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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정찰(Reconnaisaance)은 군사 용어 사전에 의하면 "시각 관측이나 기타 탐지 방법에 의하여 적이나 잠재적인 적 활동과 자원에 관한 첩보를 입수하거나 특정 지역의 기상, 수로 또는 지리적 특성에 관한 제원을 획득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임무"를 뜻한다. 정찰을 수행하는 수단으로는 병력, 차량, 항공기 등 다양한 것이 사용된다.

임무의 성격에 따라서는 군사 전략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적의 배치와 이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전략 정찰과 현장 지휘관의 전술적 판단을 위해 이루어지는 전술 정찰로 나눌 수 있다. 전략 정찰과 전술 정찰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항공기가 꼽힌다. 하지만, 대공방어체계의 위협 때문에 유인항공기보다는 무인항공기가 선호되는 추세다.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정찰기 개발은 1950년대부터 미국과 구소련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구소련은 바다 건너 있는 미국 본토보다는 바르샤바 조약군이 작전할 서유럽을 대상으로 한 무인정찰기 개발에 집중했다.

1950~70년대까지 구소련의 전략 및 전술 무인정찰기 개발은 전적으로 OKB-156 투폴레프(Tupolev) 설계국의 몫이었다. OKB-301 라보치킨 설계국(현 JSC NPO Lavochkina)이 1964년부터 배치된 La-17R 전술 무인정찰기를 개발했을 뿐이며, OKB-115 야코블레프(Yakovlev) 등 다른 설계국은 1980년대 들어서야 무인정찰기를 내놓기 시작했다.

투폴레프 설계국은 1950년대 말부터 개발하던 사거리 4,000km의 Tu-121 중거리 핵 탑재 순항미사일의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한 DBR-1 Tu-123 무인정찰기가 1964년 5월부터 소련군에 배치되면서 자신들의 고유한 고속 무인정찰기 기본 설계를 확립했다.

고속 무인정찰기 개발 경험을 갖춘 투폴레프 설계국은 소련 내각으로부터 새로운 무인정찰기 개발을 지시받았다. 1968년 8월 30일, 소련 내각은 훈령 No. 670-241을 통해 사단급 부대용 무인 전술 정찰복합체 VR(러시아어 ВР)-3와 여기에 사용할 무인정찰기 '143' 레이스(Рейс, 영어 Flight), 군 사령부에 정보를 제공할 장거리 무인 전술 정찰복합체 VR-2와 무인정찰기인 '141' 스트리시(Стриж, 영어 Swift)의 두 가지 무인정찰 시스템 개발을 지시했다.

정부가 개발을 지시한 새로운 무인정찰기 시스템은 자율성, 이동성 그리고 다른 전술 및 기술적 요구 사항 외에도 낮은 레이더 단면적(RCS), 고도 50~5,000m 사이의 저고도와 고고도 비행, 산악 지형에서의 비행, 그리고 기체를 복귀시킨 후 재사용할 것 등이 요구되었다.

전술 정찰이라는 목적상 좁은 정찰 구역과 빠른 회수를 위해 500X500m의 착륙 구역을 충족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비행 및 항법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 밖에도 무인정찰기 준비와 발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현대적인 전자 장비를 탑재하고, 엔진도 높은 신뢰성을 가질 것이 요구되었다.

많은 난관이 예상되었지만, 투폴레프 설계국은 앞서 Tu-123 무인정찰기를 개발한 경험을 살려 새로운 무인정찰기 개발을 시작했다. 먼저 개발이 시작된 것은 사단급 무인 전술 정찰복합체 VR-3 레이스와 여기에 사용할 무인정찰기 '143' 레이스였다. 설계국은 작은 기체를 먼저 만든 후, 이를 확대한 것을 개발하는 순으로 나가기로 했다.

투폴레프 설계국이 Tu-143으로 명명한 무인정찰기 '143'은 1970년 12월에 첫 비행에 성공할 정도로 빠르게 개발되었다. 1972년부터는 국가시험을 시작했고 1976년에 최종적으로 시험을 마쳤다.

이 기간 동안 Tu-143의 확대형인 무인정찰기 '141, Tu-141의 개발이 진행되었고, 1974년에 국가시험을 마쳤다. 1977년부터 하르코프(Kharkov) 항공기 공장에서 사전 양산기 제작이 시작되었고, 1979년부터 1989년까지 152대가 생산되어 소련 서부 지역에 배치되었다.

Tu-143의 국가시험이 1976년에 끝났지만, 1973년 쿠메르타우(Kumertau)의 헬리콥터 생산 공장에서 10대가 시험 생산되었다. 본격적인 양산은 1976년부터 시작되었고, 1989년까지 이어졌다.

이전에 배치된 Tu-123과 Tu-141이 소련군에서만 운용된 것과 달리, Tu-143은 바르샤바 조약 회원국들과 일부 중동 국가 등에 판매되기도 했다. 무인정찰기 외에 낮은 RCS와 저고도 비행 특성을 활용하여 M-143이라는 표적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소련군은 Tu-143의 성능에 만족했고, 1980년대 초반 성능 개량형 VR-ZD, Tu-243 레이스-D 개발에 착수하여 1987년에 개발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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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Tu-143 레이스 무인정찰기는 전선에서 최대 80km 떨어진 적지의 지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전술 정찰을 목적으로 운용되었다. 뾰족한 기수를 가진 실린더형 동체의 후방 위쪽에 공기흡입구가 위치하고, 동체 아래에 끝이 잘린 58도의 후퇴각을 가진 델타익 주익을 가진다. 수평 미익은 없고, 수직 미익만 있다.

Tu-143의 동체는 D-16 알루미늄 합금, AMG-6 마그네슘 합금 및 유리섬유 복합재로 만들어졌다.

동체는 구조적으로 4개의 구획으로 나뉜다. 분리가 가능한 첫 번째 구획은 사진 또는 텔레비전 촬영 장비가 탑재된다. 이 구획은 유리섬유 복합재로 만들어졌다. 두 번째 구획은 제어 장비와 전원 공급장치가 들어간다.

세 번째 구획은 엔진, 연료 펌프, 유압 펌프 등이 위치하며, 연료 탱크도 자리하고 있다. 마지막 네 번째 구획은 낙하산 수납부와 수직 미익이 위치한다. 낙하산 수납부에는 착륙용 주 낙하산과 착륙 직전 감속을 위한 감속산(drag chute)이 들어있다.

이륙은 운반 트레일러에서 동체 아래 장착된 고체 연료 로켓 부스터를 사용하여 영거리(Zero length) 이륙을 한다. 회수는 먼저 수직 미익 뒤쪽에서 감속산이 전개되어 비행 속도를 늦추고, 그 뒤로 대형 낙하산이 전개되어 착륙하게 된다.

동체가 바닥에 닿는 것을 막기 위해 앞쪽에 1개, 뒤쪽에 2개의 스키드식 착륙 장치가 펼쳐진다. 착륙의 마지막 단계에서 제동용 고체 로켓이 점화되어 낙하 속도를 줄인다.

사진 정찰 장비는 120m 길이의 필름을 담고 있는 PA-1 파노라마 항공 카메라가 달렸다. 사진 촬영 간격은 비행 고도에 따라 달라졌다. 영상 정찰 장비는 I-429 치비스(Chibis-B) 텔레비전 카메라를 사용했고, 무선 채널로 지상의 통제소로 영상을 전송했다. 방사선 정찰은 시그마(Sigma)-R을 사용했고, 정보는 무선으로 통제소로 전송되었다.

비행 중 기체를 제어하는 ABSU-143 내장 제어 시스템은 AP-143 오토파일럿 장비, DISS-7 도플러 속도 및 각도 측정기, V-143 비행컴퓨터, A-032 저고도 전파고도계, BVV-1 고도계, 사전 비행 경로 입력을 위한 BVD-1 내장 데이터 입력기로 구성되었다.

Tu-143 무인정찰기를 포함한 VR-3 체계는 BAZ-135MB 트랙터를 기반으로 하는 SPU-143 자주 발사대와 TZM-143 운송 및 적재 차량을 사용한다. 이전에 개발된 Tu-123과 Tu-141이 외부에 노출된 발사대 위에 기체를 올려놓는 데 반해, SPU-143 발사대는 발사용 레일 위에 앞뒤로 개폐식 문을 가진 밀폐식으로 되어 있어 기체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다.

차량과 발사대가 통합되어 있어, SPU-143 발사대의 운전석에 위치한 요원이 발사 스위치를 누르면 15도 각도로 하늘로 향한 발사대에서 Tu-143 동체 아래에 있는 고체 로켓 부스터가 작동하면서 이륙한다.

회수 또는 전송된 정보를 수신 및 처리하는 POD-3 분석차량은 분석된 내용을 빠르게 필요로 하는 부대로 전송하는 것을 담당한다. POD-3에는 사진 현상실, 전송된 데이터 수신 및 처리실이 있으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ESD-30 발전기가 달려있다.

엔진은 클리모프(Klimov)가 제작한 추력 650kgf의 TR3-117 터보제트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동체 아래에는 SPRD-251 고체 연료 부스터가 장착되어 영거리(Zero length) 이륙을 지원한다.

발사 위치에서 무인정찰기 발사에 소요되는 시간 15분, 복귀하여 회수된 기체를 다시 발진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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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Tu-143 레이스 무인정찰기는 현장의 부대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술 정찰기로서, 1973년부터 1989년까지 950대가 생산되었다. Tu-143 레이스 무인정찰기는 구소련 공군을 위해 개발되었다. 구소련 공군 정찰 연대는 12대의 Tu-143 기체와 4개의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체계는 모두 차량에 탑재되어 이동식으로 운영되었다.

구소련 공군이 운용한 MiG-21R과 Yak-28R 같은 유인정찰기에 비해, 크기가 작고 낮게 날 수 있기 때문에 정찰 지역에 더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었다. 좋은 평가 덕분에 육군 등도 채택하면서 널리 사용되었다.

1985년에는 VR-ZM이라는 시스템 명칭이 붙은 표적기 M-143이 개발되었다. 표적기는 다양한 유형의 항공기를 묘사할 수 있었다. 1980년대 초반에는 기수 배면에 정찰 장비 대신 19kg의 선전 유인물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조되기도 했다.

구소련 해체 전까지 구소련, 체코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 사용했고, 중동의 시리아와 이라크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소련이 보유했던 기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분산되었다. 2009년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약 50대를 사들였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시리아에서 Tu-143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Tu-143은 전쟁에서도 사용되었다. 처음 사용된 것은 1979년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였다. 1982년 레바논 전쟁에서 시리아가 사용했고, 1985년에는 이스라엘 공군 F-16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기도 했다. 2014년부터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진 분리주의 반군과의 전쟁에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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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Tu-143 레이스: 사단급 부대용 무인정찰기. 시스템 분류명 VR-3.

M-143: 1985년 Tu-143을 기반으로 개발된 표적기. 시스템 분류명 VR-ZM.

Tu-141 스트리시: Tu-143의 확장형으로 개발된 상위 제대용 무인정찰기. 시스템 분류명 VR-2.

Tu-243 레이스-D: 1980년대 초반 개발된 성능 개량형 무인정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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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구분: 무인정찰기
설계 및 제작: 투폴레프 설계국 / 쿠메르타우 헬리콥터 생산 공장
길이: 8.06m
날개 폭: 2.24m
높이: 1.54m
중량: 1,230kg
엔진: 클리모프 TR3-117 터보제트 엔진 X 1
순항 속도: 950km/h
작전 거리: 180km
비행시간: 13분
최대 비행 고도: 2,000m
최소 비행 고도: 10m
사진 정찰 고도: 200~1,000m
영상 정찰 고도: 300~1,0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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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