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벨기에의 FN 사는 새로운 기관총의 개발을 시작했다. 비록 독일에 점령된 동안 생산·개발 능력에 큰 타격을 입은 FN 사였으나 세계적 총기 수출업체라는 타이틀을 전쟁 뒤에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우수한 기관총의 생산을 재개해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독일이 정립한 다용도 기관총의 콘셉트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미래의 시장을 잃을 것은 분명했다.FN 사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당시 최신형이자 독일 점령군이 남기고 간 MG42와 그동안 자신들이 면허 생산을 계속하던 미국의 브라우닝 계열 기관총들(캘리버 .30·BAR 등)의 장점을 조합하기로 했다.

MG42의 격발기구와 급탄기구는 거의 그대로 사용한 반면, 생산성은 높지만 FN 사가 익숙하지 않은 순수한 프레스 공법 대신 캘리버 .30 기관총에 사용된 철판 리벳 접합과 프레스 공법의 혼합을 통해 안전성과 내구성을 확보했다. 또 노리쇠의 구조도 BAR의 것을 개량한 것을 쓰는 등 모험보다는 비교적 안정된 설계를 채택했다.

이렇게 설계된 신형 기관총인 FN/MAG는 1958년에 등장한 뒤 오래지 않아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당장 완성된 직후에 영국 육군의 제식 기관총으로 선정됐으며, 수많은 나토 국가들이 그 뒤를 따랐다. 물론 7.62㎜ 나토탄이라는 표준 탄약의 선정도 한 이유였겠지만 적절한 가격과 부피·무게, 그리고 뛰어난 신뢰성과 내구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선택된 것이다.

1960년대가 끝나기도 전에 나토에서 가장 일반적인 기관총이 된 MAG는 여세를 몰아 전 세계적으로 보급됐다. 중동·남미·아프리카·아시아를 막론하고 이 총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7.62㎜급 기관총으로, 운용국 수는 70개국에 달한다. 이 중에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이스라엘도 포함돼 있으며, 이스라엘을 포함한 운용국 대부분은 FN/MAG를 여전히 주력 기관총의 하나로 포함하고 있다.

MAG는 미국에서도 1979년부터 M240이라는 제식명으로 장갑차량용 기관총으로 운용되기 시작했다. 당시의 테스트에 의하면 기능 정지(부품 파손 없는) 횟수는 2962발당 1회로 M60(846발)의 3분의 1 이하, 기능 고장(부품의 파손이 수반되는)은 6442발당 1회로 M60(1669발)의 약 4분의 1이라는 압도적인 신뢰성과 내구성의 우위를 보여줬다.

M60이 아예 최소 기준(기능 정지 850발/1회, 기능 고장 2675발/1회)조차 충족시키지 못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었다.이처럼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M240이지만 90년대까지는 전차와 장갑차에만 탑재됐다. 그러나 미 해병대는 결국 90년대 중반부터 보병용으로 운용하던 M60계열도 전부 M240으로 바꿔버렸고, 결국 미 육군도 90년대 후반에는 해병대의 전철을 밟았다.

미군에서 M240계열은 보병부대에서 소대 기관총으로 운용되며, 분류상 중(中)기관총이다. 2001년부터는 ‘테러와의 전쟁’으로 실전에도 다수가 사용되는데,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미군 병사들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장비 중 하나로 기록되기도 했다.

사진설명:M240G 기관총(M240의 미 해병대 버전)을 사격 중인 미 해병대원. 1990년대부터 M60을 대체해 운용되고 있다.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