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5.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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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SKS 반자동소총

너무나 짧았던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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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시절 개발된 SKS는 좋은 성능의 반자동소총이었지만 AK-47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전성기가 대단히 짧았다. < 출처 : (cc) Armémuseum at Wikimedia.org >


개발의 역사

제2차 대전을 치르면서 볼트액션 소총이 더 이상 전선의 주인공이 될 수 없음은 확실해졌다. ‘소총의 자동화를 요구하는 자는 근성이 부족한 것이다’라며 어이없는 궤변을 남발하는 일본군 수뇌부 같은 이들도 있었지만, 사실 이는 증가하는 탄환의 소비량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둘러댄 핑계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설령 단점이 있어도 장점이 더 많다면 당연히 소총을 자동화하는 것이 옳다.

급습이 아니라면 교전 중 정확히 목표를 조준해 단발로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노리쇠를 작동하느라 즉시 다음 사격을 못하는 것보다 빗나가더라도 연사가 전투에 훨씬 유리하다. 즉 화력 집중 능력이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M1 개런드 반자동소총과 BAR 자동소총을 보유한 미군 소부대의 화력은 Kar98k 소총과 MG 42 기관총으로 무장한 독일군 소부대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SVT-40은 마땅한 반자동소총이 없던 독일군이 노획해서 즐겨 사용했을 정도지만 정작 소련군에서는 인기가 많지 않았다. < 출처 : (cc) Armémuseum at Wikimedia.org >

그런데 소총의 자동화는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지만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사격 시 발생하는 반동을 잡지 못하면 연사력과 정확도가 떨어지는데, 이를 잡기 위해 무게를 늘리면 휴대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M1 개런드와 더불어 제2차 대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반자동소총인 소련의 SVT-40는 독일군이 노획해서 사용하기를 즐겨 할 만큼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소련군은 명중률이 낮고 고장이 자주 발생한다며 SVT-40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또한 구조가 복잡한 편이어서 야전에서 수리가 쉽지 않았고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당장 대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던 것이었으므로 SVT-40는 종전이 되자 곧바로 제식 화기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자동화된 소총이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니었기에 즉시 후속작 개발에 나섰다.

SKS를 비롯한 AK-47, RPD, RPK 등이 사용한 7.62×39mm M43탄. 한마디로 총기의 역사를 바꾼 총탄이라 해고 과언이 아니다. < 출처 : Public Domain >

앞선 언급한 SVT-40의 문제점들은 사실 총보다 총탄 때문에 벌어진 것이었다. SVT-40은 모신나강 소총과 동일한 7.62x54mm탄을 사용했다. 이는 중기관총도 사용할 만큼 위력과 사거리가 좋은 탄환이지만 사격할 때 충격이 많이 발생했다. 때문에 반동을 감당하기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SVT-40은 무리가 많이 갈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1944년 개발된 새로운 7.62×39mm M43탄(이하 M43탄)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는 반동을 잡기 위해 화약의 양을 줄인 단소탄이었다. 사거리와 위력은 감소하지만 대부분의 교전이 300m 이내에서 벌어진다는 경험칙으로 인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전쟁 말기에 독일군이 사용한 StG44 돌격소총이 좋은 전과를 보인 점도 고려되었다. 새로운 반자동소총을 연구 중이던 시모노프(Sergei G. Simonov)는 이를 이용하여 1945년 SKS(Samozaryadnyj Karabin sistemy Simonova) 반자동소총을 만들었다.

분해된 SKS. 절삭 가공 방식으로 제작되어 대량 생산에는 불리했지만 내구성이 좋았다. < 출처 : Public Domain >

시모노프는 SVT-40을 만든 인물이어서 누구보다 문제점도 잘 알고 있었기에 1943년부터 후속작을 연구하던 중이었다. 그는 총신 상부에 설치한 실린더로 가스를 보내 노리쇠를 후퇴시키는 가스작동식으로 설계했지만 반동을 완벽히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개선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그에게 M43탄은 좋은 해결책이 되었다. 사거리 감소가 불가피했지만 전투를 벌이는데 문제는 없었다.

시제품을 테스트한 소련군은 성능에 대단히 만족해 즉각 제식 소총으로 선정하고 1946년부터 개발자의 공을 기려 SKS라는 이름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제2차 대전 당시보다 빠른 개발 및 배치 속도였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제식 무기에서 내려오는 수모를 겪었다. 뒤늦게 결정적인 결함이 발견되어 그런 것이 아니었다. 곧이어 등장한 AK-47 자동소총 때문이었다. SKS도 훌륭하지만 AK-47이 더 좋았던 것이었다.

AK-47(상)과 함께 전시된 SKS. 애증의 대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 출처 : Public Domain >
미련도 두지 않고 곧바로 SKS를 퇴출시켰다는 사실로 충분히 알 수 있듯이 반자동소총이 아무리 좋아도 자동소총보다 좋을 수는 없다. 더구나 AK-47은 무기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대단한 소총이다. 파생형과 변형을 포함해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소총이라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SKS는 주인공이 되기에는 시대를 잘 못 타고난 대표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특징

SKS는 탄창과 클립을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제2차 대전까지 사용된 소총과 그 이후 등장한 소총의 중간자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탄창이 탈부착이 불가능한 고정식이어서 대개 클립을 사용해서 장전한다. SKS의 10연발 스트리퍼 클립은 M1 개런드의 8발 엔블록 클립보다 용량이 크고 쉽고 빠르게 장착할 수 있다. 반자동소총으로는 쓸만하지만 문제는 SKS의 데뷔가 자동소총이 본격 등장하던 시기와 겹쳤다는 것이다.

주로 10연발 스트리퍼 클립을 이용해 장전한다. < 출처 : (cc) Armémuseum at Wikimedia.org >
볼트액션 소총과의 교전에서는 확실히 우위였지만 자동소총과의 교전 능력은 부족했다. 아무리 클립 교체가 쉽다고 해도 10발의 장탄수는 충분하지 않았다. 이점이 소련군에서 SKS가 조기 퇴출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SKS는 개조를 하면 완전 자동발사가 가능한 데다 민수용으로 탄창을 탈부착 할 수 있도록 개량된 것도 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즉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AK-47과의 경쟁에서 패했다.
SKS는 고전적인 외형으로 인해 의장대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 출처 : Public Domain >
SKS는 총검이 총열 하단에 접혀서 수납되어 있다. 유사시 쉽게 총검술을 할 수 있지만 백병전의 중요성이 점차 감소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용한 방식이라 하기 어렵다. 오히려 검이 노출되어 사용자가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사실 최신 소총일수록 탄창, 개머리판, 총열 등의 구조가 총검술에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SKS는 백병전에 적합한 소련의 마지막 소총으로 평가되기도 하고 이런 구조 때문에 의장대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운용 현황

SKS는 비록 소련에서는 2년 만에 주인공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동구권과 친소 국가에 대량 공급되었고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된 수량이 약 1,500만 정으로 추정되는데 제2차 대전 당시에 사용된 SVT-40의 생산량이 160만 정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나름대로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자료마다 상이하지만 한국전쟁 당시에 공산군에 공급되었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베트남전쟁 당시 SKS로 무장한 베트콩 < 출처 : Public Domain >
중국은 ‘56식 보총’이라는 이름으로 면허 생산했는데 AK-47보다 단발 사격 시 정확도가 낫다는 이유로 주력 소총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1979년 벌어진 중월전쟁 때 AK-47로 대응한 베트남군에게 혹독한 수모를 겪은 후 2선 급으로 돌려지거나 퇴역했다. 북한도 소량이지만 ‘63식 보총’이라는 이름으로 카피해서 사용했다. 그 외 여러 전쟁, 분쟁 등에 등장했고 민수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변형 및 파생형

SKS : 소련 양산형

SKS의 총검 부분 < 출처 : (cc) Vinny at Wikimedia.org >
OP-SKS : 퇴역 후 사냥용으로 전환된 개조형
 
중국 56형 : 중국 면허생산형
중국 56형 < 출처 : Public Domain >
중국 63형, 68형, 73형, 81형, 84형 : AK-47의 볼트, 탄창 등을 적용한 개량형
 
노리코 민수형 : 중국 노리코에서 제작한 민수 수출형
< 출처 : (cc) DanMP5 at Wikimedia.org >
루마니아 M56 : 루마니아 면허생산형
 
유고슬라비아 PAP M59 : 유고슬라비아 면허생산형
PAP M59 소총 < 출처 : (cc) Shaocaholica at Wikimedia.org >

알바니아 7월 10일 소총 : 알바니아 면허생산형
 
북한 63식 : 북한 카피형

베트남 1식 : 베트남 카피형
베트남 1식 소총 < 출처 : (cc) Lahuutrung at Wikimedia.org >


제원

제작사 : 툴라 조병창 외
구경 : 7.62m
탄약 : 7.62×39mm M43
급탄 : 10발 스트리퍼 클립
전장 : 1,020mm
총열 : 520mm
중량 : 3.85kg
유효사거리 : 400m
작동 방식 : 쇼트스트로크 가스피스톤, 틸팅볼트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