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7.0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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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미니건

강렬한 연사력을 자랑하는 작은 벌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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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UH-1Y에 탑재된 미니건으로 사격을 가하는 미 해병대원 < 출처 :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오늘날 전투기들은 공대공 미사일로 공중전을 벌인다. 사거리가 길고 정확도가 높아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위치한 상대와도 교전이 가능하다. 따라서 멀리서 먼저 보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쪽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오로지 미사일로만 무장을 한 전투기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전투기들이 최초의 공대공 전투 수단이었던 기관포(기관총 포함)를 장착하고 있다.

F/A-18에 고정 무장으로 탑재된 M61 벌컨. 이를 기반으로 미니 건이 개발되었다. < 출처 : (cc) Fhrx at Wikimedia.org >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실전 경험을 통해 여전히 필요한 수단임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사일 등장 이전에 도그파이팅으로 승부를 가르던 시절과 달리 기관포는 극히 제한된 경우에나 사용한다. 가장 큰 이유는 3차원으로 재빠르게 기동하는 적기를 정확히 가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미사일이 등장한 이후에 새롭게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20세기 초에 공대공 전투를 시작한 직후부터 겪었던 어려움이었다.

그래서 한 방만 제대로 맞아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고 난사도 가능한 기관포로 목표가 지나갈 공간에 탄막을 치는 방식으로 전투를 벌였다. 제2차 대전 당시에 미국은 연사력과 파괴력이 적당히 균형을 이루고 전투기에 탑재할 수도 있는 구경 20mm 이하의 기관포를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전후 본격적으로 제트전투기 시대가 열리자 이전보다 더 빠른 발사 속도를 가진 새로운 기관포가 필요하게 되었다.

최초의 건십인 AC-47에 장착된 미니미. MXU-470/A 모듈을 이용해 자동 사격이 가능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이에 미국은 1950년부터 제너럴 일렉트릭(이하 GE)의 주도로 새로운 화기 개발에 착수했지만 발사 속도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다수의 총신을 묶은 후 이를 회전시키면서 교대로 사격하는 방식의 개틀링건(Gatling Gun)에 주목했다. 가스압을 에너지로 이용하는 자동화 총기보다 먼저 등장한 오래된 연사 기법이었지만 이를 응용하여 난제를 해결했다. 그렇게 탄생한 걸작이 M61 벌컨이다.

이후 벌컨은 전투기의 고정 무장뿐만 아니라 방공포 등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기관포 치고 너무 크고 무거워 사용하는 데 제약 사항이 많았다. 이에 GE는 20mm탄 대신 당시 표준 소총탄인 7.62x51mm NATO탄을 사용하는 소형 벌컨의 개발에 나섰다. 그러자 베트남 전쟁을 통해 각광받기 시작한 헬리콥터가 전투용이나 지원용으로 사용하기에 화력이 아쉽다고 느끼던 군부가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 전쟁 당시 밀림 속을 향해 미니건을 난사하는 모습. < 출처 : Public Domain >

기술적으로 그다지 어려운 점이 없어 개발은 신속히 이루어졌고 1963년 공군의 CAS기인 AC-47에 최초로 장착되었다. 이론상으로 M60 기관총 6정과 같은 화력이라 볼 수 있지만 분당 4,000발의 엄청난 연사력 때문에 위력은 그 이상이었다. 이에 각 군이 앞다투어 도입에 나섰다. 특히 육군은 AH-1, UH-1, OH-58처럼 다양한 헬리콥터에 탑재해 지상군 근접지원이나 게릴라 소탕전 등에서 많은 효과를 보았다.

그런데 거치 방법 정도를 제외하고 각 군별로 성능이나 기본 구조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육군은 M134, 해군은 Mk 25, 공군은 GAU-2라는 전혀 다른 제식 부호를 부여했다. 이처럼 중구난방이다 보니 대개 미니건(Minigun)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소형 벌컨을 의미하는 것인데, 종종 무기 체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은 권총이나 마이크로 우지 기관단총처럼 작은 크기의 총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Mi-171 헬리콥터에 장착된 M-134D. 최근 딜론 아게로에서 생산한 최신형 미니건이다. < 출처 : (cc) Karel Šubrt at Wikimedia.org >
미니건이 탄생 직후부터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베트남 전쟁의 특수성 때문이었다. 전선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밀림 깊은 곳에 은폐된 집결지 소탕에 효과가 좋아 10,000정 정도 도입되었다. 그러나 7.62mm탄으로는 대인 작전만 펼칠 수 있어 1980년대 들어 퇴출되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퇴출될 것 같다가 냉전 종식 후 테러와의 전쟁처럼 비정규전 비중이 커지면서 다시 각광받게 되었고 개량형의 추가 도입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징

미니건은 6개의 총열이 중앙 구동축을 기준으로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영상 등을 보면 6개의 총열이 동시에 사격하는 것처럼 보이나 순차적으로 한 발씩 발사가 이루어진다. 구동축이 전력과 유압에 의해 회전하면서 1개 총열씩 발사, 탄피 추출, 장전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냉각 효과도 좋아 분당 최대 4,000발을 쏟아부을 수 있음에도 총열이 쉽게 과열되어 변형되거나 파손되지 않는다.

미니건은 6개의 총열을 전기로 회전시켜 순차적으로 사격을 한다. < 출처 : (cc) Chase me ladies, I'm the Cavalry at Wikimedia.org >
하지만 전기가 소모되거나 동력 계통이 고장 나면 사용할 수 없다. 무기는 필요할 때 반드시 작동되어야 하므로 최대한 구조가 단순해야 좋다. 가장 오래된 화기인 총이나 포가 여전히 일선에서 중시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니건은 성능이나 효과에 비해 너무 복잡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XM133처럼 가스로 분당 3,000발 이상 발사가 가능한 변형도 연구되었지만 여러 이유로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니건은 신속히 지역을 제압할 수 있지만 대인용 무기로는 탄 소비가 너무 많다. < 출처 : Public Domain >
미니건의 특징인 무지막지한 연사력은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보병 1개 대대가 사용할 수 있는 총탄을 불과 5분이면 소비해버린다. 이러한 엄청난 연사력이 대인 작전용으로는 과할 정도지만 7.62mm 탄을 사용하므로 아무리 많이 쏟아부어도 기갑전, 진지 공격 등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강렬해 보이고 심리적 효과도 크지만 용도가 극히 제한된 과유불급 같은 무기라고 할 수 있다.
M134 미니건의 소개영상 < 출처 : 유튜브 Forgotten Weapons 채널 >


운용 현황

미니건은 1962년부터 양산이 개시되었고 이듬해부터 베트남 전쟁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베트남 전쟁이 미니건을 장착한 공군의 건십, 육군의 헬리콥터가 전선의 주인공이 될 만한 환경이었던 덕분이었다. 앞서 언급처럼 종전 이후에는 이런저런 단점들이 드러나면서 사용이 줄었지만 비정규전, 게릴라전, 잔적 소탕처럼 여전히 투입할 수 있는 임무가 존재해 여전히 생산이 이루어지고 사용되고 있다.

고속 주정에 탑재된 미니미로 사격 중인 미 해군 특수부대원 < 출처 : Public Domain >
미니건은 군이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총기가 아니다. 하지만 특유의 엄청난 연사력이 극적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어 전쟁, 액션 영화의 단골 소품으로 등장한다. 때문에 정확히 알지 못해도 의외로 대중에게 낯이 익은 무기다. 영화 속에서는 목표만 골라 정확히 타격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지만 미니건은 단시간 내에 일정 지역을 제압하는 용도다. 따라서 실전에서의 활약상은 여타 전술 무기처럼 평범한 수준이다.


변형 및 파생형

GAU-2/A: 공군용 초기 양산형
 
GAU-2A/A: GAU-2/A 개량형

GAU-2A/A < 출처 : Public Domain >
GAU-2B/A: GAU-2A/A 개량형
GAU-2B/A < 출처 : Public Domain >
M134: 육군용 GAU-2B/A
M134 < 출처 : (cc) Micha Niskin at Wikimedia.org >
Mk25 Mod 0: 해군용 GAU-2B/A
Mk25 Mod 0 < 출처 : Public Domain >
GAU-17/A: 공군용 GAU-2B/A 급탄시스템 개량형
< 출처 : Public Domain >
XM196: 육군용 M134 성능 개선 제안형
 
XM214: 육군용 5.56×45mm NATO탄 사용 제안형
XM214 < 출처 : Public Domain >


제원

제작사: 제너럴 일렉트릭 외
구경: 7.62m
탄약: 7.62×51mm NATO
급탄: M13 급탄 벨트 외
전장: 801.6mm
총열: 558.8mm
중량: 39kg / 경량 모드 19kg
유효 사거리: 1.000m
작동 방식: 전동 드라이브 개틀링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