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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공산 국가이긴 하지만 1940년대 말부터 소련과 거리를 두면서 독자적인 위치를 유지한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독재자인 요시프 브로즈 티토(Josip Broz Tito, 1892~1980)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서 홀로서기를 추구했다. 이들은 최초 스탈린과 협조하면서 미국의 마셜플랜(Marshall Plan)을 거부했으나, 곧 소련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마셜플랜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친미 노선을 걷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유고는 홀로 외로운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티토는 동구권뿐 아니라 NATO 국가까지 모두 비난했으며, 결국 인도를 비롯한 제3세계 국가를 불러 모아 통칭 "비동맹운동(Non-alignment Movement)"을 1961년부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유고는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으므로, 자체적인 방산 물자 생산과 무장에 관심이 높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투자와 기술 축적이 크게 필요한 항공 산업 육성은 가장 시급하게 시작해야 할 방산 분야로 꼽았다.

유고는 당시 조종사 양성을 위한 훈련기로 미국에서 T-33 슈팅스타(Shooting Star) 훈련기를 도입해 쓰고 있었으나, 우선 훈련기부터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Bosnia-Heerzegovina) 지역의 모스타르(Mostar)에 소코(SOKO)라는 업체를 설립하고 항공기 제작에 들어갔다. 당시 소코는 시작부터 갑자기 제트기를 제작할 능력은 없었으므로 영국으로부터 공동 개발 형태로 기술 지원을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1950년대 말부터 훈련기 개발을 시작했다. 일명 "G-1 갈렙(Galeb)"으로 명명한 이 기체는 1961년 7월 3일 자로 초도 비행에 성공했으며, G-1의 기술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 개선을 가해 G-2 갈렙을 완성했다. G-2는 1963년 파리 에어쇼에 처음 출품하면서 세계에 선보였으며, 1965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하여 1985년까지 총 248대를 양산했을 뿐 아니라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같은 발칸반도 인근 국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리비아, 자이르, 잠비아 등에도 수출했다.

G-2가 어느 정도의 성공으로 완결되자 유고슬라비아는 1970년대 초부터 G-2 갈렙의 대체 기종 개발을 시작했다. G-2를 베이스로 삼아 개발에 들어간 소코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사의 바이퍼(Viper) 터보제트 엔진을 채택했으며, 두 대의 시제기가 1978년 초에 완성됐다. 소코는 우선 이들 기체로 지상 시험을 실시했으며, 1978년 7월 17일에 첫 비행에 나서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곧이어 1980년 12월 17일 자로 6대의 사전 양산기 중 한 대도 초도 비행에 성공했으며, 시제기와 사전 양산기에는 우선 G-4 PPP라는 명칭이 붙었다. G-4는 G-2와 달리 주익과 미익 모두 후퇴익을 채택했으며, 야간 비행이나 악천후에도 비행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항전장비류가 탑재됐다.

양산기에 정식으로 "슈퍼 갈렙(Super Galeb)"이라는 명칭이 붙은 G-4는 전체 구동식 하반각 미익이 채택됐고, 항전장비 역시 통합 항전체계가 채택됐다. 초도기와 사전 양산기는 압력식 급유 시스템을 사용했으나 양산기는 중력 기반 급유 시스템이 채택됨에 따라 급유 속도는 조금 느려졌지만 대신 시스템이 단순해지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소코는 1982년부터 공장에 양산 기체 생산 라인을 깔았다.

G-4는 훈련기 용도로 개발했으나 경공격기로도 운용이 가능했으므로 유고슬라비아 공군은 1983년 G-4 양산기가 초도 비행에 성공하자 대량으로 주문을 넣었다. G-4는 수출 시장에서도 꽤 활발하게 팔려 이탈리아 아에르마끼(Aermacchi)의 MB-339나 체코슬로바키아의 L-39 알바트로스(Albatross), 스페인 까사(Casa)의 C-101 같은 훈련기들과 경합했다. 비록 G-4는 성능 면에서 그다지 우수하지 못해 다쏘/도르니어(Dassault/Dornier)의 알파 젯(Alpha Jet)보다 떨어지는 능력을 보였으나, 대신 대당 가격이 낮았으므로 저가 항공기로 선전했다. G-4는 1984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1991년까지 총 85대가 양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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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G-4 슈퍼 갈렙은 기본 베이스는 훈련기로 설계했으나 경공격기로도 운용이 가능한 항공기였다. 슈퍼 갈렙은 기본 훈련기 임무와 고등훈련기 임무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었다. 슈퍼 갈렙은 기본적으로 저익(低翼)의 후퇴익을 채택했으며, 날개 길이는 약 9.88m에 달했다. 자체 중량은 3,250kg, 최대 연료량은 1,882kg였으며 원통형 동체에 짧은 노즈콘(nose cone)이 채택됐고, 미익 모양이나 반원형 엔진 흡입구, 수직 미익, 방향타, 에일러론(ailerons), 수평 미익 등은 모두 통상적인 훈련기 모습을 하고 있었다.

G-4는 기본적으로 훈련기로 개발했기 때문에 복좌식으로 설계됐으며, 전방석에는 교육생, 후방석에는 교관이 탑승한다. 조종석은 탠덤(tandem) 배열로 되어 있으며, 캐노피는 위가 아니라 좌에서 위로 여는 형태로 설계됐다. 사출좌석은 모두 영국 마틴-베이커(Martin-Baker) 사출좌석이 채택됐으며, 후방석은 살짝 뒤로 더 젖혀져 있어 훈련생을 포함하여 더 넓은 시계 범위를 갖도록 만들었다. 전방석에는 고도계와 자이로(gyro) 조준기가 장착됐다.

경공격기로 운용할 목적일 경우, 동체 하부 중앙에는 23mm 그리야제프-쉬푸노프(Gryazev-Shipunov) GSh-23L 쌍열 기관포가 탑재된 기관총 포드를 장착할 수 있었으며, 탄약 200발을 적재할 수 있었다. 또한 주익 하부에는 4개의 하드포인트가 설치되어 있어 안쪽 하드포인트에는 7,701파운드, 외부 하드포인트에는 5,501 파운드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고, 무장은 동구권과 자유 진영 무장을 모두 통합할 수 있었다. 또한 안쪽 파일런에는 70갤런의 외장 연료 탱크를 추가할 수 있었다. 개발 당시에는 원래 유고에서 자체 개발한 정찰용 포드도 설치하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실현되지는 않았다.

G-4는 영국제 롤스-로이스 바이퍼 터보제트 엔진을 하나만 장착했으며, 중기에는 추력이 증가한 바이퍼 632-46 엔진으로 교체해 운동성이 높아졌다. 또한 긴급 시 단거리 이륙을 할 수 있도록 JATO(Jet-assisted Take-off) 로켓을 동체 아래에 설치할 수 있었고, 활주 거리를 줄이기 위해 수납식 드래그 슈트(drag chute) 낙하산 개방도 가능했다. 엔진은 후방 동체의 수직 미익 아랫부분을 분리하면 직접 정비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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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1990년대 초, 유고슬라비아는 G-4 업그레이드 사업을 추진했으며, 주로 신형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 통합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항공기의 조준 능력 향상과 엔진 안정성 향상, 그리고 전자 장비 향상에도 중점을 뒀다. 실제로 슈퍼 갈렙은 안정적인 성능을 자랑하는데, 1980년대부터 운용을 시작해 아직까지도 일부 국가에서 운용 중인 기체 치고는 30년간 사고 이력이 단 두 건뿐이다. 실제로 미군도 고등훈련기 교체를 시작했을 때 슈퍼 갈렙을 후보로 올렸었고, 미국의 조종사들도 시험 비행을 한 후 성능 자체에 대해서는 꽤 후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국내 제작사인 레이시온(Raytheon)의 T-6 텍산(Texan) II에게 밀렸는데, 아마도 이는 미국제 부품 생산 비율을 평가에 높게 반영하는 미국 특유의 도입 시스템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G-4 슈퍼 갈렙은 1990년대 말 유고 내전에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전쟁 기간 중 총 3대의 G-4가 격추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종사는 모두 무사히 사출했다. 유고 내전의 결과로 유고 연방이 해체됨에 따라 구 유고 소속 소국들이 소량의 G-4를 보유하게 됐다.

유고 내전 말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개입하면서 골루보브치(Golubovci) 기지에 주기되어 있던 구 유고군 곡예비행부대인 레테세 즈베즈데(Leteće zvezde: 나는 별)가 보유하고 있던 G-4 네 대가 폭격으로 지상 격파됐고, 팀 역시 결국 1999년에 해체되고 말았다. 이후 세르비아가 다시 공중곡예팀을 구성하고자 했으나, 가용한 기체가 없으므로 결국 구형 기체인 G-2 갈렙을 동원했다.

G-4를 가장 많이 운용한 세르비아 공군은 2008년경부터 보유 중이던 G-4M의 업그레이드를 시도했으며, 업그레이드 후에는 기체 명칭을 G-4MD로 부여하고자 했다. G-4MD는 항법장비 등 신형 항전장비 장착, 조종 통제력 향상, 신형 전투체계 통합 등을 실시해 수명 주기를 2030년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세르비아는 다른 구 유고 연방 국가로부터 G-4를 바터(barter) 형태로 구입함으로써 보유 G-4 숫자를 최대한 늘리고 있다.

G-4는 구 유고슬라비아 공군이 운용하다가 유고 연방이 깨지면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공군, 몬테네그로 공군, 세르비아 공군이 운용했으며, 현재에는 세르비아 공군만 20대가량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미얀마가 4대가량의 G-4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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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G-4: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 형상

G-4Š: 무장이 제거된 훈련기 형상

G-4T: 표적 예인기 형상

G-4M: 업그레이드 형상으로, 항전장비가 교체되고 하드포인트가 늘어났으며, 미사일 레일이 윙팁에 추가됐다. 즈락(Zrak) ENP-MG4 전방상향시현장치(HUD)와 ENS-MG4 전자관측경이 통합됐으며, 자이로(gyro) 플랫폼, 다기능 디스플레이가 설치되고 필요에 따라 전광탄/채프(chaff) 살포기를 추가할 수 있다. 주익 안쪽 하드포인트는 500kg, 외부 하드포인트는 350kg 무장을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 탑재 중량은 1,800kg에 달한다. 최대 이륙 중량은 훈련기 용도일 경우 4,971kg, 경공격기일 경우 6,400kg이며 최고 속도는 865km/h~900km/h, 페리 범위는 외장 연료를 장착한 상태로 2,900km에 달한다. 통상 연료로 항속 거리는 1,800km이나 캐논 팩과 BL755 클러스터 폭탄 4발, 공대공미사일 2발을 장착할 경우 1,200kg 정도가 된다. 해수면에서 최대 상승률은 분당 1,800m이며, 실용 상승 한도는 12,500m이다.

G-4MD: G-4M을 다시 한번 개량하기 위한 개조안. LCD 비행 스크린이 장착됐고, 조종간이 HOTAS(Hands-On Throttle and Stick)로 변경되었으며, 고급 HUD와 통합 임무컴퓨터, 거리 측정 장비, GPS 기반 항법장비, 피아식별장치(IFF: Identification friend or foe), 항법통신장비, VHF 계기착륙시스템, 통합 유도무장, 대응 및 표적획득 체계 등도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G-5: G-4에 고성능 레이더를 장착하고 공격 능력을 향상시키려 한 설계안. 유고 내전 발발 이전에 계획됐으나, 유고 연방이 해체됨에 따라 계획도 좌초한 것으로 보인다. 개조 계획상으로는 G-4 좌석을 단좌식으로 교체하여 연료 수납공간을 넓히고, 레이더와 일부 항전장비를 고급 사양으로 변경하며, 임무 범위를 넓힐 예정이었다. 실제 제작된 기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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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종류: 고등훈련기
제조사: SOKO(1990년대 초 폐업/Ikarus가 일부 인수)
승무원: 2명
전장: 12.25m
날개 길이: 9.88m
높이: 4.3m
날개 면적: 19.5㎡
종횡비: 5.01
자체 중량: 3,250kg
총중량: 4,760kg
최대 이륙 중량: 6,330kg
최대 연료량: 1,882kg(최대 내장/외장 연료량)
추진체계: 4,000파운드급 롤스-로이스 바이퍼 632-46 터보제트 엔진 x 1
최고 속도: 920km/h(고도 6,000m)
순항 속도: 550km/h
스톨 속도: 180km/h
초과 금지 속도: 921km/h(고도 11,000m)
항속 거리: 1,900km(내장 연료)
전투 범위: 1,300km(캐논 팩 + BL755 클러스터 폭탄 장착 시)
페리 범위: 2,500km(최대 내장/외장 연료 탑재 시)
실용 상승 한도: 12,850m
중력 한계: -4.2~+8
상승률: 1,859m/min
고도 도달 속도: 8,000m까지 6분
항전장비: 기본 통신 및 항법장비, 화력 통제 및 무장관리 장비, 페란티(Ferranti) ISIS D-282 자이로 사이트, 이스크라(Iskra) SD-1 레이저 경고수신기(RWR), 정찰포드, 적외선 라인 스캐너
기본 무장: 23mm GSh-23L 기관총(배면 건포드) x 1
대당 가격: 420만 달러(2010년도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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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 『이런 전쟁』(공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