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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된 인구절벽… 軍병력 50만으로 감축, 모병제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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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07 02:26

[오늘의 세상]
- 당정, 근본처방 없이 응급조치
병역자원 줄어 2022년까지 8만명 감축, 최전방 사단 11→9개로
첨단무기 도입은 예산문제로 지연, 北급변사태 때 병력부족 우려
학생 급감하는데… 교원단체 반발에 교사 감축은 내년 이후 검토

정부가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병력 감축, 사범대 정원 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지난 9월 생산연령인구 확충 대책에 이어 두 번째 나온 인구 대책이다. 정부는 앞으로 고령 인구 증가 대응책과 복지 지출 증가 관리 방안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는 "출산·고령화에 따른 학령인구·병역 의무자 감소는 교육·병역 시스템 전반에 근본적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사회적 갈등과 반발이 예상되는 '어려운 결정'들은 뒤로 미뤘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교원 수 조정과 교대·사범대 정원 감축이 시급한데도 교원 단체와 예비 교사들의 반발을 우려해 내년 이후 검토해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번 생산연령인구 확충 대책에서도 일본식 정년 연장 도입 방안을 현 정부 임기가 끝난 뒤인 2022년쯤에나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반면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병력 감축은 곧장 시행에 들어가 향후 3년간 8만명이 줄어들게 된다.

병역 자원 감소에 매년 2개 사단 감축

홍남기 부총리는 6일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어 "(한국군) 상비 병력을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이날 발표한 병력 감축 계획은 국방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방개혁 2.0'의 병력 감축 계획과 같은 내용이다. 지난해 61만8000여명이던 우리 군 병력은 1년 새 약 4만명이 줄어 현재 57만9000명 수준이다. 정부는 또한 현재 6.2%인 여군 비중을 2022년까지 8.8%로 확대하고, 전환 복무·대체 복무를 폐지 또는 축소하는 한편 상근예비역을 현역병으로 전환 배치해 현역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귀화자 병역 의무화는 중기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과 군 일각에선 현재의 안보 상황과 야전부대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5년간 육군만 11만8000여명이 줄어든다. 매년 2개 사단 이상이 없어지는 것이다. 육군 전체 사단은 종전 39개에서 33개로 줄고, 특히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 사단이 11개에서 9개로 20% 감축된다. 사단별 담당 전선이 1.2배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육군 병력은 2022년 36만5000명 수준으로 감축돼 북한 지상군 110만명의 33% 수준으로 떨어진다. 더구나 복무 기간도 21개월에서 18개월(육군·해병대 기준)로 줄어들고 있어 병사들의 숙련도도 60% 이상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은 젊은 층 표를 의식해 군 복무 기간을 줄여왔는데, 이를 다시 되돌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방부는 무인 감시 정찰 체계 등 첨단 무기를 증강하고 부사관 등 직업군인의 비중을 높여 전력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무인 무기 등 첨단 무기 확보가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고, 부사관이나 유급지원병 확보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병력이 이런 추세로 감축되면 북한 급변 사태 시 안정화 작전을 위한 지상군 병력도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북한 안정화 작전에 26만~40만명 이상 병력이 필요하다"고 했었다.

학령인구 급감에도 교원 신규채용 계속

2040년 초·중·고 학령인구가 당초 예상했던 479만명보다 77만명 적은 402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정부는 교원 수급 기준과 교원 양성 체제를 개편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교원 양성을 어느 정도 줄일 것인지 구체적 규모를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2019~2030년)'에 따라 당분간 기존 수급 계획에 따른 신규 채용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교대·사범대·일반대 교육학과 등을 평가해 교원 양성 규모를 조정하겠다는 방안은 이미 하고 있는 정책을 재탕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조차 교대·사범대 등의 반발을 넘지 못하고 정원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7년에도 교대생들이 초등교사 선발 인원이 급격히 줄어든 데 반발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 정부가 선발 인원 일부를 다시 늘린 바 있다.

또한 정부는 세분화된 교사 자격 과목을 광역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예컨대 '통합과학'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등으로 나뉘어 있는 교사 자격을 모두 '과학 교사'로 하고 심화 전공을 따로 표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현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과목을 세분화해 가르치던 교사들의 전문성이 낮아져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