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역사

위기의 이스라엘: 핵 개발의 시작

건국 시기부터 주변 아랍 국가의 위협을 받아온 이스라엘은 열세의 상황에서 여러 차례 아랍연맹의 공격을 격퇴했으나, 위험한 안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궁극의 비대칭 무기인 핵의 보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건국의 아버지인 다비드 벤 구리온(David Ben-Gurion, 1886~1973) 초대 총리는 나치독일의 유대인 학살, 일명 홀로코스트(Holocaust)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핵 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오펜하이머(J. Robert Oppenheimer, 1904~1967), 텔러(Edward Teller, 1908~2003) 세 사람은 모두 유대인이지만 미국을 위해 핵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과학자들도 조국을 위해 같은 업적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건국 후인 1949년에 이스라엘 방위군 과학화단, 통칭 헤메드 김멜(HEMED GIMMEL)을 창설한 후 2년 간 네게브 사막의 지형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조사의 명분은 석유 탐사였지만, 실제로는 핵무기 원료인 우라늄과 인산염 매장지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헤메드는 미국 시카고 대학교를 비롯한 해외 유수 대학에 인재들을 파견했으며, 그중 한 명은 최초로 인공적인 핵 연쇄반응을 관측한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1901~1954) 교수 밑에서 수학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스라엘은 외교적으로는 핵의 평화적인 이용에 참여한다는 ‘평화를 위한 원자력(Atoms for Peace)’ 협정에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서명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50년대와 60년대에 걸쳐 핵 개발 기술을 얻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았으며, 결국 1960년에는 약 8천만 달러로 원자로를 건설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1966년에 최초로 핵무기를 생산하는데 성공했으나, 이듬해인 1967년 6월에 벌어진 6일전쟁 때 동서남북으로 적에게 공격받는 상황 속에서도 핵의 존재를 철저하게 비밀로 함구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최소 80발에서 최대 400발의 핵탄두를 양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오늘날까지도 공식적으로 핵 보유 사실을 인정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핵 보유 사실은 시간이 흐르면서 각국 정보기관들에 의해 파악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디모나(Dimona) 핵 연구센터 등이 핵무기 개발 시설로 포착되자 이스라엘은 적들로부터 해당 시설들을 보호하고, 공격을 받을 시 곧장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제2격 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통상 이 능력은 전 세계 대부분의 장소로 접근이 가능한 해상 기반 무기체계에 탑재하는 편이고, 특히 평소에는 적에게 탐지되지 않는 잠수함을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다시 가해자가 되어버린 독일

한편 이스라엘은 1967년 6일전쟁 이후 70년대~90년대까지 계속 아랍연맹군의 위협을 받았으나, 사실상 1972년에 치른 4차 중동전쟁 이후로는 본토의 직접적인 적 침공의 위협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지중해권 방어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이스라엘 해군은 1984년부터 잠수함의 명가인 독일 업체를 통해 잠수함의 개념 설계를 시작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수상함인 사르(Saar) 5급 건조 사업을 병행해서 진행 중이었는데, 이때 사르 5급의 함정은 독일 업체(뤼벡의 IKL)를, 함정 전투체계는 미국 업체(록웰 [Rockwell])를 고려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1989년과 1990년 1월에 독일 HDW(Howaldtswerke-Deutsche Werft) 사로부터 209급 잠수함 두 척을 도입해 갈(Gal)급 잠수함과 교대하고자 했으나, 1990년에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라크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방비의 대부분을 지상전 자산 획득 예산으로 전용했다. 이 상황에서 이스라엘 해군이 사르 5급 건조 사업과 잠수함 도입 사업을 병행하기에는 부담이 컸으므로, 결국 모셰 아렌스(Moshe Arens, 1925~2019) 당시 국방장관은 잠수함 도입 사업 쪽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1991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2003~2006)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을 놓고 미국을 위시한 다국적군의 공세를 시작하자 친미 성향이자 아랍계 국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이스라엘을 스커드(Scud) 미사일로 공격했다. 당시 후세인은 사거리 내에 있는 이스라엘을 향해 81발의 스커드를 날렸지만 이는 미국이 처음 전개한 패트리어트(Patriot) 미사일에 의해 족족 요격되어 기대한 효과는 발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때 스커드 미사일의 잔해로 인해 의외의 사실이 밝혀지는데, UN 특별위원회는 다수의 독일계 업체가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에 들어간 구성품 일부와 특수 도료를 판매하고, 또 다른 업체들은 신경가스와 머스터드 가스 등 화학무기 재료를 수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지어 특별위원회가 수거한 부품 중에는 독일제라는 라벨까지 그대로 붙어있던 것도 있었다. 이들 부품은 민수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군용 목적 하나로 판매한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독일 입장에서는 스커드 미사일 제조에 협력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특히 하필 이 미사일이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인들에 의해 대량 학살을 당했던 이스라엘 땅에 떨어졌다는 사실은 도의적으로도 큰 문제였다. 심지어 이들 독일 기업 일부는 자사 제품을 구입하는 주체가 제재 조치 대상인 이라크군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이는 소수 기업의 잘못이었다고 치부할 수도 있었겠지만 스커드 미사일이 떨어진 곳이 이스라엘이었기 때문에 이야기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UN 결의안과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MTCR: 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을 위반한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대학살을 저지른 독일이 이스라엘에 또 다른 직, 간접적 위해를 가했다는 것은 정치적, 도의적으로 독일 자체에 심각한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스라엘과 독일 정부는 이 문제를 놓고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했으며, 1991년 1월 30일 자로 이스라엘 대표단이 독일로 날아가 헬무트 콜(Helmut Kohl) 총리와 면담하며 독일로부터 이스라엘 안보 패키지를 끌어냈다. 독일은 ‘실수’를 만회할 방안으로 걸프전 간 이스라엘이 입은 경제적 피해 일부분을 보상함과 동시에 이스라엘이 1989년에 주문을 넣었다가 걸프전 발발로 구매를 취소했던 209급 잠수함 두 척을 독일 정부가 대신 건조한 후 이스라엘 정부에 공여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91년 4월 자로 중단됐던 잠수함 건조 개발 사업이 다시 시작됐으며, 이에 따라 “돌핀(Dolphin)”으로 명명된 선도함과 “레비아탄(Leviathan)”으로 명명된 2번 함의 대금을 독일 정부가 지급한 후 이스라엘에 공여하는 형태로 제공되었고, 이스라엘이 추가로 구매하기로 한 3번 함인 테쿠마(Tekumah)는 독일 정부가 구매 비용의 50%를 지원하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1,900톤 급 잠수함을 도입하면서 제식 번호는 800급(Type 800)으로 명명했으며, 선도함의 명칭을 따 “돌핀” 급으로 부르게 되었다. 초기에 도입된 세 척의 돌핀급, 통칭 “돌핀-I” 급 잠수함은 1999년 돌핀함이 이스라엘 해군에 인도된 것을 시작으로 2, 3번 함이 1999, 2000년에 모두 인도를 마치면서 도입 사업이 완수됐다.

실리를 택한 이스라엘의 선택

돌핀급의 성능에 만족한 이스라엘 해군은 2006년 독일의 티센-크루프(ThyssenKrupp) 사와 두 대의 잠수함을 추가로 도입하고자 추진했으며, 이번 잠수함에는 대기 중의 공기를 사용하지 않고 엔진을 돌리는 AIP(Air-Independent Propulsion) 추진체계를 설치하기를 희망했다. 추가 도입 분은 AIP 체계 장착으로 중량이 약 28%가량 증가하고 길이도 길어지게 되었다. 또한 이 ‘돌핀-II’급 잠수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건조한 최대 규모의 잠수함이 될 예정이었다.

독일 정부는 이들 잠수함의 건조가 조기에 시작될 수 있도록 약 1억 7천만 유로를 선수금으로 먼저 지급했으며, 두 잠수함은 도합하여 13억 유로로 책정됐으나 결국 독일 정부가 대금의 총 1/3을 책임졌다. 이스라엘은 2010년에 한 척을 더 추가했으나 이번에는 독일 정부의 지원 없이 10억 달러로 계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2011년 7월, 독일의 토마스 데메지에르(Thomas de Maizière, 1954~) 국방장관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1949~) 총리 및 에후드 바라크(Ehud Barak, 1942~) 국방장관이 이면 협상을 통해 독일 정부가 잠수함 도입비용 중 약 1억 3,500만 유로를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2012년에는 에후드 바라크 장관이 2017년 인도를 목표로 잠수함 건조 공급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돌핀급 5번 함인 ‘라하브(Rahav)’ 함은 2012년에 진수해 2015년에 이스라엘 해군에 인도됐으며, 4번 함인 타닌(Tanin)함은 2012년에 진수한 후 2014년에 취역했다. 타닌함은 2014년 9월 9일 자로 독일에서 출항해 이스라엘 하이파(Haifa)로 향했으며, 해당 함은 이미 북해와 발트해에서 잠수함 운용 교육을 받은 이스라엘 해군이 조함했다.

라하브함은 2013년 4월 29일에 공식 행사를 가진 후 키엘항에서 출항했으며, 2016년부터 이스라엘 해군에 합류하여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도입 계약을 체결한 6번 함은 2016년 1월, 이스라엘 해군 사령관인 람 로스베르크(Ram Rothberg, 1964~) 소장의 제창으로 1968년에 침몰한 잠수함인 다카르(INS Dakar)의 함명을 승계하기로 정해졌었으나, 다시 함명을 변경하여 “용(龍)”이라는 의미를 담은 드라콘(Drakon)이 되었다. 이스라엘 해군은 독일로부터 돌핀급의 후속 함정을 도입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2017년 10월에 체결했으며, 첫 도입한 돌핀급 세 척은 2027년에 퇴역시키고 대체함을 들여오는 것으로 결정한 상태다. MOU 상으로 차기 잠수함 또한 독일 정부가 약 절반의 획득비용을 책임질 예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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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돌핀급 잠수함은 이스라엘 해군이 기존에 운용했던 갈급 잠수함의 두 배 크기이며, 도입 목적은 지중해에서 이스라엘이 직면할 21세기의 해양 위협을 해소하는 것이다. 돌핀급은 단일 선체로 건조된 잠수함이며, 유선형의 선체는 물 흐름의 저항을 최소화하도록 제작됐다. 돌핀급의 압력 선체는 강도와 탄성 면에서 잠수함 재질로 가장 검증받은 강철 재질인 HY80으로 제작됐다.

돌핀급의 소나는 잠수함 양쪽에 설치된 FAS-3-1 선측 배열 소나(Flank Array Sonar)와 저주파 소나(LOFAR)가 설치되어 있다. 뱃머리 쪽에는 원통배열(CA) 소나가 설치되어 중주파 및 중거리에서 음향 탐지를 보완한다. AN 5039A1 수동 거리측정 탐지기 (PRS: Passive Ranging Sonar) 및 DBSQS-21D 능동 거리측정 탐지기는 선체 양쪽에 설치된 3개의 안테나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이용해 중거리 및 근거리의 표적을 탐지한다. 또한 외부에 설치된 요격 안테나(IA)는 모든 종류의 음파를 분석한 후 잠수함에 대한 위협이 판단될 경우 경고를 내보낸다. 돌핀급 선내에는 엘빗 시스템(Elbit Systems)이 개발한 4CH(V)2 팀넥스(Timnex) 전자지원체계를 통해 레이더 경고 수신을 받는다. 돌핀급에는 콜모겐(Kollmorgen) 잠망경 두 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하나는 수색용, 다른 하나는 공격용으로 쓰인다. 수색용 잠망경은 적외선 장비, 전자전 대응(ESM) 지향성 안테나, 광학 카메라, 통신 안테나 등과 연동되어 있다. 공격용 잠망경은 수색용 잠망경보다 얇게 만들어져 있어 공격 간 잠망경을 물 밖으로 꺼내더라도 최대한 탐지되기 어렵게 제작했으며, 최대한 표적을 흔들리지 않는 화상으로 잡아 고배율로 확대해 볼 수 있게 한다.

돌핀급 잠수함은 대함미사일, 기뢰, 미끼(decoy), STN 아틀라스(Atlas) 와이어 유도식 DM2A3 어뢰를 운용한다. 돌핀이 운용 가능한 함대함 미사일로는 잠수함 발사식 하푼(Harpoon) 미사일이 있으며, 하푼은 최대 227kg 탄두를 장착한 상태로 아음속에서 130km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선체 내부에는 533mm 어뢰 발사관이 설치되어 있어 21인치 어뢰 발사가 가능하며, 이와 별도로 6개의 533mm 어뢰 발사관을 갖추고 있어 총 10개의 발사관을 갖고 있다. 어뢰나 무장류는 주로 533mm 발사관을 통해 물 밖으로 내보낸 뒤 자체 추진력으로 발사되던가, 혹은 유압식 피스톤을 이용해 외부로 사출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발사관 뒤쪽에는 적재/보관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빠르게 재장전을 실시할 수 있다.

어뢰는 독일제 DM2A4 시헤이크(Seahake) 어뢰를 주로 운용하며, 일부 언론에서는 돌핀급이 트라이턴(Triton) 광섬유 유도식 무기체계를 운용할 수 있어 헬기나 수상함, 해안 표적까지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돌핀급에는 6개의 533mm 발사관 외에 4개의 650mm 발사관을 별도로 갖추고 있으며, 이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잠수함 발사식 순항미사일(SLCM: Submarine-Launched Cruise Missile)을 운용하기 위한 목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곳을 통해 기뢰를 부설하고, 수중에서 다이버를 내보내거나 받아들일 수도 있다. 돌핀급의 핵무기 투발 능력은 확인된 바가 없으나, 미 해군은 돌핀급 잠수함 한 척이 2000년 경 스리랑카 해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이것이 약 1,500km 정도 비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돌핀 함이 정확하게 무엇을 발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추정에는 팝아이(Popeye) 계열의 미사일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팝아이 터보(Popeye Turbo) 잠수함발사 순항 미사일(SLCM; Submarine Launched Cruise Missile)은 이스라엘 라파엘(Rafael Advanced Defense Systems) 사에서 개발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라파엘이 이 팝아이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여 돌핀급에 장착시켰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핵무장을 한 적이 지상 위의 핵 발사 시설을 노릴 경우 다시 이에 대한 보복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바다에 분산 배치시키는 제2격 능력을 위한 용도로 보인다. 돌핀급은 가브리엘(Gabriel) 대함미사일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가브리엘 운용이 가능하다면 여기에도 핵탄두를 장착하여 투발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돌핀급이 운용 가능한 핵탄두는 200 킬로톤 정도의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탄의 14배에 달하는 파괴력이다. 물론 반드시 핵을 장착하지 않더라도 돌핀급의 공격 능력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돌핀이 운용할 수 있는 미사일은 최대 1,500km 사거리를 자랑하므로, 만약 시리아 해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까지 위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페르시아만 공해 상에서 쏜다면 이란 전역을 사거리에 넣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기형 돌핀급 3척, 통칭 돌핀-II급은 앞서 도입된 돌핀-I급과 기본적인 설계는 동일하나, AIP(Air-Independent Propulsion) 체계가 장착되어 잠항 거리가 크게 늘어났다. 이 AIP 체계 때문에 잠수함의 길이도 약 11m 가량 늘어났으며, 그 덕에 수중에서 부상하지 않고 최대 18일까지 버틸 수 있다. 돌핀급 잠수함에는 세 대의 16V 396 SE 84 디젤엔진이 장착되어 안정적으로 3.12MW의 동력을 제공하며, 여기에 750kW급 발전기와 지멘스 사의 2.85mW 모터가 한 세트를 이룬다. 잠수함의 최대 항속 거리는 항해 시 8노트를 유지한다면 최대 12,875km까지 항해가 가능하며, 최저 승조원은 30명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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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돌핀급 선도함 세 척인 돌핀함, 레비아탄함, 테쿠마함은 1990년 초에 용골(龍骨) 거치식을 치렀으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걸프전으로 인해 건조 사업이 중단되었다가 1990년대 말에 가서야 독일에 의해 건조되어 1998년부터 2000년 사이에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돌핀-I급은 돌핀-II급이 인도되던 비슷한 시점에 독일에서 개조를 실시했지만 이 사실은 철저한 비밀에 붙여졌으므로 작업이 끝난 뒤에야 알려졌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Los Angeles Times)는 2003년 10월에 이스라엘 해군이 해당 잠수함을 개조해 미제 하푼(Harpoon) 순항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게 했으며,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잠수함에서 핵 투발이 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도록 소형화를 해야 했으며, 미사일의 유도시스템 또한 잠수함에서 발사해 지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도록 개조해야 했다. 사실 이스라엘이 이런 형태로 잠수함을 통해 핵무기를 운용한다면 사실상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주장이 하푼 미사일에 핵탄두를 과연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문제 때문에 신빙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2003년 11월에 다시 독일 베를리너차이퉁(Berliner Zeitung) 지가 기사를 내보내면서 독일 HDW가 이스라엘 잠수함 두 척을 추가로 건조 중이며, 키엘(Kiel)의 HDW 독(dock)에서는 초기형 돌핀급 잠수함들이 핵무기 투발을 염두에 두고 별도로 잠수함 발사관을 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처음부터 이스라엘에 잠수함 판매를 반대한 독일 녹색당은 굳이 돌핀급을 이스라엘로 수출해야 한다면 ‘핵무기 투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운용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이스라엘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3년에 논의되던 이스라엘의 잠수함 추가 도입은 예산 문제로 불발됐으며, 이는 2006년에 다시 재개되면서 2010년까지 인도를 목표로 건조에 들어간 것이 확인됐다.

2009년 9월이 되자 이스라엘 및 아랍계 언론은 이스라엘 해군이 두 척의 돌핀급 잠수함을 독일로부터 도입했다고 보도했으며, 익명을 요청한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은 해당 잠수함이 2005년에 주문되어 최초 2010년에 인도 계획이 잡혀있었으나 조기에 인도가 완료됐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독일로부터 도입한 잠수함 중 한 척을 항시 페르시아만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돌핀급 잠수함 한 척이 2009년 6월에 수에즈(Suez) 운하를 처음으로 통과한 이래 홍해 쪽으로 전개되어 활동 중이다. 당시 이스라엘이 수에즈를 통과하면서 일부러 잠수함을 노출시킨 것은 이란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우선은 이스라엘 해군의 잠수함이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활동 중임을 주지시키고, 또 하나는 이집트가 수에즈를 열어줄 만큼 이스라엘 해군의 해역 내 활동을 허용하고 있음을 알릴 목적이었다. 이스라엘은 돌핀급 잠수함이 총 6대가 되고 난 이후부터 최소한 2척을 작전에 내보내고, 2척은 교육 훈련을 실시하며, 2척은 유지 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2대는 항시 바다에 나가 있으며, 그중 한 대는 페르시아만의 길목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이스라엘의 마아리브(Maariv)는 이스라엘 해군이 약 3대의 돌핀급 잠수함을 독일에서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며, 가격은 13억 달러로 책정됐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3척의 잠수함에 신형 전자장비가 새롭게 장착될 것이며, 제일 먼저 취역한 3대를 대신해 실전에 배치되어 핵 투발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추측했으나, 이스라엘 해군의 공식 반응과 분위기 상으로는 현재 함대 크기를 확장할 의사는 없어 보인다. 대신 잠수함의 평균 수명 주기가 약 30년인 것을 고려할 때, 이스라엘 해군은 향후 제일 처음 도입한 3척의 잠수함을 시작으로 단계적 교체에 들어갈 것이며, 처음 도입한 돌핀급 3척은 2030년경에 도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국내에서는 여전히 돌핀급 잠수함을 6척이나 도입한 것에 대해 찬반 논란이 많은 상황이며, 특히 최근 추세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효용성이 낮다는 비판 여론이 있어 향후 돌핀급 잠수함대가 더 확장될지의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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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함

돌핀-1급(독일 209급 수출형)

INS 돌핀함: 60년대에 도입했던 잠수함에서 명칭을 승계했다. 독일에서 건조하여 1998년 5월에 인도되었으며, 1999년부터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INS 레비아탄(Leviathan)함: 고래라는 뜻이며, 60년대에 운용했던 잠수함에서 명칭을 승계했다. 1999년에 인도되었으며, 2000년에 취역했다.

INS 테쿠마(Tekumah)함: 반복(Revival)이라는 뜻이다. 2000년에 인도되어 같은 해부터 취역했다.

돌핀-2급 (AIP/수직발사관 장착형)

INS 타닌(Tanin)함: 악어라는 뜻이며, 1958년에 도입했던 갈(Gal)급 잠수함에서 명칭을 승계했다. 2012년에 진수했으며, 2014년부터 취역했다. 

INS 라하브(Rahav)함: 화려함이라는 뜻이며, 이스라엘 최대 사막인 라하브 사막을 의미하기도 한다. 명칭은 1958년에 운용했던 갈급 잠수함에서 승계했다. 2013년에 인도되었으며, 2016년에 취역했다.

INS 드라콘(Drakon)함: 용(Dragon)이라는 뜻이다. 최초 1968년에 작전 중 68명의 승조원과 함께 실종된 T급 잠수함인 다카르(Dakar)함의 함명을 승계하려 했으나, 2019년 1월에 명칭을 변경했다. 하지만 히브리어로 명칭을 적을 때 ‘용(דרקון)’이라는 단어에 다카르(דקר)라는 문자가 포함되므로 이를 통해 다카르함을 기리고자 했다. 최초 2013년에 인도하여 2018년까지 취역시킬 예정이었으나 건조 일정이 지연되어 2020년 경에 인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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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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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