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수직 손잡이를 레일에 부착한 M4카빈.

현대의 자동소총에는 권총 손잡이(Pistol Grip), 즉 방아쇠를 당기는 손으로 잡기 위한 손잡이가 독립된 형태로 달려 있어 자동 사격 시 총 후방의 안정된 통제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총 앞부분의 파지는 비교적 최근까지 총열 덮개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였다.

　이처럼 앞부분 파지를 총열 덮개를 이용하는 자세는 많은 양을 사격하지 않는 일반적인 단발 조준사격에는 유리한 면이 있으나 단시간에 여러 발을 사격해야 하는 경우, 특히 점사나 자동 사격 시에는 총기의 앞부분 통제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전투, 특히 2001년 이후 지속되는 ‘테러와의 전쟁’으로 크게 급증한 근거리에서의 집중적인 총격전 상황에서는 과거의 전쟁보다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화력을 퍼부어야 할 상황이 크게 늘었으며, 또 사격을 하는 상황도 시가전 등 잦은 움직임과 사격의 병행이 강요당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권총 손잡이와는 별도로 전방 수직 손잡이(Vertical Foregrip)가 사실상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종류의 전방 수직 손잡이는 총기 총열 덮개의 돌출부이거나 총열 등 총기의 일부에 나사 등을 이용, 고정되는 방식이어서 고정이 불확실하거나 사람에 따라 알맞은 위치로 옮기는 것이 곤란한 것이 보통이었으며 필요 없을 때에도 떼기 어려워 휴대나 운반이 쉽지 않았다. 실제로 수직 손잡이가 총기 앙등 억제 등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잘 알려진 지는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널리 보급되지 않은 이유는 이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의 총기, 특히 미국 및 나토(NATO) 국가의 총기들에는 최근 피카티니 레일이 과거의 총열 덮개를 대체하는 표준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전방 수직 손잡이의 장착 위치나 탈착 여부 등의 선택의 폭이 비약적으로 넓어졌다. 레일에 대해 쉽게 떼고 붙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착 위치를 레일 위 어디에라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피카티니 레일을 통한 각종 액세서리 장착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자리를 차지하는 탓에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앞부분을 파지할 자리 자체를 찾기가 곤란해졌고, 종종 전방 수직 손잡이가 아니면 앞부분을 정상적으로 파지하는 자체가 불편한 상황이 늘고 있다.

　전방 수직 손잡이가 주는 또 다른 혜택은 각종 액세서리의 스위치를 장착할 자리를 제공하는 점이다. 미군이나 기타 선진국 군대의 개인 화기에는 이미 라이트와 레이저 정도는 기본으로 장착되는 실정인데, 이들 장비의 작동을 위한 스위치를 손잡이에 직접 설치하면 조작이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전방 수직 손잡이의 또 다른 용도로 최근 늘어나는 것은 예비 배터리를 위한 수납공간이다. 야시장비, 레이저, 라이트 등의 장비가 늘어난 탓에 배터리 소모도 급증하면서 새로운 수납공간인 손잡이가 주목받는 것이다.

　전방 수직 손잡이는 이미 미군에서는 표준 장비로 지급되고 있으며, 다른 많은 나라도 차츰 미국을 따르는 추세다. 그에 따라 각종 사격 교범이나 휴대 자세 교육도 여기에 맞춰 상당 부분 수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