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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대전차 유도미사일은 전차를 위협하는 강력한 무기다. 반대로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복합장갑이나 폭발반응장갑(ERA)을 장착하거나 미사일이나 발사기를 교란하는 등 다양한 수단이 개발되었다. 전차와 함께 다니는 보병이나 보병전투차(IFV)도 일반적으로 사거리가 3km 이내인 휴대용 대전차 유도미사일 운용자들에게 큰 위협이었다.

대전차 유도미사일 자체에도 일부 문제가 있었다. 1970년대 말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보병용 대전차 유도미사일은 사수와 미사일이 유선으로 연결된 유선 유도방식이었다. 유선 유도는 사수가 제압당하거나 케이블이 끊어지면 유도가 끊긴다. 무엇보다 미사일의 속도에 제약이 있다.

무선 유도방식 미사일도 개발했지만, 전차나 헬기 탑재형으로 개발되었다. 1960년대 중반, 콜롬나(Kolomna)의 KBM 기계설계국은 헬리콥터에서 운용할 무선 수동시선유도(MCLOS) 방식의 2K8 플레이따(Fleyta, 나토 분류명 AT-2 스웨터 Swatter)를 개발했다.

1960년대 말부터 2K8 플레이따를 대체할 새로운 헬기 탑재용 대전차 유도미사일 9K113 시투름(Штурм, 영어 Assult) 개발을 시작했다. 9K113 시투름은 반자동시선유도(SALCOS)에서 유도선을 없앤 무선 SALCOS 유도를 채택했다. 하지만, 무선 SALCOS는 전파를 이용하므로 전파 방해에 취약했다.

1970년대 중반, 소련 군부는 전차포에 발사할 수 있고, 전파 방해에 취약하지 않은 새로운 유도방식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소련 육군은 T-64 전차에서 운용할 수 있는 SALCOS 방식의 9K112 코브라(Кобра), 나토 분류명 AT-8 송스터(Songster)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선 SALCOS 방식 역시 재밍에 취약했다.

소련 군부는 재밍에 강한 새로운 유도방식을 갖춘 미사일을 원했다. 개발은 KBP 기계설계국이 담당했다. KBP 설계국의 이고르 아리스타르호프(Igor Aristarkhov)는 목표를 향해 비춘 레이저 광선을 미사일 후미의 감지부에서 인식하고, 레이저를 따라가는 레이저 빔 라이딩(Laser Beam Riding) 방식의 유도부를 개발했다.

레이저 빔 라이딩 방식은 MCLOS와 SALCOS에 이어 3세대 방식으로 불린다. 레이저 수광부와 유도장치를 탑재한 미사일은 페트르 코모노프(Petr Komonov)가 총책임자가 되어 개발했다. 레이저 빔 라이딩 방식을 채택한 첫 대전차 유도미사일은 T-64 전차에 운용하기 위해 개발된 9K116 카스테트(Кастет), 나토 분류명 AT-10 스테버(Stabber)였다.

이후, 헬기 탑재용 9K121 비호르(Вихрь, 영어 Whirlwind), 나토 분류명 AT-16 스칼리온(Scallion)과 125mm 활강포에서 발사할 수 있는 9M119 스비르(Свирь), 나토 분류명 AT-11 스나이퍼(Sniper)가 개발되었다.

이어 레이저 빔 라이딩 유도를 채택한 장거리 대전차 유도미사일이 개발되었다. 1980년대 후반, 소련 군부는 9K111-1 콘쿠르스(Конкурс), 나토 분류명 AT-5 스판드렐(Spandrel)을 대체할 새로운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요구했다.

비슷한 시기 9K111 파곳(Фагот), 나토 분류명 AT-4 스피곳(Spigot)과 9K111-1, 그리고 9K115 메티스(Метис), 나토 분류명 AT-7 색스혼(Saxhorn)까지 대체할 9K115-1 메티스-M이 개발되었지만, 사거리가 최대 1,500m에 불과하여 사거리 4km인 9K111-1을 대체하기엔 부족했기에 새로운 체계가 필요했다. 소련 군부는 사거리 외에도 기갑차량을 상대할 때는 대전차고폭탄(HEAT)을 사용하지만, 건물을 파괴하기 위한 열압력탄(Thermobaric)도 요구했다.

KBP 기계설계국은 1988년부터 전차포 발사형 대전차 유도미사일 9K110 스비르(Свирь)와 개량형인 9K119M 레플렉스(Рефлекс), 나토 분류명 AT-11 스나이퍼(Sniper)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병용 대전차 유도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국가시험을 통과했고 전체 체계는 9K135라는 GRAU 색인 번호를 부여받고, 직경 152mm로 커진 신형 미사일은 9M133을 부여받았다. 코넷(Корнет)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하 코넷)

코넷은 1994년에 처음 대중에 공개되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재정 문제로 9K111-1보다 비싼 코넷을 1998년에서야 도입하기 시작했다. 9K135는 보병 휴대용 외에도 차량 탑재형 등 다양한 변형이 개발되어 도입국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켰고, 강력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서방권 전차들도 파괴하면서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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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코넷은 보병 휴대와 차량 탑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보병 휴대형의 경우 일반적인 보병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처럼 미사일이 들어있는 발사관, 미사일과 조준 및 유도 시스템을 장착하는 삼각대, 그리고 조준 및 유도부로 구성된다.

코넷은 운용 형태에 따라 다른 색인 번호가 부여된다. 휴대용은 9K129, 차량 탑재형은 9K128, 9K131, 9K135 등의 색인 번호가 붙는다. 탑재 차량은 BMP-3 IFV, GAZ-2330 티그리(Tigr) 전술차량 등 다양하며, 수출형의 경우 원하는 차종에 탑재된다.

발사관은 복합재로 만들어졌으며, 직경 160mm, 길이 1,200mm다. 미사일은 직경 152mm, 길이 1,100mm이며, 앞쪽부터 선단 탄두부, 2개의 조종면(rudder),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측면 분사식 추진부, 주 탄두부, 4개의 비행용 날개, 마지막으로 레이저 감지부와 조종통제 시스템이 위치한다. 그러나, 열압력탄 버전의 경우 고체 연료 추진부가 비행 날개 앞쪽에 위치한다. 코넷의 미사일 앞쪽은 막혀있지 않고 뚫려있다.

코넷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

미사일	탄두	사거리(m)	중량(kg)	기타
9M133	텐덤 HEAT	100~5,000		RHA 1,000mm
9M133F	HE	100~5,000
9M133-1	텐덤 HEAT	100~5,500	29(+발사관)	RHA 1,200mm
9M133F-1	열압력탄	100~5,500	29(+발사관)
9M133FM	HE
9M133M-2	텐덤 HEAT	100~8,000	31(+발사관)	RHA 1,300mm
9M133FM-2	열압력탄	150~8,000	31(+발사관)
9M133FM-3	HE	150~10,000	33(+발사관)

장갑차량 격파용 HEAT 탄두 버전, 건물 등을 무력화하기 위한 열압력탄두 버전, 그리고 헬리콥터 등 대공 표적을 위한 HE 탄두 버전이 있다. 텐덤식 HEAT 탄두 버전인 9M133-1은 미사일 중량 27kg(발사관 포함 29kg), 중량 4.6kg, 사거리 100~5,500m, 관통력은 1,000~1,200m다. 개량형인 9M133M-2는 발사관 포함 중량이 31kg로 늘었지만, 최대 사거리가 8,000m, 관통력은 1,100~1,300mm로 향상되었다. HEAT 버전은 접촉식 신관을 사용한다.

열압력탄두 버전인 9M133F-1은 발사관 포함 중량 29kg이며, TNT 10kg에 해당하는 폭발력을 지녔고, 사거리는 100~5,500m다. 개량형인 9M133F-2는 발사관 포함 중량 31kg, 사거리 150~8,000m이며, 9M133F-3는 발사관 포함 중량 33kg, 사거리 150~10,000m가 되었다. 열압력탄두 버전은 비접촉신관을 사용한다.

미사일의 속도는 종류마다 다르지만, 250~320m/s로 평균 200m/s 이하인 9K115 메티스(Metis, 나토 분류명 AT-7 색스혼 Saxhorn)보다 빠르다.

코넷 미사일은 무선 SALCOS의 일종인 레이저 빔 라이딩 방식의 유도를 채택했다. 유선 SALCOS는 미사일이 와이어로 연결된 발사대의 유도장치로부터 신호를 받아 움직이지만, 레이저 빔 라이딩은 목표를 비춘 레이저 빔과 미사일이 정렬되도록 스스로 움직인다는 점이 다르다. 이런 정렬을 위해 미사일 후미에 조준 및 유도장치에서 나오는 레이저를 추적하기 위한 장치가 달려있다.

코넷의 보병 휴대형 버전은 9M133-1과 9M133F-1을 운용하며, 휴대형의 수출형 코넷-E는 9M133-1과 9M133F-1을 운용한다. 차량 탑재형인 코넷-M과 코넷-EM은 9M133M-2, 9M133F-2, 9M133F-3를 운용한다.

보병 휴대용의 경우 삼각대를 포함한 발사장치는 9P163로 불리며, 1P45 조준 및 유도부와 1PN79-1 열상조준기로 구성된다. 발사대는 삼각대 왼쪽에 있는 장치를 사용하여 수동으로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수직으로는 -5~+20도로 움직일 수 있다.

1P45-1 조준기 및 유도부는 TV 카메라, 레이저 거리계, 유도용 레이저가 통합되어 있다. 카잔(Kazan)의 국영 응용광학연구소(NPO GIPO)가 생산한 중량 8.7kg의 1PN79-1 열상조준기는 표적 확인과 추적을 담당한다. 열상조준기의 냉각을 위해 배터리를 사용하며, 1.5시간 이내로 사용이 가능하다.

차량 탑재형의 경우 플랫폼에 따라 조준 및 유도장치가 달라진다. BMP-3 IFV를 사용하는 9K128 코넷-S는 9P161 발사장치를 사용하며, 같은 BMP-3 IFV 기반의 9K128-1 코넷-T는 9P162를 사용한다. 9P162는 미사일 발사대와 분리돼 차체 앞쪽에 장착되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외에 GAZ-2330 계열 전술차량에 탑재되는 코넷-D는 9P163M-2 발사장치를 사용한다.

보병 휴대용의 경우 2인 1조로 움직인다. 이 경우 미사일이 담긴 발사관을 운반하는 인원과 조준장치와 유도장치가 달린 삼각대를 운반하는 인원으로 구성된다. 삼각대는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앉거나 엎드려 발사가 가능하다. 사수는 잠망경식 조준기를 사용하여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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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코넷 대전차 유도미사일은 개발국 러시아를 포함하여 세계 여러 나라에 판매되었다. 운용국은 전 대륙에 걸쳐 약 28개 국가이며, 터키, 그리스 같은 나토 회원국도 도입하는 등 진영을 가리지 않고 판매되었다.

여러 나라에 판매된 만큼 무장단체들도 코넷을 보유한 곳이 많다. 대표적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무장 그룹 하마스가 있으며,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지 무장 정파나 반군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넷 대전차 유도미사일은 전쟁에서 능력을 입증하면서 수출이 크게 늘었다. 처음 등장한 것은 2003년 발발한 이라크전쟁이다. 이라크전 개전 초기, 이라크 정부군 특수부대가 미군의 에이브람스 전차 최소 2대와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1대를 코넷을 사용하여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까지 코넷은 이라크에 판매되었다는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에 항의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등장한 전쟁은 2006년 레바논전쟁으로 시리아가 공급한 코넷을 헤즈볼라가 사용하여 이스라엘군 메르카바 전차 약 24대를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가 2010년 12월 메르카바 III 전차에 코넷을 발사하여 파괴했다. 이 밖에 2011년 4월 통학버스 공격, 2014년 가자지구 전투에서 이스라엘군 전차 공격에 사용되었다.

2014년 여름에는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육군 M1A1 전차를 공격하여 피해를 입혔다. 같은 해 9월에는 이라크군이 IS 차량에 코넷을 발사하여 파괴했다. 2015년 1월에는 헤즈볼라가 순찰 중이던 이스라엘군 차량에 발사하여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7년에는 시리아로 진격한 터키군 레오파드2 전차 6대가 ISIL이 발사한 코넷에 의해 파괴되기도 했다.

이 외에 시리아, 리비아, 이라크, 예멘 등지에서 코넷이 사용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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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코넷 대전차 유도미사일은 통칭하여 9K135라는 GRAU 색인이 부여되었지만, 운용 형식에 따라 다른 색인 번호를 가진다.

9K128 코넷-S: BMP-3 차체에 9P161 발사장치를 장착한 대전차차량. 미사일 2발 탑재.

9K128-1 코넷-T: BMP-3 차체에 9P162 발사장치를 장착한 대전차차량. 미사일 2발 탑재.

9K129 코넷-P: 9P163 발사장치를 사용하는 휴대용 버전

9K129-1 코넷-P: 9P163-1 발사장치를 사용하는 휴대용 버전

코넷-E: 코넷-P의 수출형

9K131 킬버(Kilver): 30mm 2A72 기관포와 미사일 4발이 합쳐진 통합 무장형

9K135 쿼텟(Quartet): GAZ-2330 전술차량에 9P162-2 발사장치와 4발 발사대 2개를 통합한 모델

코넷-D: GAZ-2331 티그리 전술차량에 9P163-2 발사장치와 4발 발사대 2개를 통합한 모델

코넷-D1: 코넷-D의 발전형

코넷-EM: 코넷-D 수출형

쿼텟-M: AG-30 유탄기관포와 7.62mm 기관총이 장착된 포탑에 미사일 4발을 장착한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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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9K129 / 9M133-1 기준)

구분: 중거리 대전차 유도미사일
개발: 툴라 KBP 기계연구소
체계 중량: 29kg(발사관 포함)
미사일 길이: 1,100mm
미사일 직경: 152m
미사일 중량: 27kg(발사관 포함 29kg)
미사일 탄두: 텐덤 HEAT
유도방식: 레이저 빔 라이딩
사거리: 100~5,500m
관통력(RHA) 기준: 1,2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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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