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9.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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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S&W 모델 3

스미스&웨슨 리볼버의 시대를 연 예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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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웨슨 모델3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스미스&웨슨(Smith & Wesson), 혹은 S&W는 이름 그대로 호레이스 스미스(Horace Smith)와 대니얼 웨슨(Daniel Wesson)의 두 사람이 1852년에 설립한 회사다. 원래는 레버액션식 연발 총기인 볼캐닉(Volcanic) 권총과 소총을 만들던 곳이지만, 1856년에 콜트의 리볼버 관련 특허가 만료되기 무섭게 리볼버 개발에 나섰고, 그 결과 세계 최초로 금속 탄피식 탄약(.22쇼트)을 사용하는 리볼버인 S&W 모델 1을 1857년에 완성했다.

S&W의 첫 번째 리볼버인 모델1 <출처: Public Domain>

이 총은 비록 작고 약하지만 호신용으로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S&W사는 수요가 생산량을 앞지를 정도로 폭발하자 공장 설비를 늘려야 할 정도였다. 그 뒤를 이어 1861년에 등장한 모델 2(혹은 모델 No.2)는 .32구경(0.32인치: 약 7.65mm)으로 구경을 늘리고 크기도 약간 늘려 모델 1보다는 호신용으로 조금 더 강력한 총기였는데, 비록 여전히 ‘강하다’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총이라도 부피가 여전히 작고 재장전 등의 취급이 기존의 뇌관 격발식 리볼버들보다 압도적으로 편리하다는 이유 때문에 많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남북전쟁 당시 많은 병사와 장교들이 개인적으로 이 총을 구매했고, 제7 켄터키 의용 기병연대 같은 부대는 이 총 700정을 구매해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델 1과 모델 2는 모두 한계가 분명했다. 두 총 모두 크기는 작아 휴대는 편리했지만 그만큼 위력이 약했다. 그러다 보니 은닉이 주 목적인 호신용 권총으로는 몰라도 본격적인 전투용 부무장으로서는 한계가 있었다. 인기가 높았다고는 하지만, 남북전쟁 중에도 군용 권총으로 더 선호된 것은 더 불편해도 위력이 더 강한 콜트나 레밍턴의 뇌관 격발식 리볼버들이었다.

S&W의 모델 2(No.2) <출처: Public Domain>

게다가 남북전쟁이 끝나면서 모델 2의 인기도 떨어졌다. 전쟁이 끝나면서 군인들의 권총 수요가 크게 떨어진 데다 민수 시장에는 전쟁 중에 군인들이 개인적으로 샀던 총의 중고가 풀리면서 새로운 모델 2를 찾는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S&W에게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남북전쟁의 종결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던 서부 개척을 다시 가열시켰고, 그로 인해 서부에 맞는 권총, 즉 좀 크고 불편해도 위력이 강한 리볼버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동부의 신사들이나 남북전쟁 당시의 군인들 중 상당수는 위력이 약해도 옷 속에 숨길 수 있는 작은 총을 선호했으나 서부에서는 일단 권총은 감추는 게 아니라 당당히 드러낸 상태로 휴대하는 게 보통이었고, 또 상대가 거친 카우보이나 범죄자, 혹은 미국 원주민(인디언)이다 보니 저지력이 강한 총이 필요했던 것이다- 진짜 위력으로서의 저지력뿐 아니라 상대가 쉽게 겁먹을 수 있는 ‘심리적 저지력’도 여기에 포함됐고, 그러다 보니 큼직한 대구경 리볼버에 대한 선호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S&W 모델 3. 위아래는 각각 총열 길이가 다른 버전 <출처: Rama / WikiCommons>
1869년, S&W은 드디어 새로운 리볼버인 모델 3을 내놓았다. 이 총은 일단 크기 자체가 이전의 S&W리볼버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당장 구경 자체도 .44구경, 즉 11mm에 달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덩치도 커졌는데, 체감 상 이전의 모델 2와 비교해 거의 두 배는 커진 듯한 느낌을 준다(물론 진짜 두 배는 아닐지라도, 체감 상으로는 그렇게 느껴지는 수준). 그리고 이 총이 S&W에게 새로운 전성기를 안겨줄 성공작이 된다.

특징

S&W 모델 3은 일단 사용 탄약부터 이전의 동사(同社) 총기들과는 차별화되었다. 기존의 S&W 리볼버들, 즉 모델 1과 2는 림파이어, 즉 별도로 분리된 뇌관이 없고 탄피의 바닥 가장자리(림:rim) 안쪽에 격발용 화약이 내장되어 있어 이곳을 공이치기(해머)로 때리면 격발이 일어나는 방식의 탄약을 사용했다. 이 방식은 구조가 단순하고 단가가 저렴하기는 하지만 구경이 커질수록 뇌관에 해당하는 테두리의 지름이 크게 늘어나면서 안전 측면에서도 불리하고, 또 격발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어 본격적인 대구경 전투용 탄약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스미스&웨슨 모델3의 작동 구조 <출처: 유튜브>
그래서 S&W사는 레밍턴과 손잡고 새로운 센터파이어, 즉 탄피 바닥 가운데에 독립된 뇌관이 존재하는 방식의 탄약인 .44S&W 아메리칸(11x23mm) 탄약을 개발했고 모델 3도 여기에 맞춰 만들었다. 센터파이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바로 그 방식으로, 림파이어에 비해서는 다소 값이 비싸고 구조가 복잡하지만 내구성과 안전성, 무엇보다도 격발의 확실성이 림파이어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남북전쟁이 끝난 뒤부터 빠른 속도로 군용 탄약의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모델 3부터는 총열을 아래로 꺾으면 탄피가 배출되는 중절식(브레이크탑) 방식이 되었다. <출처: Hmaag / WikiCommons>

또 다른 변화는 중절식(中折式) 구조의 도입이다. 사실 중절식이라는 한자 명칭대로만 따지면 기존의 모델 1과 2, 모두 중절식이기는 마찬가지다. ‘가운데에서 꺾어진다’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델 1과 2는 팁업(Tip-Up), 즉 아래에서 꺾어져 총구가 위로 향하는 방식인 반면 모델 3은 탑브레이크(Top break), 즉 위에서 꺾어져 총구가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모델 2까지의 S&W 리볼버는 팁업 배럴, 즉 총열을 위로 들어 올려 실린더를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사실 총열이 어느 쪽으로 꺾이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진짜 중요한 차이는 탄피 배출 방식이다. 모델 2의 팁업 방식에서는 탄피를 빼고 탄을 재장전하려면 실린더 자체를 통째로 뽑은 다음에 그걸 총열 아래에 있는 밀대에 밀어 넣어서 탄피를 일단 제거한 다음 탄을 넣고 다시 실린더를 총에 끼우는 번거로운 방식을 택했다. 이는 어차피 이런 호신용 권총은 신속한 재장전보다 단순하고 작은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모델 3은 단순한 호신용 권총이 아니다 보니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모델 3은 총열이 열려도 실린더가 고정된 상태로 남고, 또 총열이 열릴 때 갈퀴가 튀어나와 탄피를 밖으로 밀어낸다. 즉 총열을 빠르게 열면 탄피가 밖으로 일제히 튀어나오고, 또 실린더가 훤히 열린 상태로 총열에 붙어있기 때문에 재장전이 모델 2와는 비교도 안되게 빨라졌다.

S&W는 모델 3을 베이스로 더블액션 기구를 추가한 .44 프론티어 모델도 내놓은 바 있다. <출처: Hmaag / WikiCommons>
다만 아직 시대가 시대인지라 방아쇠는 전형적인 싱글액션 방식, 즉 한 발 쏠 때마다 해머를 일일이 손가락으로 당겨줘야 하는 방식이었지만 이 총이 나오던 1870년대 무렵에만 해도 더블액션 리볼버는 아직 보급이 더딘 시대여서 딱히 문제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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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떻게 보면 문제라기보다 한계도 있었다. 가장 큰 한계는 바로 중절식이라는 구조 그 자체였다. 위가 꺾인다는 구조 상의 한계는 사용할 수 있는 탄약의 위력에 나름 한계를 설정하게 만들었다. 이 한계와 함께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생산성이 낮다는 점은 뒤늦게 덤벼든 경쟁자인 콜트 피스메이커에게 이 시대의 상징적인 권총 자리를 물려주게 만드는 약점이 되기도 했다.

운용 현황

1870년, 미 육군은 모델 3의 .44S&W탄 사용 버전을 정식으로 채택해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 총은 미 육군이 채택한 최초의 완성형 탄약(금속 탄피를 갖춘 현대적 개념의 탄약) 사용 권총으로, 그전까지 사용하던 콜트 M1860 뇌관식 리볼버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총의 미군 보급에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 1872년, 미 육군은 당시 새로 등장한 또 다른 경쟁자인 콜트의 신형 리볼버를 테스트한 뒤 이 총을 1873년부터 대량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바로 M1873 콜트 싱글액션 아미(SAA)의 등장이다.

모델 3 ‘타깃’ 버전. 총열은 4인치로 단축되어 있으며, .38-44 탄환을 사용한다. <출처: 1898andB-4.com>

SAA의 등장은 미군 군납 시장 및 민수 시장의 지배자가 되려던 S&W의 야심을 꺾는 것이었다. 사실 조작과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SAA는 모델 3보다 불편한 총이었다. 실린더가 열리지도 않고 탄피도 한발 한발 따로 빼내야 하며 새 실탄도 한발씩 따로 넣어야 했다. 즉 재장전 시간이 모델 3보다 길고 불편했다. 그러나 SAA에는 모델 3에는 없는 장점, 즉 더 강한 위력과 더 견고하고 단순하다는 특징이 있었다.

SAA에 사용된 .45 롱 콜트 탄약은 확실히 .44S&W보다 강했다. 게다가 구조가 훨씬 단순하다 보니 내구성도 훨씬 높았다. 무엇보다 프레임이 열리지 않는 방식인 솔리드 프레임(Solid Frame) 타입이다 보니 .45 롱 콜트처럼 그 시대 기준으로는 거의 최강에 해당하는 권총탄을 쓰고도 내구성에 문제가 없었다.

S&W 스코필드 모델 <출처: Hmaag / WikiCommons>

사실 이 때문에 미 육군에서는 모델 3도 .45롱 콜트 탄약을 쓰게 새로 만들기를 원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 결국 구경은 같지만 탄피가 약간 짧은 .45스코필드(Schofield) 탄약이 따로 만들어졌다. 이 탄을 쓰는 모델 3은 1875년부터 미 육군에 지급되어 ’S&W 스코필드 리볼버’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스코필드라는 이름은 이 총의 일부 개량과 탄약 개발에 관여한 미 육군 소령 조지 W. 스코필드의 이름을 딴 것이다.

사실 스코필드 리볼버도 미 육군 내에서, 특히 말 위에서의 재장전이 용이한 점 때문에 기병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명한 커스터 장군도 리틀 빅 혼 전투에 이 총을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미군 내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결국 더 강력하고 튼튼한 SAA였으며, 실제로 19세기 끝 무렵의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에는 상당수의 스코필드가 잉여품으로 민간에 방출되기도 했다.

러시아 수출형 모델, 일명 S&W러시안 초기형 <출처: RI Auctions>
이 총의 또 다른 애용자가 바로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1870년대 초반에 사절단을 파견해 미국에서 몇 가지 총기들을 구매했는데, 이때 여기에 포함된 것이 S&W의 모델 3이었다. 러시아는 총 자체에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내렸지만 탄약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개량을 요구했고, 그 결과 구경이 약간 작고 탄속은 빠른 .44러시안(Russian) 탄약이 개발되었다.
S&W러시안의 대부분은 이처럼 방아쇠울 아래에 장갑을 끼었을 때 파지를 도와주는 갈고리 같은 부품이 달려있다. <출처: 1898andB-4.com>
이 탄을 쓴 모델 3은 러시아에 약 13만 정이 판매되었지만, 러시아는 그 이상의 물량에 대해서는 툴라 조병창에서 카피를 만들어 보급했다. 러시아 정부는 S&W에 대한 대금 지불도 꽤 오랫동안 미뤘기 때문에 S&W로서는 나름 큰 규모의 거래였지만 꽤 애를 먹은 셈이다. 참고로 러시아군에 납품된 모델에는 방아쇠 울 아래에 일종의 걸쇠가 추가되어 장갑을 낀 상태로도 비교적 쉽게 파지할 수 있게 되어있다.
러시아의 알렉세이 대공과 조지 커스터. 커스터는 S&W 모델 3를 애용했지만 유명한 리특빅혼 전투 당시에 사용하지는 않은 듯하다. <출처: Denver Library Digital Collections / WikiCommons>
러시아만 카피를 만든 것이 아니었다. 스페인과 독일, 벨기에도 카피를 만들었다. 특히 스페인제 카피는 1884년에 스페인 정부가 자국 특허국에 특허를 신청하지 않은 외국 제품의 특허를 보호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대량으로 만들어졌는데, 심지어 이 때문에 스페인군이 납품받던 모델 3의 공급을 중단시키고 카피를 납품받기까지 했다. 또 이탈리아나 루마니아군에도 오리지널이 아닌 스페인제가 공급되는 등 S&W가 스페인제 카피 모델 3 때문에 받은 피해가 제법 컸다.
스페인제 카피. 스페인 등 많은 곳에서 모델 3의 해적판이 만들어졌다. <출처: CarlosVdeHabsburgo / WikiCommons>
이런 불법 카피들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모델 3은 19세기 후반에 꽤 많은 양이 만들어져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 총의 성공으로 S&W은 리볼버 메이커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시장에서 꾸준히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고, 그 뒤로도 제품을 계속 발전시켜 오늘날 우리가 아는 S&W의 리볼버 라인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모델 3은 현대 리볼버로 건너가는 중요한 징검다리 중의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제원

길이 : 305mm(6.5인치 총열 모델)
총열 길이 : 6.5인치(165mm)
탄창 용량 : 6발
사용탄 : .44러시안, .44S&W, .38S&W, .44헨리 등 다수


저자 소개

홍희범 | 군사전문지 편집장

1995년 월간 플래툰의 창간 멤버로 2000년부터 편집장으로 출간을 책임지고 있다. 2008년부터 국군방송 및 국방일보 정기 출연 및 기고를 하고 있으며, <세계의 총기백과>, <밀리터리 실패열전> 등을 저작하고 <2차세계대전사>, <컴뱃 핸드건>, <전투외상 응급처치>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