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야간 상공에 적기 침투! “적 시야 무력화, 집중 탐조 실시”
가상 적기 접근하자 모든 대공요원 철통같은 대공화망 구축
완벽한 등화관제 이어 10여 개 제논탐조등 일제히 수색작업
적기 발견 즉시 빛기둥 집중…일제 사격 실시하자 적기 도주
 공군5공중기동비행단이 지난 8일 야간에 실시한 ‘적 저속침투기 강착거부 및 제논탐조등 훈련’ 도중 적기를 발견한 제논탐조 요원들이 은밀히 침투한 적 AN-2기를 향해 빛기둥을 쏘고 있다. 위쪽 작은 사진은 대공화망을 구축한 신궁 운용 요원들이 적기의 항적을 추적하고 있는 모습. 부대 제공 |
“전달, 전달, 전달! 적 AN-2기, 기지 남동방향 36㎞ 접근 중!”
8일 밤 ○○시, 어둠에 휩싸여 고요하기만 하던 김해기지의 정적이 갑자기 깨졌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기지 전 지역에 울려 퍼지며 저속침투한 가상 적기의 접근을 알린 것이다. 공군5공중기동비행단(이하 공군5비) 지휘소는 즉시 임무형 보호태세(MOPP) 2단계를 적용했고, 모든 대공요원이 번개같이 달려나와 K-6, 신궁으로 구성된 완벽한 대공화망을 구축했다.
“적 AN-2기, 20㎞ 접근! 전 기지 등화관제(燈火管制) 실시!” 각 건물에 남아있던 작은 불빛조차 모두 사라져 완벽한 어둠만이 남았다. 적기의 시야를 무력화하는 비상조치였다. 이어서 기지에 공습경보와 함께 MOPP 4단계가 발령됐다.
“제논탐조 실시!” 지시와 동시에 다수의 빛기둥이 어둠을 뚫고 하늘로 솟구쳤다. 적기를 수색하는 10여 개의 제논탐조등이 일제히 점등된 것이다. 사방에서 쏴 올린 빛의 무더기가 어둠 속에서 은밀히 접근하는 적기를 찾아 이리저리 춤추는 장관이 펼쳐졌다. 기지 상공에서 제논탐조등의 수색작업이 펼쳐진 가운데, 지상에서는 강착거부조가 출동해 적기의 착륙을 막기 위한 강착거부 장애물을 기지 곳곳에 설치했다.
밤이 깊어감에 따라 초조함은 더해갔고, 적기를 찾는 제논탐조 요원들의 손길이 더욱 분주해졌다. “기지 남쪽 방향 적 항공기 콘택트! 전 제논 요원 집중 탐조 실시!” 그 순간, 드디어 한 제논탐조등이 적 AN-2기를 발견했다. 모든 제논탐조등이 일제히 적기가 발견된 방향으로 빛기둥을 집중했다. 적 AN-2기는 순식간에 독 안에 든 쥐 꼴이 됐다. 곧이어 전 대공화망이 제논탐조등이 비추는 적기를 향해 집중 사격을 시작했다. 피할 곳 없이 헤매던 적기는 힘없이 기지 서쪽으로 도주하고 말았다. 적기의 이탈을 완벽하게 확인한 순간, 전 제논탐조등이 소등됐고 대공 탐조상황은 종료됐다. 그러나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4시간 지속 기지방호 훈련에 돌입한 전 요원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날이 밝아올 때까지 순찰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공군5비는 지난 7일 키리졸브/독수리(KR/FE) 연습 시작과 함께 전시 작전수행능력 완비를 위한 강도 높은 전투태세훈련(ORE: Operation Readiness Exercise)을 시작했다.
공군5비는 10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전투태세훈련에서 전시 기지 생존성 완비를 목표로 전시전환 및 지속작전 수행, 24시간 지속 기지방호, 재난통제 집중 훈련 등 전 분야에서 복합적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8일 야간에는 기지 인근 상공에 출현한 가상 적기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한 ‘적 저속침투기 강착거부 및 제논탐조등 훈련’을 실시했다.
적의 기습 도발에 대비한 이번 훈련은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가 아닌, 지휘소에서 실시간으로 부여하는 훈련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실전성을 더했다.
한편, 공군5비가 있는 김해기지는 전·평시 모두 최고 수준의 방호태세가 요구되는 핵심 지역이다. 김해국제공항은 하루 이용객이 평균 1만 명에서 최대 4만 명이며 연간 이용객은 1300만 명에 육박하는 대형 국제공항이다. 또한, 기지 일대에는 국가 중요시설인 대한항공 테크센터, 국제공항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공군5비는 평소 24시간 지휘소 훈련, 주야간 지속 기지방호 및 화생방방호 훈련, 불시 대테러 훈련 등을 통해 임무요원들의 작전수행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제논탐조등 훈련 현장을 지휘한 공군5비 박도원(소령) 헌병대대장은 “제논탐조등은 기지 방호에서 1차 대공방어망 구실을 하는 만큼 운용요원의 숙달된 조작이 중요하다”며 “KR/FE 연습과 함께 진행 중인 실전적인 전투태세훈련을 통해 적의 어떠한 도발도 완벽하게 무력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