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1.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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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M9 ACE 장갑전투도저

참호 굴착 등을 위해 개발된 장갑 공병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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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과 해병대가 운용하는 전투공병장비 M-9 ACE <출처 : 미 육군 / Photo by Master Sgt. Michel Sauret>


개발의 역사

기동성이 강조되는 현대 지상전은 각종 장애물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랑, 웅덩이, 철조망 등 아군의 진격을 방해하는 요소는 다양하며, 반대로 적의 진격을 늦추기 위해 아군이 만들기도 한다. 참호나 구덩이 등 일부 장애물은 병사들이 야전삽으로 팔 수도 있지만, 이런 작업을 위해 개발된 중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1949년, 미 육군은 공격 작전에서 사용할 항공 수송이 가능한 몇 가지 건설 중장비를 개발하려 했다. 미 육군은 기존에 민간 업체들이 개발한 장비를 개조하려 했지만, 작업 효율이 떨어지고, 군수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하지만, 가장 큰 제한 사항은 항공기에서 투하하기 위해 중량이 16,000 파운드(약 7,250kg)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은 상업용 도저를 이용했다. <출처 : equipmentworld.com>
비슷한 시기에 장비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작업 능력이 높아진다는 밸러스터블 트랙터(ballastable tractor) 개념이 생겨났다. 만약 항공 공수가 가능한 트랙터가 자신의 무게 2배까지 적재하거나 한다면 작업 능력이 두 배가 될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 개념은 르터노(LeTourneau) 4륜 전기구동 스크래퍼(scraper)와 트랜스에어(Transair) 트랙터로 알려진 페어차일드(Fairchild)가 제작한 고무 타이어를 단 트랙터 시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1956년까지 시험이 계속되었고, 장비의 밸러스트를 위해 흙 등 일반적인 재료만 사용하고, 이런 재료들을 빠르게 자체적으로 적재하거나 하역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과 함께 BAT로 알려진 밸러스터블 다목적 트랙터를 위한 요구 조건이 도출되었다. 요구 조건에는 항공기를 이용한 공수와 수상 도하 능력도 포함되었다.
장갑이 없이 개발된 인터내셔널 하베스터의 UET-E1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znXOTbx5LLo>

미 육군은 건설 장비 제작 업체들을 상대로 BAT 요구 조건을 충족할 시제품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입찰을 시작했다. 이때 인터내셔널 하베스터(International Harvester Co.)는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무한궤도(crawler) 버전을 역제안했다.

그 결과, 1958년 인터내셔널 하베스트가 다목적 밸러스터블 크롤러(All-purpose Ballastable Crawler, ABC) 트랙터의 시제품 설계와 제작 업체로 선정되었다. 미 육군은 원만한 개발을 위해 복수의 설계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1960년 캐터필러 트랙터(Caterpillar Tractor Co)사와 두 번째 ABC 트랙터 개념 설계 및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전방 적재실에 병력을 태우고 하천으로 들어가는 UET-E1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znXOTbx5LLo>
1960년 5월 인터내셔널 하베스터가 첫 번째 시제품을 완성했고, 2년간의 엔지니어링 설계 시험을 거치면서 밸러스터블 개념을 평가했다. 시제품은 565시간 동안 시험 되었고, 일부 부품 문제로 고장이 발생했지만 개발 개념을 입증했다.
 
첫 번째 시제품 시험 과정에서 일부 요구 조건 변경이 있었다. 1961년 4월에 공병 분대 수송이 추가되면서 병력 보호를 위한 장갑이 필요해졌고, 이것이 공수 능력보다 앞선 요구 조건이 되었다. 인터내셔널 하베스터와 캐터필러 트랙터 모두 변경된 요구 조건을 수용하기 위해서 설계 변경이 있었다.
제작사 불명의 UET 시제품 시험 영상
인터내셔널 하베스터는 장갑 능력을 요구받기 전에 두 번째 시제품 완성을 앞두고 있었기에 이를 수용하면 일정 지연이 불가피했다. 일단 지연을 막기 위해 처음 요구대로 개발된 차량이 1961년 12월에 완성되었고, 범용 공병 트랙터(Universal Engineer Tractor, UET) 모델 E1, UET-E1으로 명명되었다. 이 차량은 중량이 22,500 파운드(10,205kg)였다.
 
장갑을 갖춘 차량들은 1962년 7월에 완성되었고, 인터내셔널 하베스터의 차량은 UET-모델 E2(UET-E2), 캐터필러 트랙터 차량은 UET-모델 A(UET-A)로 명명되었다. 두 모델은 UET-A가 전면에 여러 작업을 위한 다중 세그멘트 버킷을 달고 있다는 점이었다.
인터내셔널 하베스터의 UET-E2 시제품 <출처 : primeportal.net / Brent Sauer>
완성된 UET 세 대는 포트 벨부아르(Belvoir)의 공병 시험장(Engineer Proving Ground)로 보내져 신뢰성과 차량 구성의 최적 설계를 결정하기 위해 시험되었다. 도저 뒷공간에 병력용 좌석을 갖춘 분대용 차량으로서의 능력과 공간을 활용한 화물 운반 및 이동식 박격포 차량으로의 가능성까지 시험 되었다.
 
하지만, 시험 평가를 거치면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었고, 1969년 육군 과학자문위원회 임시 위원회에서 차량 양산에 앞서 신뢰성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권고를 내리면서 새로운 설계를 준비했다.
미 육군 에버딘 시험장에서 시험 중인 M9 ACE 시제품 <출처 : tanks-encyclopedia.com>
1971년 12월에 차량 4대를 제작하고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전 생산 엔지니어링 계약이 퍼시픽 카 앤 파운드리 컴퍼니(Pacific Car and Foundry Company, PACCAR)와 체결되었다. 회사는 1975년 1월까지 네 대의 차량을 제작하고, 회사 공장에서 100시간 동안 진동 시험을 거쳤다.
 
1975년 9월부터 12월까지 두 대의 차량이 텍사스주 포트 후드에서 야전 평가를 거쳤고, 미 육군 시험평가사령부(TECOM)도 1976년 8월까지 평가를 진행했다. 1977년 2월에는 M9 ACE(Armored Combat Earthmover)라는 형식 분류(Standard A)가 승인되었다. 이후, 유마와 알래스카의 시험장에서 이전 실험의 결과로 이루어진 수정과 동계 키트와 같은 새로운 장비를 시험했다.
 
미 육군은 1982년 1월, 개발 책임을 미 육군 전차-자동차 사령부(TACOM)로 이관하고, 생산을 위한 계약 체결을 준비했다.
M9 ACE 초기 생산 모델 <출처 : tanks-encyclopedia.com>
요구된 조건은 1) C-130, C-141, 그리고 C-5A 수송기로 수송이 가능하며; 2) 평탄하고 단단한 지형을 시간당 30마일(약 48km)로 주행할 수 있으며; 3) 60% 경사의 경사면을 극복하고, 최대 40%의 경사면에서 수평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4) 한 명으로 운용이 가능해야 하며; 5) 60인치(152.4cm) 깊이의 잔잔한 개울을 통과하고 수륙양용 키트를 장착하여 물에서 시속 3마일(약 4.8km)로 도하할 수 있어야 하며; 6) 화생방(NBC)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정화 필터를 갖춰야 하고; 7) 야간이나 해치를 받은 상태에서 광학 장비를 사용하여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등이다.
 
TACOM은 1982년 11월 PACCAR과 15대를 생산하는 저율초기생산(LRIP) 계약을 맺었다. PACCAR은 1984년 말까지 15대를 납품했다. 이들 LRIP 차량에 대한 시험 결과 추가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발견되었고, 7대가 PCF 디펜스 인더스트리에서 수정 작업을 받고, 1985년 1월에 미 육군에 인도되었다. 그리고, 다시 포트 후드에서 시험을 받았다.
 
1985년 9월 미 육군 시스템 획득 검토 위원회(ASARC)가 566대 도입을 승인했다. 미 육군은 1986년 4월 업체에 제안요청(RFP)을 보냈고, ADCOR, BMY(Bowen McLaughlin-York Co., 현재 BAE 시스템즈), FMC, 제너럴 모터스 캐나다, 잉거솔-랜드(Ingersoll-Rand) 그리고 PCF 디펜스 인더스트리스가 응했다. 1986년 7월 25 최종적으로 펜실바니아주 요크의 BMY가 생산업체로 선정되었다.
장애물 돌파 중인 M9 ACE <출처 : motorbiscuit.com>
1989 회계연도 4분기 동안 생산된 초기 생산분은 포트 레오나드 우드의 훈련소로 보내졌고, 유럽 주둔 미 육군은 1990년 4분기에 차량을 받기 시작했다.
 
미 육군은 1997년부터 M105 DUECE라는 도저를 운용하고 있지만, 장갑 능력이 없어 M9 ACE는 여전히 미군의 중요한 전투 공병 장비로 남아있다.


특징

M9 ACE는 도징(dozing), 그레이딩(grading), 스크레이핑(scraping), 견인(pulling) 등 여러 작업을 한 대로 수행할 수 있는 궤도형 공병 장비로, 장애물 제거, 방어용 시설 구축, 도하 지점 도로 개설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M9 ACE 좌측면 <출처 : tanks-encyclopedia.com>
차량은 길이 6.22m, 높이 2.67m, 폭 3.2m, 공차 중량 16,329kg로 C-130 등 수송기로 수송이 가능하다. 연료는 507 리터이며, 최대 50km/h의 속도로 370km를 달릴 수 있다. M9 ACE는 약 5km/h의 속도로 무한궤도를 이용한 자체 도하도 가능하다.
M9 에이스의 각 부 명칭 <출처 : 미 육군 교범 TM 5-2350-262-10>
차체는 기본적으로 알루미늄 용접으로 제작되었고, 추가 방어력을 위해 강철과 아라미드 적층 플레이트를 적용했다. 이런 장갑을 통해 소총탄이나 포탄 파편 정도를 막을 수 있다. 비무장 차량이므로 무장은 없고, 방어를 위해 차량 양쪽에 각 4개씩, 총 8개의 연막탄 발사기가 있다.
미 해병대 M9 ACE 조종석 사진(좌)과 조종석 구성도(우) <출처 : (좌) dvidshub.net / Photo by Cpl. Michael Dye | (우) 미 육군 교범 TM 5-2350-262-10>
차량 앞쪽에는 유압으로 작동되는 도저와 에이프런이 있고, 그 뒤로 67㎥ 용량의 적재함이 있어 약 8,000kg의 흙을 담을 수 있다. 이 공간에 담긴 흙은 유압식 판으로 밀어낼 수 있다. 그 뒤로 엔진, 동력 계통, 조종석이 위치한다.
M9 ACE에 장착할 수 있는 조종석 카메라 VES <출처 : leonardodrs.com>
충격 흡수용 축압기(accumulator)가 달려있어 이동 중 충격을 흡수한다. 유압식 서스펜션은 차량의 전방을 올리고 내리거나, 좌우로 틸팅할 수 있다. 각 좌우 각 4개의 로드휠에는 8개의 유압식 액츄에이터가 연결되어 있다. 땅을 팔 때는 축압기가 액추에이터를 회전시켜 에이프런과 도저 날을 내린다.
M9 ACE 유압계통도 <출처 : hydraulicspneumatics.tpub.com>
참호나 대전차호를 팔 때는 도저와 에이프런을 올리고, 차체 전방을 앞으로 기울인 후, 차체를 전진시켜 흙을 담는다. 그때 담긴 흙의 무게로 전방이 무거워지고, 전진하면서 땅을 판다. 처음 생산품은 도저와 에이프런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으나, 나중에 강철로 바뀌었다.
적재함 안의 밀대가 전개된 모습 (좌) / 에이프런이 아래로 접혀진 모습(우) <출처 : tanks-encyclopedia.com>
차체 후방 좌측에 있는 조종석은 1명이 탑승하며, 해치 아래 8개의 잠망경이 있어 제한적이나마 360도 외부 관측이 가능하다. 잠망경에는 야시 장비를 붙여 야간 운용이 가능하다. 외부 피탄 위험이 없을 때는 해치를 열고 운용이 가능하며, 이때를 위해 해치 앞쪽에 접이식 윈드 실드가 위치한다.
각 작업 모드에서의 유압식 서스펜션 모드 <출처 : tanks-encyclopedia.com>
조종석 우측에 위치한 파워팩은 8기통 295마력의 커민스(Cummins) V903C 디젤엔진과 전진 6단 후진 2단의 클락(Clark) 13.5 HR 3610-2 수동변속기로 이루어져 있다.
M58 미클릭을 견인하고 있는 M9 ACE <출처 : tanks-encyclopedia.com>
차체에는 수상 주행 시 사용하는 초당 15.2리터의 물을 배출하는 배면(bilge) 펌프가 있으며, 후방에는 길이 60m, 두께 19mm의 와이어로 15,900kg를 끌 수 있는 카르코(Carco) P30 윈치 2개가 있다. M9 ACE는 지뢰 제거 통로 개척 장비인 M58 미클릭(MICLIC, Mine Clearing Line Charge) 트레일러 등 다른 장비를 연결할 수 있다.
수상 주행 중인 M9 ACE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nexaxnbhhyw>


운용 현황

미 육군은 1986년 7월 434대를 주문했고, 1992년 말까지 모두 인수했다. 1993년 미 해병대용 80대, 주방위군 34대를 주문했고, 각각 1995년, 주 방위군은 1996년에 모두 인수했다. 미 육군은 초기에 주문한 434대에 더해 1997년 11월 추가로 51대를 주문했고, 1999년 말까지 모두 인수했다.

1990년대 촬영된 M9 ACE 영상
해외 운용국은 매우 적다. 이집트가 12대를 도입했고, 대만도 소량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KM9이라는 이름으로 면허 생산했다. 터키는 M9을 참고하여 2인승으로 개량한 쿤두즈(Kunduz)로도 불리는 AZMIM(Amfibi Zırhlı İstihkam İş Makinesi)을 생산했다.
대만군 M9 ACE <출처 (cc) wikimedia.org at 玄史生>
미 육군과 미 해병대에서는 성능 개량도 있었다. 미 육군은 애니스톤(Anniston) 병기창에서 생산품 성능향상 프로그램(Product Improvement Programme, PIP)를 진행했고, 미 해병대는 시스템 성능향상 계획(System Improvement Plan, SIP)이라는 단계적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전방 카메라 장착 등 개량이 이루어진 미 해병대 M9 ACE <출처 : dvidshub.net / Photo By: Cpl. Michael Dye>
SIP는 차체 재설계, 유압 시스템 성능 향상, 자동 소화 시스템, 엔진 교체가 진행되었고, 기존의 레버식 운용 시스템은 조이스틱으로 교체되었고, 조종수의 가시성을 위해 전방에 카메라를 달았다. 미 해병대는 2010년대 초반부터 기존 차량 성능 개량 작업을 진행하여 2014년 2월부터 업그레이드된 차량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M9 ACE 운용 관련 내용을 만화로 쉽게 표현하고 있는 미 육군 <출처 : logsa.army.mil>
미 육군과 해병대의 개량을 거친 차량은 별도의 형식명을 부여받지 않았다. M9 ACE는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 동원되었다.
참호 굴착 장면


변형 및 파생형

M9과 KM9은 외형상 차이가 없다.
 
M9 ACE: 1986년부터 운용된 장갑전투도저

미 육군과 해병대가 운용하는 M9 ACE <출처 : dvidshub.net / Photo by Staff Sgt. Coltin Heller>
KM9 ACE: 우리나라가 면허생산한 버전

파생형

쿤두즈(Kunduz): 터키가 M9을 참고하여 2인용으로 개발한 장갑전투도저. 아짐(AZMIM)으로도 불림.

터키가 M9을 참고하여 2인승으로 만든 쿤두즈 <출처 : fnss.com>


제원

구분: 장갑전투도저
제작: BMY(현 BAE 시스템즈)
차량: 길이 6.22m X 높이 2.67m X 폭 3.2m
공차 중량: 16,329kg
엔진: 커민스(Cummins) V903C 디젤엔진(295마력)
변속기: 클락(Clark) 13.5 HR 3610-2 수동변속기(전진 6단/후진 2단)
최대 속도: 50km/h(도로) / 5km/h(수상)
항속 거리: 370km(연료 507 리터)
운영 요원: 1명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