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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중국의 경찰조직은 공안부(公安部)가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공안이 경찰이라는 용어를 대체하게 된 것은 국공내전에서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부의 경찰(警察)과 차이를 두기 위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기원이다.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에는 '공안'과 함께 '인민경찰(人民警察)'이라고 부르도록 하였다. 민주주의 국가의 경찰이 공익과 정의의 실현을 이념으로 법치주의와 정치적 중립 등의 원칙을 택하고 있는 것에 반해, 중국경찰은 막스-레닌주의, 마오쩌둥(毛泽东) 사상과 덩샤오핑(邓小平)의 중국특색적사회주의이론을 바탕으로 국가의 강력한 통치도구로서 사회주의 국가체제의 수호를 목표로 한다.

공안은 국공내전 시절에는 공산당 지도자들의 신변안전, 정보수집과 적정탐색, 반혁명분자 타도, 소비에트 내의 치안유지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한편 공산화가 이뤄진 후 공안은 사회주의로 국가를 바꾸는데 앞장 서서 반혁명분자, 간첩, 반동, 깡패 등을 소탕하고 마약을 금지하며 사회환경을 정화하고 사회질서의 확립에 중점을 두었다. 1957년 중화인민공화국 경찰조례가 통과된 이후에는 중국 경찰제도가 안정되면서 공안의 임무는 국내외 적의 파괴활동 타도와 범죄분자의 사상개조 등에 집중했다. 하지만 1966년부터 몰아친 문화대혁명의 광풍으로 인하여 검찰 및 법원과 함께 공안은 사실상 무력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린뱌오(林彪)의 모반사건 이후 공안은 점차 부활하면서 공산당의 권력강화에 기여했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공안은 당연히 무장을 했다. 그러나 공안에게 주어지는 무기들은 대게 군용무기를 그대로 사용했는데, 그것도 군용으로 쓰이다가 2선으로 물러난 무기들이 지급되었다. 결과 공안에게 지급된 무기들은 64식 또는 77식 권총이나 79식 기관단총 등 성능이 떨어지는 무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경찰용 총기는 군용과는 달리 관통력과 살상력이 높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군용 권총보다 총구초속이나 운동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총기가 요구되었다.

중국의 공안은 전체 인원이 180만~190만 명으로 결코 적은 인원이 아니다. 그러나 공안이나 기타 경찰을 위한 전용총기는 개발되지 않다가 200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소요가 제기되었다. 새롭게 개발될 경찰용 권총의 요구는 명확했다. 경찰관에게 권총은 최악의 상황에서 사용하는 비상수단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과다한 에너지나 관통력을 지양하며 비살상용 탄환도 발사할 수 있을 것이 요구되었다. 이에 따라 2001년 4월 24일 공안회의에서 탄환으로는 가장 대중적인 9x19mm 파라블럼탄이 선정되었으며, 같은 규격의 고무탄환도 만들어졌다. 고무탄환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권총은 자동권총이 아니라 리볼버로 개발할 것도 결정되었다.

총기의 개발 결정은 2001년에 내려졌지만, 구체적인 개발이 시작된 것은 2003년부터였다. 개발을 담당한 것은 중국 총기개발의 주역인 제208 연구소로 2005년까지 시제총기의 개발이 완료되었다. 그러자 공안부는 2005년 7월 초도 시제양산 총기를 약 5~10여 정씩 청두(成都), 정저우(郑州), 란저우(兰州), 항저우(杭州), 둥관(东莞) 등 10개 도시 공안에 시범적으로 지급하였다. 그리고 동년 11월 각 공안국에서 시험평가의 결과가 모이자, 공안부는 '05식 경찰용 리볼버(05式 警用转轮手枪)'의 최종형상을 확정하고 양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제216 공장과 제971 공장이 양산을 담당했으며, 2008년 7월에 최초의 경찰전용 권총으로 제식채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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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우선 05식 경찰용 리볼버는 전형적인 더블액션 리볼버이다. 더블액션 격발기구를 채용하여, 더블액션에서는 기다린 방아쇠 당김으로 실린더를 회전시킴과 동시에 해머를 뒤로 젖혔다가 발사하게 된다. 물론 사전에 손으로 해머를 당겨 놓으면 가벼운 싱글액션 격발로도 사격이 가능하다. 방아쇠 당김무게는 더블액션에서 5 kg(약 11 파운드), 싱글액션에서는 1.5 kg(약 3.3 파운드)이다. 따라서 더블액션 리볼버는 별도의 안전장치를 장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지만, 05식에서는 별도의 안전장치를 채용했다. 레버식 안전장치는 실린더 개방레버의 위쪽에 장착되어 있다.

05식은 6연발의 제식용 리볼버치고는 작은 크기이다. 3인치 총열을 채용하여 전체 길이가 18.6cm에 불과하므로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컴팩트 사이즈인만큼 손잡이도 작은 편이어서 손 크기가 작은 사수도 확실히 총기를 파지할 수 있다. 탄환은 9mm 파라블럼탄을 채용했기 때문에 .38 스페셜 탄환을 사용하는 세계 각 국의 리볼버들과는 달리 실린더가 매우 짧은 편이어서, 총기의 전체형상이 매우 독특한 편이다.

한편 05식 리볼버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바로 탄환 자체이다. 중국 공안은 이미 QSZ-92 권총을 채용하면서 9x19mm 파라블럼탄을 채용한 바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 전용의 최초 권총을 개발하면서도 9mm를 규격 탄환으로 채용했다. 9mm 탄환 자체의 위력은 운용경험을 통해 이미 충분히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05식이 별도로 개발된 것은 바로 9mm 탄환 중에서 비살상용 고무충격탄을 발사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9mm 고무충격탄환은 비살상탄임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2.9 g 무게의 고무탄자를 발사하는 총구초속은 110 m/s로, 물론 너무 과도하지 않도록 17.6 J 정도로 충격에너지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5m에서 발사하면 25m 두께의 송판을 관통할 수 없는 수준이며, 50m 거리라면 0.1mm의 크라프트지(상자용 종이)를 관통할 확률이 80% 정도이다. 이에 따라 비살상탄의 취지에 맞게 충격탄으로 사망에 이를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지만, 실무에서 충분한 저지력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불만도 높아졌다.

05식이 92식 자동권총과 다른 점은 바로 9mm 비살상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권총은 총기의 차탄장전 과정에서 탄피배출 불량이나 기타 고장 등으로 즉각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리볼버라면 격발불량이나 기타 문제가 발생하도 다음 탄을 발사하고, 실린더의 개방 및 탄피 배출 등으로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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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05식 리볼버는 중국의 공안이 정식으로 발족한 지 50년 만에 처음으로 개발된 경찰전용의 권총이다. 2005년에 설계가 확정되어 2008년에 제식 채용이 결정된 이후, 현재 대부분의 공안부 경찰관에게 05식이 지급되어 있다. 05식은 애초에 54식, 64식, 77식 등 공안이 군으로부터 물려받았던 온갖 구형 권총들을 교체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대수도 상당한 편이다.

공안부는 05식이 비살상탄을 사격이 가능한 총기로서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는 달랐다. 일선의 경관들은 비살상탄의 위력부족으로 용의자를 제압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히 있었다. 실제로 용의자에게 비살상탄을 20발을 쏘아 맞췄지만 제압하지 못하고, 결국은 마지막에는 경찰관들이 몸싸움으로 제압한 경우가 보고되기도 했었다. 한번은 시골 지역에서 미쳐 날뛰는 소를 제압하기 위해서 경찰관들이 무려 40여 발(살상탄인지 비살상탄인지 불명)을 쏘았지만, 결국은 제압하지 못하고 탄환이 떨어져서 상황이 종료된 일도 있었다고 보도된 바도 있었다.

이렇듯 한계가 명확한 총기이지만, 중국 공안은 05식이 중국의 치안상황에 부합하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중국은 민간인의 총기 소지가 엄격히 금지되어 총격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에 경찰관이 굳이 대용량의 자동권총을 휴대할 일이 많지 않다는 논리이다. 애초에 공안부가 경찰관 전원에게 총기를 지급하기 시작한 것도 2010년대에 접어들어서부터였다. 총기에 대한 강력 대응이 필요한 국내상황에는 무경(中国人民武装警察部队, 국가헌병의 일종으로 중앙군사위 소관)이나 특경(中国特種警察, 공안부 휘하의 경찰특공대/기동대 병력)이 투입되므로 일반 경찰관에게는 리볼버면 충분하다는 인식을 저변에 깔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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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05식 경찰용 리볼버: 9mm 파라블럼탄 전용의 경찰용 리볼버. 3인치 총열을 기본으로 하며 실린더에 6발을 장전한다.

NP-216: 05식 리볼버의 민수형. 노린코에서 생산하는 권총이므로 NP로 시작하고 216은 제216공장을 의미한다. 민수형 권총에는 당연히 공안의 마크가 새겨져 있지 않다. 

NPR9: 05식을 기반으로 .38 S&W 스페셜 탄환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권총. 2014년 독일의 IWA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길어진 .38구경 탄피를 장전하기 위하여 실린더 길이가 확장되었다. .38 구경탄 이외에도 NP-216처럼 9mm 모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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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제조사: 노린코
구경: 9 x 19 mm 파라블럼
작동 방식: 더블액션
전체 길이: 186 mm
총열 길이: 75 mm
중량: 650 g
총구 초속: 210~230 m/s
유효 사거리: 50 m
장탄수: 6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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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양욱 | 군사학 박사(군사전략)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이자,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또한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과 국방정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