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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독 미군 감축… 주한 아파치 대대 철수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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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31 03:08

美, 1만2000여명 축소 공식 발표

아파치 헬기
아파치 헬기

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 1만2000여 명의 감축 계획을 공식 발표하자 30일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주한 미군 감축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 미군 감축 배경으로 "더 이상 호구가 되고 싶지 않다"며 방위비 분담 규모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은 상황에서 분담금 협상 교착으로 '수금(收金)'이 여의치 않은 한국 역시 미군 감축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국방부는 "주한 미군 감축 논의는 없다"고 했지만, 군에서는 주한 미군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 대대 철수설까지 나왔다.

미 국무부는 이날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가 북극권 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선 "수금 실패에 따른 경질성 인사"란 말도 나온다. 후임자 얘기는 없었다. 앞으로도 한동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표류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방위비에 대한 불만으로 주독 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 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서도 똑같은 선택을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미국은 최근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공식 채널이 아닌 외교 라인을 통해 우리 측에 유효기간 3년에 매년 13% 안팎의 인상률을 적용하는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측이 관심을 보일지 불투명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29일(현지 시각)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7~9일 방한 계기에)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첫해 13.6% 인상하는 유효기간 3년짜리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 4월 말 협상 결렬 당시 우리 정부는 협정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하고 첫해 13% 인상, 이후 4년간 매년 7~8%를 인상하는 방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했었다.

이 소식통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런 방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비건 부장관의 제안을 토대로 한·미 외교 채널에서 이견을 좁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교착 상황이 이어지고, 주독 미군 감축이 현실화되자 우리 군에서는 주한 미군 감축과 관련한 여러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 최근엔 아파치 대대의 철수설도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이 한기호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한 미군 아파치 헬기는 1년에 최소 64일의 훈련을 해야 하지만 올해는 40일만 훈련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 미군은 기존 경기도 포천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헬기 사격 훈련 장소를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옮겼는데, 이곳에서도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은 "아파치 헬기 조종사가 일정 시간 이상 훈련을 하지 못하면 봉급이 줄어들고 진급에도 불이익을 받는 등 치명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며 "이 때문에 주한 미군은 지휘관이 책임지고 부하들의 훈련 여건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17년 주한 미군에서 철수했던 아파치 1개 대대가 주한 미군으로 재배치될 때 미군 측은 '훈련 여건 보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군 고위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