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비무장지대(DMZ) 백마고지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임무를 수행한 지휘관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서 장관은 “여러분들이 백마고지에서 흘린 땀방울이 지금의 전환기를 평화의 시간으로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6·25전쟁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백마고지에서 지난 3년간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DMZ 유해발굴을 비롯한 ‘9·19 군사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완벽한 군사대비태세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하루빨리 남과 북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공동 유해발굴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도 피력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육군5보병사단 등 우리 군 장병들은 지난 9월부터 약 110일 동안 백마고지에서 유해발굴작전을 전개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37점(잠정 22구)의 유해와 8262점의 전사자 유품을 찾는 열매를 수확했다.

국방부는 이 가운데 지난 10월 백마고지 정상에서 계급장, 군번줄, 방탄모, 탄약류와 함께 발굴된 국군전사자(추정)를 소개했다. 이 유해는 개인호에서 적 포탄을 피해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던 모습으로 발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개인호에서 발굴된 유해 대부분은 완전유해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번에 발굴된 유해에서는 구멍이 뚫린 방탄모와 함께 두개골, 갈비뼈 등 상반신 부분 유해만 고스란히 발견돼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추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해 가슴에서 발견된 국군 일등병 계급장은 전투에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군 참전용사의 당시 상황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은 이상순 옹 등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 아홉 분을 모시고 지난 10일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생존 참전용사들은 귀환하지 못한 전우들에게 “우리 훗날 무릉도원에서 아니 백마도원에서 만나자. 승리의 축배”라고 쓴 손편지를 낭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우리 군은 26일 ‘유해발굴 완전작전 기념식’을 열어 올해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지속해 마지막 한 분까지 사랑하는 가족과 조국 품으로 모셔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 공동 유해발굴에 북측이 호응하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언제라도 공동 발굴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를 철저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