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인간은 전투 주도, 기계는 위험 전담으로 희생 최소화
작성자 : 계동혁(218.152.xxx.xxx)
입력 2024-05-29 1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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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기반의 인간-기계전

새 위협 강도·기술 진화 속도 예상 초월
인간-기계 유기적인 통합 보장 최우선
전투 임무 단순 보조 수준에서 출발
육·해·공·우주 넘나드는 단계까지
기계 대량으로 동원해 적 방어 압도


대전차미사일이 장착된 UGV, 수색 및 탐지용 로봇전투견 등을 활용해 전투실험 중인 미 육군 미래사령부 소속 장병들. 현재 미 육군이 추구하는 인간-기계전의 특징은 인간이 전투를 주도하고, 기계가 위험을 전담해 최소한의 희생으로 전투·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출처=미 국방부 홈페이지(www.defense.gov/)

드론으로 상징되는 무인 무기체계(Unmanned Weapon System·UWS)의 눈부신 발전과 확산이 현대전쟁 양상은 물론 군의 전통 속성까지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 각국은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육군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anned-Unmanned Teaming·MUM-T)를 기반으로 새로운 개념의 인간-기계전(Human-Machine Warfare·HMW)을 준비하고 있다.


깊어지는 미 육군의 고민 

자타공인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 육군이지만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는 지휘관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기술 발전 속도와 첨단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갈수록 미 육군의 승리와 전략적 우세를 장담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미 육군 미래사령부의 제임스 레이니 사령관 역시 공개석상에서 “새로운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방어가 공세를 압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공격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 많은 무기와 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막대한 인명 및 장비 손실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보장하기 힘들어진다는 뜻도 된다. 실제로 3년 차에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러한 현상이 극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극단적으로 높아진 상대측 방어력으로 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점점 강조되는 발상의 대전환 

신기술이 적용된 첨단무기로 적군을 공격한다고 해도 양측 모두 놀라운 학습능력을 바탕으로 이를 무력화할 대응기술을 이르면 2~3일, 길어도 3개월 이내에 완성하고 있다. 

압도적인 화력으로 적군의 방어체계를 붕괴시키는 미 육군의 전통적 전략은 1991년 이라크에서 효과적이었지만 2024년 우크라이나에서는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와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특수경쟁연구 프로젝트(SCSP)의 전문가팀은 과감한 군사혁신이 필요하며,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급변하는 현대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예산의 극단적 효율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으며, 전통적인 군대조직을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과 초고속 통신망으로 연결된 MUM-T에 최적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RUSI와 SCSP의 연구자들은 저렴한 중국제 드론과 생활밀착형 인터넷 서비스가 우크라이나에서 불러일으키고 있는 변화와 이로 인한 나비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MUM-T 기반의 인간-기계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미국 육군이 시험평가 중인 원통형 투척봇은 무너진 건물 실내, 지하 공간 등 접근이 불가능한 장소를 수색하는 정찰 및 탐지 로봇이다. 중량이 600g에 불과해 다른 드론으로 공중투입이 가능하며, 저소음 모터로 비좁은 공간을 은밀하게 탐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미 국방부 홈페이지(www.defense.gov/)

미 육군 미래 사령부의 실험

최근 미 육군 미래 사령부는 급변하는 전쟁 양상에 대응하기 위한 인간-기계전 실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주요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MUM-T 기반의 인간-기계전 시험평가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20일까지 캘리포니아의 국립훈련센터(NTC)에서 이뤄진 이번 실험의 목적은 “인간이 전쟁을 통제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가?”로 요약할 수 있다.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구성된 인간·기계 통합팀(Human-Machine Integrated Formation·H-MIF)은 미 육군과 해·공군, 해병대, 우주군 등이 참여했다. 미국은 물론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에서 개발된 240개 이상의 UWS가 동원됐다.

이번 실험은 미 육군이 계획 중인 인간-기계전의 첫 번째 단계다. 아군 전투병력과 적군 간 비접촉 전투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UWS의 대규모 활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인공지능 통제를 받는 UWS가 구체적인 지시 없이도 급변하는 전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도 함께 평가됐다.


미리 엿보는 인간-기계전 

다양한 형태의 드론이 붕붕거리는 소음과 함께 상공을 누비며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지상에서도 대전차미사일, 중기관총으로 무장한 UGV와 견마 형태의 로봇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이들 무인 무기는 지형 정보를 수집하거나 적군을 식별하기 위한 수색 및 정찰 활동을 전개하며 일부는 적군의 전자파를 탐지해 통신을 감청하거나 방해하는 전자전까지 수행한다. 적군의 위치가 확인되고 지휘관 공격 명령에 따라 적군에 대한 공격작전이 시작된다. 정찰 드론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후방에 전개한 포병부대의 로켓 및 지대지 미사일 사격으로 시작된 광역 제압 공격은 압도적인 규모의 공중 및 지상 무인 무기들에 의한 정밀공격으로 계속 이어진다. 적군 역시 다종다양한 무인 무기를 전투에 투입해 무인 무기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하지만 적군이 투입한 무인 무기에 비해 압도적인 숫자를 자랑하는 아군의 무인 무기가 점점 우세해지고, 결국 전의를 상실한 적군 지휘부는 후퇴하기 시작한다.


성공의 관건은 인식의 전환

조지프 웰치 미 육군 전투능력개발사령부 산하 C5ISR 센터장은 새로 등장하는 위협 강도와 기술 진화 속도가 예상을 초월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대응법으로는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간-기계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인간과 기계의 유기적 통합이 보장돼야 하며, 이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작동하는 첨단 통신망과 보안체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5세대를 넘어 6세대 표준 통신망의 군사적 활용 역시 더욱 가속해야 하며, 전자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충분한 대응책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지휘체계를 최소화하고 지휘관들의 의식구조 자체를 전환하는 것이며, 이것은 기술혁신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전자전 상황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재래식 무기의 적극적인 활용 역시 인간-기계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최첨단 무기가 난무하는 미래전쟁에서도 활용 여부에 따라 여전히 재래식 무기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전쟁의 서막 

인간-기계전은 지금까지는 볼 수 없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다. 그리고 인간-기계전을 현실로 바꾸는 MUM-T 개념은 상상을 초월하는 발전 속도로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인간의 전투 임무를 단순 보조하는 수준에서 출발했던 MUM-T 개념은 2010년대 초반, 통합 및 협력 증진 과정을 거쳐 2010년대 중반 이후 자동화 및 인공지능 활용 단계까지 발전했다. 현재 MUM-T 개념은 육-해-공-우주를 넘나드는 다양한 전투임무의 수행 단계까지 발전했다.

미 육군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인간-기계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 육군의 주요 전투부대에는 혁신적인 능력을 갖춘 새로운 단거리 정찰(SRR) 드론이 실전 배치되고 있지만, 이것은 거대한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미 육군 미래사령부가 NTC에서 선보인 것과 같이 최첨단 통신망으로 연결된 다종다양한 UWS가 인간을 대신해 전투에 투입될 것이다. 이를 통해 미 육군이 추구하는 ‘원거리에서 적을 더 빨리 식별하고 타격하는 비접촉 전투’를 실현할 것이다.

미 육군 관계자들은 “아무리 튼튼한 방패라고 해도 결국 강력한 창에 뚫릴 수밖에 없다”며 “가까운 미래에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UWS)가 대량으로 동원돼 적의 방어를 압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40529/1/ATCE_CTGR_0020010001/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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