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사슬 충격과 선진국 보호주의의 이중고

최현호 밀리돔 대표/군사칼럼니스트

[사진 0] 우리나라 방위산업 수출의 효자 품목으로 핀란드에 수출된 K9 자주포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오랫동안 우리 군 수요에 만족했지만, 이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정도로 발전하면서 세계 10위권 무기 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 무기 수출 1위의 미국은 바이 아메리칸 법안을 통해 정부 조달에서 자국 중심주의를 강화하면서 우리 제품과 기술의 진출에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급망의 어려움과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주의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코로나 대유행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 그 가운데 방위산업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일부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특수로 세계 방위산업계가 특수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필요한 여건이 불리한 상황이다.

모든 제품이 그렇듯, 방위산업을 통해 생산되는 무기나 체계들도 국제적인 공급사슬(Supply Chain)을 가지고 있다. 원재료가 되는 광물, 볼트나 너트 같은 기초 부품, 반도체 같은 핵심 부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공급사슬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얽히고설킨 공급 사슬은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흔들 경우 큰 혼란이 초래된다.

미국-중국 충돌의 유탄, 희토류 거대한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중국은 처음에는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다가 자신들이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하는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희토류는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 란탄계 원소 15개, 21번 스칸듐(Sc), 그리고 39번 이트륨(Y) 등 17개 원소를 말한다. 이들 원소는 비슷한 성질을 가졌고 광물 형태로는 희귀한 원소여서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사진 1] 희토류는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건조함에도 잘 견디며 열을 잘 전도하는 특성이 있어 스마트폰, 원자로, 태양광 패널, 군용무기, 광섬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여러 분야에 필수적이다.

[사진 2] 세계 희토류 생산량 변화 추이

세계 희토류 생산은 중국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희토류 생산은 많은 환경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세계 매장량의 13%를 가지고 있는 미국 등에서는 제반 비용으로 인한 시장성 문제로 채굴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제 및 환경 관련 문제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23%를 차지하지만, 생산량은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 자원 무기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중국이 희토류를 자원 무기화하려는 시도는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분쟁을 벌이던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고, 결국 굴복시킨 사례가 있다. 중국은 희토류로 미국을 옥죄려 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자체 생산 확대와 희토류를 생산하는 호주 등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20년 5월 희토류의 중국 의존을 끝낼 법안을 제출했다. 제출된 법안은 정부가 군수품 및 미사일 분야의 희토류 원소에 17억 5,000만 달러, 마이크로 전자 공학에 3억 5,000만 달러를 지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방생산법안(DPA)에 따른 지출 한도를 인상하는 것을 담았다.

2021년 7월, 미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이 바이오 마이닝으로 불리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국내 자원에서 희토류(REE)를 추출하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DARPA는 ‘환경 미생물공학자원(EMBER : Environmental Microbes as a BioEngineering Resource)’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은 미생물 및 생체 분자 공학의 발전을 활용하여 저개발 자원을 사용하는 희토류를 위한 바이오 기반 분리 및 정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사진 3] 미국 DARPA의 바이오 마이닝을 이용한 EMBER 프로젝트

EMBER 프로그램은 4개년 프로그램으로, 2가지 기술 영역을 다루고, 3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서는 희토류 분리에 적합한 미생물과 생체 분자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2단계에서는 실제 원재료에서 희토류 분리의 효율성과 규모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파일럿 규모의 희토류 바이오 마이닝 시연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의 해결책이며, 세계적으로는 계속해서 희토류 가격이 오르고 있다.

2020년,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여 호주 등 다른 희토류 생산 국가가 생산을 늘리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하락했다. 중국은 2020년에 지난 5년간 최저치인 3만 5,448톤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은 2021년 12월 말, 세계 영향력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남부 지역의 희토류 기업을 ‘중국희토그룹’으로 통합·재편했다. 중국은 희토류를 국가전략자원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희토류 채굴 및 제련 분리 쿼터를 1년에 2차례 발표하고 있다. 중국은 늘어나는 수요를 위해 채굴과 수출을 늘리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폭증 등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현재의 가격 상승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지만, 중국은 자체 해결책을 찾지 못한 곳에게는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할 경우 언제든지 희토류를 자원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희토류 문제가 수요와 공급의 문제였다면, 코로나 대유행은 물류망 전체를 흔들어 공급을 부족하게 만들었다. 2021년 11월, 미국의 국방 매체 디펜스뉴스는 코로나 대유행이 불러온 전 세계 공급망 타격이 미국 방위산업계를 짓누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4] 코로나 대유행이 가져온 공급망 붕괴 과정

디펜스뉴스는 군의 최신 함정과 항공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철강과 알루미늄의 대량 공급에서부터 반도체와 같은 작은 품목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부족이나 지연은 모든 규모의 방산 업체들의 계획을 뒤엎었다고 전했다.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AIA)가 2021년 9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항공 및 우주 산업 전체가 2019년 인원수의 약 4%에 해당하는 8만 7,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AIA 부회장은 이 가운데, 64%는 전국의 중소기업들을 위험에 빠뜨린 공급망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급망 문제는 중요한 부품을 만들기 위한 원자재의 부족, 선적 컨테이너의 부족과 같은 완제품을 운송하려고 할 때의 병목 현상, 선적할 사람이 충분하지 않은 항구의 정체, 또는 운송할 수 있는 트럭의 부족과 같은 다양한 문제에서 비롯될 수 있다. AIA는 자금 조달 문제도 중소기업에게 또 다른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사진 5] 2021년 미국 내 분야별 공급망 중단 상황

AIA 부회장은 최종 사용 제조업체들은 항공우주 및 방위 중소기업들이 생산하는 볼트, 배선, 호스, 전자제품과 같은 필수 부품과 제품에 의존하기 때문에 직원, 수익 및 제품의 손실은 나머지 A&D 산업 전반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AIA 보고서는 항공 및 우주산업의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적했지만. 대기업들도 공급망 문제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 뉴스에서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 CEO는 10월 실적 발표에서 최근 몇 달간 전자부품 부족이 정보, 감시, 정찰기 부문뿐만 아니라 통신시스템 부문에서도 타격을 입었으며 매출 성장률을 약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L3해리스를 포함한 어떤 회사도 글로벌 공급망 압력에 면역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L3해리스는 대체 공급원과 부품을 찾고 있으며, 일부 부품을 재설계하면서 위협을 피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피해는 궁극적으로 여러 제품의 납품 지연으로 이어져 최종 수요자인 군에게 이어진다. 이런 문제는 유럽 방산업체들과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이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부과했고, 러시아에서 공급받던 자원을 대체할 공급원을 찾아야 한다. 또한 러시아가 금지된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자신들의 공급망을 더 꼼꼼하게 살피도록 만들었다.

[사진 6] 공급망 문제는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미사일 보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막대한 무기 지원으로 생긴 비축량을 채우는 것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무기는 주문하면 바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부품들은 장기 주문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이 필요하지만, 공급 계약이 오랫동안 체결되지 않는다면 급작스러운 생산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빨리 확보가 어렵다.

2022년 4월 말, 스팅어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생산하는 레이시언의 CEO는 우크라이나 군에 1,400여 발의 스팅어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미국 국방부는 지대공 무기의 일부 부품이 노후화돼 조만간 재고를 보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국방부는 약 18년 동안 스팅어를 구입하지 않았고, 일부 부품은 더 이상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 이유로 미사일과 탐색기 헤드에 있는 전자 장치 일부를 재설계가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국가의 방위산업 단체들은 정부에 중요 물자를 비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2년 3월 말, 프랑스 방위산업 지도자들은 의회에 단기 및 중기적으로 중요한 자재와 부품 유통을 유지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

의회 청문회에서 프랑스 항공우주, 육군, 해군 산업협회 회장 3명은 단기적으로 수주 물량을 채우기 위해 철강, 티타늄, 니켈, 알루미늄과 같은 중요한 물자 비축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경쟁하는 강대국 경쟁, 코로나 대유행 등으로 인해 생긴 공급망 문제는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직접 겪게 될 국지적 문제도 존재한다.

세계 무역은 자유 무역을 지향하지만, 방위산업 수출입은 철저히 공급자가 우위에 있는 시장이다. 그런데 그런 우위에 선 공급자인 미국 그리고 유럽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벽을 높이면서 우리나라 등 다른 국가들의 무기와 제품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을 막고 있다.

무기나 장비를 수입하면서 일정 비율 이상 자국산 부품을 사용하거나 자국에서 제작하게 하는 것은 절충교역(offset)의 일부로 여러 나라들, 특히 방위산업을 육성하려는 국가들이 많이 사용한다. 우리나라도 무기나 장비를 도입하면서 절충 교역을 사용하여 국산 부품을 사용하거나 반대로 도입국 또는 업체에 국산 장비나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절충교역 강조의 사례는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가 있다. 인도는 중국 그리고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여러 차례 충돌한 적이 있지만, 핵심 무기체계 개발 능력이 떨어져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인도는 높은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하는 무기에 자국산 부품이나 장비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1위 무기 수출국 미국도 자국산 부품과 생산 비율을 강제하는 규정이 있다. 미국은 1933년 대공황 시절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국산 제품 사용을 요구하는 ‘미국산 구매 규정(buy American)’법을 제정했다. 정부 기관은 예외를 신청하면 저렴한 수입산 제품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군사 무기나 장비가 포함되는 미국 정부 조달 시장에서 미국산 비중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1년 1월 25일에 미국산 물품 구매 의무를 강화하는 ‘Made in America(Executive order 14005 on Ensuring the Future Is Made in All of America by All of America’s Workers, “E.O.14005”)’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 7]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 법안은 자국 보호주의 성격이 강하다

2021년 7월 28일에는 E.O. 14005의 후속 조치로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위한 Buy American 강화책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시장 형성과 혁신 가속화를 위해 정부의 구매력을 활용하는 것이 미래의 산업을 성장시켜 미국 노동자와 지역사회, 기업을 지원하는 핵심 산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는 새로운 연방 조달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경험한 국내 공급망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국내 공급망의 복원력을 강화할 수 있고, 위기 때 미국이 경쟁국들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O. 14005는 (1) 미국산 물품 인정기준 및 우대조건을 강화하고, (2) Buy American 정책 이행체계를 개편하고, (3) 예외 적용 관리를 엄격히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물품 인정 기준 및 우대조건 강화를 위해 미국산 부품 비율 기준을 기존의 55%(철강 제품 95%)에서 60%로 상향하고 2024년까지 65%, 2029년까지 75%로 계속 조정할 예정이다. 미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가격 특혜를 반도체, 핵심 광물 및 금속, 대용량 배터리 등으로 논의되고 있는 핵심 물품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행체계 개편은 법안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예산관리국(Office of Budget) 아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사무소(Made in America Office)’를 신설하여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예외 적용을 엄격하게 하기 위해서 예외 품목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상용 물품 및 정보기술(IT)을 예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법안이 실시되면, 미국 기업들이 하청업체를 선정하거나 부품/자재 공급업체 선정 시 강화된 요건과 인증 절차 때문에 해외 업체들을 배제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우리 업체들이 미 국방부에 부품이나 장비를 수출할 기회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사진 8] 미 육군 OMFV 사업에 도전중인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보병전투차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미국의 군사 동맹들의 반발을 샀다. 2021년 10월 말, 미 국방부와 특별 상호 무역 협정을 맺고 있는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포함된 25명의 외국 무관으로 구성된 그룹은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에게 이 법안에 반대한다는 공동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을 보낸 국가 중 25개 국가의 모임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국방협력 특사는 미국 국방매체 디펜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미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그 동안 미국제 무기에 많은 돈을 쓰는 일부 동맹국이 그 돈을 자국 무기 제작으로 돌릴 수 있으며, 결국 미국의 국방 수지 흑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과 같은 수준의 방위 무역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미국의 경제 성장을 손상시키거나 최소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희생시킬 것이라고도 말했다.

[사진 9] 미 공군 전투사령부의 ATT 사업에 도전할 T-50A

하지만, 미국 최대 방위산업 노조인 국제기계 및 항공우주 노동자협회는 의회가 내놓은 입법안을 모두 지지하고 있어 의회가 외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바이 아메리칸 법안에 대한 비판은 미국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미국 기업 연구소(AEI :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빌 그린월트와 더스틴 워커는 의견서에서 백악관이 중요한 시기에 외국과 미국 관계뿐만 아니라 미국의 군사 준비에도 해를 끼치겠다고 위협하면서 우호국들의 방위산업 기반을 밀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포함한 반대론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규정은 동맹국 및 파트너와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장기적으로 미국 방산 제품의 세계 시장을 축소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워싱턴이 ‘동맹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 왜 런던, 파리, 베를린이 ‘미국 제품’을 사야 하나? 그런 점에서 서울이나 도쿄는 왜 그래야 하나?”라고 묻고 있다.

이를 보도한 브레이킹 디펜스는 바이 아메리칸 규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일부 동맹국과 파트너가 미국 구매법에서 일부 면제를 제공하는 상호방위조달(RDP) 계약을 협상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10개의 나토 국가와 한국, 대만, 인도, 싱가포르와 같은 주요 인도-태평양 동맹국 및 파트너들은 이런 계약이 없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RDP 협정은 동맹국이 미국 국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판론자들은 미국의 전투원은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영국 및 호주와 같은 동맹국 및 파트너로부터 제공된다고 밝혔다. 미군이 그 기술에 접근하는 능력에 임의적인 제한을 두는 것은 동맹국들과 파트너들이 애당초 그것을 우리에게 팔 가능성이 낮아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 법안은 국방 물자 도입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군사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항구적 구조협력(PESCO : Permanent Structured Cooperation)’은 장기적으로 우리 방위산업의 유럽 진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사진 10] 회원국간 국방 협력을 위해 추진중인 PESCO

PESCO는 2017년 11월 유럽집행위 결의(CFSP) 2017/2315에 따라 EU 소속 국가 중 탈퇴를 준비하던 영국 그리고 덴마크와 몰타를 제외한 23개 회원국이 참가하는 국방 협력을 위한 프레임워크다. PESCO는 기존 국방 조정 연례 검토(CARD : Coordinated Annual Review on Defence), 유럽 방위 기금 및 군사 계획 및 수행능력(Military Planning and Conduct Capability)과 함께 EU를 위한 새로운 포괄적인 국방 패키지를 구성한다.

PESCO는 2017년 11월 17개 프로젝트를 발표한 후, 2018년 11월 17개, 2019년 11월 13개가 추가되었고, 2021년 7월 14개가 추가되면서 2022년 5월 기준으로 61개 프로젝트가 선정되었다.

[사진 11] 2021년 말까지 확정된 61개 PESCO 프로젝트

PESCO는 유럽연합이 만든 유럽 방위기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3국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19년 5월, 미국이 유럽 방위기금과 PESCO에 자동 접근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비EU 회원국에도 참여의 문을 열어 놓았다. 그 예가 2021년 5월에 미국, 캐나다, 그리고 노르웨이를 PESCO 프로젝트 중 하나인 ‘유럽 병력 기동성 강화 사업’에 참여를 승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들 국가가 나토 회원국이고, EU가 설정한 제3국 참여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 PESCO 회원국들은 제3국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규정에 합의했다. 규정에 의하면, 프로젝트를 신청하는 국가는 EU가 설립된 가치를 공유해야 하고, EU와 그 회원국의 안보 및 국방 이익을 위반해서는 안 되며, EU와 기밀 정보를 교환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제3국 참여가 승인되면 프로젝트 구성원은 시작 날짜, 기간, 종료 및 참여 단계를 정의하여 해당 제3국과 행정적 합의를 협상한다. 이 결정에는 제3국 참가자가 계속해서 조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주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검토 메커니즘도 포함된다.

하지만, PESCO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유럽에서 개발한 무기로 유럽을 지킨다는 것이므로 우리가 독자 개발한 무기와 장비의 완전한 수출이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상으로 우리 방위산업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인 국제적 공급 사슬과 선진국들의 보호주의를 살펴보았다. 공급 사슬 문제는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 법안 같은 보호주의는 정부와 업계가 우리와 같은 입장은 다른 국가들과 함께 협력하여 공동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