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의 역사

미국은 자국 업체가 주계약 업체가 되어야 하고, 자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지만, 해외의 우수한 무기체계를 도입하는데 큰 거부감이 없었다. 이런 개방성은 이스라엘이 개발한 무인항공기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여러 차례 열어주었다.

미 국방부가 처음 관심을 보인 이스라엘제 무인항공기는 타디란 일렉트로닉 인더스트리(Tadiran Electronic Industries, 현 엘빗 시스템 Elbit Systems)의 마스티프(Mastif)였다. 1982년 레바논 전쟁에서 보인 활약에 주목한 미 해병대가 1984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평가를 통해 항속 거리와 체공 시간이 요구에 못 미친다는 점이 발견되었고, 새로운 도입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후, 타디란은 자국의 경쟁업체였던 IAI와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무인항공기 사업부를 합쳐 IAI 산하에 마즈랏(Mazlat, 현재 말랏 MALAT 사업부) 사업부로 통합했고, IAI가 개발한 스카우트(Scout)를 개량한 파이오니어(Pioneer)를 미 해군에 제안했다.

미 해군의 평가를 거쳐 파이오니어가 채택되었고, AAI 코퍼레이션(현 텍스트론 시스템 Textron Systems)이 미국 내 생산업체로 선정되었다. 1985년 미 해군은 AAI 코퍼레이션과 무인항공기 72대 등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1986년 6월부터 미 해군에 기체가 인도되기 시작했다.

미 해군이 파이오니어를 선정한 후, 1987년 미 해병대도 파이오니어를 도입했고, 미 육군도 평가를 위해 소량을 도입했다. 그러나, 미 육군은 요구하는 성능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려 정식 운용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 육군도 다양한 종류의 무인항공기를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1989년 초부터 UAV-SR(Short Range)라 명명된 단거리 전장 감시 및 목표 획득용 무인항공기 도입 사업이 시작되었다. UAV-SR에는 맥도넬-더글라스(McDonnell-Douglas, 현 보잉 Boeing)의 스카이 아울(Sky Owl)과 이스라엘 IAI와 미국의 TRW(현 노드롭그루만 Northrop Grumman)의 헌터(Hunter)가 최종 경쟁 후보로 결정되었다.

평가를 위해 스카이 아울은 YPQM-149A, 헌터는 YPQM-150A라는 임시 형식명이 부여되었다. IAI/TRW의 헌터는 IAI가 개발한 임팩트(Impact)라는 엔진이 앞뒤로 달린 형태의 무인항공기를 요구 조건에 맞도록 개량한 것이다. TRW는 미국에서 헌터의 시스템 통합과 관리를 담당했다.

1991년 3월부터 두 기종에 대한 평가가 시작되었다. 이때 평가 과제에 1대가 전방에서 정찰을 수행하고, 후방에 위치한 다른 1대가 전방의 기체가 보내온 영상 정보를 지상의 통제소로 전달하는 '릴레이 비행(relay flight)'이 포함되었다.

1992년 6월, 헌터가 UAV-SR의 최종 승자로 결정되었고, 1993년 2월, 미 육군은 TRW와 7개 무인항공기 시스템에 대한 저율초기생산(LRIP) 계약을 체결했다. 1개 무인항공기 시스템에는 무인항공기 8대와 지상통제소 2대가 포함되었다.

사단과 군단급 정찰용 무인항공기로 사용할 계획이었던 미 육군은 헌터에 앞서 임시로 부여한 YPQM-150A 대신 BQM-155A라는 정식 제식명을 부여했다. 합동 개량형 다임무 페이로드 항공 감시, 전투 생존(JIMPACS, Joint Improved Multi-mission Payload Aerial Surveillance, Combat Survivable) 무인항공기라는 긴 이름도 붙였다.

첫 생산분은 1995년 4월에 미 육군에 납품되었고, 1995년 9월까지 5개 시스템이 육군에 인도되었다. 그러나, 1995년 여름 작전 평가 중에 3대가 추락하는 등 신뢰성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1995년 10월, 합동 요구조건 감독 위원회(Joint Requirements Oversight Council)는 프로그램 중단을 권고했다.

권고에 따라 1996년 1월 31일, 국방부 획득 담당관은 주문된 LRIP 외에 추가적인 헌터 시스템 주문은 없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의해 주문된 7개 시스템도 대부분 보관 처리되고, 일부 수량만 시험 목적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1997년 미 국방부의 무인항공기 형식명 변경에 따라 RQ-5A 헌터로 재명명되었다. RQ-5A는 원래 RQ-7 쉐도우(Shadow) 200으로 대체될 예정이었지만, 대체가 지연되면서 미 육군의 사용이 늘어났다. 1999년, 보관 중이던 RQ-5A 헌터가 코소보, 2002년 이라크에서 작전에 투입되었다.

2002년 노드롭그루만은 RQ-5A 헌터에 유도 무기 장착 가능성을 연구했다. 2003년 1월, MGM-164 에이태킴스(ATACMS) 블록2의 자탄인 BAT(Brilliant Anti-Tank) 대전차 유도무기를 개량한 GBU-44/B 바이퍼 스트라이크(Viper Strike)를 장착하는 개조가 시작되었다.

2003년 3월, GBU-44/B와 개조된 RQ-5A가 미 육군에 인도되었고, 2005년 4월 무장 무인기를 뜻하는 MQ-5A로 제식명이 변경되었다. 2003년, 노드롭그루만은 TRW를 인수하여 헌터 무인항공기 권리를 보유하게 되었고, 정찰과 공격의 다임무 수행에 적합하도록 개조된 MQ-5B를 개발했다.

MQ-5B의 첫 비행은 2005년 7월에 이루어졌다. MQ-5B는 주익 중앙부가 길어지고, 날개 길이도 길어져 동체에 붙은 랜딩기어와 주익에 장착되는 무장의 간격이 넓어졌다. MQ-5B는 엔진도 교체되었고, 길이가 늘어난 날개에는 연료가 탑재되어 체공 시간이 길어졌다. 미 육군은 2004와 2005 회계 연도에 MQ-5B 18대를 주문했다.

2000년대 초반, 미 육군은 2009년까지 MQ-5B 헌터 무인항공기를 퇴역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 퇴역 결정이 미뤄졌고, 2015년 12월 16일에서야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퇴역했다.

---

특징

RQ-5 헌터 무인항공기는 미 육군의 사단과 군단급 정찰용으로 도입되었고, 2003년 무장 운용 능력을 부여받은 후 MQ-5로 재명명되었다.

기체는 복합재로 만들어졌고, 엔진이 기체 앞과 뒤에 장착된 특이한 형태를 가진다. 이런 방식을 '풀 앤 푸시(Pull and Push)' 방식이라 한다. 엔진은 57마력의 모터-구찌(Motor-Guzzi) 가솔린 엔진 2개가 장착된다. 동체 후방에 붙는 주익은 일자형이며, 양쪽 주익 중간에 수평 미익과 수직 미익을 지탱하는 붐이 연결된다.

RQ-5A는 길이 6.8m, 날개폭 8.9m, 높이 1.7m, 최대 이륙 중량 727kg(1,620lb), 탑재 중량 90.7kg(200 파운드), 최고 속도 204km/h, 운용 고도 4,572m(15,000ft)의 제원을 가진다. 작전 반경은 1대만 운용 시 약 200km지만, 데이터링크 중계기를 운용할 경우 300km로 늘어난다. 비행시간은 최대 11.6시간이다.

무장형인 MQ-5B는 동체 길이 7.01m, 날개폭 10.44m, 최대 이륙 중량 820kg(1,950lb), 탑재 중량, 127kg(280lb), 운용 고도 5,490m(18,000ft)이며, 최대 비행시간은 20.5 시간으로 늘어났다. 엔진은 JP-8을 사용하는 56마력의 메르세데스 벤츠 중유 엔진(HFE, Heavy Fuel Engine)으로 교체되었다.

RQ-5에서 MQ-5로 개량되는 동안 엔진이 교체되면서 엔진룸 설계가 달라졌다. RQ-5는 프로펠러축에서 동체 하부까지 선박처럼 경사가 진 반면, MQ-5는 프로펠러 축에서 동체 하부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이륙과 착륙은 고정익 항공기처럼 활주로를 이용하지만, 충분한 활주로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기체 아래 고체 로켓 부스터를 단 RATO(Rocket Assisted Takeoff)를 사용하기도 한다. 착륙 시에는 기체 후방의 고리를 지상의 와이어에 걸어서 착륙 거리를 줄인다. 기체 아래쪽에는 앞에 1개, 뒤에 2개의 랜딩기어가 붙어 있다. 랜딩기어를 사용하여 활주로나 풀밭 등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탑재 장비는 IAI의 타맘(Tamam) 사업부가 제작하는 MOSP(Multi-mission Optronic Stabilized Payload) 센서를 사용한다. MOSP는 자이로를 사용하여 안정화된 짐벌에 EO/IR 센서가 탑재되어 지상의 영상을 촬영한다. 주간에는 CCD 카메라를 사용하고, 주간과 야간 겸용으로 전방감시 적외선(FLIR) 카메라를 모듈식으로 탑재한다.

촬영된 영상은 C-밴드(4.55 GHz) 대역의 가시선(LOS, Line of Sight) 데이터링크를 사용하여 직접 지상통제소로 전송하기도 하지만, 후방에 있는 다른 헌터 무인항공기를 중계기로 사용하여 더 먼 거리에서 작전할 수도 있다. MOSP에는 레이저 지시기도 통합되어 레이저 유도무기를 위한 조준도 가능하다.

GCS-3000 지상통제소(GCS)에는 각각 기체와 페이로드를 담당하는 인력이 있다. 1개의 GCS는 영상을 촬영하는 1대 또는 영상 촬영과 중계기를 포함하여 2대까지 통제가 가능하다.

1개 무인항공기 시스템은 비행체 8대, GCS 2개, 임무 계획 셀터(MPS, Mission Planning Shelter) 1개, 발진 및 회수 셀터 1개, 원격 비디오 단말(RVT, Remote Video Terminal)로도 불리는 지상 데이터 단말(GDT, Ground Data Terminal) 2개, 모듈식 임무 페이로드(MMP, Modular Mission Payloads) 8개, 공중 데이터 릴레이(ADR, Air Data Relay) 4개, 발진 및 회수 장비(LRE, Launch and Recovery Equipment) 그리고 지상 지원장비(GSE, Ground Support equipment)로 구성된다.

RQ-5 헌터는 개발될 당시에는 무장 운용 능력이 없었다. 2003년 BAT 유도무기를 개량한 GBU-44/B 바이퍼 스트라이크(Viper Strike)를 운용할 수 있도록 개조가 이루어졌다. MQ-5B는 GBU-44/B를 양쪽 주익에 1각 1발씩, 총 2발을 탑재한다.

---

운용 현황

미 육군은 8개 시스템에 총 56대의 RQ-5A를 도입했고, 2004와 2005 회계 연도에 저율 초기 생산을 통해 18대의 MQ-5B 헌터를 인수했다. 이들 기체들은 조지아주 포트 스튜어트(Fort Stewart)의 제224 군사정보 대대와 텍사스주 포트 후드의 제15 군사정보대대에서 운용했다.

RQ-5A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나토의 발칸 지역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마케도니아에 배치되어 국경 지대 감시를 수행했다. 2003년 3월에는 이라크 프리덤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이라크로 파견되었다. 2005년부터는 MQ-5B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견되어 운용되었다.

RQ-5 헌터를 사용한 몇 가지 실험도 진행되었다. 미 육군은 2000~20001년에 RQ-5 헌터가 목표를 찾는 헌터 역할을 하고, RQ-5가 촬영한 영상을 직접 전달받은 AH-64A 아파치 공격헬기가 킬러 역할을 하는 헌터 스탠드오프 킬러 팀(HSKT, Hunter Standoff Killer Team)이라는 공중 유인/무인 시스템 기술(AMUST, Airborne Manned/Unmanned System Technology)이라는 프로그램을 시험했다.

2002년 10월에는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미사일 시험장에서 BAT를 장착한 헌터 무인기의 BAT 운용 능력을 시험했다. 이 시험을 통해 MQ-5A가 만들어졌다. 2004년에는 국토안보부 세관 및 국경경비기관에서 국경 순찰 임무 수행이 가능한지 평가했다. 평가 기간 동안 329 비행시간에 556회의 탐지를 기록했지만 정식 도입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미 육군의 헌터 계열 무인항공기는 1996년부터 2014년 1월까지 100,000시간을 비행했다. MQ-5B는 2015년 12월 16일, 포트 후드에서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퇴역했다. MQ-5B의 임무는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한 MQ-1C 그레이이글(Gray Eagle)이 이어받았다.

해외 운용국은 벨기에와 필리핀이 있다. 벨기에는 1998년 이스라엘 IAI에서 6대의 B(Belgian)-헌터와 2개의 지상통제소로 이루어진 시스템 3개를 구입했다. 벨기에 공군에서 운용된 기체는 2020년 8월 28일 퇴역했다. 필리핀은 MQ-5B 2대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언제 도입했는지와 2021년 기준 운용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다.

---

변형 및 파생형

RQ-5A: 미 육군이 도입한 정찰용 무인항공기 제식명

MQ-5A: 2003년 노드롭그루만에 의해 GBU-44/B 운용 능력이 평가된 후 RQ-5A가 무장형으로 변경된 제식명

MQ-5B: GBU-44/B 운용을 위한 양산형. 2004와 2005 회계 연도에 18대 생산.

MQ-5C 익스텐디드 헌터(Extended Hunter): 체공 시간 등을 늘리기 위해 개량한 시험 모델. E-헌터로도 불림.

B-헌터: 벨기에가 IAI에서 도입한 벨기에 공군형 헌터

H-110 샤리르(Sarir): 이란이 RQ-5A를 모방하여 개발한 무인항공기로 주익 아래 대공미사일 장착

---

제원(RQ-5A 기준)

구분: 정찰용 무인항공기
개발: 이스라엘 IAI / 미국 TRW(현 노드롭그루만)
길이: 6.8m
날개폭: 8.8m
높이: 1.7m
최대 이륙 중량: 727kg
엔진: 모토-구찌(Moto-Guzzi) 2기통 가솔린 엔진(64마력) 2개
최고 속도: 204km/h(110노트)
운용 고도: 4,572m(15,000피트)
항속 거리: 260km

---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