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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소련군은 1980년대 후반 VSS 빈토레즈와 AS 발이라는 특수작전용 총기를 선보였다. 소련의 붕괴 직전에 보급이 되었지만 두 총기는 이후 러시아군에서 특수작전부대의 핵심전력으로써 다양한 활약을 펼치게 되었다. 특히 두 총기에서 채용했던 9x39mm 아음속탄은 비록 총구속도는 늦지만 엄청난 에너지로 방탄소재를 관통하고 적을 조용하게 제압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믿음직스러운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따라 VSS와 AS는 특수부대, 특히 대테러부대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제식화기로 활용되어 왔다.

9x39mm탄의 유용성을 인지한 러시아 군과 경찰은 이 탄환을 좀 더 널리 사용하고자 했다. 이 정도로 뛰어난 성능이라면 굳이 소음총기의 전용으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소음기 없이 적을 제압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소음기를 사용하면 화염과 총성을 감소시킨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에너지 손실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소음기를 제거한다면 9x39mm 탄의 위력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AS 발 소음돌격소총에서 소음기를 제거하고 사격하려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애초에 AS 발에서도 소음기를 제거하고도 사격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다만 소음기를 제거하면 총열이 돌출되어 있는데 총열에 뚫린 구멍으로 인하여 엄청난 가스와 불꽃이 나오는 등 사격에 적합하지 않았다. 물론 개발진에게 있어서는 이는 별다른 문제가 아니었다. 1989년 토치마쉬의 설계자인 보리소프(А.Д. Борисов)는 AS 발에서 소음기를 제거하고 총열에 뚫린 구멍들을 감싼 다음 총구 윗쪽에 가늠쇠를 붙여서 사격을 실시하면서, 전혀 문제가 없음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토치마쉬는 또다른 설계자인 레브첸코(В. Н. Левченко)를 추가시키면서 새로운 시제 돌격소총의 개발을 시작하기로 했다.

1991년이 되면서 시제 총기의 모양은 잘 가다듬어지면서 토치마쉬에서는 이 총기에 RG051라는 분류명을 부여했다. 기본적으로 AS 발에서 소음기를 제거한 형태였지만 여러 면에서 단순화되고 경량화되었다. 여러가지 면에서 CQB 화기의 대명사였던 MP5를 참조한 결과였다. 토치마쉬는 이 시제총기를 FSB의 '비흐르(Вихрь, '회오리바람'이란 뜻)' 개발사업의 후보기종으로 제출하고 1993년부터 1996년까지 개발을 가속했다. 특수부대의 시범운용과 국가 시험평가를 거친 후에 이 시제총기는 SR-3 '기관단총'으로 FSB에 의해 채택되었다.

한편 9x39mm탄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더욱이 확장되어 OTs-12 '티스'(ОЦ-12 'Тисс')나 OTs-14 '그로자'(ОЦ-14 'Гроза')와 같은 새로운 총기들이 개발되었다. 또한 SR-3 비흐르와 유사한 개념으로 등장한 9A-91이라는 총기도 등장했다. 다양한 총기의 등장으로 인하여 9x39mm탄은 러시아의 군과 경찰에서 그 위상을 확실히 정립하게 되었으며, SP5, SP6, PAB-9 등 다양한 탄종이 개발되어 일선에서 호평 속에 사용되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9x39mm탄의 흥행 속에서 SR-3 비흐르의 성능개량이 추진되었다. 이 시기에 이르러 AS 발과 SR-1 벡터 권총과 SR-2 베르스크 기관단총을 개발했던 토치마쉬의 수석설계자인 세르듀코프가 이제 SR-3의 현대화 설계에 나서게 되었다. 애초에 SR-3의 원형인 AS 발을 개발했던 세르듀코프는 원형의 설계의도와 새로운 요구를 통합하여 현대화모델을 설계하였다. FSB의 '브네세니예(Внесение)' ROC에 맞춰 2000년부터 2003년 사이에 개량이 이루어졌으며, 2004년 FSB는 현대화총기를 SR-3M으로 채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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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SR-3는 내장되었던 소음기가 제거된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VSS 빈토레즈나 AS 발과 같은 총기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작동방식은 기본적으로 롱스트로크 가스피스톤에 회전식 노리쇠를 채용하여 AK소총과 유사한 구조이다. 또한 당연하게도 VSS나 AS에서처럼 리코일 스프링을 이중으로 채용하고 있다. 또한 안전-사격 조정간과 단-연발 조정간이 총몸의 우측과 좌측에 별도로 장착된 점도 AS 발과 동일한 점이었다.

그러나 SR-3의 초기형은 AS 발과는 상당히 다른 외관을 갖추고 있었다. 우선 노리쇠에 달려 있던 장전손잡이가 제거된 대신 총열 위쪽에 달리게 되었다. 또한 안전 조정간과 단연발 조정간의 프로파일이 크게 줄어들어, 다소간 조작은 불편해졌지만 휴대성은 강화되었다. 또한 가장 큰 특징은 개머리판에 있다. AS 발에서는 철제 봉을 성형하여 매우 든든하게 만들어졌지만, SR-3에서는 철판을 프레스 방식으로 만들어져 총기의 위쪽으로 접을 수 있도록 하여 프로파일을 크게 줄였다. 이러한 변화는 FSB가 애초에 '비흐르'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휴대와 은닉이 편리한 서브컴팩트 사이즈의 돌격소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화 모델인 SR-3M은 전술적 활용도와 조작성에 집중하여 형상이 크게 바뀌었다. 우선 개머리판은 간략하된 프레스가공식 제품에서 원래 AS 발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바뀌었다. 장전손잡이도 AS 발에서처럼 노리쇠뭉치 우측으로 돌아왔다. 조정간도 AS 발의 것으로 되돌려 크기를 크게 키움으로써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으로는 총열덮개 부분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슬림한 형태의 SR-3와는 달리 SR-3M에서는 SR-2와 유사한 개념으로 수직손잡이를 장착하여 사격시 반동제어를 더욱 손쉽게 하였다.

SR-3는 원래 소음기를 제거하여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FSB는 결국 소음기를 요구하여 GZV-SR3라는 소음기를 장착하여 AS 발처럼 소음돌격소총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SR-3MP에서는 레일의 장착도 고려되어 총열덮개와 먼지덮개에 피카티니 레일이 장착되었다. 그리고 안면까지 보호하는 방탄헬멧을 착용하여 사격하는 경우에 대응하여 개머리판을 총몸 뒤에서 권총손잡이 아래에도 장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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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SR-3는 강력한 화력을 요구하는 FSB의 요청에 대응하여 1996년에 처음으로 채용되었다. 최초의 채용기관은 FSB와 FSO였다. 특히 알파와 같은 특수부대들이 채용하면서 9x39mm 탄을 CQB용의 탄환으로 자리잡도록 하는데 기여하였다. 특히 GZV-SR3 소음기가 결합되면서 AS 발을 대체하여 운용되면서 작전의 성격에 따라 소음기를 제거하고 CQB화기로 활용하거나 소음화기로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SR-3M은 2004년부터 보급이 시작되었다. 성능의 개량과 함께 FSB와 FSO는 물론이고 내무부 소속의 내무군과 경찰특수부대의 주력화기로 사용되었다. 특히 레일까지 장착이 가능해진 SR-3MP는 주요 특수부대들이 CQB 등 작전에서 애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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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RG051: 토치마쉬의 9x39mm '기관단총'의 시제총기

SR-3 비흐르: 9x39mm 돌격소총의 기본형. 1996년 채용되었다.

SR-3M: SR-3의 현대화 모델. 2004년 채용되었다.

SR-3MP: SR3M의 현대화모델. 레일을 장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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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모델		SR-3	SR-3M / SR-3MP
구경		9 x 39 mm
전체 길이 (mm)	확장 시	640	675 (소음기 장착 시 970)
	접철식	396	410 (소음기 장착 시 700)
총열 길이(mm)		156
중량(kg)		2.0	2.2 (소음기 포함 시 3.2)
장탄 수		10발, 20발 들이 탄창	30발들이 탄창 추가
총구 초속(m/s)		295
유효 사거리(m)		200
발사율(분/발)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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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양욱 | 군사학 박사(군사전략)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이자,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또한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과 국방정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