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서 지난달 30일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가 발사되는 모습.

연료가 고체 형태…저장·취급·대량생산 용이

고체 추진기관은 이름처럼 연료가 고체 형태다.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발사체 내 일정 공간에 연료가 산화제 등 다양한 화학물질과 ‘추진제’로 섞여 있다. 언뜻 보면 ‘화약’과 비슷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다이너마이트 원료로 유명한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물질이 대표적인 고체연료다.

이러한 점으로 연료충전 상태에서 저장관리와 취급, 대량생산에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개발·제작비가 액체 추진기관 대비 저렴하다. 비교적 간단한 구조와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군 정찰위성용으로 적합하다고 알려졌다.

다만 연료효율이 액체 추진기관 대비 떨어져 주로 소형 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때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7월 연소시험에 이어 지난달 30일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연료·산화제 모두 액체…강한 추진력·추력 조절 가능

이에 반해 액체 추진기관은 연료와 산화제가 모두 액체다. 종류에 따라 연료와 산화제가 하나의 저장탱크 안에 들어 있기도 하고, 둘로 나뉘어 있기도 하다.

연료로는 등유, 액체수소, 하이드라진을 많이 쓴다. 산화제로는 플루오린, 액체산소, 과산화수소, 질산 등을 사용한다. 강한 추진력과 추력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다목적 실용 위성, 우주탐사선 등에도 활용되며 중·대형 위성 등 대형 탑재물을 중궤도 또는 지구정지궤도에 올릴 때 적합하다.

다만 발사 준비가 30일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신속성은 고체 추진기관 대비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윤영빈 교수는 지난달 30일 국방일보와 인터뷰에서 “액체 추진기관은 발사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연료주입에 장시간이 소요되고, 주입을 마치고 나서는 장시간 대기가 불가하다는 것도 고체 추진기관과 차이점이다. 또 설계비용이 많이 들어 개발·제작비가 비싸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고체 추진기관과 다르게 점화 후 재점화가 가능하고, 점화 후 추력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첫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도 액체 추진 방식을 사용했다.



고체·액체 장점 모아 우주기술력 도약 준비

그렇다면 이 둘의 장점을 모은 추진기관은 없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가능하다’다. 고체와 액체 추진기관을 혼합해 연료는 고체로, 산화제는 액체로 만든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한 개의 추진기관에 액체 산화제와 고체연료를 모두 싣고 있는 형태다. 액체 산화제를 고체연료 추진제에 분사시켜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를 얻는 원리다. 하이브리드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안정적인 ‘비추력(specific impulse)’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추력은 발사체 연료의 성능을 나타내는 기준이 되는 값이다.

정부는 고체와 액체 추진기관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한 단계 높은 우주기술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범정부협의체인 국방과학기술위원회에서는 이러한 혼합 추진기관 개발 논의가 이미 진행된 상태다.

새롭게 개발될 고체·액체 혼합 추진기관은 임무·목적에 따라 보다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 운용능력을 갖추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또 1회 발사로 복수의 위성을 각각 다른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등 경제성과 효율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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