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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1993년 러시아 내무부는 내무군이나 경찰특공대가 사용할 권총 구경의 기관단총을 요구했다. 소련의 붕괴 이후 치안상황은 계속 악화되어 갔고, 내무군과 경찰은 급증하는 조직범죄와 테러에 대응해야만 했다. 한편 국방부도 우선순위는 아니나마 차기 기관단총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대표적인 총기제조사들이 기관단총의 개발에 나섰는데, KBP에서는 9x19mm탄을 사용하는 PP2000을, 토치마쉬에서는 9x21mm탄의 SR-2 베레스크를 선보였다. 그러나 AK-47 소총을 생산하는 이즈마쉬에서는 PP-19 비존-2라는 독특한 총기를 제시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사실 비존 2는 소련 최고의 총기설계자들의 2세들에 의해 설계되었다.AK-47의 개발자인 칼라시니코프의 아들 빅토르 칼라시니코프(Виктор Михайлович Калашников)가 설계수석을 맡았으며, SVD 저격총의 개발자인 드라구노프의 아들 알렉세이 드라구노프(Алексей Драгунов)도 설계에 참여했다. 그리하여 매우 독특하고도 실용적인 설계가 등장했다. 비존-2는 독특한 헬리컬탄창으로 9x18mm 마카로프탄을 기준으로 64발의 장탄수를 자랑하면서 탄환의 저지력 부족을 장탄수로 대체했다.

비존-2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총기 자체가 AK소총의 안정적인 작동방식을 활용했고, 장탄수도 넉넉하여 든든한 화력을 제공했다. 특히 러시아의 군과 경찰이 9x18mm탄에서 9x19mm탄으로 이전하면서 비존-2도 9x19mm 구경을 발사하는 모델을 제공하면서 현장의 요구에 대응했다. 그러나 문제는 비존-2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헬리컬 탄창에서 발생했다. 탄창의 신뢰성은 별로 높은 편이 아니어서 송탄불량이 반복됐다. 또한 9x19mm 탄창의 경우 장탄수가 54발에 불과하여 엄청난 크기에 비하여 특별히 화력의 장점을 제공한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30발 들이 탄창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량이 필요했다. 특히 내무군 소속의 엘리트 특수부대인 비탸즈에서 통상적인 탄창을 장착하는 모델을 이즈마쉬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2004년부터 탄창을 헬리컬에서 상자형으로 바꾸기 위한 설계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총기도 비존-2와 마찬가지로 AKS-74U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는데, 이것이 PP-19-01 "비탸즈(Витязь)"이다. 기관단총의 이름이 비탸즈로 명명된 것은 총기의 개발이 비탸즈의 의뢰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레일을 장착한 모델은 비탸즈-SN(Витязь-СН)으로 명명되었는데, 여기서 SN은 스페츠나츠(Спецназ)의 준말로, 이 이름은 내무부 특수부대인 비탸즈를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의미이다.

일단 비탸즈-SN은 시험평가의 목적으로 소량이 내무부의 비탸즈로 보내져서 평가되었다. 이후 몇가지 사안을 개량한 신형이 등장했다. 최초에 개발된 것을 PP-19-01 버전10(исполнение 10)으로, 개량형을 버전20(исполнение 20)으로 분류하는데, 버전10은 AKS-74U를 기초로 개발되었지만 버전20은 AK-105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2008년 드디어 러시아 내무부는 PP-2000 기관단총과 함께 PP-19-01 비탸즈와 비탸즈-SN을 도입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AKS-74U를 모두 교체하였다.

그 사이 러시아 국방부는 2000년대 초부터 GRAU(미사일포병총국)에 "박사네츠(Баксанец)" 개발센터를 설립하고 9x19mm 구경의 기관단총에 대한 연구개발을 본격화했다. 여기도 역시 많은 총기제조사들이 참가했는데, 초기에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은 코브로프 공장에서 개발한 AEK-918G라는 총기였다. 그러나 PP-19-01 비탸즈-SN이 내무부에서 본격적으로 채용됨에 따라 당연히 GRAU에서는 성공적인 시스템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GRAU의 요청에 따라 PPK-20 "비탸즈-MO(Витязь-МО)"가 개발되어 6P73의 분류명을 부여받았다. 이와 함께 소음기도 개발되어 6Sh66의 분류명을 부여받고 PPK-20과 함께 세트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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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PP-19-01 비탸즈-SN과 PPK-20 비탸즈-MO(이하 비탸즈 기관단총)은 모두 AK 소총을 기관단총으로 만든 모델이다. 그러나 비탸즈는 비존-2와 마찬가지로 기관단총이므로 별도의 브리치락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단순 블로백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따라서 AK 소총에서 채용한 롱스트로크 가스피스톤 작동방식을 모두 제거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회전노리쇠도 아니다. 다만 그 흔적은 남아 있어 피스톤로드처럼 노리쇠뭉치가 길게 총열 위로 연장되어 있는데, 이는 노리쇠 무게를 늘려 연사수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AK소총에 바탕하고 있으므로 작동 인터페이스는 큰 변화가 없다. 안전-연발-단발의 조정간은 총기의 우측에 달려 있으며, 권총손잡이는 AK-100 계열의 파이버글래스 플라스틱 재질을 그대로 채용했다. 탄창 삽입구는 9x19mm 탄창에 맞춰 좁아졌지만, 탄창교환도 레버식으로 기존의 AK 소총과 동일하다. 차이점이라면 우선 총몸의 상부 먼지덮개가 총기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총몸에 고정되어 피봇 방식으로 열린다는 점이다.

개머리판은 PP-19-01에서는 AKS 계열의 철재 개머리판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PPK-20에서는 플라스틱 재질로 6단계로 길이조절이 가능한 모델로 바뀌었다. AKS소총과 마찬가지로 개머리판이 왼쪽으로 접혀 비탸즈 기관단총은 조정간 조작이 가능하여 개머리판을 접은 채로도 조작의 불편없이 사격이 가능하다. 또한 PPK-20에서는 권총손잡이도 모양이 바뀌어서 손가락이 확실히 걸리도록 하였다.

한편 PP-19-01 버전10에서는 총기의 부가장비 장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지만, 버전20 비탸즈-SN에서는 먼지덮개에 레일이 장착되었고, PPK-20 비탸즈-MO에서는 플라스틱 총열덮개의 아래쪽과 오른쪽에 레일 장착부를 만들었다. 한편 총몸 좌측에 장착된 구형의 조준장비용 마운트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PPK-20은 6Sh66 소음기와 세트화하여 발매되므로, 소음기를 장착의 편의를 위하여 소음기 장착 슬롯이 장착된 소염기를 채용했다.

이외에도 비탸즈는 30발들이 탄창을 채용하고 있다. 탄창을 플라스틱제로 탄창 2개를 수평으로 묶는 어태치먼트 장치를 제공하여 곧바로 탄창교체가 가능하도록 하여 화력을 제공하도록 했다. 비존-2의 9x19mm 헬리컬 탄창이 54발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탄창 2개의 묶음이 60발을 제공하므로 충분한 화력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연사는 800발의 안정적인 연사속도로 총기의 연발사격 제어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비탸즈는 9x19mm 전용의 기관단총이다. 특히 러시아군과 경찰이 채용한 7N21과 7N31탄환을 발사할 수 있도록 최적화를 했다. 이 두 탄환은 서구의 9mm 파라블럼탄들보다 약간 더 장약이 쎈 편으로 비탸즈는 이러한 탄환을 신뢰성 있게 연발로 발사하도록 설계되었다. 총열은 237mm로 9인치당 1회전을 하는 4조 우선의 강선을 채용하였다. 이에 따라 총구초속은 380m/s로 최대 유효사거리가 200m 정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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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비탸즈는 러시아 내무부를 위해서 개발되어 시제총기들이 2005년부터 내무군 특수부대 비탸즈에 지급되었다. 마치 MP5와 같은 편리한 현대적 기관단총을 러시아는 비탸즈가 지급되고 나서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08년부터는 제식채용이 시작되어 PP-19-01 버전 10 비탸즈가 내무군과 경찰의 일반지급용으로, 버전20 비탸즈-SN이 비탸즈 등 특수부대용으로 채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특수부대는 지급받은 총기의 총열덥개와 개머리판에 옵션장비를 장착하여 수직손잡이나 전술조명, 레이저 조준기를 장착하고 사격자세에 맞춰 개머리판의 길이를 조절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의 요구에 따라 PPK-20이 만들어지면서 일선의 요구가 새로운 설계에 적용되었다. PPK-20도 초기에는 AKS 개머리판을 그대로 채용했으나, 이후 6단조절 개머리판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도 군의 요구에 따라 애초부터 총기에 소음기를 포함하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PPK-20은 이미 2016년부터 그 개념이 공개되어, 2020년 7월 국가 시험평가를 성공리에 마치고 양산이 결정되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 특수부대는 물론이고 러시아 내무군, FSB(연방보안국), FSO(연방보호국) 등에서 줄줄이 채용을 결정했다.

해외에서는 아직 커다란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아르메니아 특수부대와 이집트 경찰 특수부대가 채용했고, 우루과이에서도 경찰이 채용했다. 그나마 대량으로 채용한 것은 나미비아의 해병대 정도이다. 그러나 비탸즈는 민간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 특히 미국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대러 제재로 인하여 러시아제 총기가 미국시장으로 수출될 수 없다는 것인데, 팔메토 스테이트 아모리(Palmetto State Armory) 같은 회사에서는 비탸즈를 참조하여 AK-V 권총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편 결국 칼리시니코프 USA가 세워지면서 비탸즈는 KP-9, KR-9으로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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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PP-19-01 비탸즈: PP-19-01 기관단총의 기본모델. 피카티니 레일과 관련된 기구가 전부 제거된 것이 특징이다. 모델은 PP-19-01 버전 10으로 구분된다.

PP-19-01 비탸즈-SN: 비탸즈의 레일 장착형. 총몸의 먼지덮개에 피카티니 레일이 내장되어 있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정식 모델명은 PP-19-01 버전 20이다.

PPK-20 비탸즈-MO: 비탸즈의 현대화 모델. 국방부의 '박사네츠' ROC에 따라 개발되었으며, 소음기와 한 세트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PP-19-01과 거의 유사하지만 6단조절 접철식 개머리판과 피카티니 레일이 내장된 총열덮개도 특징이다.

사이가-9: PP-19-01의 미국 민수모델. 미국 시장을 위하여 16인치 피스톨 카빈이 개발되었으나, 크림사태 이후의 대러 경제제재로 인하여 미국에 더이상 수출되지 못하고 있다.

AK-V 권총: 비탸즈-SN의 미국 생산형. 미국의 팔메토 스테이트 아모리에서 2018년부터 발매를 시작했다. 권총이므로 기본적으로 개머리판을 장착하지 않으며 개머리판과 거의 유사한 형태의 피스톨 브레이스를 장착하고 있다.

KP-9 / KF-9: 칼라시니코프 USA가 생산하는 비탸즈.  KP-9은 개머리판을 제거한 권총형태이며, KR-9은 개머리판을 장착한 SBR(short-barreled rifl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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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모델		PP-19-01 비탸즈-SN	PPK-20 비탸즈-MO
구경		9 x 19 mm 파라블럼
작동 방식		단순블로백
전체 길이 (mm)	확장 시	705	700
	접철 시	480	475
총열 길이(mm)		237.5	233
높이(mm)		265
폭(mm)		67
중량(kg)		2.9
총열 회전 수		9인치 당 1회전, 4조 우선	13.7인치 당 1회전, 6조 우선
총구 초속(m/s)		380
유효 사거리(m)		200
장탄 수		30발들이 탄창
연사율(분/발)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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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양욱 | 군사학 박사(군사전략)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이자,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또한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과 국방정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