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사자성어로 읽는 mil story> 일계삼리와 협상, 하나의 계획으로 3개 이익을 얻다

  작성자: 오홍국
조회: 914 추천: 0 글자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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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4-08 10:38:06

13 일계삼리와 협상
하나의 계획으로 3개 이익을 얻다

利(한 일 계획 계 석 삼 이로울 리)

秦 장의, 600리 땅 미끼로… 제·초동맹 깨뜨렸다


초나라 희왕의 어리석음
“제와 동맹 끊으면 땅 주겠다”에 속아
진·제·한 연합군에 대패 ‘쇠락의 길’


서희, 언변으로 명분·실리 다 얻어
거란과 송나라 관계 등 정세 꿰뚫어
소손녕의 80만 대군 물리고 영토 넓혀


초나라 회왕은 진나라 장의의 유혹에 속아 상어 일대 땅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국력 약화 등 3가지 손해를 봤다.  필자 제공(일러스트·한가영)

초나라 회왕은 진나라 장의의 유혹에 속아 상어 일대 땅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국력 약화 등 3가지 손해를 봤다. 필자 제공(일러스트·한가영)


신냉전 패권 다툼 회오리가 거세다. 지난달 알래스카에서 미·중 ‘2+2(외교·안보)’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서로 거친 설전(舌戰)을 주고받았다. 양측은 인권 등 핵심 쟁점에서 한 치 양보가 없었다. 역사적으로 분쟁과 평화의 갈림길 이정표 방향은 명분과 실리를 찾는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졌다.


초왕, ‘600리 땅’ 유혹에 넘어가다

기원전 313년 서쪽 진나라와 동쪽 제나라, 남쪽 초나라가 천하 패권을 다투었다. 제나라가 초나라를 도와 진나라 곡옥(산시성 린펀) 땅을 빼앗았다. 진 혜문왕은 돌파구가 필요했다. 합종동맹 핵심인 제·초 동맹을 깨뜨려야 했다. 그는 희대의 땅 사기꾼 장의를 초나라에 보냈다. 장의는 세 가지 이익을 미끼로 초 회왕을 유혹했다. 영토 사기 연극이 펼쳐졌다.

장의는 회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일 왕이 제나라와 동맹관계를 끊으면 혜문왕에게 건의해 상어 일대 600리 땅을 바치겠다. 그러면 북쪽으로 제나라를 약하게 만들고 서쪽으로 진나라에 은혜를 베풀고 상어 땅을 얻는 일계삼리이다(若此 劑必弱 齊弱則必爲王役矣 則是北弱齊 西德於秦 而私商於之地以爲利也 則此一計而三利俱至·약차 제필약 제약즉필위왕역의 즉시북약제 서덕어진 이사상어지지이위이야 즉차일계이삼리구지).”

회왕의 신하 진진은 “상어 땅을 얻기 전에 제나라와 동맹을 끊으면 초나라는 고립돼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충언했다. 회왕은 진진의 말을 듣지 않았다. 장의의 유혹에 넘어가 제나라와의 동맹을 파기했다. 제나라는 초나라의 배신에 분노하며 진나라와 동맹을 맺었다. 초 회왕은 진나라에 사신을 보냈다.

사신은 회왕이 받을 땅 600리를 달라고 했다. 장의는 진나라 땅 600리를 어떻게 드리냐고 시침을 뗐다. 그는 자신의 땅 사방 6리라도 가져가라고 했다. 회왕은 속은 것을 알고 다음 해 진나라를 공격했다. 그러나 진·제·한나라 연합군에게 대패하고 국력은 약해졌다.

초나라는 약해지고 진나라는 강해지다

일계삼리는 전한(前漢)시대 유향이 편찬한 『전국책』의 ‘진책(秦策)’에 나온다. 그는 중국 전국시대 진·초 등 여러 나라 역사를 33권으로 정리했다. 여기에는 주나라 원왕부터 진나라 정왕이 여섯 나라를 멸망시킬 때까지 240여 년 역사가 담겼다. 일계삼리의 利는 ‘벼 화(禾)’와 ‘칼 도(刀)’가 결합해 벼를 베는 모습이다. 벼를 추수하는 것은 농부들에게 수익을 가져주었으므로 ‘이익’이나 ‘이롭다’라는 뜻이 파생됐다.

초 회왕은 장의의 일계삼리 이간계에 사기당했다. 삼리(三利)는커녕 삼해(三害: 제·초 동맹 파기, 한중 땅 상실, 국력 약화)를 입었다. 진나라와의 패권 경쟁에서 밀려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반면 진나라가 삼리를 얻었다. 합종동맹 핵심인 제·초 동맹을 무너뜨리고 남쪽 한중(산시성 남부도시로 한수이강 상류의 지리적 요충지) 땅 600리를 얻었다. 국력은 더욱 강해졌다.

일계삼리와 유사한 사자성어인 일거양득(一擧兩得)은 ‘한 번 들어서 두 개를 얻다’라는 뜻이다. 일석이조(一石二鳥)는 ‘돌 하나를 던져 두 마리 새를 잡는 것’이며, 일전쌍조(一箭雙雕)는 ‘화살 한 대로 수리 두 마리를 맞춤’을 말한다. 모두 한 가지 일로 두 개 이익을 취함을 말한다. 利는 저절로 굴러오지 않는다. 준비됐을 때 얻어진다.


세 치 혀로 명분과 실리를 얻다

일찍이 고려에 세 치 혀로 땅을 제대로 얻은 자가 있었다. 10세기 신흥 강대국 거란이 만주 일대를 장악했다. 동북아 정세는 크게 흔들렸다. 송나라는 거란에 돈으로 평화를 구걸했다. 993년 거란 소손녕의 80만 대군이 압록강으로 향했다. 고려 성종은 지레 겁을 먹었다. 서경 이북 땅을 떼어주거나 항복하려 했다. 서희가 나섰다. 그는 소손녕 침공 의도를 꿰뚫고 있었다. 중국 대륙 점령을 위해 송나라와 고려 관계를 차단하려는 성동격서 전략이었다.

소손녕은 “고려는 신라 계승국이므로 옛 고구려 영토를 거란에 돌려주고 송과 단교하고 거란에 사대할 것”을 요구했다. 서희는 소손녕 의도를 알았다. 그는 “고려는 고구려 뒤를 이었으므로 압록강 일대는 고려 영토다. 거란이 땅을 양보하면 고려는 사대의 대상을 바꾸겠다. 거란과 교류는 여진 때문에 제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거란의 노림수는 송나라를 치려고 배후인 고려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인 만큼 서희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었다. 그의 세 치 혀(三寸舌)로 신의주에서 청천강 하류에 이르는 1만여 ㎢ 넓은 영토를 얻었다. 홍화진(의주)에서 곽주(곽산) 등 여섯 곳에 성을 쌓았다. 『고려사』의 ‘서희편’에 나온다.

이 성들은 훗날 몽골군 침략 때 강력한 방어 거점이 됐다. 서희의 담판은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한 명분 및 영토 획득과 거란 침입 격퇴라는 실리까지 얻은 일계삼리였다. 협상 전술은 ‘당근과 채찍’부터 ‘벼랑 끝 전술’까지 다양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판으로 만드는 승자의 수(手)가 요구된다. 상대방이 나의 예측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오산과 오판을 경계해야 한다. 나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서희는 ‘협상과 거래의 기술’ 선구자였다. <오홍국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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