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4.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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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5 기관단총

테러진압의 일선에 선 기관단총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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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클러&코흐사 MP5 9밀리 기관단총 사격술 교육<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

MP5 기관단총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G3 소총의 성공에 고무된 헤클러&코흐(Heckler & Koch)사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총기를 개발했다. 7.62mm 기관총 버전인 HK11이나 HK21을 필두로 7.62x39mm탄을 사용하는 HK32, 5.56x45mm탄을 사용하는 HK33 등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런 버전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총기는 바로 9x19mm 파라블럼탄을 사용하는 기관단총 버전인 HK54였다.

HK는 G3 소총에 바탕하여 기관단총을 개발했다. <출처: Public Domain>
애초에 G3가 채용한 롤러로킹 지연방식은 7.62mm NATO탄과  같은 대형탄에서 사용하기에는 그리 이상적인 방식은 아니었다. 오히려 권총탄과 같은 위력이 약한 탄환을 연발로 발사할 때 최적이 작동을 보장할 수 있었다. 바로 이런 아이디어가 G3 소총의 설계를 사용한 신형 기관단총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64의 핵심 아이디어였다. 신형 기관단총의 설계에는 설계주임인 티로 뮬러(Tilo Möller)를 중심으로 기오르그 자이들(Georg Seidl), 만프레드 구흐링(Manfred Gühring), 헬무트 바로이터(Helmut Bareuter) 등의 설계자가 참여했다. 그리하여 HK사의 시제 기관단총 가운데 최초 모델은 1964년 7월에 만들어졌다.
HK 54 기관단총의 시제모델 <출처: Heckler & Koch>
프로토타입모델은 G3의 형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가늠쇠는 링타입이 아니라 개방형이었고, 가늠자도 탄피배출구 뒷쪽 위에 장착되었다. 탄창은 막대 형상이었으며, 소염기는 통상형태에 총열덥개는 양쪽에 10개의 원형 통풍구가 뚫려 있었다. 독특하게도 권총손잡이와 방아쇠를 포함하는 아랫총몸은 G3의 것을 가져다가 활용했다. 부품 공용으로 모듈러 총기 시스템이란 컨셉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총기에는 HK54이란 분류명이 붙었으며 추후에는 MP5로 분류되었다.
독일국경경비대가 가장 먼저 MP5를 선정함으로써 기관단총의 양산은 시작될 수 있었다. <출처: Public Domain>
MP5로 이름이 바뀐 양산모델부터는 링타입 가늠쇠와 디옵터 가늠자가 채용되면서 모양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MP5는 초기에는 서독연방군의 기관단총으로 시험평가 되었다. 그러나 우지(독일군 분류명 MP2)를 보유하고 있던 연방군은 신형 기관단총의 우수성은 인정하면서도 굳이 교체할 명분을 찾지 못했고, 결국 우지를 계속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MP5를 간절히 원한 고객은 따로 있었다. 1951년 서독연방군보다 먼저 창설된 국경경비대(Bundesgrenzschutz; BGS)였다. 국경경비대의 MP5 채용이 결정되자 독일 세관도 MP5를 구매했다. 이렇게 고객이 모이자 HK는 1966년 12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1972년 실패한 인질구출작전으로 파괴된 헬기들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19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MP5는 우지의 그늘에 가려 커다란 각광을 받지 못했다. 오직 독일 국경경비대만이 MP5의 열렬한 후원자였는데, 1972년 하나의 사건이 터지면서 전혀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뮌헨 올림픽이 한참이던 1972년 9월 5일 새벽 테러단체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대표단 숙소에 난입하여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서독 정부는 이튿날 인질과 테러범들을 공항으로 이동시켜 제압하고자 했으나, 전문적 대테러능력이 없던 독일경찰의 진압작전은 실패하여 총격전 중에 인질 9명 전원과 경찰관 1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실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독 정부는 테러대응에 관한 법률을 정리하고 국경경비대에게 대테러 임무를 맡기게 되었다.
독일의 대테러부대 GSG9이 선택한 총기는 MP5였다. <출처: Public Domain>
국경경비대는 독일의 각 연방을 책임지는 주 경찰을 지원하여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핵심기관이 되었다. 또한 독일연방의 헌법기관과 정부부처들에 대한 경비임무와 요인경호, 특정 재난지원, 특정 해상작전 등의 책임을 맡으면서 국경경비대는 연방 법집행기관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테러작전만을 수행하는 전문부대가 1973년 4월 17일 창설되었는데, 바로 제9 연방국경경비단(Grenzschutzgruppe 9; GSG 9)이었다. 율리히 배게너(Ulrich Wegener) 중령의 지휘 하에 독일의 최정예 대테러부대로 창설된 GSG 9이 선택한 주력화기는 역시 MP5였다.
납치된 루프트한자 181편(좌)과 진압작전 후 구출되는 인질들(우) <출처: Public Domain>
1977년 10월 13일 납치된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 소속 여객기인 LH181편이 납치되자 존재 자체가 한동안 비밀이었던 GSG 9은 드디어 실전에 투입되었다. 피랍기체의 최종종착지인 소말리아 모가디슈 국제공항에서 GSG 9은 테러범 4명을 전원제압하면서 성공적인 항공기 인질구출작전의 역사를 썼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 속에는 GSG 9이 사용한 MP5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포이어차이버(Feuerzauber, 마법의 불꽃)로 명명된 구출작전에는 영국의 특수부대인 SAS 대원 2명도 참가했는데, 이후 MP5 기관단총은 SAS의 대테러제대인 CRW(Counter Revolutionary Wing)의 주력화기가 되었다.
님로드 작전에서 인질 구출을 위해 진입하고 있는 SAS 대원들 <출처: Public Domain>
그리고 1980년 4월 30일 런던 주재 이란대사관에서 인질극이 발생하자 이제 SAS가 구출작전에 나섰다. 5월 5일 감행된 '님로드' 구출작전에서 SAS는 1명의 사망자를 제외한 인질 전원을 구출하고 테러범 6명 가운데 5명을 사살, 1명을 체포했다. 테러범의 사살은 SAS대원들의 주무장인 MP5 기관단총에 의해 이뤄졌다. SAS의 구출작전 장면은 BBC 생방송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MP5 기관단총은 세계인들의 뇌리에 각인되며 화려하게 등장하게 되었다.
인질구출작전을 성공한 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대처 당시 영국수상 <출처: Public Domain>
이렇게 MP5는 우지와는 달리 비싸지만 매우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기관단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세계의 특수부대들에게 사랑받기 시작했다. 다양한 변형들도 개발되어 1974년 소음기가 내장된 MP5SD가 개발되었으며, 총열길이가 불과 4.5인치(115mm)에 불과한 컴팩트모델인 MP5K는 1976년에 처음 개발되었다. 3점사 기구를 채용한 모델들도 출시되었으며, 1986년에는 미 해군을 위한 MP5-N도 개발되어 실팀에게 지급되었다. 1992년에는 FBI의 요청에 따라 강력한 10mm 자동권총탄을 사용하는 MP5/10 모델까지 만들어졌다.
미 해군을 위해 개발된 MP5-N 기관단총의 모습 <출처: 미 국방부>
MP5의 광고 <출처: Heckler & Koch>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MP5는 전세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대테러부대의 표준무장으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특히 미국의 다양한 법집행기관에 소속된 SWAT(Special Weapons And Tactics; 경찰특공대)들도 어김없이 MP5로 무장하여 그 인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1994년 GIGN의 에어프랑스(Air France) 8969편 인질구출사건 등 1990년대에도 계속된 테러사건에서 MP5는 어김없이 활약하며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테러범의 무장이 점차 권총이나 기관단총에서 AK-47 등의 소총으로 화력을 강화함에 따라 대테러부대들도 M4 CQBR이나 SG552 등 짧은 총열의 카빈소총을 주력화기로 채용하면서 MP5 기관단총의 인기도 다소 식어갔다.
한 때 MP5는 SWAT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으나 이제는 거의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사진은 LAPD SWAT의 최근 모습. <출처: lapolicefoundation.org>
그러나 여전히 MP5SD 소음기관단총은 가장 우수한 소음기관단총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으며, 여전히 MP5K는 경호 및 자위용 무장으로 일선을 지키고 있다. 사실 HK는 1999년 MP5의 뒤를 잇는 차기 기관단총으로 UMP를 선보이면서 독일 내 HK공장에서 MP5의 생산을 중지한 바 있었다. 그러나 UMP는 과거와 같은 인기를 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MP5의 수요가 꾸준히 존재함에 따라 여전히 MP5를 생산하고 있다.
특징
MP5 기관단총은 작동방식으로 G3 소총에서 채용되었던 롤러로킹(Roller Locking) 지연 블로우백 방식을  채용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롤러로킹 방식은 탄환이 격발된 이후에 노리쇠 앞부분의 후퇴를 롤러가 지연시킴으로써 브리치락을 지연시키는 방식을 가리킨다. 롤러로킹 방식은 원래 MG42 기관단총에서 최초로 채용되었던 방식으로 CETME의 설계자인 루드비히 포그림러가 CETME 소총에 맞게 설계함으로써 개인화기에 적용되는 길을 열었다. G3 소총은 사실상 CETME 소총과 동일한 총기로 작동방식도 동일하다. MP5는 G3 소총의 롤러로킹 구조를 그대로 가져와 9x19mm 파라블럼탄에 맞도록 조절하였다. MP5는 클로즈드 볼트 방식으로 롤러로킹 방식까지 더해져 연발사격시 정확도가 높으며, 덕분에 가장 정밀한 기관단총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분당 발사율은 통상 800발에 이른다.
MP5K PDW의 롤러로킹 작동구조의 도해영상 <출처: 유튜브>
장전 손잡이는 G3처럼 총열 위의 앞쪽에 위치한다. MP5는 탄창의 마지막 탄환을 발사한 이후에 노리쇠가 자동으로 후퇴보정이 되진 않는다. 그러나 장전손잡이가 움직이는 홈의 끝쪽에 L자 모양의 꺾여있어 장전손잡이를 맨끝으로 당긴 후에 손잡이를 위쪽으로 당기면 고정될 수 있다. 통상 사격자는 탄창을 완전히 비운 후에 장전손잡이를 뒤로 꺾어 후퇴보정시킨 후, 빈 탄창을 제거하고 새 탄창을 삽입한 후에 장전손잡이를 아래 부분으로 가볍게 쳐 내림으로써 탄창교환의 동작을 완성시킨다. 탄창멈치는 레버와 버튼방식이 결합되어 있어 어떤 식으로든 사격자가 편안한 대로 활용할 수 있다.
MP5 기관단총의 탄창교환 방법 <출처: 유튜브 Polenar Tactical>

총기는 당연히 연발과 단발의 조정이 가능하다. MP5는 G3에서도 채용된 S-E-F 방아쇠 그룹을 채용하고 있다. 여기서 S는 Sicher로 안전, E는 Einzelfeuer로 단발, F는 Feuerstoß로 연발을 뜻한다. S-E-F 방아쇠 그룹을 채용한 아랫총몸은 외형틀이 폴리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권총 손잡이가 오른손잡이의 손모양에 맞춰져 설계되었고, 조종간도 왼쪽에만 장착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요구가 드세짐에 따라  HK는 오른손 사수와 왼손 사수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손잡이 모양을 간소화했으며, 조종간을 좌우 양쪽에 장착하여 출시했다. 방아쇠 그룹은 아래와 같이 7가지 종류가 있다.
SEF: 손의 형태를 본떠 만든 권총손잡이에 S-E-F(안전-단발-연발) 조정간

● 0-1-3-D: 양손용 권총손잡이와 조정간에 안전-단발-3점사-연발로 설정가능
● 0-1-2-D: 0-1-3-D와 동일하나 3점사 대신 2점사를 채용
● 0-1-D: 양손용 형태로 점사없이 안전-단발-연발 설정가능
● 0-1-3: 연발 기능을 제거하고 대신 3점사 채용
● 0-1-2: 연발 기능을 없애고 2점사 채용
● 0-1: 안전과 단발기능만 채용

S-E-F 방아쇠 그룹(좌)과 4포지션 방아쇠 그룹(우) <출처: hkparts.net>
총열은 해머포징 가공으로 만들어져 내구성이 뛰어나며, 기본형은 8.9인치(225mm)의 총열을 장착하는 반면, 단축형인 MP5K는 불과 4.5인치 길이의 총열을 장착한다. 가늠자와 가늠쇠는 역시 G3 소총에서 사용되던 것을 그대로 가져와, 전방의 가늠쇠는 링 타입의 보호대를 갖추었으며, 후방의 가늠자는 디옵터 방식으로 4가지로 전환할 수 있다. MP5는 기관단총으로서는 매우 안정적이고 정밀한 총기로 기본형의 경우 유효사거리가 약 200m에 이른다.
MP5의 탄창들. 왼쪽부터 초기에 발매된 막대탄창, 1976년부터 표준이 된 30발, 15발 탄창 <출처: hkparts.net>
사실상 할로우 포인트 탄환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ACTION 탄환 <출처: zerleger / photobucket>
MP5는 애초에 9x19mm 파라블럼탄을 사용하는 모델로 개발되었으나, 1990년대에 이르러 10mm 오토와 .40 S&W 탄을 사용하는 모델도 발매되었다. MP5의 초기형들은 30발 들이 막대탄창을 사용했는데, 1976년 15발들이와 30발들이 바나나 형태로 바뀌었다. 1970년대 중반이 되면서 대테러용으로 MP5 기관단총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특히 9mm 할로우 포인트(hollow-point)탄을 사용하면서 기존의 막대탄창에서 급탄불량의 문제가 발생했었다. 또한 할로우 포인트탄의 사용을 금지하는 많은 유럽국가들은 그 대안으로 노벨(Dynamit Nobel)사의 ACTION 탄환을 사용했는데, 여기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1976년의 탄창형상 변경으로 인하여 이러한 문제는 모두 해결되었으며, 이후 MP5 기관단총의 표준탄창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과거 MP5 위에 장착하던 대형 플래시라이트(좌)를 핸드가드에 일체화시킨 것이 슈어파이어의 모델 628 핸드가드 라이트(우)이다. <출처: Public Domain>

MP5는 특수부대의 총기로서 다양한 악세사리들을 장착하는데, 빼어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악세사리가 있다. 바로 슈어파이어(Surefire LLC.)사의 모델 628 핸드가드 라이트(handguard light)이다. 어두운 내부에서도 교전을 하기 위해 SAS와 같은 특수부대들은 MP5에 맥라이트를 장착하여 사용하기도 했는데, 충분한 광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라이트를 총열 위나 아래로 장착하게 되는데 이는 사격에 방해가 되었으며, 라이트의 전원을 켜고 끄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레이저 조준기 전문회사인 레이저 프로덕츠(Laser Products Corporation, 후에 슈어파이어로 개명)사는 세계 최초로 권총용 라이트를 만든 경험을 살려 모델 628을 발매했다. 이후 핸드가드 라이트는 단순히 악세사리가 아니라 MP5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최근에는 피카티니 레일이나 M-LOK 레일의 등장으로 이러한 핸드가드 일체형 라이트가 시들었지만, 분명 MP5의 전성기를 표상하는 필수의 아이템이었다.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하다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한남대와 신안산대 등에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방위사업청,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통 국제협력 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