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민·관·군 합동위원회 2차 정기회의에 참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과 박은정(맨 왼쪽) 공동위원장 등 위원들이 병영문화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위원회는 ‘정의와 인권 위에 강하고 신뢰 받는 군대 육성’에 중점을 두고 회의를 진행했다. 조종원 기자

장병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민간인 출신 군 인권보호관 제도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또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일과 중으로 확대되고, 훈련병을 비롯한 양성교육기관 입소자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병영생활 전반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박은정 민·관·군 합동위원회 공동위원장은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민·관·군 합동위원회 2차 정기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정의와 인권 위에 강하고 신뢰받는 군대 육성’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병영문화 개선’에 중점을 두고 회의를 진행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동안 각 분과위원회에서 제시된 병영문화 개선 방안 가운데 우선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과제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향후 권고안에 포함할 것을 의결했다. 장병 인권보호 및 조직문화 개선 분과에서는 군 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촉구 및 구성 원칙 결의안, 병영 대내외 소통 여건 향상을 위한 병 휴대전화 사용 규제 완화를 상정했다. 위원회는 오랜 시간 입법이 늦어지고 있는 군 인권보호관 제도 관련 법률 제정을 국회에 촉구하고, 민간 군 인권보호관이 독립적인 지위와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개선 분과는 미국 국방부 산하 성폭력예방대응국(SAPRO)을 모델로 한 군내 성폭력 예방·대응 전담조직 신설 과제를 내놨다. 전담조직은 강력한 성폭력 근절 정책 수립과 현장 점검 등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각 군 양성평등센터가 성폭력 사건 접수부터 처리 과정 모니터링, 피해자 보호 조치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공백이 없도록 인력과 기능을 보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장병 생활 여건 개선 분과는 ‘선(先) 식단 편성 후(後) 식재료 조달 체계 구축’ ‘군 조리 인력 구조 개선’ ‘조리기구 확대 보급’ ‘장병 선호 침구류 교체 추진’ 과제 등을 회의에 상정했다. 군 사법제도 개선 분과에서는 성폭력 사건·사고 발생 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국민적 관심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정기회의에 상정된 과제를 국방부에서 더욱 구체화하고 발전시켜 빠른 시간 안에 추진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각 위원들도 의결 과제의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보완 사항을 식별하는 등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서 장관은 “정기회의에서 의결된 안건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국방부 차원의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위원회도 이 기회에 군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병영 전반에 걸친 추가 과제를 더 적극적으로 발굴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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