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국방과 기술
통합 대공 미사일 방어로 향하는 유럽… 유럽 내 주도권을 두고 미국과 독일의 경쟁이 예상
작성자 : 최현호(210.223.xxx.xxx)
입력 2022-11-11 10: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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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공 미사일 방어로 향하는 유럽
유럽 내 주도권을 두고 미국과 독일의 경쟁이 예상


최현호 밀리돔 대표/군사칼럼니스트




[사진 1] 유럽을 위협하는 칼리닌그라드에 배치된 이스칸더-M 탄도미사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이 재군비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무기가 도입되고 있지만, 방어의 핵심으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떠오르고 있다. 나토는 회원국들의 대공 미사일 방어 역량을 하나로 묶어 통합 대공 미사일 방어망을 구성할 계획이다. 유럽, 미국, 이스 라엘제 무기가 경쟁하고 있는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공 미사일 방어 노력을 살펴보았다.


나토 통합 대공 미사일 방어(IAMD)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군비 증강에 나서면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방어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에 속한 유럽 여러 나라들도 탄도미사일 방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나토는 동맹이 추구하는 ‘억지력과 방어(Deterrence and defence)’가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 능력을 적절히 혼합하고 우주 및 사이버 능력을 보완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6월 마드리드 정상회담에서는 억지력과 방어 태세를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하면서, 강화된 공중 및 미사일 방어를 통해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주둔을 보장하기로 했다.
나토는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던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BMD : Ballistic Missile Defense)를 러시아의 다양한 대공 및 미사일과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IAMD :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체계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사진 2] 나토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센터 로고


IAMD는 궁극적으로 나토가 직면할 대등한 경쟁국인 러시아와 중국 같은 대등한 경쟁국 외에도 이란과 북한 등 이른바 불량정권(Rogue Regime)의 극초음속 미사일, 탄도미사일, 무인기 위협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나토의 IAMD를 위해 갈 길이 멀다.


유럽의 제한적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

전쟁 이전부터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우려가 꾸준하게 제기되었지만, 요격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은 크게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현재까지 유럽에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국가는 일부에 불과하다.
지상 기반 방어의 경우,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두 나라가 공동 개발한 아스터(ASTER)-30 기반 SAMP/T를 보유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그리스, 루마니아, 스웨덴은 미국제 PAC-2 와 PAC-3를 도입했다.
해상 탄도미사일 방어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우선, 탄도미사일 요격에 필요한 장거리 탐지 능력 정도만 보유하려는 국가가 있다. 대표적 국가로 네덜란드와 독일이 있다. 2021년 5월 말, 네덜란드 해군 드 제벤 프로빈시엔(De Zeven Provincien)급 호위함에 탑재된 SMART-L MM 레이다의 표적 탐지 정보를 전달 받은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 SM-3 미사일을 발사하여 표적을 요격하는 시험을 했다.



[사진 3] 탄도미사일 탐지가 가능한 SMART-L MM 레이다를 장착한 네덜란드 해군 호위함


2021년 8월, 독일 해군은 F124 작센(Sachsen)급 호위함 3척에 헨솔트(Hensoldt)가 개발한 TRS-4D 기반 레이다를 탑재하여 탄도미사일 탐지 능력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설치 작업은 2024~2028년 사이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요격 능력을 갖추려는 곳도 있다. 2022년 5월, 영국은 Type45 구축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기 위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합작 아스터-30 블록 1 프로그램에 합류하기로 했다. 아스터-30 블록 1은 사거리 600km급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요격할 수 있다.



[사진 4] 단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아스터-30 미사일


영국에 앞서 벨기에가 신형 호위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미사일 탑재를 결정했었다. 2016년 12월, 벨기에는 네덜란드와 함께 도입할 신형 호위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2018년 도입이 결정된 두 척의 호위함은 2030년에나 취역할 예정이다. 2022년 9월, 벨기에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비를 늘리기로 했고, 2023년부터 2030년까지 5억 2,700만 유로를 해군에 투자하기로 했다. 새로운 계획을 통해 두 척의 호위함에 2029년부터 2031년까지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보유했거나 보유할 계획인 탄도 미사일 방어 체계는 대부분 저고도 방어로 한정된다.


장거리 고고도 방어망 제공하는 미국의 EPAA

유럽 각국의 탄도미사일 방어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위주인 데 반해, 미국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배치한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로 장거리 고고도 탐지 및 방어 능력을 제공하면서 나토가 추구하는 IAMD를 위한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유럽에 설치된 이지스 어쇼어는 원래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유럽을 지키기 위한 ‘유럽 단계별 탄력적 접근 전략(EPAA : European Phased Adaptive Approach)’의 한 수단이었다.



[사진 5] 나토의 억제력과 방어 노력 중 EPAA를 이용한 탄도미사일 방어


EPAA는 튀르키예에 배치된 장거리 X-밴드 레이다, 폴란드 북부 레드지코보(Redzikowo)와 루마니아 남부 데베셀루(Deveselu)에 배치된 이지스 어쇼어, 스페인 로타(Rota) 해군 기지에 배치한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등이 포함된 방어 계획이다. EPAA의 지휘와 통제는 독일 람슈타인(Ramstein) 공군기지에서 담당한다.



[사진 6] 루마니아 데베셀루에 설치된 EPAA의 핵심인 이지스 어쇼어


EPAA에 대해서 러시아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을 통한 탄도미사일 방어(BMD)가 러시아의 전략적 억지력을 훼손하고 그 효과를 회원국끼리 공유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안보 전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7] 유럽 이지스 어쇼어의 탐지 범위


나토는 이 시설들이 러시아를 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러시아의 전략적 억지 역량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제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막는 최전방 역할을 하게 되었다.
EPAA 구성 요소 가운데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면서 부각되는 것이 폴란드와 루마니아 이지스 어쇼어다. 이지스 어쇼어는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 설치된 AN/SPY-1레이다,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지닌 이지스 베이스라인 9 전투체계, 그리고 미사일 수직발사대(VLS)를 지상에 설치한 것이다. 요격 미사일은 외기권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해 SM-3 블록IIA가 배치될 예정이다.
미국이 배치한 이지스 어쇼어 가운데 먼저 가동된 것은 루마니아에 배치된 것이다. 루마니아 이지스 어쇼어는 2016년 5월 작전 능력을 선언했다. 폴란드 이지스 어쇼어는 2018년부터 운용될 예정이었지만, 건설 지연 문제 등으로 건설이 늦어졌고, 2023년에야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탄도미사일 방어 노력 주도하려는 독일

나토가 추진하는 IAMD의 중심에 미국이 운용하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이지스 어쇼어가 있지만, 최근 독일이 광역 탄도미사일 방어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은 그동안 탄도미사일 방어에 있어 해군 함정의 탐지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할 뿐이었고, 지상 기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드론 방어에 밀려났었다.
독일은 2015년 6월, 기존에 운용하던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대체할 TVLS 사업에서 독일 MBDA와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중거리 대공방어 시스템(MEADS : Medium Extended Air Defense System)을 선정했다. TVLS는 독일어 Taktisches Luftverteidigungssystem의 약자로 전술 대공방어 시스템(Tactical air defense system)을 의미한다.



[사진 8] 독일이 패트리어트 대체로 선정했던 MEADS


MEADS는 360도 전방위 위협을 감시하고 방어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으며, 요격 미사일은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PAC-3 MSE를 사용한다. 그러나 MEADS 개발이 지연되었고, 독일 정부도 결정을 미루면서 도입이 늦어졌다.
독일 정부는 2021년 3월, 드론 방어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TVLS 도입을 포기했다. 대신 기존에 운용하던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개량하여 대공 방어 능력을 유지하기로 했다.
탄도미사일 방어를 포기한 독일 정부의 입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바뀌었다. 2022년 3월 말, 독일 매체가 이스라엘에서 애로우-3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 도입을 독일이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이 애로우-3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베를린에서 약 500km 떨어진 러시아의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 때문이다. 칼리닌그라드에는 사거리 500km의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로 무장한 러시아 해군 미사일 여단이 주둔하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남쪽으로 폴란드, 동쪽과 북쪽은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들 국가들에게 위협이다.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독일 영토 세 곳에 슈퍼 그린파인 레이다가 설치되고, 위뎀(Uedem)의 국가 지휘소에서 24시간 감시한다. 레이다가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면 독일 여러 곳에 분산된 발사대 중 하나에서 애로우-3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우주에서 탄도미사일을 파괴한다.
슈퍼 그린파인 레이다 3대를 포함하여 애로우-3 시스템 도입에 필요한 비용은 20억 유로로 추정했고, 빠르면 2025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슈퍼 그린파인 레이다의 탐지거리가 약 900km에 이르기 때문에 폴란드, 루마니아 그리고, 발트해 국가도 커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들은 미사일 발사대만 구입하면 독일이 제공한 레이다 정보를 활용하여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독일은 미국제 종말고고도방어시스템(THAAD)과 비교한 끝에 애로우-3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로우-3는 이스라엘이 대기권 밖에서 적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개발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이스라엘의 IAI와 미국의 보잉이 공동 개발했다.
고도 100km 이상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며, 최대 사거리는 2,400km에 이른다.
애로우-3를 함께 개발한 이스라엘과 미국은 2019년 1월에는 이스라엘에서, 2019년 7월에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표적 미사일 요격 시험에 성공했다.



[사진 9] 이스라엘이 미국의 도움으로 개발한 애로우-3 시험 장면


독일의 숄츠 총리는 8월 29일 체코 수도 프라하의 찰스 대학에서 독일이 앞으로 몇 년 동안 대공방어에 매우 중요한 투자를 할 것이며, 이런 모든 능력은 나토 틀 안에서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은 처음부터 폴란드, 발트해 국가, 네덜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또는 스칸디나비아 파트너와 같은 유럽 이웃 국가들이 원할 경우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미래의 방공망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애로우-3 도입은 단순한 탄도미사일 방어 구상이 아닌, 다른 유럽 국가에 독일 주도의 무기 구조를 제공하려는 전략을 위한 것이다. 숄츠 총리는 찰스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중에서 유럽연합(EU)을 방어하기 위한 독일 정부의 새로운 비전도 발표했다.
독일 관계자들은 에어버스의 지대공 미사일 작전 센터(SAMOC : Surface-to-Air Missile Operations Center) 전투 관리 시스템과 연계된 저고도, 중고도, 고고도 위협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가진 ‘독일의 방패(German Shield)’ 개념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 10] 독일의 방패 개념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에어버스의 FortionⓇ SAMOC


SAMOC의 에어버스 공식적인 명칭은 FortionⓇ SAMOC다. 에어버스는 FortionⓇ SAMOC가 전략적 수준에서 모든 지상 기반 대공방어(GBAD : Ground Based Air Defence) 자산에 대한 조정을 제공하고, 특히 탄도미사일 방어를 처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현재 SAMOC는 독일, 헝가리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운용되고 있다.
독일의 방패 계획에서 독일 업체들이 가지지 못한 대응책이 외기권 요격 시스템이고,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애로우-3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유럽 내에서 외기권 요격 능력을 갖추려는 시도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합작의 아스터 프로그램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스터 30 블록 2 BMD 뿐이다. 하지만, 개발 로드맵만 있을 뿐 언제 완성될지 알 수 없다.


애로우-3 도입을 위해 넘어야 할 산

하지만, 독일이 자신들의 계획에 필요한 애로우-3 도입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애로우-3 개발에 참여한 미국의 판매 승인이다. 2022년 4월, 독일 공군 사령관은 이스라엘 매체에게 독일이 이스라엘과 미국으로부터 애로우-3 판매 허가를 얻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말, 이스라엘 뉴스 매체들은 미국이 아직 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고, 10월 1일까지도 미국 정부가 허가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 지연의 이유에 대해서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미국이 자신들의 시스템을 유럽에 팔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사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와 애로우-3 개발에 참여한 IAI와 라파엘은 침묵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퇴역 군인과 업체 전직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애로우-3 독일 판매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만약 독일이 애로우-3 도입에 성공한다면, 다비드 슬링, 아이언 돔 그리고 바락 MX 등 다른 이스라엘제 대공방어 무기들의 유럽 진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높은 가격과 납품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미국제 대공방어 무기가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자신들의 무기를 팔기 위해 독일 등에 압력을 가하면,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의 안전을 희생시킨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이상으로 유럽의 러시아 탄도미사일 방어망 계획과 새로 등장한 독일의 애로우-3 미사일 도입 움직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유럽에서 진행되는 통합 대공 미사일 방어 움직임은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일부 유럽제 시스템으로 채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저고도 대공 미사일 방어 무기를 찾는 유럽 국가들은 존재할 것이고, 우리나라의 천궁-II도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해당국 정부와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잠재적인 시장 발굴을 위해 우리 정부와 기업 모두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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