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靑·軍수뇌부 놔두고… 北목선 '조사 끝'

글자크기 프린트
0 0

입력 : 2019.07.02 03:17

국방부 합조단 "은폐정황 확인못해… 경계감시 태세 일부 문제는 확인"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을 조사해온 국방부 합동조사단(합조단)은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이었던 군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관련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1일 알려졌다. 특히 합조단은 군 수뇌부와 청와대의 은폐 개입 의혹에 대해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했지만, 군 안팎에선 '셀프 조사'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1일 "국방부 합조단이 지난 주말까지 사건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며 "경계감시 태세의 일부 문제는 확인됐지만 의도적인 축소·은폐 의혹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합조단은 국방부 감사관실과 작전·정보 분야의 군 전문가,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 등 30여 명으로 구성됐다.

합조단은 허위보고 및 은폐 의혹의 발단이 된 지난달 17일 합참 등 군 당국의 브리핑에 대해 '용어 사용이 부적절했고 안이하게 판단했던 측면은 있었지만,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당시 브리핑에서 북한 목선이 실제 발견된 장소인 '삼척항 방파제'를 '삼척항 인근'으로 바꿔 발표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사건 초기 조사를 맡았던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이미 '삼척항 입항'을 명시한 보고서를 상부에 보고한 상황이었다. 군 당국이 경계 실패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어선이 인근 바다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것처럼 꾸민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합조단은 사건 당일 주민들이 삼척항에 입항한 어선을 목격했고, 동해 해경이 입항 사실을 관계 기관에 보고·전달했기 때문에 군의 '삼척항 인근'이라는 발표에 허위·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뇌부와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이 같은 '축소 발표'에 얼마나 관여했는지에 대해선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고위 관계자들은 17일 언론 발표 직전 대책 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당일 언론 브리핑엔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청와대 개입 의혹을 키웠다. 전비태세검열실의 보고서를 받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역시 군의 왜곡 브리핑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 언론 발표문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했다. 안보실에서 군 관련 업무는 김유근 1차장이 맡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은폐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건 초기부터 상황을 공유하고 협의했던 안보실도 소홀함이 있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군 소식통은 이날 "청와대는 국방부 합조단 조사 대상이 아니다"며 "정 장관과 박 의장에 대해 지금까지 직접 조사가 이뤄졌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군의 청와대 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최소한 청와대 자체 조사는 이뤄져야 한다" "청와대와 군 지휘부에 면죄부만 주는 하나 마나 식 조사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정식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합조단은 다만 군의 해안·해상 경계감시 태세에는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북 어선이 레이더에 포착됐는데도 해안감시 부대가 이를 제대로 판독하고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경계근무 과정에서도 일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했다. 합조단 조사 결과는 2~3일쯤 정경두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목선 입항 사건과 관련, 국정 조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