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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이 쏜 미사일은… 軍, 작년 국방백서에 '탄도미사일'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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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3 01:52

작년 北 열병식때 실물 등장 후 "500㎞ 신형 탄도미사일" 평가

국방부가 지난 1월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최근 북한이 잇따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외형이 매우 흡사한 신형 미사일을 이미 파악해 소개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군 당국은 또 지난해 2월 북한 열병식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처음 등장한 이후 종합 분석을 통해 '최대 사거리 500㎞인 이스칸데르급 신형 미사일'이라는 결론까지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최근 북이 잇따라 4발을 쏜 신형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하고도 남북 관계 등 정치적인 이유로 '은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백서에 담긴 북한 미사일 정보는 한·미 당국의 검증을 거친 것이다.

국방부의 '2018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개발 또는 보유 중인 탄도미사일' 14종이 모형 그림과 함께 사거리별로 분류·표기돼 있다. 백서는 스커드-B/C와 신형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등 두 종류를 300~1000㎞의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했다. 백서에 표기된 신형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그림은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닮은꼴이다.

◇국방백서엔 韓·美 검증 거친 북 미사일 정보만 공개

국방부는 신형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탄체(彈體) 중간과 하단 부분에 미사일을 지지하는 연결 고리를 각각 표시했다. 하단부 엔진 부분에는 방향 조종 날개도 그려 넣었다. 북한이 두 차례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도 탄체에 두 개의 미사일 지지 고리가 있고 하단부에 날개가 달려 있다. 고체연료도 사용한다. 북한이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을 보면 미사일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점화돼 공중으로 치솟을 때 두 개의 미사일 지지 연결 고리가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방백서에 표기된 신형 고체연료 단거리 탄도미사일 그림은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과 거의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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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잇따라 발사했던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이 작년 2월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맞춰 등장한 모습(위 사진). 국방부는 올해 1월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외형이 매우 흡사한 신형 미사일(아래 사진 빨간 원)을 소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국방부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백서에 포함된 것은 신형 미사일이 지난해 2월 북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이후 군 내부 분석을 통해 평가한 것"이라며 "이 미사일이 지난 4일과 9일에 발사된 것과 같은 것인지, 연관이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선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의 이런 설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국방백서에 포함된 것은 한·미 정보 당국의 철저한 검증과 분석을 거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합참이 지난 4일 처음에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발사체라고 정정한 것이 정치적인 이유로 바뀌었을 가능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500㎞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군 소식통들은 실제로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 등 군 내부에선 지난해 2월 북한 열병식에 신형 미사일이 등장한 이후, '최대 사거리 500㎞ 이스칸데르급(級)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500㎞급 신형 미사일'을 일부 군 내부 문서와 비공개 전시물에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그 근거로는 2월 열병식에 등장했던 북 미사일이 외형상 러 이스칸데르와 매우 흡사했다는 점, 러 이스칸데르의 최대 사거리가 280~500㎞라는 점 등이 꼽힌다. 이스칸데르와 비슷한 우리 군의 현무2 미사일 사거리가 300~500㎞라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그린파인 레이더 등을 통해 지난 4일과 9일 발사된 미사일이 최대 고도 45~50㎞에서 하강하면서 여느 탄도미사일과는 다른 복잡한 비행 패턴을 보인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만이 보일 수 있는 독특한 움직임이었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상급기관의 압박이나 눈치 보기 때문에 지난 4일과 9일의 미사일(발사체)이 이스칸데르급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 센터장은 "남북 관계 등 정치적인 이유로 군의 발표가 왜곡되거나 제대로 발표를 못 하는 것은 안보상 큰 문제"라며 "나중에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보나 보고가 은폐·왜곡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