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자위대의 8․6함대 구상에 따라 등장한 도와다급 군수지원함 <출처 : 해상자위대>
개발의 역사
먼바다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함대는 임무를 지속하기 위해 많은 보급 물자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연료, 청수(淸水), 식량과 탄약 등 많은 보급 물자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연료의 소모량이 가장 많다. 이처럼 대양 해군은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먼바다에서 이러한 보급 물자를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양 해군을 지향하는 해군은 이러한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보급이 끊어지지 않도록 군수지원함(보급함)을 사용하고 있다. 군수지원함은 함대에서 필요한 보급 물자를 빠짐없이 싣고 다니면서 공급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미 해군의 경우에도 항모 기동함대를 지원하는 군수지원함은 항공모함에 버금갈 정도로 크며, 많은 보급품을 적재할 수 있다.
- 해상자위대 최초의 급유함인 하마나(AO-411)함 <출처 : 해상자위대>
대양 해군과 달리 연안이나 자국의 해역에서만 작전을 주로 수행하는 해군의 경우에는 군수지원함의 필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기지에서 출항한 다음 작전 해역까지 이동하는 항해는 매우 비경제적이고 작전 기간을 단축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최근 들어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이 중요하게 취급되면서 해군의 작전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작전 해역까지 도달하는 항해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작전 기간을 연장하고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기 위해서 군수지원함이 필요하다. 작전 해역에서 재보급을 받아 작전 기간을 연장하면 불필요한 항해 거리가 줄어들고 그만큼 전력이 증가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군수지원함은 한 번 출항하여 여러 척의 전투함에 보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효과가 매우 높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해군은 전투함에 대한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군수지원함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인색한 편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960년에 작전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호위함에 연료를 공급하는 급유함(AO, Oiler)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건조를 추진하였다. 해상자위대 최초의 급유함인 3,000톤급 하마나(はまな, AO-411)는 호위함의 연료의 공급이 우선이었고, 청수와 식량의 공급 능력은 부수적이었다. 그마저도 1척 뿐이어서 보급 지원이 충분하지는 못하였고, 실제 투입에 대비한 예비함이 없었다. 그렇지만 유일한 급유함으로서 하마나 급유함은 해상 보급 기술을 숙달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비록 1척이지만 해상자위대는 급유함을 일선에 투입하면서 얻을 수 있는 효용 가치를 인식하였다.
- 하마나함에 이어 등장한 본격적인 군수지원함함인 사가미(AOE-421)함 <출처 : 미 해군>
해상자위대는 제3차 방위력정비계획(1967년~1971년)에서 8․6함대라고 불리는 호위함대(護衛艦隊)를 보유하고자 계획하였다. 8․6함대는 8척의 호위함과 6대의 헬기로 구성되는 함대를 의미한다. 해상자위대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대잠헬기를 탑재하고 먼바다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신형 호위함의 선체가 대형화되었다. 이에 따라 연료의 소모량도 증가하였고, 미사일 탑재 호위함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탄약의 보급도 필요하였다. 그러나 기존 하마나 급유함은 급유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서 탄약을 비롯한 다양한 보급 물자를 공급하기에는 부족하였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해상자위대는 1976년에 다양한 보급 물자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5,000톤급 보급함을 계획하였다. 이러한 배경으로 탄생한 2번째 보급함이 바로 1979년에 취역한 사가미(さがみ) 보급함(AOE-421)이다. 사가미함은 연료를 비롯하여 다양한 보급 물자를 공급할 수 있어서 큰 환영을 받았다.
- 도와다급은 해상자위대의 보급함 운용 경험을 집대성하여 등장하였다. <출처 : 해상자위대>
해상자위대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8․6함대를 확대한 8․8함대를 추진하였다. 8․8함대라고 불리는 4개의 호위대군(護衛隊群)이 먼바다에서 지속적으로 작전할 수 있으려면 앞서 설명한 대로 해상 보급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기존의 사가미 보급함 1척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해상자위대는 2척을 추가로 확보하려고 하였다. 이러한 배경으로 1987년에 취역한 8,000톤급 보급함이 바로 도와다(とわだ)급 보급함(AOE, Replenishment Oilers)이다. 당초 해상자위대는 예산 문제로 2척의 보급함만 추가하고 구형 하마나 급유함까지 포함하여 모두 4척을 확보하여 4개의 호위대군에 1척씩 배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급 능력이 떨어지는 하마나 급유함은 결국 도태가 결정되었고, 1척을 더하여 모두 3척의 도와다급 보급함을 확보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차례로 취역한 도와다급은 현재까지 장기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참고로 미 해군은 군수지원함(AOE), 해상자위대는 보급함이라고 분류하고 있다.
특징
선체
- 도와다급은 배수량에 비해 넓은 작업 갑판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 해상자위대>
도와다급은 기본적으로 앞서 취역한 5,000톤급 사가미급 보급함과 같이 연료와 함께 다양한 물자를 동시에 보급할 수 있는 군수지원함으로 개발되었다. 해상자위대는 사가미급을 운용한 경험을 반영하여 좀 더 큰 보급함을 요구하였고 그 결과 8,000톤급으로 대형화되었다. 이는 신형 호위함의 대형화에 따른 연료의 소비량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서이다. 당초 해상자위대는 10,000톤급을 계획하였으나 예산 문제로 결국 8,000톤급으로 확정하였다.
- 도와다급은 일반적인 군수지원함과 달리 평갑판을 채택한 점이 특징이다. <출처 : 해상자위대>
도와다급은 평갑판형에 가까운 선형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군수지원함(보급함)은 작업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평갑판형을 선호하지 않으며, 2단식 갑판 구조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거친 바다에서 항해하면서 보급을 진행하려면 의외로 파도가 갑판으로 올라오면서 작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해상자위대의 경우에도 2단 갑판을 설치한 사가미급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에 따라 도와다급은 상갑판의 위치를 높여서 내파성을 높이고 아래의 작업 갑판 내부에서 보급 물자가 이동하는 넓은 운반 통로를 설치하였다. 이러한 운반 통로는 함수에서 함미까지 이어지며, 지게차를 사용하여 보급 임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선체가 대형화 되면서 내부 거주 공간이 크게 넓어졌다.
- 갑판에 설치되어 있는 연료 보급용 포스트(post)와 기중기(crane)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기관
- 좌현으로 기동 중인 하마나함(AOE-424) <출처 : 해상자위대>
하마나급부터 해상자위대는 보급함의 추진 기관으로 디젤 엔진(Diesel engine)을 채택하고 있다. 민간 화물선에서 많이 사용되는 디젤 엔진은 20노트(knot) 속도로 장기간 항해하는데 적합하며, 내구성과 신뢰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조선업이 발전한 일본은 디젤 엔진을 폭넓게 사용하는데, 해상자위대의 경우에도 호위함을 제외한 소해함, 상륙함, 지원함 등에 고출력 디젤 엔진을 널리 사용한다. 도와다급에는 2대의 미츠이(三井) 16V42MA 디젤 엔진(각 13,000마력)이 탑재되어 있으며, 2축 추진 방식으로 최대 22노트로 항해할 수 있다. 기관실은 무인으로 가동되며 관리 인원이 감소하였다. 도와다급은 보급함으로는 드물게 거친 파도에서 선체를 안정시키도록 핀 스태빌라이저(fin stabilizer)가 설치되어 있는 점도 특징이다.
- 도와다급의 함교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 도와다급의 함미 <출처 : Yasputin at wikimedia.org>
군수 지원 능력
- 해상 보급 중인 도와다함(AOE-423) <출처 : 해상자위대>
갑판에는 3개의 보급용 포스트(post)가 설치되어 있으며, 모두 6개의 보급 스테이션을 확보하고 있다. 1번, 2번, 5번, 6번 스테이션은 연료 보급용으로 분당 11 킬로리터(㎘)를 공급할 수 있다. 3번, 4번은 드라이 카고(dry cargo) 전용으로 탄약, 식량 보급에 사용한다. 함내 유류고에는 5,700톤의 연료를 적재할 수 있으며, 식량은 포장 상태로 500톤까지 냉동·냉장 보관할 수 있다.
- 유류 공급용 호스를 연결 중인 하마나함(AOE-424) <출처 : 미 해군>
무장
- 근접방어용 12.7mm 기관총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본격적인 전투함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방어를 위해 필요할 때 12.7mm 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다. 대공방어 무장은 없으며, Mk.137 6연장 채프(chaff) 발사기가 좌우현 갑판에 각각 설치되어 있다.
- 갑판에 설치된 Mk.137 채프 발사기 <출처 : Hunini at wikimedia.org>
탑재 헬기
- 도와다급은 비행갑판이 확대되어 대형 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 <출처 : 해상자위대>
해상자위대는 8․6함대를 계획할 때부터 표준 기종인 HSS-2(Sikorsky S-61 면허생산) 헬기를 보급함에 탑재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사가미급부터 HSS-2 헬기용 비행갑판이 설치되었다. 도와다급은 비행갑판을 확대하여 기존 HSS-2 헬기는 물론이고 더욱 큰 MH-53E 대형 수송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다만 격납고는 없으며, 착함한 헬기는 비행갑판에 보관한다. 보급함에 대형 헬기를 탑재하면 유류 보급과 더불어 일반 화물(dry cargo)을 동시에 보급할 수 있기 때문에 작업 효율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동급함(도와다급, 3척)
- 도와다급의 선도함인 도와다함(AOE-422) <출처 : 해상자위대>
함번 | 함명 | 착공 | 진수 | 취역 | 건조 | 비고 |
AOE-422 | 도와다(とわだ) | 1985.4.17 | 1986.3.25 | 1987.3.24 | 히타치 조선 | 현역 |
AOE-423 | 도키와(ときわ) | 1988.5.12 | 1989.3.23 | 1990.3.12 | IHI 중공업 | 현역 |
AOE-424 | 하마나(はまな) | 1988.7.8 | 1989.5.18 | 1990.3.29 | 히타치 조선 | 현역 |
- 도와다급의 2번 함인 도카와함(AOE-423) <출처 : 해상자위대>
- 도와다급의 3번 함인 하마나함(AOE-424) <출처 : 해상자위대>
운용 현황
- 아부쿠마급 호위함에 연료를 보급하는 하마나함(AOE-424) <출처 : 해상자위대>
모두 3척이 건조된 도와다급 보급함은 노후한 하마나 급유함(AO-411)을 대체하였고 사가미 보급함(AOE-421)과 더불어 제1해상보급대(海上補給隊)에 소속되어 4척 체제를 완성하였다. 취역 이후 장기간 현역을 지키고 있는 도와다급 보급함은 선체의 노후화에 따라 수명 연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해상자위대는 2011년 예산으로 1척, 2013년 예산으로 2척의 수명 연장을 진행하였다. 해상자위대는 도와다급 3척에 이어 마슈급 2척을 추가 건조하여 모두 5척의 보급함을 현역으로 보유하고 있다.
- 아사기리급 호위함에 보급 중인 하마나함(AOE-424) <출처 : 해상자위대>
-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에 연료를 보급하고 있는 하마나함(AOE-424) <출처 : 미 해군>
제원
함명 : 도와다급
함종 : 보급함(AOE)
표준 배수량 : 8,281톤
만재 배수량 : 16,104톤
전장 : 167.0m
전폭 : 22.0m
흘수 : 8.2m
최대 속도 : 22노트
순항 속도 : 20노트
항해 거리 : 10,500 해리/20노트
승조원 : 140명
주기관 : Mitsui 16V42MA 디젤 엔진 × 2(26,000 마력), 2축 추진
무장 : 12.7mm 기관총
방어 체계 : Mk.137 6연장 채프 발사기
레이더 : JRC OPS-18-1/28C 항해 레이더
헬기 : HSS-2/MH-53E 헬기 × 1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