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1.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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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트라이던트 C4 SLBM

냉전말 핵 억제의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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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GM-96A 트라이던트 C4 미사일의 발사장면 <출처: 미 해군>


개발의 역사

미 해군은 폴라리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개발하여 1960년부터 신속히 실전배치했다. 초도배치한 UGM-27 폴라리스 A-1는 단일탄두에 사거리가 2,200km에 불과하여 성능강화형인 A-2와 A-3를 개발하여 60년대 중반부터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최종형인 폴라리스 A-3는 MRV(Multiple Reentry Vehicle, 다탄두 재진입체) 3개를 탑재하고 사거리는 무려 4,600km에 이르러 불과 4년이라는 기간동안 엄청난 기술발전을 과시했다.

UGM-27 폴라리스 미사일은 SLBM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출처: Lockheed Martin>
물론 미 해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MIRV(Multiple Independent Reentry Vehicle, 다탄두 개별목표 재진입체) 14개를 탑재하는 UGM-73 포세이돈(Poseidon) C-3를 개발, 1972년부터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애초에 사거리 5,600km를 예정했던 포세이돈의 사거리는 실제로는 폴라리스 A-3와 동일한 4,600km에 불과했다. 1971년 포세이돈의 시험발사에 성공하자마자, 미 해군은 사거리를 연장하기 위하여 ULMS (Undersea Long-Range Missile System, 수중 장거리미사일체계) 개발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ULMS 사업자로는 폴라리스와 포세이돈을 개발한 록히드(LMSC; Lockheed Missiles & Space Company, Inc.)가 다시 선정되었다.
UGM-73 포세이돈은 MIRV 능력으로 다중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다. <출처: Lockheed Martin>
ULMS는 EXPO(Extended-Range Poseidon, 사거리 연장형 포세이돈)로 불렸는데, 애초에 포세이돈을 개발베이스로 삼았기 때문이다. ULMS 사업은 크게 2단계로 나뉘어, 제1단계로는 포세이돈과 똑같은 사이즈에 사거리를 4천해리로 증가시킨 개량형을 먼저 선보이며, 제2단계에서 사거리 6천해리를 달성하기 위해 더욱 큰 크기의 미사일을 개발하기로 했다. EXPO 1단계 사업의 결과물은 애초에는 포세이돈 C4로 분류되었으나, 완전히 새로운 미사일임이 강조되면서 트라이던트(Trident) C4로 불리게 되었다. 트라이던트 C4의 개발은 1973년 11월 1일부터 시작되었다.
1977년 5월 28일의 트라이던트 시험발사 영상 <출처: 유튜브 AP Archive 채널>

트라이던트 C4의 개발에서 관건은 사거리를 증가하는 것이었으므로, 발사체의 무게는 줄이는 반면 추진체의 출력을 높이는 개발이 동시에 추진되었다. 여전히 낮은 명중률을 높이기 위하여 항법장치와 사격통제장치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도 동시에 추진되었다. 문제는 개발당시 경제상황이었다. 베트남전으로 인한 국방예산 소모에 제1차 오일쇼크까지 겹치면서 아무리 최우선 사업이라고 해도 개발비의 인상은 엄격히 제한되었다.

트라이던트 등 미국 SLBM의 시험발사 실패영상 모음 <출처: 유튜브>

힘든 조건 속에서도 개발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어 1977년 1월 18일 최초의 트라이던트 미사일이 케이프 커내버럴(Cape Canaveral)의 25C 발사장에서 발사되었다. 지상시험발사는 총 18회가 이루어졌는데, 작동오류 1회, 실패 1회, 부분성공 1회에 이어 15회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수중발사는 벤자민 프랭클린급 잠수함인 프랜시스 스캇 키(SSBN-657 USS Francis Scott Key)에서 1979년 4월부터 7회 실시되었는데, 1979년 7월에서야 시험발사가 완료되면서 개발이 종료되었다. 그리고 동년 10월 SSBN-657함은 트라이던트 C4를 탑재하고 핵초계임무를 시작함으로써 트라이던트의 실전배치가 시작되었다.

트라이던트 C4는 1977년부터 지상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출처: Public Domain>


특징

트라이던트 C4는 무려 4000해리(7,400km)까지 타격할 수 있다. <출처: 미 해군>
트라이던트 C4는 여러개의 탄두를 갖춘 3단 고체연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다. 크기는 직경 1.8m에 전장 10.2m로 포세이돈 C-3 SLBM과 동일한데, 이는 기존에 폴라리스/포세이돈의 발사관을 보유한 전략원잠에서 운용하기 위함이었다. 중량은 33톤으로 포세이돈에 비하여 3톤 이상 증가했는데, 고체연료의 3단 추진체가 포함되면서 노즈페이링(Nose Fairing)의 중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고체연료 추진체는 1단은 티오콜(Thiokol Chemical Corporation), 2단은 허큘리스(Hercules, Inc.), 새로 추가된 3단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United Technologies Corp.)가 제작했다.

트라이던트 C4의 수중발사장면 <출처: 미 해군>


트라이던트 C4의 구성 <출처: 필자>
트라이던트 C4의 핵심은 사거리를 4천해리(7,400km)급으로 증가시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로켓모터는 신형 고에너지 추진체로 교체되었고, 케이스로는 초경량 케블라(Kevlar) 소재를 사용했다. 또한 자세제어를 위하여 추진제 연소를 조절하는 방식을 대신하여 추력편향제어(TVC, Thrust Vectoring Control)방식의 노즐을 장착하였다. 이에 따라 이전의 SLBM들과는 달리 추진제를 모두 연소하여 사거리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혁신적인 접근은 "에어로-스파이크(aero-spike)"의 장착인데, 발사 전에는 탄두부에 수납되어 있다가 발사 후에 펼쳐지도록 되어 있다. 에어로-스파이크는 공기저항을 돌파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노즈콘의 전면부 공기저항을 무려 50%나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트라이던트 C4 미사일의 내부 모습 <출처: Public Domain>


Mk 4 재진입체 <출처: Public Domain>
트라이던트 C4의 탄두부에는 통상 Mk 4 MIRV 6개가 장착된다. Mk 4 재진입체는 100kT급 파괴력의 W76 열핵탄두가 장착되어 포세이돈의 W68보다 두 배 이상의 파괴력을 확보하였다. 트라이던트도 포세이돈처럼 재진입체를 14개까지 탑재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사거리는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Mk 4 재진입체의 시험비행은 1974년 3월에 시작되어 1975년 11월까지 모두 6차례가 실행되었으며, 상당히 성공적으로 평가되었다.
트라이던트 C4는 1발당 최대 14개까지 재진입체를 탑재하여 서로 다른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출처: 미 해군>
트라이던트는 사거리나 파괴력 뿐만 아니라 명중률에서도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포세이돈에서 포함되지 못했던 천체-관성 항법시스템(stellar-inertial guidance system)이 완성되어, 트라이던트 C4 전용인 Mk 5 천체관성 유도장치가 탑재되었다. 이로 인하여 트라이던트의 원형공산오차(CEP)는 애초의 개발목표였던 380m까지 줄어들었으며, 시험발사에서는 220여 m를 꾸준히 기록했다.

운용의 역사
트라이던트 미사일은 1979년부터 배치가 시작되었다. <출처: 미 해군>
트라이던트 C4 미사일은 UGM-96A로 명명되었으며, 1979년 10월 20일 SSBN-657 프랜시스 스캇 키 잠수함에 16발이 탑재되어 핵초계 임무에 투입됨으로써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한편 오하이오급이 실전배치되기 시작하면서 건조가 계획된 18척 가운데 초도함인 오하이오(SSBN-726 USS Ohio)함에 트라이던트 C4가 장착되었다. 애초에 오하이오급은 ULMS 2차사업으로 개발될 트라이던트II D5 SLBM이 장착될 예정이었지만, 트라이던트II가 배치되기 전까지 생산된 8척의 오하이오급에 트라이던트 C4가 장착되었다. 오하이오급에는 모두 24발의 트라이던트가 장착될 수 있다.
오하이오급의 초기함들은 우선 트라이던트 C4를 탑재하고 취역하기 시작했다. <출처: 미 해군>

한편 냉전이 끝나고  START II(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II, 제2차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조인되자, 미 해군이 보유할 수 있는 전략원잠은 18척으로 제한되었다. 이에 따라 제임스 메디슨급과 벤자민 프랭클린급 등 이전의 모든 전략원잠은 퇴역하고 오하이오급만이 전략원잠으로 남게 되었다.

오하이오급은 모두 24발의 트라이던트를 장착할 수 있다. <출처: 미 해군>
트라이던트 C4 미사일은 배치 이후에도 2백여 회의 작전능력검증 발사와 시험개발발사를 반복했는데, 특히 1995년 2월의 발사에서는 트라이던트 C4 미사일 6발이 연속발사되기도 했다. UGM-96A 트라이던트 C4 미사일은 1977년부터 모두 630여 발이 생산되었으며, 전성기에는 모두 384발이 배치되어 핵억제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미해군은 트라이던트 II D5가 완전히 생산된 이후 트라이던트 C4의 퇴역을 결정하여 2005년 모두 일선에서 물러났다.
오하이오급 초도함 오하이오(SSBN-726)에 탑재되는 트라이던트 C4 미사일 <출처: 미 해군>


제원

전장: 10.2 m
직경: 1.8 m
추진방식: 고체연료 3단 추진
전체중량: 33,142 kg
탑재중량: 1,317 kg
탑재탄두: Mk 4 MIRV + W76 열핵탄두(100kt급) 6~14발
최대사거리: 7,400 km
정점고도: 1,000 km
유도방식: 천체관성유도
CEP: 380 m
발사플랫폼: 전략원잠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하다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한남대와 신안산대 등에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각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