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국제이슈 돋보기>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국제사회 시각과 유의점
작성자 : 손효종(218.152.xxx.xxx)
입력 2024-04-01 11: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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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우발적 충돌 위험성 상존…주변국 공조 중요

국제이슈 돋보기 -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국제사회 시각과 유의점 

한국 향한 초강경 엄포 놓고 여러 분석
일부 전문가, 공격 실행의지 신호 판단
북 전쟁 감행 징후 없다는 관점도 다수
미와 협상 우위·영향력 행사 목적 제기
내부 문제 해결 위한 위협 활용 시각도
외교적 해법·강한 대비태세 동시 요구

2023년 연말의 제8기 제9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교전국 관계’와 ‘남반부 영토 평정’ 등의 공세적 발언을 쏟아내며 대남노선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올해 초에 열린 제14기 제10차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통일·화해·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한국을 향한 선전포고와 같은 초강경 위협을 엄포했다. 이러한 북한의 위협 발언을 계기로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 내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20일 한미 장병들이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을 하고 있다. 김병문 기자

한반도 위기론의 제기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와 로버트 칼린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은 국제사회 논쟁을 촉발한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 김정은이 과거 김일성처럼 전쟁에 나설 결심과 준비를 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 당국이 2019년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포기하는 대신 중·러와의 협력을 강화해 온 점을 근거로 “더 나은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한 행위자가 가장 위험한 게임을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를 역사가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북한 핵 문제 권위자인 헤커 교수와 미 중앙정보국(CIA) 및 대북협상 수석고문 출신인 칼린이 작성한 해당 기고문을 계기로 한반도 위기론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됐다.

북핵특사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석좌교수 역시 북한이 한국을 강압하고 미국의 개입을 억지하고자 핵 위협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과 중국이 대만을 두고 대치할 경우 북한이 중국을 지원하기 위해 핵 위협을 활용할 수 있다며 동북아시아 변수가 북한 당국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종합하면 한반도 위기론은 북한이 신냉전 구도라는 구조적 지렛대에 힘입어 허세가 아닌 공격 실행의지가 담긴 강압적 위협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으로 축약할 수 있다.


오랫동안 패턴화된 북한의 셈법 

한반도 위기론에 반박하는 관점들도 제기됐다. 북한의 위협이 새롭지 않으며 전쟁 감행 징후가 없다는 시각으로, 세부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이 미국의 선거일정을 고려하면서 협상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위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전 북한 주재 독일대사인 토마스 셰퍼는 핵 선제공격과 무력통일을 언급한 북한의 행보가 잘 짜인 협상의 패턴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성 김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역시 북한이 핵·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고도화에 전념하고 있지만,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전략적 계산은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미 선거철엔 북한의 군사활동 및 강경발언이 증가해 왔다면서 올해도 북한의 낮은 수위 도발이 빈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둘째, 평양의 위기 고조 발언이 한국과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은 경제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의 관점에서 전쟁 준비는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위협 발언과 관련해 선거시기를 맞이한 한국과 미국에서 대북정책의 효과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핵보유국 인정과 제재 완화 등 정책 전환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기를 의도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지낸 로버트 랩슨은 북한의 이 같은 행태가 한미동맹 이완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관점을 제기했다. 북한의 위협 발언 및 무기체계 고도화에 따른 한반도 긴장 수위 고조로 대북 강경책을 견지하는 한국 정부와 한반도 안정을 원하는 미국 정부 사이의 시각 차가 표출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셋째, 북한 당국이 대내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남·대미 위협을 활용하고 있다는 견해다. 북한은 오랫동안 경제난을 비롯한 내부 문제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고 군사력 증강의 명분으로 외부 위협을 강조하는, 소위 ‘희생양’ 전략을 추구해 왔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북한의 행보에 주목하면서 최근의 위협 발언 역시 내부적 안정성 담보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민생보다 무기체계 개발을 우선시하는 노선을 정당화해 온 북한 행보의 연장선에서 최근 위협 발언 의도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위협의 신뢰성’을 억지하는 ‘위협의 신뢰성’ 신호 보내기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최근 국제사회에서 전개된 논쟁은 사실상 북한 ‘위협의 신뢰성’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기인한다. 우선 북한의 지난 행적에 기반해 해석한다면 위협의 신뢰성 담보를 위해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감행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실제 공격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 이익이 얼마나 클지에 대한 셈법을 고려한다면 북한 당국이 대규모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대신 핵 능력 고도화에 기반한 대남·대미 강압을 바탕으로 원하는 이익을 달성하려는 저강도 도발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제사회는 두 가지 차원에서 대북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외교적 해법을 동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안보태세를 굳건히 해 북한에 대응하는 위협의 신뢰성 신호를 일관성 있게 보내는 것이다. 전자의 관점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대북 억제가 외교와 함께 수행돼야 한반도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러한 외교적 접근법이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후자의 관점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이 확장억제와 동맹 강화에 기반한 강력한 억제 메시지 발신을 통해 북한의 오판을 방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두 관점은 대북정책의 상호보완적 접근법을 보여 준다.

더불어 국제사회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우발적 충돌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모으고 있다. 위기 고조의 분위기가 심화된다면 북한의 과잉반응과 오판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주변국 공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평양의 전략·전술적 공세에 유인되지 않기 위한 국제사회의 혜안이 긴요한 시점이다.


손효종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40401/1/ATCE_CTGR_0020010011/view.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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