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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1950년대 초반, 프랑스의 노드(Nord) SS-10을 시작으로 여러 나라에서 대전차 유도 미사일 개발 붐이 불었다. 소련도 1950년대 초반부터 대전차 유도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지만, NII-48 연구소의 살라만드라(Salamandra)라는 차량 탑재형 대전차 유도미사일과 함께 오마르(Omar), 코브라(Cobra), 로토스(Lotos) 등의 개발 프로그램이 실패하는 난관을 겪었다.

많은 실패 끝에 모스크바 인근 콜롬나(Kolomna)에 위치한 KB 토크마쉬(Tochmash) 설계국(현재 A.E 뉴델만(Nedelman 정밀 엔지니어링 설계국)과 블라드미르(Vladmir) 지역의 코브로브(Kovrov)에 위치한 VNII 시그널(Signal) 연구소가 함께 탑재형 수동 시선유도(MCLOS, Manual Command to Line Of Sight) 방식의 차량 탑재형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

이 미사일은 포병미사일총국(GRAU) 색인 번호 3M6를 부여받았고 시멜(Shmel, 영어로 Bumblebee)로, 1960년 8월 군에 의해 정식 채택이 결정되면서 소련 최초의 대전차 유도 미사일이 되었다. 1961년부터 배치가 시작된 3M6 시멜은 나토에서 AT-1 스내퍼(Snapper)로 명명했다.

3M6와 거의 동시에 헬리콥터 탑재형으로 무선 유도인 반자동시선유도(SACLOS, Semi-automatic command to line of sight) 방식을 사용하는 3M11 플레이따(Fleyta), 나토 분류명 AT-2 스웨터(Swatter)를 개발했다.

하지만, 3M6와 3M11은 차량과 헬리콥터 탑재형으로, 보병이 운용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1961년 7월 소련 정부는 콜롬나의 KB 토크마쉬 설계국과 툴라(Tula) 설계국에 보병이 운용할 수 있는 휴대용 대전차 유도 미사일 개발을 지시했다. 요구된 조건은 차량 탑재 또는 보병 휴대 가능; 사거리 3,000m; 장갑에 60° 각도로 충격 시 200mm 관통 능력; 최대 중량 10kg였다.

앞서 대전차 유도 미사일 개발에 나선 서방에서는 프랑스의 엔탁(ENTAC)이 중량 12kg에 사거리 1,170m, 스위스의 코브라(COBRA)가 중량 9.5kg에 사거리 1,600m의 보병 휴대용 미사일을 이미 개발한 상태였다.

군은 3M6을 개발한 KB 토크마쉬의 설계를 선정했고, 1962년 12월 20일에 초기 시험을 완료하면서 개발을 마쳤다. 개발이 완료되기 전인 1962년 5월 1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노동자의 날 군사 퍼레이드에서 차량에 실린 목업(mock-up)이 공개되면서 존재가 외부에 알려졌다. 퍼레이드 영상을 분석한 서방 국가들은 새로운 미사일이 프랑스의 SS.11과 유사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미사일은 1963년 9월 16일 최종적으로 군에 도입이 승인되었다. 새로운 보병 휴대용 대전차 유도 미사일은 GRAU에서 9M14 말륫카(Malyutka, 영어 Litte One)이라는 색인 번호를, 전체 시스템은 9K11이라는 색인 번호를 받았다.

9M14는 소련군은 물론이고 소련이 위성 국가 및 다른 공산주의 국가나 세력들에게 공급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1973년에는 모터를 개량하여 비행 속도를 높인 9M14M(나토 분류명 AT-3B 새거B)이 생산되기 시작했고, 유도 방식을 SACLOS로 바꾼 9M14P(나토 분류명 AT-3C 새거C), 최종적으로 9M14-2(나토 분류명 AT-3D 새거D)까지 개발되기에 이르렀다.

소련은 1984년까지 약 30만 발 이상을 생산하였고, 9M14를 도입한 일부 국가에서도 자체적으로 복제하거나 개량했다. 9M14 계열은 2021년 기준으로 약 40여 국가에서 운용되고 있다. 9M14는 베트남전과 욤 키푸르 전쟁 등에서 많은 격파 기록을 세웠고, 시리아 내전에서도 정부군을 상대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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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9M14 말륫카 대전차 유도 미사일은 보병 부대가 운용할 수 있도록 휴대성이 강조된 무기 시스템이다. 미사일 시스템은 크게 조준 장치와 미사일로 구성되며, 각기 한 명이 운반할 수 있다.

조종 방식은 수동 가시선유도(MCLOS)로 사수가 8배율에 시야 폭 22도의 잠망경을 통해 목표와 미사일을 동시에 보면서 조이스틱을 사용하여 미사일을 목표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개량형인 9M14P는 조종 방식을 반자동시선유도(SACLOS)로 개량했지만, 사수의 유도가 계속 필요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미사일 몸체는 유리 섬유로 되어 있으며, 4개의 접이식 날개가 붙어있다. 미사일과 발사대, 조준 장치 등을 모두 합치면 전체 시스템 중량은 30kg 정도다.

미사일은 길이 860mm, 날개 포함 직경 393mm, 미사일 동체 직경 125mm, 중량 10kg의 제원을 가진다.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3,000m이며, 최소 사거리는 500m다. 미사일 비행 속도는 115m/s로 비교적 느린 편이다.

탄두는 중량 2.6kg의 9N110M1 대전차 고폭탄두(HEAT)이며, 신관은 9E236 압전식 충격신관을 사용한다. 탄두의 최대 관통력은 직각으로 충돌 시 400mm, 60°로 충돌 시 200mm로 알려졌다. 개량형에서 반응장갑(ERA)을 상대할 수 있도록 탠덤(Tandem)식 탄두를 채택하기도 했다.

개량형에서는 미사일 크기와 중량, 속도가 달라졌다. 9M14M는 중량이 10.9kg로 늘어났고, 9M14P1는 중량 11.4kg, 최종형인 9M14-2에서는 미사일 길이가 1,005mm로 늘어났고, 미사일 중량은 12.5kg으로, 탄두 중량은 3.5kg으로 늘어났다. 또한 속도도 130m/s로 약간 빨라졌다.

미사일은 발사대에서 날개 뿌리에 붙어 있는 부스터를 통해 발사대를 떠나고, 탄두와 모터 결합부 아래 측면에 있는 4개의 노즐을 통해 목표까지 비행한다. 부스터와 주 모터 모두 고체 로켓연료를 사용한다. 노즐부의 각도로 인해 미사일은 초당 8.5회 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미사일 뒷부분에는 발사대와 연결되는 커넥터, 자이로 등이 붙어 있다.

미사일은 유리 섬유로 된 9P111 휴대용 운반 케이스에 탄두와 모터부가 분리되어 보관된다. 발사 장소에서 레일식 발사대에 모터부를 끼우고 케이스 위에 올려놓고, 날개를 편 후, 탄두를 장착하는 순으로 조립한다.

조종 장치는 9S415 조종기와 그 위에 끼워지는 8배율의 9Sh16 잠망경으로 구성된다. 9S415 조종 장치는 9Sh16 잠망경 결합부, 조이스틱, 발사 준비 스위치, 발사 스위치, 케이블 연결부, 배터리 전압 확인창 등으로 구성된다.

조종 장치에는 배터리가 결합되어 있으며, 전압계가 달려 있다. 조종 장치를 바닥에 놓은 후, 잠망경 받침대를 세우고 잠망경을 끼운다. 조종 장치의 잠망경 앞쪽에 조이스틱이 위치하며, 그 앞 왼쪽에 발사 스위치가 그 오른쪽에 발사 단계 스위치가 있다.

조종 장치와 미사일 발사대는 3개의 전선으로 이루어진 통신 케이블로 연결된다. 조종 장치와 미사일 발사대는 케이블을 사용하여 최대 15m까지 떨어져 있을 수 있다. 미사일이 점화되어 발사대를 떠나면, 사수는 조이스틱을 사용하여 목표까지 미사일을 조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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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9M14와 개량형들은 개발국인 소련 외에도 소련의 위성 국가들과 전 세계의 공산 국가들 또는 과거 공산주의였던 국가들이 운용했거나 현재도 운용하고 있다. 이런 국가급 사용자 외에도 헤즈볼라, 시리아 반군 등 비국가급 사용자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운용 방식은 보병 휴대용과 함께 BRDM-1, BRDM-2 장갑차와 BMP-1 보병전투차 등에서 차량 탑재형으로 운용된다. 일부에서는 헬리콥터에 장착하여 운용하기도 했다.

소련은 1984년까지만 생산되었지만, 중국, 이란, 북한, 베트남, 루마니아, 이집트, 세르비아 등이 라이선스 또는 자체 개량형을 생산 및 운용하고 있다. 중국은 홍전(红箭, HJ)-73, 북한에서는 수성포, 이란에서는 라드(RAAD)라는 이름으로 자체 생산한다.

9M14와 개량형들은 많은 전쟁에 사용되었다. 첫 전투 기록은 1972년, 북베트남이 소련에서 대량으로 도입한 후 춘계 대공세에서 남베트남군을 상대로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유명한 것으로 1973년 10월 6일부터 10월 25일까지 벌어진 욤 키푸르(Yom Kippur) 전쟁으로 알려진 제4차 중동전쟁이다.

욤 키푸르 전쟁은 이집트와 시리아가 주축인 아랍연합군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나이반도와 골란고원을 공격하면서 벌어졌다. 이집트군은 9M14와 RPG-7으로 무장한 대전차 요원들을 대량으로 운용했고, 보병들의 엄호를 받지 못한 이스라엘군 전차 800대 이상을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 전쟁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지만, 보병이 적절하게 운용하는 대전차 유도 미사일의 위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이 밖에도 1976년 앙골라 전쟁, 소련의 아프간 침공, 이란-이라크전쟁, 발칸 전쟁, 레바논 전쟁 등에서도 사용되었다. 최근에는 리비아 내전과 시리아 내전에서 사용된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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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9M14는 소련이 개발한 개량형 외에도 모방 생산 등을 통해 개량된 경우도 많다.

소련제 9M14 계열

9M14: 1963년부터 배치된 기본형. 나토 분류명 AT-3A 새거 A.

9M14M: 1973년 배치된 현대화 모델로 미사일 중량 11kg. 나토 분류명 AT-3B 새거 B.

9M14P: 1969년 개발된 개량형으로 유도 방식이 반자동시선유도(SACLOS)로 변경. 나토 분류명 AT-3C 새거 C.

 - 9M14P1: 탄두 관통력이 520mm로 늘어난 성능 향상형.
 - 9M14MP1: 9M14P1 기반 개량형.
 - 9M14MP2: 9M14P1 기반 개량형.

9M14-2: 말륫카-2로 불리는 신형 모델, 1990년대 운용 모델. 미사일 중량 13kg, 속도 130m/s. 나토 분류명 AT-3D 새거 D.

 - 9M14-2M: 탄두 중량을 4.2kg으로 늘리고 관통력을 800mm로 늘린 모델.
 - 9M14-2P: 일부 성능 향상형.
 - 9M14-2F: 병력과 경차량 목표로 3.0kg의 열압력탄두 탑재형.
 - 9M14P-2F: 성능 향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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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산형

HJ-73: 1973년부터 배치한 기본형.

HJ-73B: 유도 방식을 SACLOS로 변경한 개량형.

HJ-73C: 탠덤 탄두로 폭발반응장갑(ERA) 대응 능력을 향상한 개량형.

이란 생산형

RAAD: 9M14M AT-3B 복제품.

RAAD-T: 탠덤 탄두 장착형

I-RAAD: 유도 방식을 SACLOS로 변경한 개량형.

I-RAAD-T: SACLOS 유도 방식 탠덤 탄두 장착형

북한 생산형

수성포: 9M14 복제품.

루마니아 생산형

말리우트카(Maliutka) M2T: 9M14 로켓 모터에 밀란(MILAN) 2T의 탠덤 탄두를 결합한 모델. 관통력은 RHA 900mm급.

세르비아 생산형

9M14-2T: SACLOS 유도방식 탠덤 탄두 장착형. 관통력 1,000mm. 2T5 - 9M14-2T를 기반으로 무선 유도 및 사거리 5km로 개량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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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9M14 AT-3A 기준)

구분: 휴대용 대전차 유도미사일(ATGM)
개발: KB 토크마쉬 설계국
미사일 길이: 860mm
미사일 직경: 125mm / 393mm(날개 포함)
미사일 중량: 10.9kg
전체 시스템 중량: 30.5kg(미사일 1발, 조준 장비, 운반 케이스 포함)
탄두: 대전차 고폭탄(HEAT) 2.6kg
관통 능력: 최대 400mm
유도 방식: 유선 수동 시선 유도(MCLOS)
비행 속도: 115m/s
사거리: 500 ~ 3,0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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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