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국제 이슈 돋보기> 북한 무기 생산 기지화 전망…우크라전 격화 우려
작성자 : 강석율(218.152.xxx.xxx)
입력 2024-07-08 10: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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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북 정상회담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 ②

북한 노동신문 푸틴 기고문 관심 집중
미·서방 주도 국제질서 재편 협력 의도
불법적 행위에 대한 제재 무력화 속내
러, 미 견제 목적 베트남에도 손 내밀어


지난달 19일 진행된 러·북 정상회담으로 양측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이에 글로벌·지역적 차원의 안보적 파급효과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 양측의 정상회담으로 러시아는 반미·반서방진영 구축의지를 보여 줬다. 러·북의 군사협력 강화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안보에 초래할 영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 연방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모든 피해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 타협의 시간은 끝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반미·반서방진영 구축 행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응으로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고립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올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개최된 데 이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국제사회 압박이 고조되는 국면에 처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집권 5기 시작과 함께 중국,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북한, 베트남을 방문하는 광폭 행보를 보여 줬다. 국제적인 고립을 해소하면서 미국·서방 주도의 국제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러·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푸틴 대통령의 기고문에 주목했다. 반미·반서방진영 구축을 목적으로 대북한 관계의 지향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첫째, 유라시아 지역에서 평등하고 안전한 국제질서를 건설하자고 강조했다. 북한을 미국·서방 주도의 국제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협력 파트너로 규정한 것이다.

둘째,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과 상호결제체계를 발전시키자는 제안이다. 달러 주도의 국제경제 질서에 도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셋째, 미국·서방의 제재를 일방적·비합법적 제한조치로 규정하면서 북한과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들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 때 양측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은 이러한 러시아의 의도에 북한이 전적으로 호응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강요하려는 패권주의적 기도에 결연히 맞서면서 다극화된 국제질서 수립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러·북 정상회담에 이어진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도 주목했다. 미국은 대중국 견제의 맥락에서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 푸틴의 국빈방문으로 양국 정상은 서로의 적대국과 동맹을 맺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국방·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대미 견제 행보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노력도 주목된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베트남과도 액화천연가스 공급, 해상 수송로 건설 프로젝트, 원자력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또한 북한에 이어 베트남 방문에서도 자체적인 결제체계 구축과 자국 통화 결제비율 확대 등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달러화 영향력에 도전하려는 모습을 보여 줬다.

우크라전과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파급효과 

전략경쟁의 글로벌 질서가 도래하면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국가 전략 차원의 경쟁국으로 규정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동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중국의 위협 억제에 주력해 온 인도·태평양 전략과 러시아 위협 억제에 주력해 온 유럽·대서양 전략 간 연계성을 구축하는 통합적 지역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양 지역 동맹·우방국과의 안보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러·북 정상회담 결과가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질서에 초래할 영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안보에 초래할 수 있는 파급효과로 인해 양 지역에서 미국이 주도해 온 지역 전략이 도전받을 수 있어서다. 즉 러·북 정상회담은 유라시아의 두 핵심 지역인 우크라이나와 한반도에서 미국에 도전하려는 양측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커져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적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간 지속할 물적 토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지원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본격화되면서 전쟁은 장기전 국면으로 전개됐다. 이에 러시아는 극심한 소모전 양상으로 펼쳐지는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포탄과 미사일 등 무기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여기서 대량의 포탄 재고와 대규모 생산 역량을 유지해 온 북한이 러시아의 해결사로 등장했다. 한미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2022년 하반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컨테이너 1만 개 분량의 포탄을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의 지원을 바탕으로 러시아는 올해 춘계 대공세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화력의 우위를 보여 주면서 점령지를 확대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 공급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 위반이라는 점을 의식한 행보다. 하지만 북한과 체결한 조약의 상호 군사원조 규정을 근거로 북한을 무기 생산기지로 활용하려는 공개적·공식적 행보를 보여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당 조약에 자위권 개념을 도입한 바, 이는 북한의 무기 지원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반도 안보에 미칠 파급효과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러시아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의 도발에 따른 한반도의 긴장 고조는 인도·태평양과 유럽 사이에서 미국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 행보에 연루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담도 커진다.

러시아의 군사기술 이전 수준도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점이다.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기술적으로 지원해 왔다. 그 연장선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위한 최첨단 기술 이전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이러한 유형의 기술 이전에는 소극적일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첨단 기술을 최후의 지렛대로 남겨 두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 유지에 활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과의 관계에서 초래할 부정적 영향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러·북은 자신들의 군사협력을 방어적 성격으로 규정했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와 북한을 선제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허구적 주장이다.

러시아와의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대남 군사적 압박 수위가 고조될 수도 있다. 러·북의 공조 행보에 국제사회의 경각심이 요구되는 이유다.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팀장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40708/1/ATCE_CTGR_0020010011/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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