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8월 24일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치러진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반철환 하사(현 계급 상병)의 생전 모습.

고(故) 반철환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와 함께 발굴된 수통 등 유품.

고(故) 반철환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 발굴 당시 현장 모습.

“아버지 없이 지낸 세월이 너무 힘들었지만, 이제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계셨음을 떳떳이 말할 수 있게 된 것이 제일 기쁩니다.”

70년 만에 아버지를 찾은 딸 반경아(70) 씨는 재회의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반씨의 아버지 고(故) 반철환 하사(현 계급 상병)는 1951년 3월 아내와 어린 딸들을 남겨둔 채 조국을 위해 포화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해 8월 24일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치러진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했다. 딸 반씨가 태어난 지 불과 나흘째 됐던 날이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2일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의 신원을 반 하사로 확인했다”면서 “2000년 4월 유해발굴의 첫 삽을 뜬 후 158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라고 밝혔다.

국군8사단 16연대 소속으로 참전했던 반 하사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까지는 7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반 하사는 2016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에 의해 서화리 일대에서 허벅지 뼈 일부 외에 탄피, 수통 등을 포함한 유품 5점과 함께 발굴됐다. 이후 신원확인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국유단이 2020년부터 시행한 ‘과거 대량 발굴지역의 유해자료 재분석’ 과정을 통해 최근 신원이 확인됐다.

국유단은 과거 대량으로 유해가 발굴됐던 ‘노전평전투’ 등의 전사자 유가족을 집중 탐문해 지난해 19구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확인했는데 이는 유해발굴사업 개시 후 연간 실적으로 최대 수치다.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확보돼 있었다는 점도 신원확인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지난달 딸 반씨가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유단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이번 달 중 ‘호국의 영웅귀환행사’를 거행한 뒤 반 하사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올해도 전 국민적인 사업참여 확대를 통해 ‘국민과 함께, 국가에 대한 헌신에 보답하는 사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발굴된 전사자의 신원을 한 분이라도 더 찾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채무 기자

사진=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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