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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1903년 12월 17일, 오빌 라이트가 조종하는 플라이어호가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12초 동안 37m를 난 것에 불과했으나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나자 전쟁에 비행기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찰이나 연락 임무에 투입했으나 제1차 대전 발발과 동시에 공중전이 시작되었고 뒤이어 하늘에서 폭탄을 투하했다. 그리고 1930년대가 되자 대규모 병력을 비행기에서 투하해 요충지를 선점하는 방법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공수작전은 에방에말 요새 점령, 오버로드 작전처럼 성공적인 전과를 올린 사례도 있으나 크레타 점령, 마켓 가든 작전처럼 엄청난 희생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늘날은 발달한 방공 체계 덕분에 항공기를 이용한 침투가 어려워지면서 공수부대의 효용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그보다 공수작전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점은 적진에 투입된 부대의 무장 수준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공수부대는 아군 본진이 도착할 때까지만 점령 지역을 사수하는 것이 원칙이다. 추가 보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대부분의 무장과 소모품을 가지고 적진에 뛰어든다. 이처럼 구조적으로 경무장 상태로 작전을 벌여야 하기에 적의 반격이 개시되면 버틸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 아무리 개별 병사의 능력이 뛰어나도 화력 차이는 극복할 수 없다. 당연히 공수부대를 운용하는 측의 입장에서 이는 심각한 고민이었다.

그래서 공수부대가 사용할 수 있는 장비들이 개발되었는데 항공 수송이 용이하고 현지에서 소수의 병력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경량화된 대신에 어쩔 수 없이 성능이 감소한 특징이 있다. 방어력은 포기하다시피 한 러시아의 BMD 장갑차, 독일의 비젤 장갑차 등이 대표적이다. 적진에 투하된 공수부대의 화력을 지원하기 위해 1943년부터 실전 배치된 105mm M3 곡사포(이하 M3)도 그러한 장비 중 하나다.

M3의 개발은 미국이 제2차 대전에 참전하기 직전인 1941년 여름에 시작되었다. 아직은 중립이었지만 지난 제1차 대전의 경험을 반추한다면 참전 가능성도 있었기에 미리 준비에 나선 것이었다. 이때만 해도 아직 공수부대가 창설되기 전이어서 최전선에서 보병이 손쉽게 운용할 수 있는 야포의 획득이 목적이었다. 당시 미국은 75mm M1 산포(이하 M1)를 이런 목적에 사용하고 있었으나 화력이 빈약하다고 느끼던 중이었다.

이때 미군의 표준 장비로 선정되어 이제 막 배치가 시작 중인 105mm M2 곡사포(이하 M2)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날에 와서 2선급 장비로 취급되지만, 당시에는 사단 예하 포병연대에서 운용하는 장비였을 만큼 강력한 화력을 자랑했다. 이를 M1과 결합하면 강력한 화력의 경곡사포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때마침 일본의 진주만 급습으로 미국의 참전이 결정되자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1942년 3월에 길이를 축소한 M2의 포신을 M1 포가 및 주퇴복좌기와 결합한 T7 프로토타입이 탄생했다. 곧바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발견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한 후 1943년부터 M3라는 제식명으로 양산 개시와 동시에 일선 배치가 시작되었다. 보병연대 예하 포병중대에 장비되었는데 정작 일선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일단 사거리가 M2의 60퍼센트 정도에 불과해서 증가된 화력의 이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포신이 단축되었으므로 사거리 감소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대신 그로 인해 이점을 얻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상황에 따라 M1은 분해해서 병사들이 옮길 수도 있지만, 아무리 경량화했어도 무게가 1톤이 넘는 M3는 별도의 견인 장비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M2로 무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일선에서는 사거리가 더 길고 무게도 훨씬 가벼운 M1을 계속 선호했다.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했을 때 유럽 침공 계획이 수립되면서 공수부대용 장비로 선정되었다. 비록 일반 보병부대에서는 계륵같은 존재였지만 처음 언급처럼 본진과 연결되기 전까지 고립된 환경에서 싸워야 할 공수부대에게는 강력한 화력 투사 수단이 되었다. 다만 마켓 가든 작전 이후 제대로 활약할 만한 상황이 없었다. 이에 따라 종전 후 많은 수가 폐기되거나 동맹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공여되었는데 국군도 91문을 공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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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단순히 M3는 M2 포신의 길이를 690mm 단축해서 개량된 M1 포가와 결합한 구조다. 주퇴복좌기도 M1 것을 사용했고 포방패를 생략하면서 무게를 M2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상당한 장점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야전에서 다루기가 쉽지는 않았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게를 줄이면서 포기해야 했던 점이 많아서 효용성이 떨어지는 야포로 취급받았다.

M2와 동일한 포탄을 사용하도록 설계되었지만, 포신이 짧아 장약이 불완전 연소되는 문제가 발생하고는 했다. 이런 이유로 M3의 연사력은 최대 4발 정도였는데 이는 M2의 16발과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공수부대용이라면 사거리가 짧더라고 여러 곳에 화력을 신속히 투사할 수 있도록 연사력이 빨라야 한다. 하지만 정작 M3는 그와 반대여서 일선에서는 M1을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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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M3는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총 2,580문 생산되었다. 결코 적은 수량은 아니나 이는 제2차 대전이라는 시대상을 고려하고 8,400여 문이 생산된 M1이나 10,000문이 넘게 생산된 M2와 비교하면 많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M2가 제2차 대전 이후 벌어진 수많은 전쟁, 분쟁에서 활약하고 현재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장수 무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같은 구경을 사용하는 M3는 실패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M3은 그야말로 귀중한 존재였다. 6.25전쟁 발발 당시에 야포의 수량으로 북한에 5 대 1로 뒤졌지만 M3는 당시 국군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답게 종횡무진 활약했고 춘천전투, 강릉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서부전선에서는 북한군의 T-34 전차를 제로 거리에서 공격해 격파하기도 했다. 이후 미군이 M2를 공급해 주면서 전선에서 사라졌지만 이처럼 M3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제 역할 이상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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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T7: 프로토타입
 
T10: 앙각이 65도까지 증가된 프로토타입
 
M3: 75mm 곡사포의 주퇴복좌기와 포가를 사용한 양산형

M3A1: 1⁄8인치(3.2mm) 플레이트 트레일 장착형

M3A2:　포방패 부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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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무게: 1,130kg
전장: 3.94m
포신: 1.88m
전폭: 1.70m
전고: 1.27m
구경: 105mm
앙각: −9°~ +30°
선회각: 45 °
발사 속도: 분당 4발
유효 사거리: 7,6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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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