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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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백과]

T-34 전차의 특징과 파생형

동구권 전차의 역사를 개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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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근위전차여단 소속의 T-34/85 <출처: Public Domain>

특징

1. 공격력

T-34는 꾸준히 공격력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전차다. 프로토타입인 A-20부터 파생형인 SU-122 자주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경의 포를 탑재해서 운용했다. 최초 개발 당시 염두에 두었던 45mm 포는 스페인내전을 통해 독일 1호, 2호 전차를 격파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장차 기갑전을 치르기에 충분한 수준이 아니어서 L-11 76.2mm 포를 탑재해 공격력을 강화했고 이후 포구 속도가 더욱 향상된 F-34 76.2mm 포로 바뀌었다.

T-34-76 1941식에 장착된 F-34 76.2mm 주포 <출처: (cc) Radomil talk at Wikimedia.org >

76.2mm 주포를 장착한 초기 양산형을 후기형과 구분해서 T-34-76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나 단순히 T-34라고 하면 이를 의미한다. 76.2mm 포는 독일 3호, 4호 전차와의 대결에서 충분히 위력을 발휘했지만 1942년부터 배치된 중장갑의 6호 전차와 교전을 펼치는데 어려움이 컸다. 이에 85mm M1939 대공포를 기반으로 개발된 D-5 전차포를 탑재해 공격력 강화에 나섰다.

반동이 커서 T-34 차체를 이용해 SU-85 구축전차를 먼저 만들어 사용했고 전면적으로 포탑의 재설계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T-34에도 장착되었다. 이것이 후기형인 T-34-85로 포탑과 포방패의 모양으로 전작들과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T-34-85는 AP탄을 사용할 경우 1,000m 사거리에서 100mm 장갑을 관통할 수 있었지만 실전에서 티거와 맞서려면 300m 이내로 파고들거나 측면, 후면처럼 취약 부위를 노려야 했다.

85mm 주포를 장착한 T-34-85 <출처: (cc) Antonov14 at Wikimedia.org >

T-34-85 포탑은 전후 등장한 T-44는 물론 T-54 초기형도 그대로 사용했을 만큼 이후 등장하는 전차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T-34의 공격력은 보편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지만 같은 규격의 독일, 서방의 포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철강재, 화약 등의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현재도 러시아의 포는 구경을 키워 화력을 보완하는 패턴을 따른다.

2. 방어력과 기동력

T-34의 장갑 재질이나 두께는 평범한 수준으로 가장 두터운 포탑 정면이 60mm다. BT 전차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방어력 향상에 신경을 썼지만 중형전차다 보니 기동력에 무리를 줄 만큼 장갑을 늘릴 수 없었다. 1942년 동안 전투 중 격파된 T-34의 절반 정도가 독일의 5cm KwK 39 대전차포나 동일 규격의 전차포에 의한 것이라는 통계에서 보듯이 독일의 5호, 6호 전차는 물론 함께 활약한 KV, IS 전차보다 약했다.

T-34 차체 전면의 단면. 두터운 편은 아니었지만 경사장갑을 채택해 방어력 향상을 꾀했다. <출처: (cc) Radomil at Wikimedia.org >

대신 당시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평가되던 경사장갑을 채택해 방어력 향상을 도모했다. 비록 독일의 75mm, 88mm 포에 쉽게 관통되었지만 전쟁 후반기에 독일이 야심만만하게 데뷔시킨 5호 전차, 6호 전차 B형의 개발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다만 경사장갑으로 인해 내부 공간이 협소해져 승무원의 거주성이 떨어졌고 초기형은 포탑 바구니도 설치하지 못해 전투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성능이 입증된 크리스티식 서스펜션을 사용하고 접지력이 우수한 광폭 궤도를 채택해 야지에서 기동력이 좋았다. 알루미늄 합금 디젤 엔진을 장착해 연비가 좋았으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고 대전차 화기에 직격 당했을 경우 유폭이 쉽게 벌어졌다. 후진 기어를 넣을 때 망치로 가격했을 정도로 초기형 4단 변속기는 조작이 어려웠으나 이후 동기물림(Synchromesh) 5단 변속기를 장착한 후 문제가 해결되었다.

후기 모델인 T-34-85 1946식에 장착된 V-2-34 디젤 엔진 <출처: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T-34의 기계적 특징은 단순하고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구조가 콤팩트해서 생산성이 뛰어나고 야전에서 정비가 쉽다. 각각의 파트를 나누어 살펴보면 최고는 아니었지만 기본 이상의 성능은 발휘했고 이들이 적절히 어우러진 덕분에 최고의 전차 반열에 올랐다. 한마디로 제2차 대전 당시에 T-34보다 강한 전차는 많았지만 이보다 좋은 전차는 드물었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운용 현황

T-34의 주 무대는 독소전쟁이었다. 발발부터 종전 시점까지 쉬지 않고 전선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전쟁 초기에 독일군의 모든 전차를 성능에서 압도했고 3.7cm PaK 36 대전차포의 요격도 너끈히 튕겨내었다. 비록 대숙청의 여파로 지휘 계통이 부재하다시피하고 훈련이 부족해 각개 격파당하기는 했으나 일선의 독일 장병들은 물론 후방에서 전쟁을 지휘한 최고 지휘관들도 T-34에 당황했다.

스탈린그라드 인근에서 격파된 T-34 전차들. 8만 대 이상의 엄청난 물량이 생산되어 전선에 투입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

4년간 이어진 독소전쟁은 대규모 기갑전이 일상이었다. 거대한 러시아 평원은 전차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수많은 종류의 전차와 기갑 장비들이 등장했지만 그중에서도 T-34는 발군이었다. 1943년에는 월평균 1,300대 정도가 생산되었고 제2차 대전 당시 소련이 동원한 전차 전력의 55퍼센트를 차지했다. 독일의 6호 전차에 객관적 열세였지만 결국 전쟁에서 승리한 전차가 되었다.

T-34가 35,120대, T-34-85가 48,950대 그리고 차체를 이용한 자주포나 구축전차도 13,170대가 제작되었다. 소련에서는 종전 직후 제1세대 전차들이 본격 등장하면서 생산을 종료했으나 폴란드에서 1955년까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1958년까지 제작되었다. 동구권 및 친소 국가에 대량 공급되어 50여 개국에서 사용했는데 북한, 쿠바를 일부 국가에서 수량 미상의 T-34를 여전히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1996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격파당한 세르비아계 반군 소속 T-34-85 <출처: (cc) Paalso at Wikimedia.org >
제2차 대전 후 중동전쟁, 베트남전쟁, 앙골라내전, 유고슬라비아내전을 비롯한 많은 국지전, 분쟁 등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 제2차 대전 후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때는 한국전쟁이었다. 당시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지원받은 242대의 T-34-85를 앞세워 남침을 개시했다. 변변한 저지 수단이 없었던 국군은 속절 없이 밀려났다. 이때의 아픔 때문에 우리에게 T-34는 상당히 불쾌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1950년 9월 17일 경인국도 부평삼거리 인근에서 격파당한 북한군의 T-34. 우리에게는 불쾌한 대상이다. <출처: Public Domain >


변형 및 파생형

T-34(T-34-76)

1940식 : L-11 76.2mm 포 장착

T-34 1940식 <출처: Public Domain >
1941식 : F-34 76.2mm 포 장착
T-34 1941식 <출처: (cc) Gandvik at Wikimedia.org >
1942식 : 장갑 강화 개량형
T-34 1942식 <출처: (cc) Музей отечественной военной истории at Wikimedia.org >
1943식 : 전차장 전용 큐폴라 장착을 비롯한 개량형
T-34 1943식 <출처: (cc) w:en:User:Topory at Wikimedia.org >

T-34-85

1943식 : D-5T 85mm 포 장착

T-34-85 1943식 <출처: Public Domain >
1944식 : ZiS-S-53 85mm 포 장착
T-34-85 1944식 <출처: Public Domain >
1945식 : 포탑, 큐폴라의 성능 개선, 연막발사기 등이 장착된 개량형
T-34-85 1945식 <출처: (cc) Radomil at Wikimedia.org >

1946식 : V-2-34M 엔진 장착

1960식 : V-2-3411 엔진 장착을 비롯한 현대화 개장형

T-34-85CZ : 체코슬로바키아 면허생산형

T-34-85CZ <출처: (cc) Křžut at Wikimedia.org >
T-34-85M : 폴란드 면허생산형
T-34-85M <출처: (cc) Pit1233 at Wikimedia.org >
58식 : 중국 복제형
58식 <출처: Public Domain >


파생형

OT-34 / OT-34-85 : 차체 기관총을 제거하고 화염방사기 장착

OT-34 <출처: (cc) Rumlin at Wikimedia.org >

PT-1 : 지뢰지대 개척 차량

T-34-57 :  ZiS-4 57mm 고속포를 장착한 구축전차

T-34-57 <출처: Public Domain >
SU-122 : T-34 1943식 차체를 이용한 자주포
SU-122 <출처: (cc) Alan Wilson at Wikimedia.org >
SU-85 : T-34 1943식 차체를 이용한 구축전차
SU-85 <출처: (cc) SuperTank17 at Wikimedia.org >
SU-100 : T-34-85 차체를 이용한 구축전차
SU-100 <출처: (cc) Vitaly V. Kuzmin at Wikimedia.org >
T-100 : T-34-85 차체를 이용한 이집트산 구축전차
T-100 <출처: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제원 (T-34 1941식 )

- 생산업체: KMDB 외
- 중량: 26.5톤
- 전장: 6.68m
- 전폭: 3.00m
- 전고: 2.45m 
- 장갑: 압연장갑
- 무장: F-34 76.2mm 포×1
        7.62mm DT 기관총×2
- 엔진: V-2-34 38.8L V12 디젤 엔진 500마력(370kW)
- 추력 대비 중량: 18.9마력/톤
- 서스펜션: 크리스티
- 항속 거리: 300km
- 최고 속도: 53km/h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