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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미국은 시간과 싸우면서 무려 4년이란 짧은 기간 내에 폴라리스 SLBM의 개발에 성공했다. 폴라리스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던 데다가 최초의 SLBM 개발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완벽한 무기체계가 될 수는 없었다. 폴라리스 A-1의 사거리는 2,200km에 불과했고 A-2에스는 2,500km까지 늘어났으며, 추후 A-3에서는 무려 4,600km까지 사거리를 확보했지만, 미 해군은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이미 1963년 미 해군은 폴라리스의 사거리를 증가시킬 새로운 미사일의 개발계획을 세웠다.

개발의 기본전제는 기존에 존재하는 미사일 발사관을 활용하여 최대한의 크기로 만드는 것이었다. 스페이서를 제거함으로써 미사일의 직경을 증가시킬 수 있었고, 유리섬유제 표피를 활용하여 무게를 줄이는 것도 이미 폴라리스 A-2에서 가능하다고 확인되었으므로, 신형 SLBM의 개발 전망은 밝았다. 이에 따라 1963년 11월 미 해군은 신형 미사일을 폴라리스 B-3로 명명하고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B-3의 개발 목표는 소련의 연안에서 현저히 떨어진 대양에서도 타격이 가능한 SLBM을 만드는 데 있었다. 목표로 하는 사정거리는 5,600km 였다. 1964년부터는 MIRV(Multiple Independent Reentry Vehicle, 다탄두 개별목표 재진입체)가 개발되어 설계에 포함되기 시작되었는데, 대신 사거리의 증가계획은 포기해야만 했다. 1965년이 되자 폴라리스 B-3 미사일의 이름은 갑자기 포세이돈(Poseidon C-3로 바뀌었는데,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5년 연두교서에서 핵 억제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미국 국민에게 발표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발표 이후 개발은 급물살을 타게 되어 록히드(LMSC; Lockheed Missiles & Space Company, Inc.)가 포세이돈 C-3의 개발을 맡게 되었다. 록히드의 주도하에 1965년 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약 1년간의 개념설계단계(CDP; Concept Design Phase)가 지속되었다. 한편 1965년말 포세이돈 C-3에는 UGM-73A라는 제식명칭이 부여되었다. CDP가 끝나자 1966년 3월 곧바로 체계개발(FSED; full-scale engineering development)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막상본계약은 1968년 3월에서야 수여되었다. 해군은 4조5천6백억 달러 규모로 록히드와 체계개발 및 생산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해군이 체계개발과 생산을 동시에 계약으로 수여한 것은 이 계약이 처음이었다.

계약에 따라 25회의 C3X 시제미사일 시험비행과 5회의 잠수함 시험발사평가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최초의 시험발사는 1968년 8월 16일 케이프 케네디 발사장에서 미뉴트맨 III의 첫 시험발사 직후에 실시되었다. 최초의 시험발사가 상대적으로 성공리에 끝나자 시험비행의 횟수는 25회에서 20회로 줄어들었다. 이듬해 7월 1일부터는 미사일 시험함인 E-AG-154 옵서베이션 아일랜드(USS Observation Island )함에서 집중적인 실험이 실시되었다. 시험함에서의 발사는 해상발사로 동년 12월까지 계속되었다. 단기간 내에 집중적인 시험발사의 성과를 인정받아 옵서베이션 아일랜드는 부대표창을 받기도 했다. C3X 미사일의 마지막 발사는 1970년 6월 29일자로 종료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시험평가가 완료되자 드디어 포세이돈 C-3는 1970년 8월 3일 SSBN-627 제임스 메디슨(USS James Madison)함으로부터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제임스 메디슨함의 발사는 소련의 정보선에 으해 관측되었는데, 소련은 시험발사한 미사일의 잔해를 수거하려고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제임스 메디슨은 4번의 잠수함 시험발사를 실시했으며, 모두 성공리에 종료되었다. 이에 따라 이듬해 3월부터 포세이돈 C-3는 미국 최초의 MIRV SLBM으로 일선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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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포세이돈 C-3는 고체연료 방식의 2단 추진 탄도미사일이다. 포세이돈 C-3는 폴라리스 A-3와 길이는 같으나 직경이 늘어나고 발사중량도 29.2톤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사정거리는 A-3와 동일하게 4,600km에 그쳤는데, MIRV의 탑재가 결정되면서 탑재중량이 늘어남에 따라 부득이 하게 내려진 결정이었다. MIRV로는 포세이돈 C-3를 위하여 Mk 3 재진입체가 개발되었으며, 여기에 40~50kt급 파괴력의 W68 열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Mk 3가 달성한 소형화는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되었으며 이후 미국의 핵무기 개발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포세이돈은 10개나 14개의 MIRV를 장착하는데, MIRV는 각기 독립적으로 목표를 찾아 공격할 수 있으므로, 핵탄두 하나로 10개나 14개의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

추진체계는 허큘리스(Hercules, Inc.)와 티오콜(Thiokol Chemical Corporation)이 합작하여 개발하였다. 1단과 2단은 모두 케이싱이  글래스파이버로 만들어졌으며, 1단은 복합 추진제를, 2단은 더블베이스 추진제로 충전되었다. 포세이돈 C-3는 가스 제너레이터와 유압장치로 작동하는 단일 조절식 노즐을 채용하고 있는데, SLBM에서는 최초로 채용했다. 폴라리스와 마찬가지로 포세이돈 C-3도 콜드런칭 방식으로 공기압으로 사출되어 수면에서 점화하는 방식으로, 고체연료 보일러에 의한 고압증기로 미사일을 사출하며, 로켓모터는 잠수함에서 10m가 떨어지면 점화된다.

포세이돈의 개발에 또다른 중점은 바로 유도성능의 개량에 있었다. 1966년 초에 천체-관성 항법시스템(stellar-inertial guidance system)의 초도평가가 실시되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가운데 신형 Mk 4 천체-관성 항법체계의 개발이 1968년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개발이 좀처럼 진척되지 못했는데, 국방부는 미 해군의 SLBM은 군사시설을 향한 제1격(first strike) 무기체계가 아니라 피격시 소련의 도시에 대한 보복공격을 감행하는 제2격(second strike)의 보복용 무기체계이므로 정밀한 천체-관성 체계가 필요하지 않다며 예산을 할애하지 않았던 탓이다. 이로 인하여 포세이돈 C-3는 폴라리스에 비하여 정밀도가 불과 10%정도 향상되는데 그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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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현황

1971년 3월 31일 SSBN-627 제임스 메디슨(USS James Madison) 전략원잠이 포세이돈 C-3 미사일 16발을 장착하고 핵초계임무에 투입됨으로써 포세이돈 미사일의 실전배치가 시작되었다. 폴라리스 미사일을 장착한 라파예트(Lafayette)급 전략원잠은 이후 원자로 정비를 하면서 하나둘씩 포세이돈 C-3로 탑재미사일을 교체해나갔다. 이후 제임스 메디슨급 후속함과 벤자민 플랭클린급 전략원잠 등 총 31척이 포세이돈 C-3로 무장했다.

폴라리스 A-3에서 미국은 다탄두 재진입체(MRV)를 실현하면서 소련의 탄도탄 요격미사일(ABM)에 대한 생존성을 50%로 증가시켰지만, 다탄두 개별목표 재진입체를 포세이돈 C-3에 결합함으로써 SLBM 전력을 10배 이상으로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로써 소련에 대한 확실한 제2격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미 해군은 시험발사용까지 합쳐 모두 640발의 포세이돈 C-3 미사일을 도입했다.

한편 미국이 신형 SLBM을 개발하자 기존의 폴라리스 A3T SLBM을 보유하고 있던 영국도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영국 해군은 포세이돈 C-3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지만, 막상 예산이 문제였고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폴라리스를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셰발린(Chevaline) 사업을 실시하여 기존 폴라리스의 탄두부에 MRV 2발과 디코이들을 탑재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포세이돈의 후계기종인 트라이던트(Tirdent) C4가 등장하자 1979년부터 포세이돈을 장착한 전략원잠 12척이 트라이던트로 전환을 시작했다. 트라이던트의 등장 이후에도 포세이돈 C-3는 당장 퇴역하지 않고 여전히 구형 전략원잠에 장착되어 1980년대까지 운용되었다. 그러나 1991년말까지 신형 트라이던트 D5를 운용하는 오하이오급 전략원잠 12척이 확보된 가운데 소련마저 붕괴하자 포세이돈은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결국 START I 조약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포세이돈 C3와 트라이던트 C4 미사일을 탑재하는 구형 SSBN 31척은 모두 퇴역하게 되었으며, 포세이돈도 폐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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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길이: 10.36m
직경: 1.88m
추진방식: 고체연료, 2단 추진
발사중량: 29,475 kg
탑재중량: 1,630 kg
탑재탄두: W68 열핵탄두(파괴력 50kt) 10개 또는 14개
최대사거리: 4,650km
정점고도: 5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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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하다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한남대와 신안산대 등에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각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