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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욕 동시 겨냥한 다탄두 ICBM, 日 넘겨 태평양에 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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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02 03:00

[김정은의 신년 협박]
김정은이 말한 '새 전략무기' '충격적 실제행동' 뭘까

탄두 흩어지는 다탄두는 요격 어려워, 美위기감·충격 노릴 듯
전문가들, 3000t급 전략잠수함에서 SLBM 쏠 가능성도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이고 '충격적 실제 행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풀어주지 않으면 언제든 새로운 전략무기로 실제 도발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전략무기'가 다탄두(多彈頭) 신형 액체연료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이거나 3000t급 신형 전략잠수함에서 쏘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충격적 실제 행동'은 ICBM과 SLBM을 일본 열도 너머로 쏘거나 태평양상으로 발사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美 2~3곳 겨냥한 다탄두 ICBM 가능성

다탄두 ICBM은 미사일 하나에 탄두를 여러 개 장착, 다중(多重)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 미사일 1발로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탄두가 여러 개로 흩어지는 만큼 요격이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북 ICBM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위기감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국방연구원도 지난달 국책연구기관으로선 처음으로 미·북 핵협상이 결렬될 경우 북한이 다탄두 ICBM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두 차례 진행한 동창리 발사장의 엔진 연소 시험과 다탄두 ICBM 개발 가능성의 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두 번째 시험에선 이례적으로 긴 시간인 7분간의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기존 화성-15형 ICBM의 1·2단 엔진을 이번에 시험한 신형 엔진으로 교체할 경우 핵탄두 중량이 종전 500~600㎏에서 1t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탄두 2~3개를 한꺼번에 운반해 미 전역의 2~3개 지역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ICBM의 최대 사거리는 미 전역을 포함하는 1만3000㎞로 추정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동창리 엔진 시험장에서 이뤄진 시험을 고려하면 다탄두 ICBM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신형 다탄두 ICBM을 어디로 쏠지도 주목된다. 종전 화성-14·15형 ICBM은 모두 고각(高角)으로 발사돼 동해상에 떨어졌다. 일본 열도를 넘기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김정은이 '충격적 실제 행동'을 언급한 만큼 일본 열도를 넘기거나 괌·하와이 등을 겨냥해 태평양 한가운데로 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미국·일본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초고강도 도발이다.

◇SLBM이나 위성 요격 미사일일 수도

북한은 SLBM을 '수중전략탄도탄'이라고 표현한다. 이 때문에 신형 SLBM이 북이 말하는 '새로운 전략 무기'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초 '북극성-3형' 신형 SL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잠수함이 아닌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돼 아직 본격적인 전력화에 이르진 못했다. 하지만 진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3000t급 잠수함에 실제 '북극성-3형'을 탑재해 수중 발사할 수 있다. 이게 성공하면 은밀하게 미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 특히 일본 열도를 넘겨 2000㎞ 안팎 비행 거리를 보여준다면 미·일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종전 북한의 SLBM은 모두 고각으로 발사돼 일본 열도를 넘긴 적이 없다. 신형 3000t급 잠수함은 북극성-3형 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는 새 전략무기다. 김정은이 말한 '새 전략무기'가 이 잠수함일 수도 있다.

이 밖에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신형 ICBM이나 위성 요격용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체연료는 사전 주입에 시간이 필요한 액체연료와 달리 즉각적인 발사가 가능해 기습 발사 능력이 뛰어나다. 지금까지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 중엔 북극성-2형(사거리 2000㎞ 이상)이 가장 사거리가 길었다.

위성 요격 탄도미사일은 지상에서 수백㎞ 상공의 정찰 위성 등 저궤도 위성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일정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위성을 요격하는 것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보다 쉽다"며 "북한이 위성 요격 미사일을 개발하면 100기가 넘는 군사 위성을 보유한 미국은 매우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그동안 정찰 위성을 탑재한 신형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도 점쳤었다. 하지만 김정은의 이번 언급으로 그 가능성은 작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