체계의 등장이다.

  새로운 무기체계의 등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무기체계의 등장을 촉진하고, 전쟁의 승패는 어떻게 그 무기를 운용하느냐에 결정된다. 여기서 핵심사항은 ‘어떤 무기체계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며, 군사력 형태와 새로운 무기 및 과학기술에 대한 논의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1957년 스푸트니크의 발사를 시작한 이래 1980년대 이르기까지 이미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미사일 경보, 전략정보 수집 및 핵무기 지휘 통제 등 주로 전략적 수준의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우주를 활용해 왔으며, 현대전 수행에 있어 우주는 GPS 유도탄에서부터 통신과 정보, 감시정찰ISR 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PNTPosition, Navigation and Timing에 이르기까지 이미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사이버, 로봇 등 우주에서 적용 가능한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 자체로 첨단 방위산업이자 그 상업적 활용을 통해서 민간과 서비스 영역으로 그 분야가 더욱 확장되고 상호연결되고 있다. 이른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보다 가속화되고 있는 우주의 상업성은 정부, 군 및 대기업만이 주도하는 시기의 한계가 도래했음을 의미하는 한편, 국방 과학기술 개발 분야에서 민간 특히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및 벤처투자자 등 새로운 행위자의 역할이 증가하면서 우주에 관한 관심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림 4] 활동하고 있는 인공위성의 수

  우주 전장이 그 자체 경계선이 없어 글로벌한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음을 고려한다면 우주에 적용 가능한 첨단 기술은 기존의 기반을 붕괴시키고 시장 판도를 일거에 바꿀 수 있는 잠재력과 함께 전쟁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첨단 기술 발전은 미래전의 양상과 전쟁 수행에 있어 우주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우주의 상업화는 우주의 군사화 및 무기화를 보다 가속함으로써 그 동안 전략적 공간영역에 머물었던 우주 공간을 작전 및 전술적 전장 영역으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더욱 다차원적인 전투 수행개념에 부합하는 전장으로서의 우주 공간에 대한 인식이 요구된다.

  그러나 전장으로서의 우주는 여전히 미지의 극한 작전환경이다. 우주의 우주 방사선, 우주 먼지 및 극심한 온도차 등 척박한 환경은 최첨단의 집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생존을 유지하면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최첨단 기술 전장 영역 중 하나이다. 초고온, 초저온, 진공이 공존하는 우주에서 작전이 요구되는 기술개발은 필수이다.

  최근 우주의 상업화로 인해 더욱 증가하고 있는 우주 쓰레기Space Debris의 증가는 극한의 우주 환경에 더해 우주 작전을 수행하는 데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우주 쓰레기Space Debris는 말 그대로 우주에 떠다니는 파편의 총칭으로 수명이 다되어 기능이 정지되었거나 사고 및 고장으로 제어가 되지 않는 인공위성부터 위성 발사에 사용된 로켓 본체와 그 부품, 다단 로켓의 분리로 생긴 파편, 파편끼리의 충돌로 생긴 작은 파편, 더 나아가 우주 비행사가 떨어트린 공구와 장갑, 부품까지 포함된다.

[그림 5] 지구 주위를 도는 우주 쓰레기

  천연 암석과 광물, 금속으로 구성된 우주 먼지는 유성 물질로 따로 구별하고 있다. 러시아가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이후 현재까지 활용하고 있는 인공위성의 수는 급속도로 증가하였고 이에 많은 우주 파편들의 양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우주쓰레기는 고속(~28,000km/h)으로 비행하고 있어서 비행하는 우주선이나 활동중인 인공위성에게 큰 문제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므로 우주쓰레기를 최대한으로 제거하는 문제는 우주개발의 큰 과제 중 하나이다.

  다른 우주기술개발의 추이는 최근 미국은 동맹국 중 영국과 최초로 전 세계 우주 첨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초청행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총 4개국에서 온 10개 스타트업이 선발되어 미국 및 영국과 국방 우주 분야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약 미화 백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Shark Tank’ 스타일의 행사는 미 공군이 2019년부터 시작한 이니셔티브로 첨단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는 전 세계 우주 스타트업들을 초청하여 짧은 발표를 통해 기술을 선보이고 평가를 통해 선발되면 미 국방부가 초기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는 우주에 적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속도감 있게 국방 분야에 적용하고자 이루어진 시도이지만 그 이면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우주기술을 동맹국들과 함께 초기에 보다 적은 예산을 투자하고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영국에 이어 동맹국들과 이러한 시도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아태지역 내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도 이러한 행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행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경쟁을 동맹국들과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지정학적, 군사적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또한 우주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최첨단 기술을 엿볼 기회라는 측면에서 앞으로의 우주기술 개발 방향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림 6] 2020년 미국-영국 우주 피치데이

  이번 행사는 영국 공군, 영국 국방 과학기술 연구소, 영국 전략사령부, 미 공군, 미 우주군 및 NATO가 공동으로 예산을 지원하였고 우주와 관련하여 총 6개 중점 분야의 스타트업을 초청하였다. 여기에는 우주 영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검증할 수 있는 도구 개발 및 우주 기상의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포함되었으며 핵심은 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각 소요 군Military End-Users과 우주에 적용할 수 있는 최첨단의 기술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6개의 중점분야별 내용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 2020년 미국-영국 우주 피치데이 6개 중점분야

  앞의 행사를 통해 앞서 소개한 6개의 중점분야에 최종 10개의 스타트업이 선발되었고, 이 글에서는 ‘스파이어 글로벌 UK’, ‘슬링샷 에어로스페이스’, ‘리스크웨어 및 텔레파지오 베가’ 3개의 스타트업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림 7] Spire Global UK

  영국의 스파이어 글로벌 UK Spire Global UK는 네비게이션, 통신 및 미사일 방어체계와 전리층 간섭을 추적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주에서 클라우드Space-to-Cloud’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성을 운용함으로써 국방부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창출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약 10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하고 그 중 약 80개를 운용하고 있는 체계를 기반으로 전 세계 네트워크로 통합된 센서를 기반으로 한다. 영국의 Spire Global UK는 ‘우주 기상 서비스화 Space Weather as a Service’라는 주제 하 전리층 섬광현상Ionospheric Scintillation을 극복하는 라디오 차폐 Radio Occultation 기술을 제시하였다. 이 기술은 범용성이 강점인 물리적 모델(Physics-based Model, 수식이나 법칙을 기반으로 하는 모델)에 경험적 모델(Empirical Model, 관측한 정보를 바탕으로 생성된 모델)을 생성하는 머신러닝을 접목하려 노력중이며 기존 솔루션 대비 정확도가 혁신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범지구 위성 항법 시스템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위성 통신 등 우주와 지상 통신의 제약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슬링샷 에어로스페이스Slingshot Aerospace는 고도화된 애널리틱스,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우주의 안전을 위한 궤도 데이터를 제공한다. ‘슬링샷 통합 궤도 카탈로그Slingshot Orbital Ensenble Catalogue’라는 주제 하 우주에서의 의사결정 인텔리전스Decision Intelligence와 우주항공 교통관제Air Traffic Control For Space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그림 8] Slingshot Aerospace

  특히, 슬링샷 에어로스페이스는 변화하는 우주 환경의 다양한 변수 및 궤도 요소들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궤도에서의 물체의 위치, 상태 등을 추적하고 예측하는 실시간 우주인식 솔루션Real-Time Space Awareness Solution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슬링샷 올비탈Slingshot Orbital이라는 궤도 교육용 툴을 바탕으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접목하였으며, 다양한 데이터 소스의 정보를 결합하여 객체 특성화Objects Characterization, 위협 탐지, 우주 자산 보호 등의 정보는 우주군을 지원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될 것이다.

[그림 9] Riskaware and Telespazio Vega

  리스크웨어 및 텔레파지오 베가Riskaware and Tele spazio Vega는 중요한 우주 체계에 대한 위험성 및 위 협 분석하고 운용 간 미칠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델링 및 시각화 도구를 제공한다. ‘우주인식의 회복탄력성Space Aware Resilience’이라는 주제 하 주요 우주 자산에 대한 위험성 및 위협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작전의 장Operational Theatre에 미치는 영향을 인시던트 모델링Incident Modeling을 통해 분석하는 플랫폼을 제안했다.

  이미 유럽우주국ESA European Space Agency 및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리스크어웨어 및 텔레파지오 베가의 우주상황인식, 위성 작전 및 복합 물류 분석 관련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2021년도 2분기에 초기 결과를 보이기 위해 노력중이며, 위 시스템을 통해 우주전 관리 시스템 개발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술 외에도 각국에서는 미래 우주전을 대비해 극초음속 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고온을 견디는 기술이나 레이저로 상대편 위성을 무력화시키는 기술, 자력으로 위치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위성 항법시스템 등 우주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첨단 기술이 우주전장에 사용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무기체계의 전력화 기간을 단축하고자 진화적 작전 운용성능ROC 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을 적용하는 경우라도 군이 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체계 ROC를 충족하고 일정 수준의 훈련 기간을 통해 검증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전략을 선도하는 최근의 기술속도를 고려한다면 우주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들을 통해 우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에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첨단기술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전장으로서의 우주는 타 전장 영역에서의 전쟁 수행과 다양한 측면에서 연속성과 단절성을 갖는다. 먼저 연속성 측면에서 우주는 다영역작전의 일부로 ‘영역Domain’의 의미를 가진다. 공군 지휘참모대학 제리드 도넬리 교수와 존 팔리 교수는 ‘영역Domain’을 설명하면서 비물리적인 영역들이 임무 수행에 실제로 영향력을 미치게 될 때 비로소 정의된다고 표현한 바 있다. 즉, 타 영역과 마찬가지로 임무 수행에 있어 그 영향력으로 인해 반드시 접근 권한이 선행되어야 하는 공간을 의미하며 이는 우주 우세권이 미래전 수행에 있어 더욱 중요해질 것임을 보여준다.

  다영역작전이란 ‘합동군이 적대적인 행위자가 대응해야 하는 다층적이고 보완적인 위협을 가함으로써 적의 약점을 드러내도록 강요함으로써 상대적인 이점을 쟁취하는 개념’을 뜻한다. 적대 행위자들의 어느 특정한 능력을 압도하는 개념이라기보다 적대적인 행위자로 하여금 다층적인 딜레마 상황을 맞이하게 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이점을 만들어 내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즉, 다영역작전은 지상, 해상, 공중, 사이버, 우주 및 인지적 영역에서 적이 따라올 수 없는 전쟁의 시간과 속도를 유지함으로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작전이라 하겠다.

  우주는 이러한 다영역작전에서 중요한 하나의 영역이면서도 지상, 해상 및 공중과 달리 우주영역만이 가지고 있는 대별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이는 [표 2]와 같이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정리할 수 있다.

[표 2] 전장으로서의 우주의 특성 3가지

  향후 우주에서의 미래전은 기술력이 없는 경우 아예 접근이 어려울 수 있는 경우도 예상해볼 수 있다. 여전히 무기체계 중심의 핵심기술을 기획하고 있는 우주 분야에서 첨단 기술개발 및 획득의 방법을 다각화하는 노력의 필요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주 무기체계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로 우주공간에 배치된 우주물체를 공격하거나, 우주에서 지상의 표적 또는 유도무기를 무력화시켜 적국의 우주전력과 능력을 파괴 또는 무력화하고 자국의 우주력 확장을 위해 사용되는 우주작전에서의 모든 무기체계를 통칭한다. 이러한 우주 무기체계는 공격용 무기체계에 국한하지 않고 우주감시체계, 위성통신체계, 요격체계, 우주기동체계, 우주정보통합체계 등이 포함되어 그 범주가 매우 광범위하다.

  그러한 이유로 아직 우주 무기체계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개념에 대해 국제적인 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실정이다. 한국 역시 전장개념이 우주로 확대되고 우주영역의 특성을 고려한 우주 무기체계에 대한 정의에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우주에서 전쟁의 효용성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미 우주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미지의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인공위성을 비롯한 우주자산이 위치한 영역이다. 위성은 전쟁 수행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제와 일상생활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지금도 정찰위성 및 발사체 등이 쏘아올려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상대국의 전쟁수행능력을 저하시키기 위해 우주자산을 공격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이에 가장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Most Dangerous 우주 무기체계는 대(對) 위성 공격무기ASAT Anti SATellite일 것이다. 위성을 기반으로 한 감시 및 정찰 시스템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현대전에서 상대국의 위성은 다영역에 걸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목표물이 된다. 미국, 러시아, 중국 및 인도 등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이미 위성 공격용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실제 실험을 수행한 바 있다.

  미국은 1985년 F-16 전투기에서 발사한 ASM-135 미사일로 자국의 인공위성 P78-1을 요격하였고, 러시아는 1970년대 지상 레이저로 다수의 미국 정찰 위성을 공격한 바 있다. 중국은 2007년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미사일을 발사하여 자국의 인공위성 FY-1C를 폭파하고 다량의 우주쓰레기를 만들어내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인도 역시 2009년 대탄도미사일을 개조한 PDV Mark-Ⅱ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격추하는데 성공하여 세계에서 4번째로 ASAT 미사일을 성공 적으로 실험한 국가가 되었다.

  최근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공격 위치를 기준으로 대 위성 공격무기를 [표 3]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표 3] 대 위성 공격무기 분류

  반면 가장 빨리 현실화 될Most Likely 우주전 양상은 전자전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 우주군 우주작전 부참모장 데이비드 톰슨 장군은 한 인터뷰에서 현재 미 우주군은 우주작전 수행을 위한 우선순위 중 한 분야를 전자전이라고 밝혔다.

  현대전은 전자장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전자기 스펙트럼의 복잡한 작전환경에서 수행된다. 이러한 환경을 전자기 환경EME Electromagnetic Environment라고 한다. 현대전은 물론 미래전 역시 전자기 환경에서 방해받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군사작전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은 상대방의 전자기 스펙트럼 및 신호 특성들을 미리 수집 분석하여 스펙트럼을 공격하거나 방해하는 것을 의미하며, 전자전지원ES Electronic Warfare Support, 전자공격EA Electronic Attack, 전자보호EP Electronic Protection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전의 영역은 지상, 공중 및 해상에서 주로 이루어졌으나, 첨단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영역이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표 4] 우주 전자전 체계

  끝으로 가장 불확실성이 큰 미래 우주전의 양상은 최근 정보작전Information Operations의 증가로 인해 6번째 전장 영역으로서 가시화되고 있는 인지적 영역Cognitive Domain과 결합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인지적 영역은 사이버 역량과 더불어 우주 관련 첨단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점차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즉,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전통적인 국가 중심의 정보 공유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 역시 정보 접근이 쉽게 되었고 이로 인해 국가 또는 비국가 행위자들이 전장 영역에서 군사작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작전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정보의 우세 국가라는 전통적인 행위자가 트위터, 페이스북 그리고 여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정보 공유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림 10] 전장영역과 교차분야

  이러한 인지적 영역이 전장으로서의 우주와 밀접한 전쟁형태는 ‘여론전Public Opinion Warfare’이다. 중국은 우주와 관련하여 이러한 여론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우주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개발을 단순히 우주개발이나 군사적 우주의 이용 측면을 넘어 중국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자 한다.

  최근 중국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화성 궤도에 진입한 사례는 우주에 적용 가능한 최첨단 집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을 보여줌으로써 미국과 대등한 소위 우주 국가로서의 위상을 가질 수 있는 일종의 여론전으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궤도선에는 카메라, 지표면 레이다, 광물 분광계, 이온·중성자 분석기 등 7개 장비가 실려 있고 로버에는 카메라, 지상 관통 레이다, 자기장 탐지기 등 6개 장비가 탑재돼 있다.

[그림 11] 중국 화성탐사선 톈원 1호

[그림 12] 톈원 1호의 착륙 예정지 후보 2곳

  화성 탐사는 달 뒷면 착륙에 이어 중국이 미국을 우주 기술 분야에서 뛰어넘기 위해 국가 역량을 총투입한 프로젝트다. 따라서 수억 명이 대이동하는 춘제 연휴 전날의 ‘화성 궤도 진입’ 소식은 중국인들에게 큰 자부심을 준다는 의미가 있다. 30 중국의 우주 분야에 대한 여론전은 미래 우주전이 물리적 영역뿐만 아니라 비물리적, 심리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잘 보여 주는 예이다.

  에버레트 칼 돌만은 2021 그의 논문 ‘새로운 영역, 오래된 현실New Frontiers, Old Realities’에서 미래 전쟁은 우주에서 수행될 것이며,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현실화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새로운 전쟁은 그간 전쟁의 원칙들과 경쟁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예견했다. 오직 전쟁이 발생하는 영역, 분야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하였다.

  최근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및 UAE 간 우주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면 미래전의 중심이 우주에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그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분명 미래전 수행에 있어 지상 지배권Land Dominance, 해양 통제권Sea Control, 공중 우세권Air Superiority에 이어 우주 우세권Space Superiority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에버레트 칼 돌만이 우주전을 평가한 2012년에 비해 현재 우주전장은 우주 자체 극한의 작전환경에 더해 향후 보다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우주쓰레기 문제, 치열해지는 우주 기술경쟁 등으로 보다 복잡하고 다층적 성격을 띤다. 특히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 중국의 우주굴기는 미래 우주전이 물리적 영역뿐만 아니라 비물리적, 심리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지상, 해양 및 공중에서 수행되는 전쟁의 개념만으로 미래 우주전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다층적 성격을 띤 우주에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우주 전략은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가? 우주와 첨단 기술이 결합된 미래전은 기존 전략의 개념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우주에서의 의도적인 또는 의도하지 않은 적대적인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그 파급효과는 단순히 하나의 국가 또는 기관에만 미치지 않는다. 군사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실생활과 밀접한 우주자산의 특성상 그리고 그 범위가 국경선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우주에서의 완전한 승리 또는 완전한 우위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적대적인 행위 또는 전쟁이 발생 하는 경우 군사작전의 목표를 우주자산이 지속적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여 임무수행을 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Resilience’개념으로 삼았다.

  회복탄력성은 최근 빠르게 인식되고 있는 진화하는 관점이다. 미 공군은 최근 ‘회복탄력성과 분산된 우주 아키텍처Resiliency and Disaggregated Space Architectures’라는 백서를 통해 ‘시스템 아키텍처가 시스템 고장, 환경적인 도전 및 적대적 행위 등에 맞서 요구되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보안, 군사작전의 연속성 및 조직 탄력성의 영역을 결합하는 개념으로 이 글에서는 ‘국방 능력 및 손상된 기능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개념은 2018년 미국이 국가 우주전략 발표를 통해 제시한 4가지 기본원칙 중 첫 번째 요인이기도 하다. 미 우주군의 탄력성 즉, 국방 능력 및 손상된 기능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다 탄력적인 우주 아키텍처로 전환하기 위한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을 포함한다.

  이러한 회복탄력성을 구현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래 우주에서의 전쟁 양상을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그리고 현존하는 시나리오로 나누어 각각에 대응하는 전략안을 [그림 13]과 같이 제시하였다.

[그림 13] 미래 우주전쟁 시나리오와 3D 전략

  분산Disaggregation 전략은 현재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 자원 활용에 있어서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네트워크 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대두된 분산Disaggregation 기술의 방법론에서 기인한다. 현재 데이터센터가 서버 중심 구조로 설계되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할 경우 네트워크 자원의 낭비를 초래함에 따라 데이터센터를 자원 중심Resource Centric 구조로 변경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휴대폰을 이용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보급과 5G 서비스의 상용화로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트래픽이 있다.

[그림 14] Disaggregated 데이터센터 구조

  이러한 분산전략이란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인 대(對) 위성ASAT Anti-SATellite 공격에 대비하여 우주 기반의 임무, 기능 및 센서를 하나 이상의 궤도비행, 플랫폼 및 영역에 걸쳐 분산시킴으로써 임무 유연성과 생존력을 증가하는 방안이다. 이는 우주자산에 의존하지 않는 재래식 전쟁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 또한 포함하고 있다. 우주자산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단순히 우주자산을 분산 시키는 방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대전에서 당연시되고 있는 우주자산에 대한 의존이 불가능한 경우라도 타 영역에서 전쟁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안보환경을 고려, 우주에서의 선제적인 공격을 수행하는 경우를 상정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이러한 의미에서 전자기 스펙트럼에 대한 공격 및 방해에 대비하기 위해 방어Defensive 전략을 우선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우주영역에서의 전자보호 및 사이버 방어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우주감시정찰 역량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들이 포함된다. 즉, 방어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우주 정찰 감시수단이 군사적 목표물을 발견, 식별하고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통신하는 역량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억지Deterrence 전략은 방어 또는 보호가 어려운 우주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군사, 경제 및 사회적 측면을 고려, 최초부터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공격을 억지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책이라는 판단에서 기인한다. 우주대비태세 강화를 통해 잠재적인 적들이 우주로 분쟁을 확대하는 것을 억지하고, 억지력이 실패할 경우 적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우호국 및 동맹국인 미국과의 대응책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 글에서 제시한 우주전 시나리오와 그에 대응되는 우주전략은 하나의 안으로 향후 추가적인 연구, 워게임 등을 통해 보다 구체화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장으로서의 우주 영역에 대한 특성, 무기체계 및 예상되는 우주전의 양상 및 이에 따른 우주 전략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미래 우주전은 전장의 특성상 국방부 및 군에 의해서만 수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래 우주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총 역량이 집결되어야 가능하며 이를 위해 세 가지 정책적 제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법과 제도 정비 측면에서 현재 우주물체의 활용과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우주개발진흥법에 의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우주 관련 정책을 개발, 수립, 시행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주관하는 국가우주위원회에서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위원자격으로 위원회에 참여하고는 있으나, 법과 제도 면에서 과기부가 주관하는 현 구조상 군사위성(예 : SAR위성, EO/IR위성 등) 등 우주의 군사적 이용을 위한 기술개발 및 체계 운영 등 국방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국가 안보를 위한 국방 우주전력 구축을 위한 관련 기관 간 실질적 협력과 급변하게 발전 하는 우주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 또한 방위사업법 및 시행령 및 시행규칙 상에 우주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우주무기체계 개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표 5] 한국과 미국 국가우주위원회 비교

  또한 미국의 국가우주위원회 구성을 살펴보면 우주를 전쟁 수행의 한 영역으로 보고 이에 합동 및 연합 작전 수행의 책임을 지고 있는 합동참모의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장기적 측면에서 우주전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합동 및 연합우주작전 수행개념과 우주 전략을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국가 우주력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이러한 위원회에 합동참모의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둘째, 우주에 적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등을 비롯한 민군협력 및 국제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우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의 범위는 소재, 위성, 발사체에서부터 인공지능 영상분석 기술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 초소형 위성 기술발전으로 다양한 위성군 기반의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으며, 위성의 소형화 및 군집화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배경에는 첨단 기술로 무장된 스타트업들이 있다.

  미 공군과 우주군은 다양한 챌린지를 통해 이러한 첨단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상용기술을 보다 신속하게 국방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2015년부터 조직된 국방혁신조직DIU Defense Innovation Unit은 이미 우주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민간기술을 국방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러한 조직조차 구성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다.

  정부 주도만으로 모든 분야의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위에서 제시한 우주에 있어서 3D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더 신속하고 유연한 우주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첨단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국방 분야에 진입할 수 있도록 채널을 다각화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우주에서의 연합작전 수행을 위한 우주 분야 기술협력 강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앞에서 살펴보았던 미국과 영국이 공동으로 개최한 우주 분야 챌린지 대회와 유사한 이니셔티브를 한·미 국방우주협력실무회의SCWG Strategic Communication Working Group 추진을 위한 의제에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장기적으로는 국방부 내 미국의 국방혁신조직과 같은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노력은 우주의 군사적 이용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주기술 개발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민·관·군·산·학·연이 협력할 수 있는 우주산업기지Space Industrial Base 구축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SpaceX와 같은 우주분야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위치한 미국의 로스엔젤레스는 그야말로 우주산업기지의 전형이다.

[그림 15] 미국 우주산업기지

[그림 16] SpaceX

  이러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군은 스타트업이 위치한 사무실 내 민감특수 정보시설SCIF Sensitive Compartmented Information Facility을 구축할 정도로 스타트업과 우주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개발에 적극적이다. 소요군이 직접 기술개발에 의견을 제시하고, 이러한 의견들이 충분히 반영된 기술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생태계는 현 한국의 국방기술개발 협력생태계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반면 2018년 기준 국내 우주산업에 참여한 기업체의 분포를 보면, 수도권에 185개(54.1%) 기업이 분포하고 있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충청권 76개(22.2%), 영남권 67개(19.6%), 호남권 11개(3.2%), 제주권 2개(0.6%), 강원권 1개(0.3%) 기업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점은 미래 우주전을 준비해 나가는 소요군이 기 형성된 지역별 기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협력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림 17] 한국의 우주산업 분포

  국가 안보를 위한 국방 우주전력 구축을 위한 국내 관련 기관 간 실질적 협력이 아쉬운 대목이다. SpaceX가 현재의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되었다는 점과 국방과 첨단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협력사례라는 점은 현 한국의 우주 분야 협력생태계 구축 간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의 역할을 다시금 돌이켜 보게 한다.

  우주는 새로운 경제 영역이자 미래 전장임에 틀림없다. 미래 우주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간 정책적 공간영역에 머물렀던 우주를 전략, 작전 및 전술적 전장영역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는 우주전략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예상되는 미래 우주 전에 대비하여 3D 전략을 제시하였다. 또한 국가 안보를 위한 국방 우주전력 구축을 위해서는 급변하게 발전하는 우주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 제도 정비와 함께 민·관·군·산·학·연의 실질적 협력생태계 구축 필요성에 대한 정책적 제언을 담았다.

  무엇보다 우주라는 불가능한 영역을 가능한 영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국가 지도자들과 군 수뇌부의 관심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우주영역에서의 합동 및 연합작전 수행을 위한 작전개념 발전 등 미래 우주전에 대한 연구가 보다 활성화되어 국가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우주력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