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국제 이슈 돋보기> 미·일 네트워크 기반 격자형 글로벌 동맹 ‘리더’ 선언
미·일 정상회담 분석과 평가
“전례 없는 높은 수준” 동맹 과시
공동의 글로벌 리더십 지속 시사
호주·필리핀·오커스와 소다자 협력
미 중심 ‘부챗살’에서 ‘격자형’으로
네트워크 관계망 기반 가시화
군사 협력 강화 움직임도 주목해야
전후 대변혁 꾀하는 일본의 의도 등
양국 관계 강화 보는 시선 달라져야
“전례 없는 높은 수준” 동맹 과시
공동의 글로벌 리더십 지속 시사
호주·필리핀·오커스와 소다자 협력
미 중심 ‘부챗살’에서 ‘격자형’으로
네트워크 관계망 기반 가시화
군사 협력 강화 움직임도 주목해야
전후 대변혁 꾀하는 일본의 의도 등
양국 관계 강화 보는 시선 달라져야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3국 정상회의에서 “일본과 필리핀을 향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 간의 정상회담이 4월 10일 미 워싱턴에서 개최됐다.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현재의 미·일 동맹이 지난 3년 동안 “전례 없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공유하며 양국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선언했다. 일본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과 함께 글로벌 안보에 대한 기여 확대에 기반한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를 1960년 미·일 안보조약 이후 ‘최대의 변화’ 중 하나로 평가했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이번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의 분량은 12쪽(일문 기준)에 달했다. 양국 협력 분야를 상세히 명시한 별도의 설명서(fact sheet)도 발표했으며, 그 분량은 18쪽(일본 기준)에 달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변화하는 전장 및 전략환경을 배경으로 동맹의 협력이 무기개발, 정보, 우주, 사이버, 경제안보, 기후 등 모든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구체화됐다고 확인했다. 미·일 동맹의 국제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주목되는 점이다. 기시다 총리는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국제질서를 수호하는 데 일본이 미국의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서 그 책임을 같이 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글로벌 안보문제와 국제질서 유지 측면에서 미·일 ‘공동’의 리더십이 향후에도 지속 강조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일 동맹에 기반한 글로벌 리더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질서 구축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이를 위해 양국은 범정부적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내용을 통해 제시된 안보·군사 분야 협력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일 동맹의 군사협력 강화와 소다자 협력의 지속적 확대 움직임이 지역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첫째, 미·일 동맹의 지휘·통제 강화와 관련한 내용이다.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일본의 공격능력 보유 및 통합작전사령부 신설 등에 대해 “미·일 방위협력을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미·일 안보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조치”로 평가했다. 이어서 “작전 및 능력의 빈틈없는 통합을 가능하게 하고, 평시 및 유사시 자위대와 미군의 상호운용성 및 계획책정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각각의 지휘·통제 틀을 향상하겠다는 의도를 표명”했다. 그 연장선에서 오는 5월에 개최될 예정인 미·일 안보협의회의에서는 주일미군의 작전지휘 기능 강화가 핵심 주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신설되는 일본 통합작전사령부가 미군과 작전적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맞추어 기존의 통합막료감부는 미군과 전략적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미·일 간의 지휘·통제체계 강화가 양국이 각각 독립적인 지휘권을 보유한다는 전제하에 추진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즉 한미연합사령부와 같은 조직의 창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따라서 미·일 동맹의 지휘·통제의 ‘통합’은 양국 간 ‘동맹조정메커니즘’(ACM)의 기능 강화를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일 간 확장억제체제의 강화 움직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일본의 방어력에 의해 증진되는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양국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명기했다. 2023년 12월에 개최된 미·일 확장억제협의회의(EDD)에서 일측이 강조한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다. 일본의 공격능력 보유 공식화에 따라 강화된 미·일 동맹의 확장억제체제가 통합억제 차원에서 어떻게 논의되어 나갈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소다자 협력을 확대·강화해 나가기로 한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일본·호주, 미국·일본·필리핀, 그리고 오커스(AUKUS)-일본 연계 협력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먼저 양국의 공동성명에서는 ‘네트워크화된 방공 아키텍처’(미사일방공망)에 관한 미국·일본·호주 3국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 명시됐다. 미사일 방어에 관한 정보공유를 중심으로 하는 한편, 아직 구체적인 협력내용까지 결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 3국은 2023년에 미사일 방어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F-35를 호주에서 시험 운용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의 호주 내 시험발사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영국·호주의 소다자 협의체인 AUKUS에 대한 일본의 관여 가능성이 크게 주목받게 되었다. AUKUS 확대 논의가 제기되어온 가운데 일본 정부는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AUKUS의 제2축에 해당하는 첨단능력 분야에서 일본과의 협력 검토가 명기됐다. 다만, 일본 측은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미국·일본·필리핀 3국의 첫 정상회담이 이번 미·일 정상회담과 연계해 개최됐다는 점 역시 지역 질서 차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2023년 이후 일본과 필리핀 양국의 안보협력 수준이 크게 제고됐다. 이를 배경으로 3국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해양안보와 함께 경제·개발, 금융, 기술개발, 에너지 공급망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가 선언됐다.
이러한 일련의 내용은 소다자 협의체가 제도화되면서 네트워크화된 관계망에 기반한 동맹체제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을 축으로 하는 양자 동맹의 방식으로 유지되어 온 기존의 부챗살(hub-and-spoke) 모델에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람 이매뉴얼 주일 미 대사는 양국이 직면한 현재의 안보 상황에서 네트워크 관계망에 기반한 ‘격자형(grid)’ 동맹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일 동맹의 지휘·통제 강화와 소다자 협력이 중국 견제의 성격이 있음은 새삼스럽게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양국의 동맹 관계가 역내 질서의 재구축, 나아가 글로벌 질서 차원에서도 긴밀히 연계되고 있음이 보다 분명히 확인됐다. 이는 전후의 대변혁을 꾀하는 일본의 국가전략과도 무관하지 않은 움직임이다. 미·일 동맹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달라져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변화하는 전장 및 전략환경을 배경으로 동맹의 협력이 무기개발, 정보, 우주, 사이버, 경제안보, 기후 등 모든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구체화됐다고 확인했다. 미·일 동맹의 국제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주목되는 점이다. 기시다 총리는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국제질서를 수호하는 데 일본이 미국의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서 그 책임을 같이 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글로벌 안보문제와 국제질서 유지 측면에서 미·일 ‘공동’의 리더십이 향후에도 지속 강조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일 동맹에 기반한 글로벌 리더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질서 구축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이를 위해 양국은 범정부적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내용을 통해 제시된 안보·군사 분야 협력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일 동맹의 군사협력 강화와 소다자 협력의 지속적 확대 움직임이 지역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첫째, 미·일 동맹의 지휘·통제 강화와 관련한 내용이다.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일본의 공격능력 보유 및 통합작전사령부 신설 등에 대해 “미·일 방위협력을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미·일 안보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조치”로 평가했다. 이어서 “작전 및 능력의 빈틈없는 통합을 가능하게 하고, 평시 및 유사시 자위대와 미군의 상호운용성 및 계획책정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각각의 지휘·통제 틀을 향상하겠다는 의도를 표명”했다. 그 연장선에서 오는 5월에 개최될 예정인 미·일 안보협의회의에서는 주일미군의 작전지휘 기능 강화가 핵심 주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신설되는 일본 통합작전사령부가 미군과 작전적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맞추어 기존의 통합막료감부는 미군과 전략적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미·일 간의 지휘·통제체계 강화가 양국이 각각 독립적인 지휘권을 보유한다는 전제하에 추진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즉 한미연합사령부와 같은 조직의 창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따라서 미·일 동맹의 지휘·통제의 ‘통합’은 양국 간 ‘동맹조정메커니즘’(ACM)의 기능 강화를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일 간 확장억제체제의 강화 움직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일본의 방어력에 의해 증진되는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양국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명기했다. 2023년 12월에 개최된 미·일 확장억제협의회의(EDD)에서 일측이 강조한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다. 일본의 공격능력 보유 공식화에 따라 강화된 미·일 동맹의 확장억제체제가 통합억제 차원에서 어떻게 논의되어 나갈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소다자 협력을 확대·강화해 나가기로 한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일본·호주, 미국·일본·필리핀, 그리고 오커스(AUKUS)-일본 연계 협력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먼저 양국의 공동성명에서는 ‘네트워크화된 방공 아키텍처’(미사일방공망)에 관한 미국·일본·호주 3국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 명시됐다. 미사일 방어에 관한 정보공유를 중심으로 하는 한편, 아직 구체적인 협력내용까지 결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 3국은 2023년에 미사일 방어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F-35를 호주에서 시험 운용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의 호주 내 시험발사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영국·호주의 소다자 협의체인 AUKUS에 대한 일본의 관여 가능성이 크게 주목받게 되었다. AUKUS 확대 논의가 제기되어온 가운데 일본 정부는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AUKUS의 제2축에 해당하는 첨단능력 분야에서 일본과의 협력 검토가 명기됐다. 다만, 일본 측은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미국·일본·필리핀 3국의 첫 정상회담이 이번 미·일 정상회담과 연계해 개최됐다는 점 역시 지역 질서 차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2023년 이후 일본과 필리핀 양국의 안보협력 수준이 크게 제고됐다. 이를 배경으로 3국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해양안보와 함께 경제·개발, 금융, 기술개발, 에너지 공급망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가 선언됐다.
이러한 일련의 내용은 소다자 협의체가 제도화되면서 네트워크화된 관계망에 기반한 동맹체제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을 축으로 하는 양자 동맹의 방식으로 유지되어 온 기존의 부챗살(hub-and-spoke) 모델에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람 이매뉴얼 주일 미 대사는 양국이 직면한 현재의 안보 상황에서 네트워크 관계망에 기반한 ‘격자형(grid)’ 동맹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일 동맹의 지휘·통제 강화와 소다자 협력이 중국 견제의 성격이 있음은 새삼스럽게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양국의 동맹 관계가 역내 질서의 재구축, 나아가 글로벌 질서 차원에서도 긴밀히 연계되고 있음이 보다 분명히 확인됐다. 이는 전후의 대변혁을 꾀하는 일본의 국가전략과도 무관하지 않은 움직임이다. 미·일 동맹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달라져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장혜진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40422/1/ATCE_CTGR_0020010011/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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