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7.0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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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D 드라구노프 저격총

약 60년간 현역을 지켜온 소련의 반자동저격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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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D 드라구노프 저격총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소련군은 2차대전 이전부터 모신나강 볼트액션 소총을 저격소총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반자동 저격소총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져 독일군이 G-43 반자동소총을 저격총으로 활용했듯이, 소련군은 SVT(토카레프 자동소총)을 저격총으로 운용해왔다. SVT는 거친 환경에서도 신뢰성을 자랑하던 다른 러시아제 총기들과는 달리 신뢰성이 떨어졌고, 모신나강 소총에 비하여 정확성도 부족했다. 그럼에도 SVT는 전장에서 통용될 수 있을 정도의 정확성을 가졌으며 반자동으로 계속적인 사격이 가능했다. 따라서 기술이나 체력이 부족한 여성 저격수들이 애용하며 전과를 올렸다.

SVT-40은 소련의 여성저격수에 의해 애용되었다. 사진은 전설의 여성 저격수인 류드밀라 파블리첸코로 사실 파블리첸코는 SVT가 아니라 모신나강 M1891 소총을 애용했었고, 사진은 프로파겐다를 위한 용도였다. <출처: Public Domain>
이후 소련은 SKS 반자동소총이나 AK-47 자동소총을 선보이면서 화기를 확보했지만, 이들 제식소총이 사용하던 7.62x39mm 탄환은 저격용으로는 사거리와 저지력이 모두 부족했다. 그래서 전후에도 여전히 M1891/30 모신 나강 소총이 소련군의 저격총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소련군이 기동화하고 저격의 교리도 다수의 표적에 대한 교전이 강조되면서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저격소총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1958년 소련 육군의 미사일포병관리국(Главное ракетно-артиллерийское управление, 영어약칭 GRAU)은 7.62mm 반자동 저격소총을 개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콘스탄티노프, 시모노프, 카라시니코프 등 기라성 같은 총기개발자들이 개발에 참여했다.
자신이 개발한 S-49 타겟소총으로 사격 중인 드라구노프 <출처: Public Domain>
새로운 저격총기의 개발에는 예브게니 드라구노프(Евге́ний Фёдорович Драгуно́в, 1920~1991; 영어명 Yevgeni Dragunov)도 참여했다. 드라구노프는 이젭스크 공대를 졸업한 이후 모신 나강 소총의 총검개량에 참여하면서 총기개발자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1939년 2차대전과 함께 징집된 드라구노프는 정비창에서 총기정비임무로 군생활을 시작했지만 결국 전쟁 중에 총기개발자로 다시 자리를 굳혔다. 특히 그는 정밀소총의 개발에 매진하여 대전 이후에는 S-49 타겟소총을 개발하는 활약을 통하여 소련 최고의 저격총 개발자로 명성을 굳혔다.
3개 후보기종이 차기저격소총으로 출품되었는데, 위로부터 드라구노프, 콘스탄티노프, 시모노프 저격총이다. <출처: Public Domain>
드라구노프가 1959년 제출한 SSV-58(Самозарядная Снайперская Винтовка 1958 года, '1958년 자동장전저격총'이란 뜻)은 제출된 총기 가운데 유일하게 정확성 기준을 충족하면서 차기 저격총 선정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후 드라구노프는 개량형인 SSV-61을 제출하여 경쟁을 이어갔으며, 콘스탄티노프 소총과 최종 경쟁후보로 남아 철저한 시험평가 끝에 1961년 드디어 차기저격소총으로 선정되었다. 이후 추가적인 개량을 거치면서 드라구노프 저격소총은 1963년 드라구노프 자동장전식 저격소총(Сна́йперская Винто́вка систе́мы Драгуно́ва образца́ 1963 года, SVD-63; GRAU 분류명 6V1)으로 소련 육군에 제식채용되었다.
SSV-58 시제저격소총 <출처: bastion-karpenko.ru>
2차대전까지만 해도 소련은 저격용 정밀탄환을 별도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1947년 이후 정밀탄환의 개발이 시작되어 1950년대에 이르면 소련도 스포츠용 정밀탄환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드라구노프 저격총의 전용탄환은  N11-61 연구소가 개발을 담당했다. 당 연구소 소속의 사벨니코프와 사조노프 등은 7.62 x 54 mm R 탄을 개발하였는데, 이 탄환은 1967년에서야 GRAU 분류명 7N1으로 채용되었다. 조준경으로는 오프친니코프와 글리조프에 의해 PSO-1 광학조준경이 개발되어 제식채용되었다. 한편 정밀총열의 양산을 위해서 사모일로프와 니키틴은 새로운 총열가공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드라구노프 저격총은 800m까지 정확하게 표적을 맞출 수 있는 반자동 저격소총이 되었다.
SVD는 M1891/30 모신나강 볼트액션 소총을 대신하여 1963년부터 실전배치가 시작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SVD는 1974년 320mm당 1회전이던 총열을 240mm 당 1회전으로 변경하는데, 이는 운용상 드러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1:320mm 총열은 7.62 x 54 mm 스포츠탄환이나 드라구노프 전용의 7N1 탄환을 발사하는데 최적이었으나, 문제는 그 이외의 탄환이었다. 소련의 저격수는 저격용 탄환이외에도 적의 위치를 다른 부대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예광탄을 사격하거나 강화된 엄폐물을 공격하기 위해 철갑탄을 사격해야만 했는데, 1:320mm 총열로는 정확성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SVD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체첸 전쟁등에 투입되어 성과를 올렸다. <출처: Public Domain>
SVD는 소련 붕괴 이후에도 계속 사용되었다. 총열 교체 이후에는 별다른 개량이 없었지만, 1991년부터 공수부대용 SVDS가 개발되어 1995년부터 채용되었다. SVDS는 1979년부터 10여년간 지속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영향이었는데, 장갑차량에 탑승하고 전투해야만 하던 대원들에게 기다란 SVD는 사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접철식 개머리판을 채용한 SVDS가 채용된 것이다. 이외에도 SVD는 꾸준히 새로운 모델이 모색되어 불펍형인 SVU가 개발되기도 했으며, 9.3 x 64 mm탄을 채용한 SVDK가 개발되었다. 다양한 최신형 저격소총들이 개발되고 채용되고 있음에도 SVD는 당분간 소련군의 일선을 지키는 저격총으로 위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SVD(위)는 SVDS(아래)와 함께 아직도 러시아군의 일선을 지키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특징

SVD 드라구노프 저격총은 기본적으로 반자동방식의 저격소총으로, 그 개념은 지정사수소총(Designated Marksman Rifle)에 가까웠다. SKS 소총이나 AK-47과 유사한 외양으로 작동방식도 동일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념과는 달리, 드라구노프 저격총은 쇼트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노리쇠는 절삭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회전식 노리쇠를 채용하여 3개의 로킹러그가 회전하여 약실을 잠근다.

SVDS 저격소총의 야전분해 모습 <출처: Public Domain>
또한 가스압조절기가 장착되어 2단으로 가스압을 조절할 수 있다. 통상 가스압조절기는 1단으로 놓아 발사로 발생하는 가스를 일부 내보냄으로써 적절한 반동을 유지하면서 발사순환주기를 완성시킨다. 그러나 만약 약실 내에 탄매 등이 쌓여 발사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가스압조절기를 2단으로 조절한다. 2단의 경우 가스배출구가 잠기어 가스압이 전부 피스톤으로 전달됨으로써 탄피배출이 잘 이루어진다. 또한 극한지나 고지대에서 저압력탄을 사용할 경우에도 2단으로 조절하여 발사하게 된다.
7.62 x 54 mm R의 7N1 제식저격소총탄 <출처: Public Domain>
탄환으로는 전용 저격탄인 7N1이 사용되었다. 7N1 탄환은 탄자 무게가 151그레인(9.8g)의 FMJ(Full Metal Jacket) 탄환으로, 강철탄심에 납으로 둘러쌓여있으며, 탄심과 납 사이에 빈 공간을 두어 파쇄효과를 높였다. 한편 1999년 러시아군은 7N1 탄환을 신형 7N14탄환으로 교체하였다. 7N14의 탄자 무게는 151그레인으로 동일하지만 탄자를 강철의 관통탄심으로 교체하여 방탄조끼에 대한 관통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7N14탄은 5mm 두께의 2P 강철방탄판을 300m에서 관통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PSO-1 광학조준경(좌)과 레티클 내부(우), 그리고 SVD에 장착된 모습(아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SVD는 PSO-1 조준경(GRAU 분류명 1P43)을 채용하여 정확한 원거리 사격을 가능하도록 했다. PSO-1의 4x24 광학조준경으로 고정 4배율에 시야각 6도를 제공한다. 조준경은 1.7m 표적을 기준으로 200~1,000m까지 거리측정용 레티클을 제공하며, 쉐브론 레티클을 사용하면 1,100·1,200·1,300m까지도 조준이 가능하다. 조준경은 소련군 표준의 측면장착용 레일에 레버식으로 손쉽게 탈착이 가능하다. PSO-1 조준경은 추후 PSO-1M2로 개량되었다. 한편 야간교전을 위해서는 1PN58 NSPUM 영상증폭형 야간조준경이 사용된다.
800 야드까지의 드라구노프 SVD 사격 리뷰 <출처: 유튜브 9-Hole Reviews 채널>


운용 현황
SVD 드라구노프 저격총은 반자동 저격소총으로 지정사수소총의 개념에 가깝게 운용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SVD 드라구노프 저격소총은 1963년 7월 3일 M1891/30 모신나강을 대체하여 소련군의 제식 저격총으로 채용되었다. SVD는 보병지원화기로 분류되며, 소대급에서 운용되었다. SVD는 정예저격수가 아니라 18세의 징집병도 운용할 수 있는 것을 운용개념으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초탄명중이 아니라도 신속히 재사격을 통해 적을 제압할 수 있도록 반자동방식을 채용하였다. 또한 저격총으로서는 가벼운 무게에 준수한 명중률로 일선에서 호평을 받았다.
SVD는 1 MOA를 넘는 소총으로 저격소총으로서 정확한 편은 아니지만, 징집병을 위한 정밀소총으로 소대급 화기로 전쟁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해왔다. <출처: 카라시니코프 콘체른>
SVD의 정확성은 통상 1.24 MOA로 평가된다. 구형의 1:320mm 총열에서 7N1탄을 사용하는 경우 1.04 MOA까지도 기록할 수 있으나, 저격용이 아닌 표준탄환을 사용할 경우 정확성은 2.21 MOA를 기록하며, 특히 상하편차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군의 최신 반자동 저격소총인 M110이 0.75 MOA 수준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하면 정확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SVD는 통상 머리 크기의 표적에는 350m, 몸통은 430m, 전신은 640m에서 정밀한 사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며, 통상 600~800m의 표적이 저격대상이다.
SVD는 아프간 전쟁과 체첸전쟁에서 뛰어난 성과를 기록하면서 병사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 <출처: Public Domain>
소련/러시아군은 SVD로 다양한 실전 경험을 거쳤다. 특히 1979~1989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SVD는 산악지형에 산개하여 은폐한 적에 대하여 상당한 저격기록을 세웠다. 또한 제1·2차 체첸전쟁에서는 까다로운 시가전과 대분란전 임무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SVD는 장거리 저격총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강력한 7.62x54mm R 탄환 덕분에 나름의 저격기록이 존재한다. SVD의 최장거리 저격기록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소련 육군의 블라디미르 일리인(Влади́мир Ильи́н) 병장이 1985년에 세운 기록으로, 무려 1,350m에서 무자헤딘 지휘관을 사살하였다.
SVD로 1,350m 저격기록을 세운 블라디미르 일리인 병장 <출처: Public Domain>
SVD는 1970년대부터 해외로 수출되었으며, 폴란드, 중국, 이란 등에서는 면허생산이 되기도 했다. 워낙 다양한 국가에서 사용되다보니 색다른 기록들도 있다. 1989년 엘살바도르 내전에서 FMLN 소속의 게릴라가 정부군의 A-37B 공격기를 SVD로 저격하여 조종사를 명중시킴으로써 항공기 격추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OIF(Operation Iraqi Freedom)에서는 이라크 반군들이 SVD로 RQ-11 레이븐 무인정찰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파병당시의 로메샤 하사(좌)와 명예훈장 수훈장면(우) <출처: Public Domain>
미군도 SVD를 사용하여 전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9년 10월 3일 클린턴 로메샤(Clinton Romesha)하사는 아프가니스탄 동부의 누리스탄 지역의 전투전초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300여명의 탈레반군에게 포위되었다. 치열한 총격 속에서 로메샤는 아프간 정부군이 던져놓은 SVD를 들고 교전에 나섰다. 그는 SVD로 적의 저격수와 기관총을 제거해나가면서 적을 제압했다. 전투가 끝나자 탈레반은 150여명의 사상자를 기록하고 물러났다. 이 전투로 로메샤 하사는 2013년 미국 최고의 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를 수여받았는데, 생존자가 명예훈장을 수여받은 것은 로메샤가 4번째였다.


파생형

SVD: 1963년 채용된 드라구노프 저격소총의 기본형. 1974년 1:240mm 총열이 채용되었으며, 1991년부터는 기존의 목재 손잡이와 개머리판을 대신하여 플라스틱 재질이 채용되었다.

SVD 1991년 이후 생산형 <출처: Public Domain>
SVDS: 공수부대용 SVD 모델. 접철식 개머리판에 강화형 총열을 채용한 대신 총열길이는 565mm로 짧아졌다. 1991년 개발이 시작되어 1995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했다.
SVDS <출처: 카라시니코프 콘체른>
SVU: SVD의 불펍형 버전
SVU <출처: Public Domain>
SVDK: 9.3 × 64 mm 탄환을 채용한 SVD의 파생형. 개머리판은 SVDS처럼 접철식을 채용했다.
SVDK <출처: Public Domain>
TSV-1: 저격수 양성을 위한 훈련용 저격총. 저위력의 .22LR(long rifle)탄을 사용하며, 외양은 SVD와 유사하지만 작동방식 등은 전혀 다른 총기이다.
TSV-1 <출처: Public Domain>
SVDM: SVD의 현대화(M) 모델로 2018년 발매되었다. 상부 리시버에 피카티니 레일을 채용하였으며, 탈착식 양각대를 표준으로 장착한다.
SVDM <출처: 카라시니코프 콘체른>
79식: 중국에서 생산한 드라구노프 저격총. 노린코에서 생산을 담당하였으며, 미국 등지에  NDM-86이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79식의 설계를 이란에서 사들여 자국에서 생산한 모델이 '나크지르 3' 저격총이다.
중국의 79식 저격소총 <출처: Public Domain>
SWD: 폴란드의 드라구노프 국내모델. 1990년대 들어 SWD가 노후화됨에 따라 신형 LD 6x42 조준경을 장착하고 강화총열을 장착하는 등 개량한 SWD-M 모델이 개발되었다.
폴란드의 SWD-M 저격소총 <출처: Public Domain>


제원

구경: 7.62 x 54 mm R
중량: 4.30 kg (탄환 제외)
전체 길이: 1,220 mm
총열 길이: 620 mm
총구 초속: 830 m/s
강선: 4조 우선, 320 mm 또는 240 mm 당 1회전
적정 발사율: 분당 30발
조준 거리: 1,300 m
장탄수: 10발들이 탄창


저자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다. 현재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신안산대 경호경찰행정학과의 겸임교수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