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P 위장무늬를 사용한 미 육군의 현용 위장복.

 `공통분모'적 색상과 무늬…모든 환경에 효과

　미 해병대의 ‘마팻’ 디지털 위장무늬 채용은 세계 각국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같은 나라인 미 육군에서도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에 따라 미 육군은 기존의 우드랜드 패턴과 3색 사망 위장무늬를 대체할 새로운 위장복의 채택을 진행했고, 2002년부터 2004년 사이에는 4가지 후보 색상을 선정해 테스트를 거쳤다. 여기서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예전에는 크게 삼림지대와 사막지대의 두 가지 위장무늬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위장복으로 이 두 환경 모두에서 작전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해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하게 된 때문인데, 이 두 곳은 사막부터 산악지대까지 다양한 환경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 벌의 위장복으로 이 모든 환경을 다 커버할 수 있어야 이상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컴퓨터의 도움을 빌려 다양한 환경에 대한 ‘공통분모’적 색상과 무늬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도 한 이유가 됐다.

　2년의 테스트 끝에 2004년에는 UCP(Universal Camouflage Pattern), 즉 만능 위장무늬가 탄생했다. 이 무늬는 미 육군의 최신형 전투복인 ACU(Army Combat Uniform)에 채택돼 2005년부터 미 육군의 표준 위장무늬로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UCP는 세계 어디에서도 쓰는 단일 위장무늬로서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그 탄생 과정이나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미 육군은 개발과정에서 4가지 다른 색상을 테스트했으나 실제 채택된 UCP는 이것들과는 상당히 다른 디지털 픽셀 위장무늬였고, 그나마도 4가지 색상들 중 가장 위장효과가 낮은 것으로 판단된 도시형 위장무늬의 색상을 기초로 했기 때문이다.

사실 UCP는 미 해병대용의 마팻을 기초로 도시형 위장무늬 색상을 사용한 것으로, 일부에서는 개인 특허가 얽힌 다른 위장무늬를 채택해 특허비용이 지불되는 것을 막기 위해 UCP를 따로 개발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야간투시경에 탁월하지만 육안 식별에 약점

　UCP의 위장색은 매우 낮은 채도의 회색과 녹색, 황토색으로 구성되며 전반적으로 회색 톤을 띠고 있다. 검정색이 없는 점이 특이한데, 이는 야간투시경으로 볼 경우 검정이 특히 강조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미군의 설명이다. 실제로 UCP는 미세한 점들로 구성된 무늬의 효과도 더해져 야간투시경으로 볼 경우 상당히 높은 위장효과를 발휘하며 채택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문제는 가장 중요한 육안 관측 시의 위장효과다. UCP는 도시 지역이나 사막지역에서 어느 정도는 위장효과를 발휘하나 뛰어나다고 하기는 어렵고, 삼림지역에서는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특히 검정색이나 어두운 색상이 일절 사용되지 않아 멀리서 보면 위장색이기보다 단색에 가깝게 보이는 특징은 병사들에게 상당한 불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나마 2008년까지 미국의 관심이 UCP의 효과가 비교적 보장되는 이라크에 쏠려 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아프가니스탄이 다시 부각되면서 UCP의 문제가 재차 떠오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산악지대가 많아 UCP의 위장효과가 반감되는 경향이 있고, 이 때문에 현장의 불만이 만만치 않았다. 미 육군은 이미 아프가니스탄 파병 병력에 대해 점차 다른 위장무늬 복장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