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스미스&웨슨(Smith & Wesson, 이하 S&W)사의 리볼버는 크기에 따라 프레임을 나누어 구분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K-프레임(K-frame)으로, 1899년 "폴리스 .38"에서부터 소개되어 .38 밀리터리&폴리스 리볼버에서 사용되는 크기이며, K-프레임을 강화한 L-프레임은 1980년대부터 등장했다. .44 매그넘(Magnum)이나 .45 콜트(Colt) 탄과 같은 대형탄환을 사용하는 대형 리볼버는 N-프레임으로 제작되며, .500 S&W 탄이라는 가장 강력한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초대형 리볼버에는 2003년부터 등장한 X-프레임이 사용된다.

.22 구경탄을 사용하는 초소형 리볼버에는 M-프레임이 사용되었고, 이외에도 소형 리볼버에서 원래 가장 많이 사용되던 것은 I-프레임과 개량형 I-프레임이었다. 바로 이러한 I-프레임 시리즈를 현대화하여 1950년부터 등장한 것이 바로 J 프레임이다. 최초의 J프레임 리볼버인 M36 2인치 총열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전체 길이는 6.2인치(158mm)로 극도로 작아 자켓이나 바지의 호주머니에 손쉽게 들어갈만한 크기이다.

통상 6발 이상의 탄환이 들어가는 K-프레임 이상급과는 달리 J-프레임은 .38 스페셜 탄 기준으로 5발을 장착한다. 크기가 작은 데다가 실린더 마저 작아서 휴대성이 극도로 뛰어나다. 사용탄종은 .38 스페셜과 .357 매그넘, .22 LR(Long Rifle)과 .22 매그넘으로 한정되어 있다. 한 때는 .32 H&R 매그넘이나 자동권총탄인 9x19mm 파라블럼탄의 발사모델도 발매되었으나 더 이상은 생산되지 않는다. 총열은 2인치와 3인치의 2가지로 나오는데, 2인치 모델의 총열길이는 실제로는 1.875인치에 해당한다.

해머 격발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이렇게 3가지 방식이 모두 존재하는 것은 J-프레임 리볼버가 유일하다. 우선 가장 일반적으로 해머가 외부에 노출된 방식으로 치프 스페셜(Chiefs Special) 등 기본총기에 적용된다. 이 방식은 전통적인 리볼버답게 더블액션과 싱글액션 사격이 모두 가능하다. 둘째로 해머가 완전히 숨겨진 J-프레임 리볼버로는 센테니얼(Centennial)이 있다. 이렇게 해머를 아예 내장한 이유는 해머가 옷에 걸려 빨리 총을 뽑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외부에서 해머를 조작할 수 없으므로 오직 더블액션으로만 사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머가 보호되는 모델인 보디가드(Bodyguard)는 해머가 걸릴 염려가 없으면서도 더블액션과 싱글액션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W 리볼버는 방아쇠 무게가 무거운 것으로 유명한데, 이러한 점은 J-프레임에서는 더욱 심하다. 통상 S&W 리볼버는 더블액션으로 방아쇠를 당기기 위해서는 12파운드의 하중이 걸리며, 싱글액션은 5파운드 정도이다. K나 L-프레임에서는 총기 자체가 크고 무거워 방아쇠가 무거워도 사격에 위화감이 적지만, 작고 가벼운 J-프레임 리볼버 가운데서도 특히나 가벼운 에어웨이트 모델에서는 무거운 방아쇠 당김이 사격시 걸림돌이 된다. 총기에는 기본적으로 안전장치가 장착되지 않지만, 1990년대 총기규제가 강화되면서 해머의 격발을 잠구는 내부잠금장치(internal lock)을 적용한 모델들이 발매되기 시작했다.

총기는 기본적으로 탄소강이나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한 모델이 등장했는데 이것이 바로 에어웨이트(Airweight)였다. 에어웨이트 모델 가운데 22LR와 같은 저위력 탄환을 제외하면 다른 모델들은 실린더만큼은 탄소강이나 스테인레스 스틸을 사용했다. 물론 에어웨이트 모델의 총열에도 합금강이 아닌 스테인레스 스틸이 쓰였다. 한편 1990년대부터 알루니늄 합금강을 대신하여 스칸듐+알루미늄 합금을 프레임에 사용하는 모델들이 등장했는데, 이 라인업은 에어라이트(AirLite)로 불렸다.

---

운용현황

J-프레임 리볼버는 발매와 동시에 사복경찰관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미국의 거의 모든 경찰관서 소속 형사들이 M36을 선택했고, 평상시에 4인치 리볼버를 제식화기로 들고다니던 제복경관들은 비번시에 휴대용 권총으로 J-프레임을 선택했다. 물론 이는 미국에만 그치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은닉이 필요한 법집행관(LEO; Leo Enforcement Officer)들은 J-프레임을 선호했다.

일본에서는 J-프레임을 도입하다가 아예 국산화시킨 3인치/2인치 총열의 뉴남부 M60을 만들어 1990년대까지 사용했다. 현재 일본 경찰은 뉴남부를 퇴역시키고 S&W의 M37과 M360J를 채용했다. M36 리볼버는 한국사와도 연관이 있다. 1974년 7월 재일교포 문세광은 박정희 대통령의 저격을 위하여 오사카 고쯔 파출서에서 M36 3인치 모델과 뉴남부 M60 리볼버를 훔쳤으며, 8월 15일 저격 당시에는 M36을 사용하였다. M36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암살사건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발터 PPK를 사용한 이후 확인사살을 위해 사용한 총으로도 알려져 있다.

J-프레임 리볼버는 군에서는 그다지 활약하지 못했다. 그러나 베트남전에서 J-프레임 리볼버가 전세계의 집중을 받았다. 1968년 2월 1일 베트남 경찰청장인 응우옌 응옥 루안(Nguyễn Ngọc Loan) 장군이 생포된 베트콩 간부를 S&W 보디가드 리볼버로 즉결처형하는 장면의 사진이 AP통신과 NBC방송을 통하여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사진은 사이공의 처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베트남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한 몫을 담당하기도 했다.

J-프레임 리볼버는 대중적인 인기가 높아 유명인들이 소장한 총기로도 알려져 있다. 스미스&웨슨은 이미 1953년 12월 당시 대통령인 아이젠하워에게 모델 36에 이름을 새긴 인그레이빙 모델을 선사하기도 했고, 1957년에는부통령인 닉슨과 FBI 국장인 후버에게도 유사한 인그레이빙 모델을 선물하기도 했다. 유명한 총기로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가지고 있던 모델 36으로 손잡이에 "TCB(Taking Care of Business, 엘비스의 밴드 별명)" 각인이 되어 있었다.

최근 서브컴팩트 자동권총의 약진으로 J-프레임 리볼버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판매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가격 또한 높은 편이어서 자동권총에 비하여 시장경쟁력조차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리볼버를 선호하는 법집행기관에서는 여전히 일선을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경찰은 과거 S&W 모델10 4인치 모델을 주로 사용하다가 2010년대에 이르러 모델60 3인치 모델을 일선의 경찰관들에게 보급하였다. 모델 60은 모델10 보다 더욱 가벼워 일선에서 호응을 얻었으나, 이 또한 무겁고 과도한 살상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하여 2021년부터는 9mm 리볼버인 스마트 권총을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

제원

( 모델 36 클래식 기준)

구경: .38 스페셜
작동방식: 더블액션
전체길이: 177mm
총열길이: 48mm (1.875인치)
높이: 109mm
장탄수: 5발
중량: 552g
유효사거리: 25야드 (23m)
최대사거리: 50야드 (46m)

---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하다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한남대와 신안산대 등에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방위사업청,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통 국제협력 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