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1.2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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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M101 곡사포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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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포 발사 중인 미 해병대의 M101 곡사포. < 출처: Public Domain >


개발의 역사

제1차 대전이 시작된 지 4년이 지나자 모든 교전국들은 완전히 지쳐있었다. 이때 전격적인 미국의 참전은 제1차 대전을 매조지하는 결정타가 되었다. 대서양을 건너 온 연인원 450만의 싱싱한 미군이 연합군에 합세하자 전선의 균형이 급격히 무너졌다. 결국 독일은 동유럽과 프랑스 북부를 점령한 상태였음에도 항복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처럼 미군은 큰 영향을 끼쳤지만 정작 참전 초기의 전투력은 상당히 미약했다.

최초의 현대식 야포라는 찬사를 받는 75mm M1897. 이후 M101 개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 출처: Bourges arsenal / WikiCommons >

처음 유럽에 도착했을 때 곧바로 전선에 투입하기 곤란했을 정도였다. 적대적인 강국들이 밀집한 유럽과 달리 주변에 강력한 상대가 없어 군비 확충에 소극적이었던 결과였다. 특히 보유 중인 무기의 성능이 떨어져서 프랑스와 영국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이때 프랑스로부터 지원받은 75mm M1897 평사포는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자국산 야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능이 좋아 미군은 상당량을 현지 구매하여 사용했다.

이때의 경험을 발판으로 미국은 종전 직후인 1920년부터 새로운 제식 야포의 개발을 시작했다. 75mm M1897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했지만 국토가 커서 원거리 이동이 많은 미군의 상황을 고려할 때 포신을 단축해서 이동 및 방열이 편리한 곡사포가 운용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물론 포신이 줄면 포구 속도가 느려지지만 대신 대구경을 채택하면 위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다.

미군은 1차대전 이전에 M1902 3인치 포(사진)를 운용했으나 실제 전선에서는 75mm M1897를 사용했다. < 출처: Marcus Qwertyus / WikiCommons >

사거리도 길면 당연히 좋지만 새로운 야포는 최전선에서 보병과 함께 활동하며 화력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에 정확도와 연사력을 중시했다. 사실 모든 개발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이 만든 무기가 모든 면에서 성능이 최고이기를 원한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제약이 많이 줄어들었어도 어떤 장점을 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일단 늘리기로 한 구경이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부터 문제였다.

고민 끝에 신형 곡사포는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일반화되어 실전 기록이 풍부한 105mm 구경을 채택하기로 결정되었고 1925년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지금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제2차 대전 발발까지만 해도 미국은 군사 분야의 선도국이 아니어서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지상군 무기가 그러했다. 이러한 이유로 말미암아 새로운 곡사포의 구경은 인치파운드법을 따르지 않게 되었다.

M101 개발에 참조가 되었던 독일의 10.5cm leFH 16 곡사포 < 출처: Public Domain >

하지만 포신을 줄이는 대신 구경을 늘렸다고 예상만큼 성능이 곧바로 실현된 것은 아니었다. 손봐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아서 개량을 거친 후 1934년에 이르러서야 105mm M2 곡사포라는 제식명을 부여받고 실전 배치될 수 있었다. 배치 후에도 개량은 계속되었는데, 포가의 브레이크를 제거해 구조를 단순화하고 폐쇄기를 편리하게 개량한 것이 M2A1다. 이후 M2A1이 통상적으로 M2를 의미하게 되었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급습으로 미국이 제2차 대전에 참전하면서 M2의 생산량은 급속히 증가되었다. 종전 직전까지 8,536문이 제작되었고 미군 보병사단에는 M2를 보유한 3개 대대와 155mm M1 곡사포 1개 대대로 구성된 포병연대가 편성되었다. 한마디로 M2는 미군이 가는 곳이면 항상 함께하며 충분한 화력을 지원해 준 구사해준 든든한 주먹이었고 이후 많은 나라에도 공여되었다.

켄터키주 그린럽에 전시 중인 M101 < 출처: Jud McCranie at Wikimedia.org >
1962년에 제식 부호가 대대적으로 개편되면서 M2A1도 M101A1로 재명명되었다. 때문에 많은 자료에서 이들을 뭉뚱그려 M2계열 곡사포 혹은 M2/ M101 곡사포로 표기하기도 한다. 1953년에 단종되고 미군에서는 퇴역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여전히 중요한 무기로 사용 중이다. 미군도 105mm 구경 곡사포의 뛰어난 효용성 때문에 후속작인 M102를 거쳐 현재 M119를 사용 중이다.


특징

M101의 특징을 간략하게 표현하자면 '작고 단순하지만 효용성이 뛰어나다'라고 할 수 있다. 구경에 비해 크기가 작고 그만큼 무게가 적게 나가는 편이어서 차량에 끌려 이동하는 견인포임에도 기동력이 대단히 좋다. 어지간한 야지에서 무난하게 옮겨 다니며 이동로가 제한된 산악 지대 같은 험지는 헬리콥터로 공수할 수도 있다. 이처럼 기동성이 뛰어난 데다 가벼워서 방열도 쉽고 초탄 발사 속도도 빠른 편이다.

트럭으로 견인해서 이동 중인 모습 < 출처: Public Domain >
구조가 간단하고 내구성도 좋아 안정성이 뛰어나고 유지 보수가 상당히 편리하다. 비슷한 시기에 탄생한 여타 견인포에 비해 적은 인원으로 운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물론 자동화된 최신 야포에 비하면 운용 인원이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으나 K105A1처럼 자주화, 자동화시킨 개량형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통상 정확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훈련 정도에 따라 편차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사격 훈련 중인 태국 육군의 M101 곡사포 < 출처: JArmyman1989 at Wikimedia.org >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구형 야포다보니 현대전에서 미흡한 부분도 있다. 우선 11km의 사거리는 개발 당시에 크게 문제가 없었으나 최근 등장하는 야포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사용하는 탄종이 적어 제한된 작전만 수행할 수 있다. 이동과 방열이 편리하다고 해도 자주포에 비하면 늦고 자체 방어력이 없다시피 하다. 때문에 대포병전 기법이 발달한 오늘날에 와서 생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M101 105mm 견인포의 해설영상 < 출처: 유튜브 >

운용 현황
M101은 M7 프리스트 자주포의 주포로 사용될만큼 일선에서 애용됐다. < 출처: Public Domain >
M101은 록아일랜드 조병창(Rock Island Arsenal)에서 1941년부터 1953년까지 10,200여문이 제작되었다. 제2차 대전이 가장 많은 활약을 펼친 전장으로 기갑사단용 M7 프리스트(Priest) 자주포의 주포로도 사용되었을 만큼 일선에서 대단히 선호한 무기였다. 하지만 최일선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전술무기다 보니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고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역할을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포격 중인 M101 < 출처: Public Domain >
이후 M101은 미국이 직접 참전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은 물론, 총 65개국에 공급되었기에 다양한 전쟁이나 분쟁에서도 등장했다. 1950년 7월 5일, 한국전쟁에 미군 최초로 참전한 스미스 특임대에 1개 포대가 배속되어 오산 전투에 투입되면서 한반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국군에 대량 공급되면서 포병의 주력이 되었다. 1977년부터는 M101의 국내 면허 생산이 이루어졌고 현재도 수적으로 포병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05mm 견인포로 사격훈련 중인 필리핀 해병과 미 해병들 < 출처: 유튜브>


변형 및 파생형

M1920 : 프로토타입

M1925E : 프로토타입

T2 : 프로토타입 후에 M1으로 명명

M2 (1934) : 고정식 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약실 개량

M2A1 (1940) : 폐쇄기 개량

M2A1 < 출처: Public Domain >

M3 : 포신을 27인치로 단축한 경량형

M3 < 출처: Max Smith at Wikimedia.org >

T8 : 폐쇄기, 주퇴복좌기기가 개량된 프로토타입 후에 M4로 명명

M101 : 1962년 신 제식 부호 체계에 따른 제식명

KM101 : M101 곡사포를 대한민국에서 복제생산한 모델

C3 :  캐나다 33구경장형

C3 33구경장 105mm 견인포 < 출처: Public Domain >


제원

무게 : 2,260kg
전장 : 5.94m
포신 : 2.31m
전폭 : 2.21m
전고 : 1.73m
구경 : 105mm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