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배경

중국의 전차 개발은 소련의 도움으로 시작되었지만, 1960년대 들어 관계가 악화되면서 자체 개발로 방향을 전환했다. 하지만, 기술 부족을 절감했고, 중동 등을 통해 소련제 신형 전차를 몰래 들여와 분석하거나, 1980년대 들어 소련을 견제하려 접근한 서방국가들의 기술을 접목하면서 발전시켜왔다.

1970년대와 80년대 중국 육군의 목표는 국경을 접한 소련의 T-72 전차를 상대할 전차의 도입이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1980년대 초반부터 2세대 전차인 80식을 시작으로 85식, 88식, 90식을 개발했고, 1997년부터는 96식 전차를 생산 도입했다. 중국의 96식 전차는 용접으로 제작된 각진 포탑, 125mm 주포, 레이저 거리계와 탄도 컴퓨터로 이루어진 JSFCS-212 화력 통제 시스템, 포수 조준경, 2축 포신 안정장치를 갖추어 최신 개량형에서는 3세대 전차에 근접한 수준으로 중국 육군의 실질적인 주력 전차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서방과 소련은 1980년대부터 M1 에이브럼스, 레오파드 2, T-80 등 열영상장비와 컴퓨터화된 화력통제시스템(FCS)을 갖추며, 복합장갑으로 높은 방어력을 지닌 3세대 전차들을 배치하면서 중국이 개발한 2세대 전차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이에 중국 육군은 80식을 시작으로 한 2세대 전차 개량과 함께 새로운 3세대 전차 개발을 요구하고 있었다.

개발은 1989년 북방공업주식회사(NORINCO)와 3세대 전차 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전차 개발은 201 연구소(현재 중국 북부 차량 연구소)가 담당했고, 1993년에 시제 차량이 완성되었다. 시제품의 빠른 개발은 중국이 필요한 기술을 얻기 위해 노력했기에 가능했다.

중국은 1980년대 말에 중동을 통해 입수한 T-72를 분석하여 125mm 활강포와 케로젤(Carousel)식 자동장전 장치 기술을 확보했고, 영국의 도움으로 컴퓨터화된 사격통제장치 기술을 확보했고, 독일 MTU로부터 출력 1000마력 이상 낼 수 있는 파워팩을 확보하는 등 3세대 전차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쌓아가고 있었다.

부족한 기술은 1990년대 초반부터 우크라이나를 통해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1989년 6월 천안문 사태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로부터 기술 지원이 어렵게 되면서 중국의 주요 협력국으로 부상했다. 나중에 러시아도 전차 대신 포 발사 대전차 유도탄 등을 판매하면서 중국 전차 발전에 다시 기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전차는 여러 시험을 거쳐 1998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신형 전차는 98식으로 불렸고, 제617 공장으로 불리는 북방공업주식회사 내몽골 제1 기계공장에서 소량만 생산되었다. 98식 전차는 1999년 10월 건국 50주년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하면서 대중에 공개되었다.

98식 전차는 125mm 50구경장 활강포와 캐로젤식 자동장전장치, 포신 안정화 장치 그리고 독일 MTU의 디젤엔진을 면허 생산한 1,200마력 엔진의 WD396 터보차저 디젤엔진을 채택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기존에 개발한 전차와 차별되었다. 하지만, 98식 전차의 차체는 차체 길이가 1m 가량 길어졌지만 전체적인 형상은 물론이고, 차체 조종석 앞부분에 V자형 구조물까지 채택하는 등 전반적으로 T-72를 추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98식 전차는 시험적 성격을 띤 물건이었다. 생산량도 소량에 불과했다. 중국 육군은 98식 전차를 시험한 후 기동성 등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개량형 개발에 착수했다. 98G식으로 불린 개량형은 방어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용접식 포탑을 개량하여 그 위에 복합장갑 모듈을 추가로 덧댄 형태로 바뀌면서 전면부가 쐐기형으로 바뀌었다. 포탑 측면 후방에는 폭발반응장갑(ERA)을 덧대면서 측면 방어력 향상을 노렸다.

중국 육군은 98G식에 만족하지 않고 포탑 후방을 키우고, 전면부 장갑과 측면 장갑 설계를 개량했으며, 엔진도 1,200마력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이를 99식으로 명명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99식 전차는 이후 몇 차례 개량을 거쳐 99A식으로 개량되면서 중국 육군의 가장 강력한 전차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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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99식 전차는 중국의 최신 전차이기 때문에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다. 그리고, 몇 가지 개량형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한 정보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99식 전차의 포탑에는 전차장과 포수가 탑승한다. 전차장은 차량 앞에서 볼 때 왼쪽에 탑승한다. 포탑은 용접으로 제작되며, 전면부에 복합재 장갑 모듈을 이중으로 덧대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99식 전차의 전면 추가 장갑은 포를 중심으로 양쪽이 비대칭이다.

개량형인 99A식은 포탑 전면부가 약간 높아졌다. 이런 설계 변경은 전면에서 포탑 상부에 대한 피격 확률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99A식의 전면 장갑 모듈이 바뀌면서 방어되는 면적이 더 넓어졌다. 2000년대 후반에 공개된 99A식 시제품으로 보이는 사진에는 ERA가 포탑 상부와 전면 장갑에도 장착된 장면이 있었고, 양산형에서도 적용되었다.

99식과 99A식 모두 부가 장갑은 모듈식으로 되어 있어 파손 시 신속한 교체가 가능하다. 중국 측은 99식 전차의 전면 장갑은 ERA까지 더해질 경우 최대 균질압연강판(RHA) 1,000~1,200mm에 해당하는 방어력을 지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증된 적은 없다.

포탑 측면 후방에는 폭발반응장갑(ERA)이 한쪽에 14개씩 타일식으로 부착된다. 포탑과 ERA 사이 공간은 각종 공구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포탑 뒤쪽에는 도하용 스노클이 보관되며, 스노클 사용 시 4.5m 수심까지 통과할 수 있다.

포탑에는 전차장과 포수 모두 각자의 안정된 주야간 열상장비와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갖춘 조준경을 가지고 있다. 전차장 조준경은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표적 정보를 포수에게 인계하는 헌터 킬러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포수용 조준경의 열상장비는 광각 5배와 일반 11.4배율 확대가 가능하며 최대 5km까지 표적 획득이 가능하다. 

사격통제 시스템은 99식은 ISFCS-212, 99A식은 성능이 향상된 1A45T를 사용한다. 1A45T는 새로운 열상장비, 신형 탄도컴퓨터, 풍향 풍속을 측정하는 환경감지기를 사용하여 악천후에서도 명중률을 높이려 했다. 2010년대 초반부터는 포 방패 위에 포구동적감지기와 피아식별기용 질의기도 장착되고 있다.

99식 전차는 정밀 항법을 위한 위성/관성항법시스템(GPS/INS) 그리고 통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데이터링크를 통해 다른 전차나 항공기 등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전장정보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포탑 후방에는 환경감지기, 데이터링크 안테나, 피아식별기 안테나가 달려 있고, 포수석 뒤쪽에는 레이저 유도미사일과 같은 유도무기 교란을 위한 JD-3 재머가 장착되어 있다. JD-3 레이저 재머는 유도 장치 교란 외에도 상대편의 관측 시스템에 대한 레이저 교란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9A식 전차는 JD-3 보다 개량된 장비로 교체되었지만 형식명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주포는 125mm/50구경장의 ZPT-98 활강포를 탑재하여 96식 전차에 장착된 48구경장의 2C46M-1 활강포보다 강력한 화력을 지녔다. ZPT-98 활강포는 2축 안정기를 사용하여 사격 정밀도를 높였다.

탄약은 캐로젤식 자동장전기에 있는 22발을 포함하여 총 42발이 탑재되며, 발사 속도는 분당 4-6발로 추정된다. 사용 탄종은 날개안정식 분리철갑탄(APFSDS), 대전차고폭탄(HEAT), 고폭파편탄(HE-FRAG) 등이 사용된다. APFSDS탄은 텅스텐 탄자와 함께 감손우라늄(DU) 탄자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APFSDS탄의 경우 1,000m 거리에서 RHA 960mm, 2,000m에서 RHA 800mm의 관통력을, HEAT탄은 RHA 500mm의 관통력을 지닌다고 홍보하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는 러시아로부터 사거리 최대 5km의 9M119 리플렉스(Refleks, 나토코드명 AT-11 스나이퍼 Sniper) 포 발사 대전차미사일을 면허생산하여 운용하고 있다. 부무장으로 동축기관총은 86식 7.62mm 기관총(탄약 2,250발)이 있다. 전차장 해치 앞에 QJC-88 12.7×108mm 대공기관총이 위치한다. 99A식에 와서는 QJC-02 14.5mm 대공기관총으로 교체되었다.

포탑 양쪽에 81mm 연막탄 발사기 5개씩이 장착되어 있다. 연막탄 외에 연료를 연소하여 만든 연막을 차체 배기구를 통해 배출하는 연막차장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99식과 개량형은 화생방(NBC) 방어가 가능하며 자동소화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차체는 정면 중앙에 조종수석이 위치하고 있으며, 조종수 잠망경은 1개다. 그 앞으로 ERA 블럭이 장착되어 추가적인 방어력을 제공한다. 주행륜은 6개이며 고무로 감싸져 있다. 리턴 롤러는 3개이며, 토션바식 서스펜션을 채택했다. 차체 측면의 사이드 스커트는 고무 재질로 되어 있다.

차체 형상은 99식과 99A식이 약간 다르다. 99식은 98식의 차체를 이어받았지만, 99A식은 차체 후방으로 갈수록 엔진룸 쪽이 높아지는 형태다. 배기구 위치도 다르다. 99식은 4번과 5번 로드휠 사이에 있지만, 99A식은 6번 로드휠 뒤쪽에 위치한다.

엔진은 99식은 독일 MTU 871 Ka-501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한 12기통 1200마력의 150HB를 장착했고, 99A식에 들어 이를 개량하여 1,500마력을 낼 수 있도록 만든 150HB-2로 교체되었다.  변속기는 99식은 수동 변속기를 99A식은 전진 6단 후진 1단의 반자동 변속기를 채택했다.

도로상 최고 속도는 80km/h이며, 내부 연료 탱크만으로 400km를 달릴 수 있다. 차체 후방에 러시아제 전차들과 마찬가지로 추가 연료 탱크를 실을 수 있다. 추가 연료 탱크 장착 시 주행 거리는 600km로 알려졌다. 99식 전차는 길이 7m(포신 제외 시, 포신 포함 시 11m), 폭 3.7 m, 높이 2.35m이며, 전투 중량은 99식 54톤, 99A식 58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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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99식 전차를 포함하여 중국 육군이 운용하는 기갑 장비는 중국 국방부나 북방공업주식회사 모두 배치 현황이나 파생형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각 변형과 파생형의 정확한 구분과 배치 수량 등의 정보는 모두 추정치일 뿐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99식은 2001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중국 육군에 배치되었다. 2011년부터는 포탑과 차체가 개량된 99A식이 배치되고 있다. 99A식도 다시 99A1과 99A2식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A1과 A2의 배치 시기 등은 여러 자료마다 다르다.

99식과 개량형의 양산 수량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으나, 런던의 전략문제연구소(IISS)는 밀리터리 밸런스(Military Balace) 2017년판에서 99식 500대, 99A식 500대 이상이 생산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북방공업공사는 99식 전차의 기술을 활용하여 수출형 전차인 VT-4를 개발했다. MBT-3000으로도 불리는 VT-4는 2017년 태국에 수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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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중국과 기타 해외 자료도 99식 전차와 그 변형 및 파생형에 대한 설명이 틀리기에 일반적인 자료를 기준으로 소개한다.

- 99식 : 2001년부터 배치되기 시작한 기본 모델

- 99A식 : 2011년부터 배치된 개량형. 포탑과 차체 설계가 변경됨. 일부에서는 99A1식과 99A2식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생산 로트별 차이인지 여부는 확인 안 됨.

- VT-4 : 중국 북방공업주식회사가 99식 전차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수출형 모델. MBT-3000으로도 불리며 태국이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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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99식 기준)

- 구분 : 주력전차(MBT)
- 제작사 : 중국 국방공업주식회사(NORINCO)
- 제원 : 전장 11m(포신 포함)/7m(차체만), 폭 3.7m, 높이 2.35m(포탑 위)
- 전투 중량 : 54,000kg
- 승무원 : 3명
- 무장 : ZPT-98 50구경장 125mm 활강포 : 포탄 42발
      86식 7.62X54mm 공축기관총 : 2,250발
      QJC-88 12.7X108mm 전차장용 대공기관총 : 500발 
- 장갑 : 복합재 장갑, 폭발반응장갑
- 최고 속도 : 80km/h
- 파워팩 : 150HB 12기통 수냉식 디젤엔진 (1,500 마력) + 수동변속기
- 항속 거리 : 400km(내부 연료) / 600km(외부 연료 포함)
- 서스펜션 : 토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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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마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