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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CVID 때까지 北제재"… 호르무즈 파병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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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10 01:44

FFVD보다 강한 표현 사용… 전문가들 "한국 정부에도 제재 이탈말라 메시지 보낸 것"

마크 에스퍼 미 신임 국방부 장관이 9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회담하면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기조로 보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북한과 벌이는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한 뒤로 북의 거부감이 큰 CVID 대신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공식 용어로 사용해 왔다.

정부 안팎에서는 에스퍼 장관이 FFVD보다 강력한 북한 비핵화 개념인 CVID를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꺼낸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변화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최근 잇따라 도발하는 북한에 경고를 보냄과 동시에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도 노렸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의도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고,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담에선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다. 국방부 관계자는 "에스퍼 장관이 중동 지역의 중요성과 호르무즈해협 항행의 자유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정경두 장관은 '한국도 중요성을 알고 있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했다. 다만 국방부는 "미측이 우리 측에 공식적으로 파병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미 국방부 수장이 호르무즈해협 관련 얘기를 꺼낸 것 자체가 사실상의 파병 요청"이란 말이 나왔다.

국방부는 이날 회담에서 중거리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직후 "아시아에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고 싶다"고 공개 언급한 에스퍼 장관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거론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유지가 한·미·일 협력에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외교가에선 "한국 정부가 앞으로 GSOMIA 폐기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