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국방과 기술

유·무인 융합 해군력과 하이브리드 해양전

  작성자: 김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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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1-05 00:51:43

기술변화로 본 ‘미래전’ 양상(3)
유·무인 융합 해군력과 하이브리드 해양전


김동은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석사과정 해군 소령




[그림 0] 한국 해군의 기동함대 개념도(출처 : 국방일보 제공,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00928/8/ BBSMSTR_000000010024/view.do)



• 마한과 콜벳, 강대국 경쟁, 그리고 해양전(Maritime Warfare)

  인류의 기나긴 역사 속에서 바다는 강력한 해양력을 가진 강대국의 전유물이었으며, 바다 위에서는 그 어떤 것보다도 ‘힘의 논리’가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냉전 이후에도 이러한 역사적 진리는 반복되었으며, 초강대국 미국은 상대할 적이 없어진 전 세계의 바다에서 압도적인 해군력을 통해 해양통제권을 유지했다. ‘해양력Sea Power’의 중요성을 주창하며 ‘미국의 세기American Century’를 이끌었던 마한Alfred T. Mahan의 사상에 충실했던 미국 해군은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기를 거치며 대함대Big Fleet 건설을 강조하는 마한주의Mahanism의 철저한 신봉자가 되었다.
  레이건Ronald Reagan 행정부 당시 해군성 장관이었던 레만John F. Lehman, Jr은 ‘600척 해군600-Ship Navy’이란 비전을 제시하며 마한의 ‘제해권 Commmand of the Seas’ 개념을 현실로 구현하려고 했던 대표적인 현대의 마한주의자Mahanist였다.
  이러한 미국 해군의 마한주의에 대한 신뢰는 바다에서 그들에게 도전할 만한 상대가 마땅히 나타나지 않았던 2010년대에 이전까지는 큰 문제없이 지속될 수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큰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았던 중국의 해군력이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마한주의적 논리Logic를 수용하여 해군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한 중국은 이뿐만 아니라 ‘대함탄도미사일(ASBM)’을 개발하여 운용함으로써 동북아 해양에서 미국 해군이 역내 모든 국가에 보장해 왔던 해양 통제권과 공해상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전략을 ‘반접근/지역거부(A2/AD)’라고 정의했으며, 중국 ASBM의 사정권 내에서의 자국 해군력 운용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의 해양 팽창 억제와 A2/AD 전략 무력화를 위해 미국 내에서는 소함대Small Fleet 중심의 해양전을 강조한 콜벳주의Corbettism적 전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미국 해군이 과거와 같이 공해에서의 해양 통제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며, 중국으로 향하는 해상 교통로의 주요 길목Choke Point에 연안전투함(LCS) 위주로 구성된 소함대를 배치함으로써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 경제적 타격을 입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콜벳주의자들은 동북아 역내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이러한 소함대의 역할을 분담하게끔 만들어 대양(大洋)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주요 해협을 장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마한주의와 콜벳주의 간 논쟁과 강대국 경쟁Great-Power Competition, 그리고 과학기술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중견국인 대한민국이 30년 후 미래에 직면할 해양전 양상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서는 앞서 살펴봤던 마한주의와 콜벳주의 중 그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고, 해양 군사기술과 전투개념의 변화 속에서 30년 후 대한민국 해군이 어떻게 싸울 것인지와 그 속에서 어떠한 기술이 창끝부대의 전투임무 수행을 위해 요구될 것인가를 유추해 보고자 한다.



[그림 1] SMART Battleship(출처 : 국방저널 2019년 7월호, //ebook.dema.mil.kr/file/2018/files/ 20190701_163703/#page=20)



• 해양 군사기술 강국의 현재와 미래

  서태평양에서의 중국 해군력 팽창으로 인해 해양패권국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미국은 기존의 유인 플랫폼에 대한 전력 현대화뿐만 아니라 미래 해양전의 총아(寵兒)가 될 해양무인체계의 연구 및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20년 10월 6일, 에스퍼Mark Esper 미국 국방장관은 ‘해양무인체계 140~240척’을 포함한 ‘500척 함대’ 개념이 포함된 ‘2045년 전력계획Battle Force 2045’을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은 기존의 유인 함정 약 350척과 무인체계 약 150척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해양전Hybrid Maritime Warfare’ 시대의 개막을 천명했다.
  미국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해양무인체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하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에 힘써왔다. 미국은 주로 무인수상정과 무인잠수정에 대한 개발 노력을 지속해 왔다. 미국은 배수량 130톤, 쌍동선형Catamaran, 항속거리 10,000해리Nautical Mile, 약 70일 간 작전 수행이 가능한 무인수상정 씨헌터Sea Hunter를 2016년부터 건조하기 시작했다.



[그림 2] 미 해군의 무인수상정 씨헌터(출처 : US Navy photo, https://news.usni.org/2020/09/09/usvuuv-squadrons-testing-out-concepts-ahead-of-delivery-oftheir-vehicles)


  씨헌터는 대잠수함전, 대기뢰전, 대수상전, 전자전, 정찰 및 감시작전 수행을 위한 모듈형 무장과 장비를 탑재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또한 미국은 무인잠수정에 대해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10년대 후반 들어서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보잉Boeing사에서 개발한 에코 보이저Echo Voyager는 배수량 약 50톤, 전장 약 15~25m, 항속거리 6,500해리, 그리고 약 3개월 간의 수중작전 지속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력 항해를 위한 부가적인 항해장비를 탑재하고 모듈형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무장을 운용할 예정이며, 대잠수함전, 대수상전, 대기뢰전, 전자전, 대지(對地) 핵심표적 타격 등의 임무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3] 미 해군의 무인잠수정 에코 보이저(출처 : Boeing Co. photo, https://news.usni.org/2020/09/16/ esper-opens-door-to-boosting-navys-shipbuilding-budgetto-fund-new-force-structure)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미래 해양전에서 무인체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장차 해양전에서 해양무인체계가 수행할 주요 임무를 ‘전장인식, 지휘통제 지원, 정밀타격, 정보작전, 작전지원’과 같이 세분화하여 미래 해양전 임무에 적합한 해양무인체계 개발 및 전력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이 개발중인 해양무인체계는 크게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해양 작전용 무인항공기’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2010년대 초부터 해양조사·관측용 무인수상정을 상용화하였으며, 2016년에는 수상정찰 및 경량의 무장 탑재가 가능한 모델을 개발했다. 2018년 이후에는 무인수상정 수십 척을 활용한 기동 훈련을 시행하고, 단거리 유도로켓 및 대함· 대공유도탄, 어뢰를 장착하여 운용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여 시험평가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2019년 10월,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개발중인 대형 무인잠수정의 외형이 공개 되었으며,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전장 5~7m, 폭 1m 정도인 이 무인잠수정은 자력 기동이 가능하며, 통신 및 전자정보 수집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중국은 해양 작전용 회전익 무인항공기를 주로 함정에 탑재하여 2010년 이후 작전 운용중이며, 최근 2019년에는 틸트로터Tilt-Rotor식 무인항공기를 운용 시험하고 있다.
  매우 공세적인 비대칭적 해군전략을 추구했던 소련 해군의 전통을 계승한 러시아 해군은 2020년 현재도 매우 공세적인 ‘타격체계’ 중심의 해양 군사기술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2020년 10월 6일, 러시아 해군은 극초음속Hypersonic 대함(對艦) 유도탄 ‘치르콘Tsirkon’의 발사시험에 성공했다. 최고속도 마하 9(약 11,000km/h)에 육박하는 이 유도탄은 2011년 2월 이후 대함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핵추진 무인잠수정Nuclear-Powered UUV’ 포세이돈Poseidon 개발을 2018년 이후 본격화 하고 있다. 포세이돈은 일격에 대규모 해일(海溢) 및 핵폭발을 일으켜 적의 해군기지나 항모전투단을 무력화하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해군력 발전과 관련된 주요 국가의 최첨단 기술은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으며, 그 발전의 끝이 어딘지도 짐작하기 매우 어렵다. 이 난제에 대해 선진국의 전문가 및 관료들은 다음과 같은 예상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국제안보 및 과학기술 전문가 세일러 Kelley M. Sayler는 미국 연방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서 인공지능(AI), 치명적 무인무기체계(LAWS), 극초음속 무기, 지향성 에너지 무기, 생명공학, 양자 기술 등이 미래 전장에 적용될 핵심 군사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방부 국방연구공학국의 루이스Dr. Mark Lewis 국장은 2020년 태평양 국방과학기술학회에 참가하여 미국 국방부의 연구개발 우선순위 중 가장 최상위로 고려하는 세 가지를 ‘초미세 전자공학 Microelectronics’, ‘5G 통신5G Communications’, ‘극초음속 무기Hypersonic Weapons’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방분야에 적용 가능한 신소재에 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메타물질Metamaterial’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수백 나노미터에 불과한 크기의 복잡한 격자를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파 및 음파 탐지에 대한 은밀성Stealth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타물질은 전자파, 적외선, 음파, 가시광선 등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파를 변형시킬 수 있으므로, 현재는 주로 함정이나 항공기 표면에 부착되어 은밀성을 높이는 데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물질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지휘통신체계의 신뢰도 향상, 해상의 광학·적외선·전자파 탐지 및 피탐 능력 향상, 수중의 음파 탐지 및 차단 능력을 제고(提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과연 2050년의 해양에서 펼쳐진 전쟁의 양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각국의 해양안보 전문가들은 미래의 전쟁 양상을 현재의 기술변화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예상한다.
  인도 해군의 칸나Montly Khanna 제독은 미래 바다에서의 군사혁신(RMA)과 관련된 논저를 통해 초소형 위성을 이용한 우주 기반 감시체계의 보편화로 인해 해양전 전투 현장의 투명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았다. 또한 해상의 대형표적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이 점차 일반적인 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많은 국가의 해군들은 함정을 점차 ‘분산’ 해서 배치할 것이며, 항공모함과 같은 대형함정들의 방어 취약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았다. 또한 우주 기반 인공위성의 보편화와 정보 공유 속도의 증가로 인해 더욱 초연결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림 4] SMART Operation(출처 : 국방저널 2019년 7월호, //ebook.dema.mil.kr/file/2018/ files/20190701_163703/#page=21)


  한국 해군의 정호섭 제독 역시 최근 미국 해군의 작전개념 변화에 관한 연구를 통해 미국 해군은 ‘다수의 소형 해양무인체계’, ‘차세대 소형 수상전투함’, ‘네트워크화 및 공통전투체계’라는 주요 수단을 활용하여 유·무인 플랫폼이 물리적으로는 분산되었지만 통합된 지휘통제체계 하에서 초연결된 ‘노드Nodes’로써 기능하는 ‘분산해양작전Distributed Maritime Operations’을 미래에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50년의 미래 해양전은 기존의 유인 플랫폼과 새로 도입되는 해양무인체계 간의 ‘하이브리드’적인 성격으로 나타날 것이며, 국·내외적인 정치·경제·기술적 요소들을 고려해볼 때 해양무인체계는 기존의 유인 플랫폼에 탑재되어 우선 정찰 및 감시 임무 중심의 보조적 목적으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양무인체계는 2050년의 미래 해양전에서 정찰 및 감시 능력의 향상을 꾀하고 결국 ‘조기경보-결심-공격’ 단계의 통합적 구현을 통해 해군의 전투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미래 해양전 양상은 기존 해군력의 주축인 ‘유인 플랫폼’과 첨단 과학기술의 집결체인 ‘해양무인 체계’ 간의 ‘하이브리드Hybrid’적인 양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하이브리드 해양전은 세부적으로 어떠한 작전·전술적 고려사항을 가지고 30년 후 바다
위에 등장할 것이며, 이를 수행하는 창끝부대 ‘함정’의 승조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술을 필요로 할 것인가? 다음을 통해 살펴보자.



• ‘유·무인 융합 해군력’에 의해 수행될 ‘하이브리드 해양전’의 미래

  ‘하이브리드 해양전’ 양상이 나타날 미래 해양 영역에서 대한민국 해군은 중견국 수준의 국력을 고려하여 어느 수준의 전략적 목표를 정해야 하는가? 아시아 문제 전문가 커치버거Sarah Kirchberger는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수단과 요구 능력에 따른 전 세계 해군의 위계 수준을 총 10등급으로 구분했다.



[표 1] 수단과 요구 능력에 따른 전 세계 해군의 위계(Hierarchy) 구분


  커치버거가 2013년 자료를 기준으로 분류한 바에 의하면 한국 해군은 약 4등급의 ‘단일지역 전력투사Regional Power-Projection’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단과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20년 현재 한국 해군력의 수준은 2013년 당시 커치버거의 평가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30년 후인 2050년경에는 현재의 해군력 발전계획 상 3등급의 ‘다지역 전력투사Multi-Regional Power-Projection’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단과 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양 군사기술 혁신의 물결 속에서 [표 1]에 나타났듯이 유인 플랫폼 중심적으로만 해양전을 구상하다 보면 급격히 발전해 나가는 해양 군사기술에 비해 작전술과 전술이 뒤처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해양전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술혁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전망을 통해 한국 해군이 장차 하이브리드 해양전을 수행할 경우 함정 승조원들이 실제 어떠한 상황에 처할 지를 예측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이다.
  해군의 첨단(尖端)인 함정 승조원들이 어떤 형태의 미래 해양전을 맞이할 것인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한국 해군이 어떠한 대외적 환경 속에 놓여 있을 것인가를 살펴봐야만 한다. 앞서도 살펴봤듯이 중국은 유·무인 해군력 증강과 더불어 해안 배치 대함탄도유도탄의 성능 개량을 통해 최소 서해(황해)와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의 확실한 해양통제권 획득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미국은 역내 동맹국들과의 연합을 통해 이러한 중국의 의도를 상쇄하려고 할 것이다.
  한국은 양 강대국의 틈 속에 위치하여 불가피하게 한반도 주변의 관할해역 모두가 중국의 위협적인 대함탄도유도탄의 사정거리 내에 들어가는 상황에 놓일 것이며, 또한 중국 해군력의 지속적인 팽창으로 인해 서·남해에서의 해군 작전에 큰 제약이 생길 것이다. 이처럼 한국 해군이 직면할 2050년의 환경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해양 군사과학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한다면 해군의 함정 승조원들은 어떠한 제약 속에서 해양전을 수행해야 할 것인가?
  첫 번째, 타격 무기체계의 고속화와 탐지 및 식별체계의 고도화로 인해 기존의 ‘탐지-식별-추적-공격’의 주기와 단계별 소요 시간이 매우 단축될 것이다. 특히, 해군 성분작전(成分作戰. Component Operation) 중 가장 중요한 대공·대유도탄전, 대수상전, 대잠수함전 분야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처럼 미래의 함정 승조원들은 최단시간 내에 탐지-식별-추적-공격이라는 4가지 단계별 조치를 수행해야만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 놓이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앞서 설명한 ‘탐지-식별-추적-공격’의 4단계 중 가장 중요한 단계인 ‘식별’의 문제가 점차 어려워질 것이다. 스텔스 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과거와 같이 레이다Radar나 소나Sonar에 탐지된 물체의 크기나 특성만을 가지고 탐지된 물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특히, 이 물체가 자함을 공격하려는 위협적인 무기체계일 경우 식별의 문제는 바로 함 승조원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기존 무기대항체계의 능력을 넘어서는 무기체계가 등장함으로 인해 이는 점차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며, 2050년의 함정 승조원들이 직면할 미래 해양전에서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세 번째, 무기체계의 성능과 위력이 함대(艦隊) 전체에 타격을 주는 ‘함대급 무기’로 진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함대는 과거와 같이 맹목적인 집중을 추구할 수 없으며, 함대급 무기의 사정거리와 위력을 고려하여 적절한 ‘물리적 분산’을 고려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분산’ 속에서도 더 신속하고 유기적인 통합 작전 수행을 위해 미래의 함정 승조원들은 지금보다도 월등하게 향상된 연합·합동·협동 작전 능력의 극대화가 요구될 것이다. 이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효율적이며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지휘통제 및 통신체계 구축 등이 요구되며, 이를 통해 ‘분산 강요’라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사항들을 고려했을 때 30년 후의 한국 해군이 수행할 미래 해양전은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 연구에서는 그 양상을 세 가지로 간략화하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 [표 2]에 명시된 ‘해군 전투 양상의 수준별 위계’를 참고할 것이다.



[표 2] 해군 전투(Naval Combat) 양상의 수준별 위계(Hierarchy)


  이 위계는 미국 랜드(RAND)연구소에서 2000년대 초반에 작성한 것으로 해군 전투의 양상과 해양 군사기술의 관계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 위계표를 현재의 유인 플랫폼 중심 능력과 미래의 신기술이 통합되는 수준을 구분하는 척도로써 활용할 것이다.
  [표 2]를 기준으로 봤을 때 2020년 현재 한국 해군의 능력과 하드웨어 수준은 ‘6급’의 해군 전투양상까지 수행가능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해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제한적으로 ‘7급’ 수준의 임무인 대지공격 임무 및 제한적 공중통제 임무 수행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그 핵심능력과 하드웨어 수준을 충족 하지 못하고 있다.
  2050년 미래 해양전은 한국 해군이 목표로 하는 전투 양상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그 기술적용의 수준과 시나리오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한국 해군이 2020년 현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7급’ 수준의 해군 전투 양상 수행을 목표로 할 경우를 스펙트럼의 중간 지점으로 가정한다면, 이를 기준으로 그 목표를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한국 해군이 미래 해양전 수행의 목표를 현재의 수준과 같은 ‘6급’ 이하의 수준으로 삼을 경우이다. [표 2]에 제시된 해군 전투 양상 중 6급 이하의 임무들은 주로 ‘바다에서at the Sea’의 임무들이 주를 이루며, 해군의 전통적인 성분작전인 대수상전, 대잠수함전, 대공전, 기뢰전 등을 주로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기존 한국 해군의 해역·기동함대에 소속된 단위 함정 내부의 전투지휘·손상통제·항해통신 체계의 통합을 우선적으로 추구하여 각 성분작전별 표적에 대한 ‘탐지-식별-추적-공격’의 순환주기의 신속화를 이뤄낼 것이며, 해양에서 초수평선 너머의 표적(OTH-T) 정보 획득을 위한 정찰 및 감시용 해양무인체계를 제한적으로 운용할 것이다.
  또한 6급 이하의 해군 전투 양상 중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수상-공중-수중 전력 간 협동 대잠작전 수행을 위해서 각 플랫폼에서 모두 활용 가능한 ‘인공지능 기반 대잠작전 계획 수립체계’ 등을 발전시켜 미래 해양전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6급 이하의 해양전 수행을 목표로 삼을 경우 해양전의 전투 양상이 주로 해양 영역에 국한되며, 지휘통제 및 정찰 목적으로 우주 및 사이버 영역을 제한적으로 활용할 뿐 지상이나 공중 영역에 대한 전력투사, 통합적인 대공·대유도탄 방어 능력의 확보가 제한될 것이므로 미래전의 주요 양상인 ‘다영역 횡단Cross Domain’ 작전 수행에는 다소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한국 해군이 미래 해양전 수행 목표를 ‘8급’ 이상의 전투 양상에 초점을 맞출 경우이다. 8급 이상의 해양전 양상은 ‘바다에서’의 임무뿐만 아니라 ‘바다로부터from the Sea’ 해군이 수행하는 임무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한국 해군이 구비하려면 실시간 네트워크가 가능한 5G 통신 기반의 환경 속에서, 해상에서 비행하는 각종 유도무기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메타물질, 초미세전자공학기반의 기술 진보로 우수한 탐지 성능 및 은밀성을 보유하게 될 유·무인 플랫폼은 각 플랫폼의 능력을 상호 보완하여 점차 탐지가 어려워지고 ‘극초음속’의 단계로 치닫는 강력한 고속 무기체계에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표들이 모두 달성될 수 있다면 한국 해군은 진정한 대양해군으로서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전의 핵심은 다영역 횡단 작전 능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견국으로서 가진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가까운 미래인 2050년에 한국 해군이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 해군에게 적합한 최적의 미래 해양전 수행 목표는 무엇일까? 중견국으로서의 현실적 제약과 진정한 대양해군 건설을 위한 이상향을 고려해볼 때 한국 해군이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표 2]의 ‘7급’ 수준의 능력과 하드웨어일 것이다. 이는 강대국의 해군처럼 전 세계 각지에 대한 전력투사를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제한적인 범위와 목표 내에서 적성국에게 일정 수준의 대지 전력투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현시(顯示)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러한 억제 차원의 전력투사 능력 확보를 위해서는 소규모 항모전투단, 항공기 탑재함정, 탄도유도탄 탑재 잠수함과 같은 기존의 유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정찰 및 감시, 제한적 소규모 공격이 가능한 해양무인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함정 승조원들은 유·무인 플랫폼을 포함한 다양한 탐지, 감시/정찰 수단을 통해 적실성 있는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2050년에 직면할 미래에는 각 유인 수상함과 잠수함, 항공기, 해양무인체계, 기타 탐지 및 식별 센서의 자료를 통합하여 해양전을 수행함에 있어 현장 지휘관이 작전지휘를 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자료를 제공하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이로 인해 함정 승조원들은 복합적인 사고와 판단 능력을 기반으로 정찰/감시체계, 탐지 및 식별체계, 지휘통제체계 간 통합적 운용과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무인 융합 해군력이 가진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5] 2018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출처 : 대한민국 해군 제공, https://www.navy.mil.kr/user/boardList.do)


  2050년 ‘7급’ 수준의 해양전 수행을 목표로 하는 한국 해군은 궁극적으로 현재 계획중인 유인 플랫폼을 핵심 전력으로 삼아, 이를 직접 운용하는 함정 승조원들의 생존성을 보장한 가운데 작전 수행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융합하기 위해 해양무인체계를 보조적 목적으로 운용할 것이다. 하지만 미래 해양전을 대비함에 있어 보다 핵심적인 것은 바로 단순히 무인체계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들 유·무인 해군력이 어떻게 더 효율적이고 신속하며, 적시성 있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우선 검토해야 할 것이다.
  유무인 해군력 운용의 효율성, 신속성, 적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능력들이 필요로 할 것이다.
  첫 번째, 2050년에도 유인 플랫폼이 해양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운용하는 함정 승조원들과 플랫폼 자체의 생존성을 향상하기 위한 은밀성의 극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성국의 유·무인 플랫폼에 의해 피탐(被探)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1차 목표이며, 만약에 피탐이 되더라도 적성국이 아측의 유·무인 플랫폼을 정확히 식별하지 못하도록 방해 및 기만하는 것이 2차 목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메타물질 기술이나 초미세 전자공학 기술 등의 적용을 통해 피탐 자체를 최소화하고 거부할 수 있는 선체 형상이나 부착물 등을 개발해야 할 것이며, 또한 상대방이 아측 플랫폼을 탐지하더라도 장기간동안 정확하게 식별하지 못하게 만들어 상대의 작전 템포를 지연시킬 수 있는 식별 방해 및 기만 기술이 요구될 것이다.
  두 번째, 적성국의 물리적인 위협과 신기술 탑재 무기의 강력한 위력을 고려하여 광해역에 걸쳐서 분산되어 있는 유·무인 해군력의 통합된 지휘통제체계의 신뢰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보안성을 보장하는 기술이 요구될 것이다. 특히, 해양무인체계는 주로 유인 플랫폼에 탑재되어 무선·위성통신을 통해 원격 통제할 것인데, 이때 통신체계의 신뢰성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몇 배 이상은 빠른 통신의 신속성이 요구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성능의 5G 통신체계의 군 도입 및 전력화가 요구될 것이다. 또한 통신체계의 보안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미래 해양전 수행을 위한 해군의 유·무인 플랫폼들은 점차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이게 되며 해양 영역의 모든 플랫폼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의 상태가 될 것인데, 만약 적성국의 사이버전 세력들이 이 체계의 보안 취약성을 공격한다면 ‘초위험’의 상태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우수한 상용 통신기술을 도입함과 동시에 고도의 보안성을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이다.
  세 번째, 첨단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을 경계하고 기존의 신뢰성 높은 장비에 대한 중복성Redundancy을 고려해야 한다. 21세기 들어 등장한 최첨단 기술의 발전과 편리함으로 인해 그 장점만이 강조되면서 실제 전투상황에서 첨단 기술이 어떠한 작전적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이해가 결여된 경우가 매우 많다.
  현재 강조되는 최첨단 기술들은 해군의 유·무인 플랫폼들이 매우 정상적인 상황임을 가정하여 정격성능을 발휘할 것이나, 실제 적과의 전투에 직면하여 함정의 손상통제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수준의 작전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므로 미래 해양전에서도 최첨단 기술로 무장된 장비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비상 시 최첨단의 장비를 제한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중복성 있고 신뢰성이 높은 기존 장비의 정격성능유지 및 운용숙달에도 관심을 경주해야만 할 것이다.



• 맺는말 : ‘하이브리드 해양전’의 시대를 준비하는 대한민국 해군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미·중 간의 강대국 경쟁 구도는 점차 해양전의 영역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대한민국 해군이 30년 후의 미래에 수행할 해양 전의 양상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한국 해군은 과연 이와 같은 하이브리드 해양전의 시대를 준비하며 어떠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가?
  대한민국 해군은 『해군비전 2045』를 통해 미래에 창설될 해군항공사령부(이하 항공사)가 ‘광해역 초계작전, 기동부대작전, 전력투사 등 다양한 해상항공작전 수행을 위해 무인항공기 부대를 구성’할 예정이라는 걸 명시하고 있다.
  또한 2045년 미래 전력구조 발전에 관련된 부분에서도 해역함대 작전과 관련하여 ‘함대사령부용 무인 항공기, 항만방호용 무인수상정 등의 해양무인체계 운용’을 언급하고 있으며, ‘기뢰 탐색 및 소해작전 수행을 위한 무인소해체계 확보 및 유·무인 입체 기뢰전 전력 발전’과 관련된 내용도 언급하고 있다.
  해양무인체계 운용을 위한 인적자원 계발에 대해서는 ‘해양무인체계 관련 교육체계 발전을 위한 교육센터 구축 및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언급하며 해양무인체계 운용인력 양성과 교육기관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30년 후 유·무인 융합 해군력에 의한 하이브리드 해양전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현재의 개념적 수준에 머무른 해양무인체계에 대한 관심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해양무인체계의 등장은 과거 그 어느 해군력 혁신보다도 훨씬 치명적인 해양전 양상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해군은 미래 해양전의 핵심이 될 해양무인체계에 대해서 단순한 관심 제고 차원을 넘어 제도적으로 이를 기존의 유인 플랫폼 중심의 해양전에 어떻게 융합해 나갈 것인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개념적 측면뿐만 아니라 해양무인체계와 관련된 유·무형적 자산에 대한 업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별도 조직의 창설이 요구될 것이며, 이를 통해 2050년 이후에도 해양무인체계의 작전 운용, 정비 및 군수지원, 운용 인력 확보 및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제도를 확립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유·무인 기반 플랫폼이 융합되어 해양 영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일은 결코 머나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하이브리드 해양전에 대한 막연한 상상을 현실로 치환해 주는 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일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강대국의 해군들이 온갖 첨단 기술을 동원하여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한국 해군 역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 제도적인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만 우리가 지금 제시한 ‘비전Vision’을 30년 후 맞이할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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