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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소련은 미국의 FIM-43 레드아이 개발에 자극받아 1960년대 초반부터 9K32 스트렐라(Strela)-2 (나토분류명 SA-7 그레일 Grail) 휴대용 지대공미사일(MANPADS)을 개발했고, 이어 탐색기와 로켓 모터 등을 개량한 9K34 스트렐라-3(나토 분류명 SA-14 그렘린 Gremlin)를 개발했다. 스트렐라-2/3는 소련군은 물론이고 바르샤바 조약국, 중국, 북한, 베트남 등 많은 국가에 판매되거나 라이센스 생산되어 MANPADS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미국은 1960년대 초반부터 FIM-43의 성능 부족을 이유로 새로운 MANPADS 개발에 나섰다. 1967년부터 전방향 교전능력을 갖춘 레드아이 II라는 개량형 개발이 시작했다. 레드아이 II는 1971년 XFIM-92라는 제식명을, 1972년에는 스팅어(Stinger)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의 스팅어 개발 소식을 접한 소련은 1971년에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9K32와 9K34를 대체할 새로운 무기 개발을 결정했다. 1970년대 말부터 배치를 계획한 새로운 MANPADS는 소련 연방군 미사일포병총국(GRAU)에서 9K38 이글라(Игла, 영문표기 Igla)라는 프로젝트 번호와 이름을 부여받았다. 이글라는 영어로 바늘(Needle)을 뜻한다.

미사일을 포함하여 전체적인 시스템 개발은 9K32와 9K34 개발을 담당했던 콜롬나(Kolomna)에 위치한 KB 마시노스트로예니야(Mashinostroyeniya), 줄여서 KBM이 담당했다. 미사일 탐색기는 레닌그라드의 레닌그라드 광학기기협회(LOMO), 고체 로켓 연료는 모스크바 인근 제르진스키(Dzerzhinsky)에 위치한 NPO 소유즈(Soyuz)가 담당하는 등 여러 연구소와 설계국이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탐색기에 필요한 전자광학기술 기반이 취약했기 때문에 개발이 계속해서 지연되었고, 1978년 내각 명령 제114호에 따라 임시 대체품을 개발하기로 결정되었다. 임시 대체품은 이미 개발된 미사일 몸체와 로켓 모터를 사용하고, 9K34의 2세대 탐색기를 추가로 개량하여 탑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GRAU는 임시 대체품을 9K310 이글라-1으로 명명했다. 9K310은 1981년 3월부터 소련 육군에서 배치가 시작되었다. 나토는 이 미사일에 SA-16 김렛(Gimlet)이라는 분류명을 붙였다.

9K310의 미사일인 9M313은 사격 과정 단순화 및 최소 사거리 축소, 비행속도 향상과 대기 마찰로 인한 탐색기 성능 감소를 막아주는 항력 감쇄기(Spike), 사거리 연장을 위한 신형 로켓 모터, 탐지능력과 적의 대응 수단에 대한 대응능력이 향상된 신형 탐색기 등 여러 부분에서 개선되었다.

9K310이 소련 육군에 배치가 시작된 후 2년 뒤인 1983년 3월에는 원래 개발 대상이었던 9K38 이글라가 소련 육군에 인수되기 시작했다. 9K38은 9K310보다 더 발전된 탐색기를 채택하여 전면에서 다가오는 비행기에 대해서도 발사가 가능한 전 방향 대응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9K38은 3세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로 분류된다. 나토는 9K38을 SA-18 그라우스(Grouse)로 분류했다.

KBM은 1990년대 중반부터 9K38 개량 연구를 시작했고, 2001년부터 9K338 이글라-S라는 개량형의 시험을 시작했다. 이글라-슈퍼로도 불리는 이글라-S는 2002년 러시아군에 채택되었다. 이글라-S는 저공으로 비행하는 헬리콥터, 무인기, 순항미사일에 대한 대응 능력 향상을 주요 목표로 개발되었다. 나토는 3K338을 SA-24 그린치(Grinch)로 명명했다.

이글라-1, 이글라, 그리고 이글라-S는 보병 휴대용 외에 차량 탑재형이나 해군 함정용처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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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이글라-1, 이글라, 이글라-S는 모두 ‘이글라’라는 이름을 사용하지만, 일반적인 구성만 같을 뿐이며 미사일 본체, 탐색기, 사정거리 등의 특징이 조금씩 다르다.

9K310 이글라-1은 스트렐라-2/3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9K310은 9M313 미사일, 9P332 발사관, 냉각용 질소가스가 충진된 9B238 전지, 9P519 발사용 손잡이로 구성되며, 운용자 장비로 1L14 레이더 응답기, 1L-15-1 전장 상황 표시기가 추가된다. 미사일 시스템의 점검을 위해 9V866 시험장비가 제공된다.

9M313 미사일은 스트렐라-3와 비교하여 외형적으로 세 가지가 다르다. 첫 번째는 미사일 앞 탐색기 앞에 항력 감쇄기가 달렸다. 3개의 다리로 지탱되는 항력감쇄기는 고속 비행시 발생하는 공기 저항을 줄여주어 비행속도를 증가시키고, 탐색기 앞부분에서 발생하는 대기 마찰열을 줄여 탐색기의 성능을 보장한다.

두 번째는, 로켓 모터 노즐 앞에 위치하는 꼬리 날개로 4개의 핀이 힌지를 사용하여 접혀 있다가 발사관을 빠져나오면서 펴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세 번째는 미사일 앞부분에서 진행 방향을 조정하는 조종날개가 4개로 늘어났다.

미사일은 길이 1,574mm, 직경 72mm, 중량 10.8kg, 탄두 중량 1.17kg, 최대 사거리 5,000m, 최대 고도 3,000m, 비행속도는 570m/s이다. 탄두는 고폭파편탄두(FRAG-HE)를 채택하였고, 신관은 충격 지연, 자기 신관을 채택했다. 대응 가능한 표적의 최대 속도는 전면에서 접근시 310~360m/s, 후방을 노릴 경우 260~320m/s다.

탐색기는 스트렐라-3와 동일한 질소가스로 냉각되는 인듐-안티몬(InSb) 소자를 사용하여 3–5 µm 대역의 적외선을 탐지할 수 있다. 하지만, 탐색기 성능을 개선하여 탐지율을 높였다. 미사일, 발사관, 열전지, 발사용 손잡이를 포함한 시스템 중량은 17.9kg이다.

포대 지휘관은 1L-15-1 전장 상황 표시기를 운용한다. 크기 345 x 240 x 170mm 크기에 약 7kg의 중량으로 주변의 레이더로부터 표적 접근 정보를 수신받아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9K310 이글라-1에 이어 등장한 9K38 이글라는 9M39 미사일, 9P39 발사관, 냉각용 질소가스가 충진된 9B238 전지, 9P516 또는 9P516-1 발사용 손잡이로 구성된다 여기에 이글라-1에서 사용된 1L14 레이더 응답기 그리고 1L-110 전장 상황 표시기가 추가된다. 1L-110 전장 상황 표시기는 데이터 무전기와 결합하여 POSN 9S520 야간 사격 보조장비를 구성한다.

9M39 미사일은 길이 1,574mm, 직경 72mm, 중량 10.6kg, 탄두 중량 1.3kg, 최대 사거리 5,000m, 최대 고도 3,500m, 비행속도는 570m/s이다. 탄두와 신관의 종류는 9M313과 동일하다. 대응 가능한 표적의 최대 속도는 전면에서 접근시 310~360m/s, 후방을 노릴 경우 260~320m/s다.

미사일은 9E410 2컬러 탐색기로도 불리는 듀얼 채널(dual channel) 탐색기를 채택했는데, 이글라-1에서 사용한 질소 냉각 인듐-안티몬(InSb) 소자와 1–3μm 대역을 탐지하는 비냉각식 납황(PbS) 소자를 함께 사용하여 탐지 능력을 향상시켰다. 항력 감쇄기도 미사일 선단부 중앙에 긴 쐐기형 막대기가 달리는 형태로 바뀌었다.

미사일 발사관에는 야간작전을 위해 PN72 모글리(Mowgli), 1NPN72M 모글리-M, 1PN97 모글리(Maugli)-2, 1PN97M 모글리-2M, 야시경과 1PN81 콜예(Kol’ye) 열상조준경을 사용할 수 있다. 훈련을 위한 장비로 9F663 훈련장비, 9F635 야전 훈련장비, 9F859 유니버셜 시뮬레이터, 9F874 실내용 시뮬레이터가 제공된다.

이글라 시리즈의 최신형인 이글라-S는 9M342 미사일, 질소가스가 충진된 9B238-1 전지, 9P522 발사용 손잡이 등으로 구성된다. 이 밖에 1L110-2 전장상황 표시기와 9V866-2 미사일 시스템 시험장비도 공급된다. 이글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야시경과 열상조준경을 사용할 수 있다.

9M342 미사일은 길이 1,635mm, 직경 72mm, 중량 11.7kg, 탄두 중량 2.5kg, 최대 사거리 6,000m, 최대 고도 3,500m, 비행속도는 570m/s이다. 탄두는 고폭파편탄두를 채택하였고, 레이저 충돌/근접 신관을 채용하여 정밀도를 높였다.

대응 가능한 표적의 최대 속도는 전면에서 접근시 400m/s, 후방을 노릴 경우 320m/s다. 미사일은 9M39와 비교하여 외형적으로 방향조정용 핀이 길어진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사일 발사관, 발사용 손잡이, 열전지 등을 합한 전체 중량은 19kg이다.

훈련을 위한 장비로 9F663 훈련장비, 9F635 야전 훈련장비, 9F859 유니버셜 시뮬레이터, 9F874 실내용 시뮬레이터가 제공된다.

이글라 시리즈는 보병 휴대형 외에도 디지트(Dzhigit)이라는 수동식 2연장 거치대, 루치니크(Luchnik)-E 8연장 발사대, 깁카(Gibka) 또는 코마(Komar) 함정 근접방어용 발사대와 같은 발사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이 밖에도 장갑차량 내부에서 원격으로 운용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스트렐렛(Strelets) 통제장비 및 발사모듈 세트(SEM)는 쉴카와 같은 러시아제 차량이나 M113 장갑차와 같은 서방제 차량에서도 이글라 미사일 발사관 모듈을 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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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이글라-1, 이글라, 이글라-S는 소련 그리고 러시아군에서 운영했고, 많은 국가에도 판매했다.

이글라-1과 수출형인 이글라-1E는 소련(러시아)과 바르샤바 동맹국 외에도 앙골라, 보츠와나, 쿠바, 이란, 이라크, 말레이시아, 페루, UAE 등에 수출되었다. 불가리아는 VMZ 소폿(Sopot)이라는 이름으로 생산했고, 싱가포르와 베트남도 라이센스 생산했다.

북한도 이글라-1을 화승총이라는 이름으로 복제하여 생산하고 있다. 화승총이라는 이름은 스트렐라-2의 복제에서 시작되었는데, 이글라-1의 복제를 화승총-2, 이글라의 복제를 화승총-3로 부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글라는 소련(러시아)과 바르샤바 조약국 외에도 브라질, 쿠바, 이집트, 에리트리아, 인도네시아, 인도, 미얀마, 말레이시아, 멕시코, 페루, 싱가포르 등 수많은 국가에 판매되었다. 우리나라도 러시아에 빌려준 차관 대신 무기로 받은 불곰사업에 따라 이글라를 도입했다.

이글라-S는 비교적 운용국이 적은데, 러시아를 포함하여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브라질, 리비아, 슬로베니아, 태국, 베네주엘라, 그리고 베트남이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글라 시리즈는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국가에 판매되었으며, 다양한 분쟁에서 사용되었다.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군이 발사한 이글라-1E가 영국 공군의 토네이도 전폭기를 격추시켰고, 미 공군 F-16 전투기도 1대가 격추되었다.

1992년 8월, 인도 육군이 침투중이던 파키스탄군 헬기를 이글라 미사일로 격추했고, 1994년에는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가 이글라-1E에 의해서 격추되었다. 1995년에는 페루와 에콰도르가 벌인 세네파(Cenepa) 전쟁에서 페루군 Mi-25 공격헬기와 에콰도르군 A-37 드래곤플라이 공격기가 각각 격추되었다. 이 밖에도 체첸, 리비아, 시리아 내전 등에서도 이글라 계열 미사일이 사용되었다.

북한은 1994년 항로 착각으로 휴전선 비무장지대에 진입한 미군 헬기를 화승총으로 격추한 적이 있다. 당시 사용된 화승총의 종류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글라 계열 화승총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화승총 미사일을 여러 나라에 은밀히 판매하면서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세계적으로 시키고 있다. 2016년에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2017년에는 터키 국경 인근 도시의 쿠르드노동자당(PKK) 은신처에서 수출명인 HT-16PGJ라는 이름이 찍힌 미사일이 대량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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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 이글라-1 관련

- 이글라-1 : 1981년 소련군에 배치된 9K310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나토분류명 SA-16 김렛(Gimlet)
- 이글라-1E : 이글라-1의 수출형.
- 이글라-1D : 공수부대용 개량형
- 이글라-1V : 헬기 등 항공기에서 운용하기 위한 버전
- 이글라-1N : 탄두 크기를 늘린 개량형
- 이글라-1M :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이글라-1 개량형

* 이글라 관련

- 이글라 : 1983년부터 소련군에 배치된 9K38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나토분류명 SA-18 그라우스(Grouse)
- 이글라-M : 해군형으로 나토분류명 SA-N-10
- 이글라-D : 공수부대용 개량형
- 이글라-B : 헬기 등 항공기 운용 버전
- 이글라-N : 탄두 크기를 늘린 개량형
- 화승총 : 북한의 복제 생산형
- 그롬(Grom) : 폴란드가 1990년대 중반부터 배치한 이글라 개량형

* 이글라-S 관련

- 이글라-S : 2002년부터 러시아군에 배치된 9K338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나토 분류명 SA-24 그린치(Gr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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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9K310 이글라-1
• 구분 : 휴대용 대공방어 미사일(MANPADS)
• 제작사 : KBM 
• 발사관 : 발사용 손잡이 포함 전체 중량 17.9kg
• 미사일 : 길이 1,547mm, 중량 10.8kg
• 탐색기 : 질소냉각식
• 탄두 : 고폭파편탄두(FRAG-HE), 중량 1.17kg
• 최대사정거리 : 5,000m
• 최대고도 : 3,000m

* 9K38 이글라
• 구분 : 휴대용 대공방어 미사일(MANPADS)
• 제작사 : KBM 
• 발사관 : 발사용 손잡이 포함 전체 중량 17.9kg
• 미사일 : 길이 1,574mm, 중량 10.6kg
• 탐색기 : 질소냉각식
• 탄두 : 고폭파편탄두(FRAG-HE), 중량 1.3kg
• 최대사정거리 : 5,000m
• 최대고도 : 3,500m

* 9K338 이글라-S
• 구분 : 휴대용 대공방어 미사일(MANPADS)
• 제작사 : KBM 
• 발사관 : 발사용 손잡이 포함 전체 중량 19kg
• 미사일 : 길이 1,635mm, 중량 11.7kg
• 탐색기 : 질소냉각식
• 탄두 : 고폭파편탄두(FRAG-HE), 중량 2.5kg
• 최대사정거리 : 6,000m
• 최대고도 : 3,5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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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