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칸데르 미사일은 구소련의 주력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던 스커드를 교체하기 위하여 냉전 말기에 개발을 시작하여 2006년부터 실전배치된 미사일이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수많은 국가들에게 위협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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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애초에 단거리 전술 탄도미사일로 개발되었으나, 소련 붕괴후 변화한 안보환경에 따라 모듈러 미사일 체계로 진화했다. 제식명 9K720 "이스칸데르-M" 복합체계는 미사일, 발사차량, 미사일 운반 및 장전차량, 지휘통제차량, 정보준비차량, 지원차량 등으로 구성된다.

9M723 미사일

우선 탄도미사일은 9M723 탄도미사일이 기본형이다. 9M723은 레이더 피탐지성의 감소에 역점을 두고 설계되었다. 따라서 외부에는 현저한 접합부나 돌기 또는 구멍 등이 없으며, 케이블 연결도 최소화하여 외부 프로파일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기했다. 미사일의 표면에 내열성과 전파흡수성을 갖는 특수코팅을 적용하여 레이더 탐지성능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짧은 길이에 유려한 외형을 채용하여 급격한 기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1단 고체연료 엔진 추진방식으로 소유즈 SPO의 9X820 로켓모터를 채용하여, 장기간 보존 및 즉각 사격준비태세를 갖췄다.

미사일은 전체길이가 9.3m에 직경은 0.92m이다. 발사중량은 3.8~4톤이며, 탄두 중량은 통상 480kg에 이른다. 탄두로는 고폭탄(HE; High Explosive), 고폭관통탄(HE-Penetration), 기화폭탄(FAE; Fuel-Air Explosive) 등에 더하여  핵탄두까지 존재한다. 특히 9H70 핵탄두의 경우 50kt의 파괴력을 자랑한다.

지역제압을 위한 집속탄두는 더욱 다양한 선택이 있다. 우선 9N722K1(또는 9N722K5) 제1형 집속탄두는 집속탄 54개로 구성되는데, 지표에 도달하기 0.9~1.4km 전에 산개하여 파괴한다. 통상 1kg의 자탄은 약 32㎡에 파괴력이 확산되는데, 이스칸다르의 미사일을 발사하면 축구장 2배 면적인 15,000㎡를 초토화할 수 있다. 한편  제2형 집속탄두는 PTAB-2.5KO 성형작약탄을 내장하여 20mm 두께의 장갑차량 상부를 격파할 수 있다.

유도장치로는 다양한 시스템이 섞여 있는데, 상승과 중간 비행단계에서는 관성항법유도 방식을 사용하지만 종말 비행단계에서는 광학유도나 레이더유도를 사용하며 GPS유도까지 겸해진다. 광학 시커는 TsNIIAG(자동화 및 유압 중앙과학연구원)에서 만든 9E436로, 내장된 표적영상 정보와 이미지 매칭으로 통하여 5~7m의 명중률을 달성할 수 있다. 레이더 시커로는 레이더 MMS사에서 만든 9B918를 장착하며, 여기에 적외선 시커까지 결합되어 이미지 매칭 기술을 채용하여 정확도를 높인다. GPS 유도로는 러시아의 GLONASS 체계를 활용한다. 러시아 측에 따르면 레이더/적외선 시커에 GLONASS까지 결합하면 2~7m의 명중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표적을 특정하여 미사일에 입력하기 위해서는 정찰위성이나 무인정찰기 등이 수집한 광학영상 및 레이더영상 정보가 필요하다. 물론 이스칸데르-M은 비행 중에 표적을 재선정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선박을 포함하여 이동표적에 대한 사격도 가능하다. 광학유도식 탄두의 경우 UAV나 AWACS가 보내는 보안무전통신으로 원격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전자광학유도방식은 셀프호밍이 가능하다.

이스칸데르-M은 2,100~2,600m/s(마하 6~7)에 이르는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이다. 특히 이스칸데르-M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은 바로 비행특성이다. 통상의 탄도미사일은 포물선을 그리며 비행하는데 정점에 이를때까지 엔진의 추진력을 사용하며, 정점에 이른 후에는 자유낙하한다. 그러나 이스칸데르-M은 일반적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최대 상승고도가 50km가 한계로, 초기에 상승하여 정점에 다다른 이후에 하강한다.

이스칸데르-M이 다른 탄도미사일과 다른 점은 바로 하강의 형태이다. 이스칸데르-M은 극초음속으로 하강하면서도 추력편향과 조종면을 사용하여 무려 20~30G의 하중을 버텨내면서 패트리어트 PAC-3 같은 요격용 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다. 최고고도를 50km로 제한한 것도 MD용 레이더의 탐지를 피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이스칸데르는 최종돌입시에는 80~90도 가까운 진입각도로 목표를 향해 돌입함으로써 미사일방어체계에 의한 요격을 어렵게 만들었다.

9P78-1 발사차량(SPU, Самоходная пусковая установка)

애초에 이스칸데르 복합체계의 미사일 발사차량(이하 SPU)은 BAZ-69501 트럭에 바탕하여 TskB 타이탄에 의해 만들어졌다. Br-1555-1로 불린 이 차량은 이스칸데르 미사일 2발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나, 발사기가 완성되지 않음에 따라 모크업만이 만들어졌을 뿐이다. 실제 초도 시험평가는 BAZ-6954차량에 바탕한 9P76 시제용 SPU에 의해 실시되었다. 그러나 9P76은 미사일 발사대가 오직 1개만이 장착되어 미사일 2발을 운용한다는 이스칸데르 복합체계의 개발의도에 부합하지 못하는 차량이었다.

1993년 이스칸데르의 개발방향이 모듈러 미사일 복합체계로 바뀌면서 발사차량도 바뀌었다. 새로운 SPU는 MZKT-7930에 바탕하여 만들어졌으며, 9P78로 명명되었다. 9P78은 최초로 미사일 2발을 수납하고 발사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대로, 1995년부터 시험발사를 시작했다. 한편 9P78은 체계시험평가 의 반영사항을 적용하여 9P78-1로 개량되었으며, 1998년부터 양산에 들어간 것도 9P78-1이었다.

9P78-1 SPU는 8륜 구동으로 500마력의 YaMz-846 디젤엔진과 YaMZ-202.04 수동변속기를 채용하고 했다. 후기형부터는 기본차량이 MZKT-79306으로 바뀌면서 파워팩도 544마력의 BF8M105C 디젤엔진과 앨리슨(Allison) HD4560P 5단 유체역학 변속기가 적용되었다. 9P78-1은 지상고가 0.4m에 1.4m까지 도섭이 가능하고, 탑재중량은 무려 24톤에 이른다. 자중이 21톤임을 감안하면, 미사일과 기타 장비를 최대로 적재하면 차량의 총 중량이 약 45톤에 이른다. 그럼에도 고속도로에서는 최대 70km/h로 달릴 수 있다.

정확한 발사를 위해서는 차량의 지형정보 및 위치정보가 정확해야만 하므로, 발사차량에는 우선 NAVSTAR나 GLONASS와 같은 우주기반 항법시스템이 통합되어 있다. 이스칸데르 복합체계는 발사지점에 배치하여 발사하기까지 빠르면 4분에서 최대 16분까지 발사준비시간이 소요되며, 첫발을 발사한 후 두번째 발사까지는 약 1분 정도가 소요된다.

9P78-1 SPU는 9M723계열의 다양한 탄도미사일 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다. 즉 발사대에 9M723 대신 9M728 순항미사일을 장착하면 순항미사일의 발사차량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심지어는 2개의 발사대에 한쪽은 탄도미사일을 다른 쪽은 순항미사일을 장착할 수도 있다.

9T250 수송 및 장전 차량(TZM, Транспортно-заряжающая машина)

미사일의 운반을 위해서는 9T250 TZM이 사용된다. TZM도 SPU와 마찬가지로 MZKT-7930 차량에 기반하고 있다. SPU 1대당 TZM 1대가 배속된다. 후방의 화물칸에는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2발 수납할 수 있으며, 좌측에는 5.8톤의 견인 능력을 가진 크레인도 달려 있어 SPU에 재 장전이 가능하다.크레인을 사용하여 미사일을 장전하는데는 통상 16분이 소요된다. 운용인원은 2명이다.

9S552 지휘통제차량(KSHM, Командно-штабная машина)

KSHM은 미사일의 발사와 유도지령을 통제하는 차량이다. 초기에는 KAMAZ 43101 트럭을 차대로 했지만 후기형은 KAMAZ-5350트럭을 차대로 만들어졌다. 발사차량 1대마다 지휘통제차량 1대가 배치되며, 표적제원 입력, 미사일 발사, 유도지령, 표적전환 등 미사일 통제와 관련된 모든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각 발사차량이나 포대 간의 통신도 담당하여 최대 16개의 채널로 교신하는데, 교신범위는 이동시 50km, 고정시 350km에 이른다. 차량에서 외부안테나를 모두 펼치고 완전히 전개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이다. 모두 4명이 운용한다.

2T248 지원차량(MTL; Машина жизнеобеспечения)

이스칸데르 포대 인원들이 휴식과 식사를 위해 사용하는 차량이다. KAMAZ-5350 트럭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내부는 침대와 락커, 접이식 테이블과 좌석 등을 갖춘 휴식공간, 세탁기와 건조기, 온수탱크, 수도용 펌프, 300리터들이 물탱크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9S920 정보준비차량(PPI, Пункт подготовки информации)

미사일 타격에 앞서 사격제원 등 정보를 취합하는 차량으로 미사일여단에 오직 1대만이 배속된다. 차대는 9S552 KSHM처럼 KAMAZ-43101 트럭을 사용한다. 이스칸데르 여단이 기동하여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를 준비하고, 특히 미사일 센서에 미리 내장할 이미지 매칭 정보를 준비하는 것을 주임무로 한다. 통신속도는 16kb/s 수준으로 모두 16개 채널까지 통신이 가능하다. 표적 좌표를 결정하는데 약 30~120초, 각 발사차량에 정보를 전달하는데까지는 통상 60초가 걸린다. 운용인원은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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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과 파생형

9K720 이스칸데르-M

2006년부터 정식으로 전력화한 러시아육군의 전술탄도탄. 이스칸데르 복합체계의 가장 전형적인 무기이며, 현재 11개 여단이 배치되어 있다.

9K720E 이스칸데르-E

이스칸데르-M의 수출형. 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 미사일기술통제체제)의 제약에 따라 핵탄두 기능을 제거하고 사거리를 280km로 줄였다. 현재 아르메니아와 알제리에서 운용 중이다.

9K720 이스칸데르-K

이스칸데르 복합체계에서 9M723 탄도미사일을 대신하여 9M728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모델. 9M728은 R-500(SSC-7) 순항미사일로 사거리가 500km에 불과했지만, 최근 사거리가 증가한 9M729 순항미사일이 등장했다. 미국은 9M729가 INF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협상 끝에 2019년 2월 조약 탈퇴를 선언했다.

Kh-47M2 킨잘

킨잘(Кинжал, '단검'이란 뜻)은 공중발사 핵 탄도미사일로 이스칸데르-M을 항공기 탑재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2017년 12월부터 실전배치가 되었으며, 사거리는 2,000~3,000k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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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하다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한남대와 신안산대 등에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방위사업청,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통 국제협력 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